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을 기억하는 길 위에서_한강 소년이 온다를 읽고
누군가의 희생으로 나의 일상을 평범히 살고 있다면
우리는 그걸 얼마나 자주 떠올릴까..?
나는 불만스러운 마음으로 꽃길을 걷고 있었다.
도로 위 하얀 새 한마리가 차가운 몸으로 누워 있다.
움직이지 않는 그 몸 위로 수 많은 차들이 쉼 없이 지나갔다.
누구도 멈추지 않았다.
무겁고 단단한 차 바퀴가 이는 바람으로, 깃털이 하나, 둘.. 흩날렸다.
그 여리고 새하얀 속 깃털이 자신의 모든 것을 펼쳐 마치 춤추듯 떠올라,
찬란하게 하늘을 휘날린다.
산산히 흩어진 깃털은 꽃잎이 되어 부활한 듯 했다.
그 꽃잎은 우리의 길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누군가를 위해 모든 걸 내려 놓고 떠난 사람들이 생각났다.
말없이 죽어간 이름 없는 존재들. 살아 있지만 영혼을 내어준 이들, 나의 엄마처럼.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 내가 누리는 이 자유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만든 이 길 위를 아무렇지 않게 걷는다.
매일 아침 출근길, 퇴근길에 일생에 불만스런 고민을 하면서.
하지만 그런 사소한 고민조차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맙고 평화로운 일인지.
그걸 가능하게 해준 건, 누군가의 ‘희생’이라는 걸,
가끔 그런 사실조차 잊고 살아간다. 나도, 그리고 아마 우리도.
부서진 새의 깃털이 꽃잎처럼 바람에 흩날렸던 그 순간.
나는 그 죽음이 부활처럼 느껴졌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고, 누군가의 길로 안내 해주는 진짜 삶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길을 걸을 때마다 생각한다.
이 길은, 누군가가 피 흘려 만든 꽃길이라는 걸.
그 길 위에서 지금 우리가 행복을, 사랑을, 불행을 고민할 수 있다는 건,
그들의 삶이 꽃이 되어, 아직도 우리 곁에 살아 있다는 뜻 아닐까.
꽃잎이 휘날리는 봄, 여름이면 하늘을 보며 한번 웃는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내 삶이 되었다는 걸 기억하며.
그리고 엄마의 밥짓던 소리를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