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친구의 부모님은 조용히 그를 떠나보내고 싶어 장례식에 사람을 부르지 않았다고 하지만 나는 압니다.
사실은 그에게는 부조를 할 벗이 한 명도 없음을요.
언젠가부터 말이 없었던 친구.
그는 사소한 실언으로 개념없는 아이로 낙인찍힌 후 입을 닫았다고 합니다.
언젠가부터 사람을 피하던 친구.
그는 모 연예인과 닮았다는 이유로 놀림받은 후 사람을 피해다녔다고 합니다.
그렇게 점점 사라져가던 그 친구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졸업식입니다.
부모, 형제들과 삼삼오오 모여있는 아이들 무리속에 홀로 정처없이 떠도는 그를 보았습니다.
어디에 속할지 몰라 방황하던 그의 눈 속에서 여지껏 본적없는 공포와 고독을 느꼈습니다.
세상을 미워한 사내.
누구에게도 사랑받은 적 없다고 생각했겠지요.
늘 세상에서 지워없어지고 싶다던 사내의 말이
유난히도 기억나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