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루킹 사건 보도를 보며 지상파와 종편, 신문, 인터넷뉴스에서 해당 이슈를 다루는 것에 미묘한 온도차를 느낀다. 지상파가 상대적으로 해당 사건 자체에 집중하는 반면 종편, 신문을 위시한 언론 권력은 포털의 힘을 약화시키고 아웃링크 의무화와 댓글 규제를 통해 집중된 사용자들을 분산시키는 것을 주장한다.
이는 드루킹 사건을 통해 포털에 뺏긴 대중영향력을 되찾고 포털에 비해 저조한 광고수익을 복구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나온 면이 없다고 볼 수 없다. TV조선과 채널A를 위시한 보수성향의 종편들은 물론 일부 진보언론에서도 드루킹 여론조작사건을 시작으로 포털 댓글의 신빙성을 흔들고 아웃링크, 댓글폐지 등을 전문가, 패널을 내세워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다시 과거처럼 영향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발상은 지나치게 단순한 사고방식으로 마치 교통사고가 난다고 차를 없애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미 포털로 수렴된 여론확인과 의견표현은 대중의 학습이 완료된 상태로 어느 과정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극도의 저항과 반발, 이탈이 발생할 뿐이다. 다시금 스마트폰 이전 시대처럼 신문사와 방송사, 논객들의 칼럼으로만 사건을 접하는 일방향 소통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명백한 시대역행이다.
도서 <명견만리>에 명시된 것처럼 민주주의를 정치 근간으로 하는 나라 중 우리나라만큼 국민의 정치성향 공개 제한과 투표에 영향을 못미치게 하는 나라는 없다. 지역주의와 편향된 선거제로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나라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을 제한하는 입법은 시도 자체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대의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한계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일 뿐, 민주주의의 고정불변한 모델이 아니다. 직접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전할 수 있는 모델에 대해서는 보완과 개선이 필요하지 제한이 필요하지 않다. 고로 이번 사건은 매크로 등의 조작을 통한 불법여부 확인과 정당과 특정 개인의 금전적 거래 등 커넥션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지 댓글 등 여론표현의 창구를 제약하는 결과로 변질되어서는 안된다. 다행히 종편의 의도대로 전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견고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남북관계 훈풍 등 대외변수가 양호한 상황으로 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야당의 연속된 실책과 굳어진 야당에 대한 저조한 지지세 등으로 볼 때 댓글실명제나 아웃링크를 의무화하는 법이 통과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