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프로는 선, 아마추어는 악으로 생각했다. 돈이라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프로와 취미 수준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는 아마추어는 흡사 부자와 거지처럼 신분이 다르구나 생각했다.
아마추어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은 우연히 백과사전에서 테니스의 역사를 보면서다.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개념은 현대의 그것과는 180도 달랐다. 프로는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서 좋아하는 취미로 돈벌이라도 해야하는 서민이라면 아마추어는 경제적으로 풍족하여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즐겨도 되는 귀족이었다. 돈이라는 가치를 만들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 할 수도 있겠지만 돈에 급급하지 않은 아마추어들이 바로 미술경매시장과 테니스 대회 등을 만들었다. 경제학 아마추어 앵갤스는 마르크스를 부양하다시피하며 사회경제학의 토대를 마련하였고 아마추어 생물학자 파브르는 퇴근 후 곤충을 연구하며 쓴 일기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산을 만들었다. 어떤 면으로는 아마추어가 프로보다 인류에 더 큰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겠다.
최고의 프로 예술가였던 미켈란젤로는 눈을 감기 전에 '이제야 미술의 기초를 알았는데 아쉽다'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작품을 창조하는 면에서 그는 최고였을지 몰라도 작품을 감상하고 심미적인 세계를 파악하는 눈은 경제적 어려움이 사라진 최후에야 생긴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런 면에서는 그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심미안을 터득한 수많은 아마추어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는,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나는 그런 아마추어가 되고 싶다. 비록 경제적으로 부유하진 않지만 자기 앞가림은 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에 감사하며 돈이라는 가치 외에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여러 가치를 발굴하고 기록하며 살아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