흥행욕심을 버리고 원작과 고증에 충실한 웰메이드 사극영화
원톱 주연으로 내세울 수 있는 배우 6명(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의 캐스팅과 탄탄함 김훈 작가의 원작, <도가니>와 <수상한 그녀>로 검증된 황동혁 감독이라는 조합에 끌려 개봉날 오전에 바로 보았습니다. 더구나 올해 <군함도>로 스크린 독점 홍역을 제대로 겪었는지 CJ 배급임에도 불구하고 1000개를 조금 넘는 상영관만 점유한 CJ의 양심(?)에 감명받아 선입견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개인적으로) 대만족. 원래 역사를 다루는 작품에 딱히 개그코드나 감동같은 것을 원하지 않고 그저 고증과 사실에 맞춰 잘 살려내는 것을 제일 큰 가치로 두는 사람으로서 이번 작품은 한국 사극영화사상 유래없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신파와 애국, 유머를 전부 버리고 거대한 청제국이라는 적을 두고 주화와 척화라는 패로 갈린 조선의 관리들과 무능한 왕, 타의로 끌려온 민초, 조선 노비출신의 변절자 등을 적제적소에 배치하고 치우치지 않은 분량을 부여한 것만으로도 대만족입니다. 최명길과 김상헌이라는 두 신하의 논쟁이 왠만한 칼싸움보다 더 살벌하게 부딪히며 보는 이로 하여금 숨죽이게 만드는 것은 역사와 원작, 그리고 이병헌과 김윤석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인 것 같습니다.
CJ배급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의도한 것인마냥 흥행요소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원작반영과 고증, 작품성이라는 세가지 가치만을 우선하여 만든 작품입니다. 정통사극의 진수를 맛보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