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LA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가본다. 필자가 대학교 2학년 때 와봤던 곳인데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과 함께 다시 방문을 하니 기분이 좀 묘하다. 참고로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매년 7,000만 명 이상이 찾는 LA의 명소로 우리에게 인기 있었던 미국 영화들(슈렉, 쥐라기 공원, 트랜스포머, 해리포터 등) 속으로 들어가 체험할 수 있는 놀이기구를 만들어 놓았으며 실제 영화 세트장으로 쓰이는 곳을 차량을 이용해 돌아보며 다양한 특수효과와 스턴트맨들의 묘기를 볼 수 있게 한 곳이다.
자,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구로 들어가 본다.
아침에 서둘러 왔는데도 이미 많은 사람이 티켓을 사려고 길게 줄을 서 있다. 필자는 어제 UCLA 대학에 들러 미리 티켓을 샀다. 현장에서 티켓을 사는 것보다 시간도 절약하고 경비도 절감했다. 티켓당 $22 할인에 두 번째 방문은 무료라는 훌륭한 조건이어서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좋은 조건이다. (무료로 방문 가능한 날은 미리 꼭 확인해야 한다)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이제 유니버설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간다.
인기 있는 곳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이 몰리는 법이니, 미리 원하는 어트렉션을 정하고 동선을 잘 짜서 주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다리는 것이 싫다면 티켓 비용을 좀 더 지불하고 익스프레스 티켓을 사면 된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던 ‘슈렉’을 먼저 만나러 간다. 영화에 나왔던 것과 같이 정교하게 만들어진 주인공들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 물건을 팔고 있는 것은 동키다. 마치 살아있는 듯 눈동자와 입이 움직인다.
동키와 사진도 찍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슈렉 아저씨와도 팔짱을 껴본다.
한여름이라 쏟아지는 햇빛이 장난이 아니고 날씨도 아주 덥다. 더위에 지친 관광객들을 위해 곳곳에 더위를 식혀줄 ‘쿨링 존’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어트렉션 중 하나인 ‘쥬라식 파크’로 입장
한참을 기다려야 우리 차례가 오는데, 곳곳에 TV가 있고 쥐라기 공원에 흘러나왔던 음악이 나와 긴장감을 조성한다. 드디어 우리 차례다.
보트를 타고 어둠 속 터널로 들어가면 눈앞에 공룡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넋을 놓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뭔가 튀어나올 거라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를 즈음! 스포일러라 더 이상 설명은 생략한다. (ㅎㅎ) 엄청난 물벼락을 맞으며 밖으로 나오지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다들 함박웃음을 짓는다.
관람차를 타고 영화 세트장도 돌아본다. 연도별로 유명했던 영화들이 보인다.
옛날 미국 서부의 거리를 지나는데 갑자기 스턴트맨들이 서부 시대 복장을 하고 나타나 총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숨어있던 공룡이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향해 물총을 쏘기도 한다.
영화 속에 나왔던 차들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고,
오래된 다리를 지나는데 갑자기 홍수가 나서 엄청난 물이 쏟아져 내리기도 한다.
필자에게 가장 기억이 남았던 곳은 ‘House of Horrors’라는 귀신의 집이다.
미국 괴기영화에 나오는 온갖 잡다한 캐릭터들이 다 등장하고, 어딘가에 숨어서 우리를 노리고 있다가 기가 막힌 타이밍에 튀어나와 우리를 놀라게 한다. 바로 저 귀퉁이에 괴물이 있는 것을 짐작하고 있는 상태에서 흘러나오는 음향효과가 정말 머리카락을 쭈뼛쭈뼛 서게 할 정도여서 막상 괴물이 우리를 향해 튀어나왔을 때는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미국 조카가 얼마나 긴장했는지 필자를 너무 꽉 잡아 팔이 얼얼할 지경이었다. 다시는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는데 글을 쓰는 지금 얼굴에는 웃음이 번진다.
그 당시 유행했던 영화인 워터월드 세트장. 스턴트맨들이 직접 나와 영화와 같은 액션 장면들을 펼치는 무대다.
공연을 보고 밖으로 나와보니 메릴린 먼로가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최소 이틀은 둘러봐야 할 곳, 유니버셜 스튜디오.
오후까지 둘러보고, 이제 그리피스 천문대를 향해서 간다. 야경이 특히 멋있다고 하여 천문대 아래 동네에 있는 이탈리안 식당에 들러 저녁을 먹고 해질무렵에 올라갈 예정이다. 마침 바로 옆에 와인가게가 있어 진열된 와인들을 사진으로 남겼는데... 지금 보니 너무너무 착한 가격이다. 지금은 두, 세배 가격이 올라버린 미국 와인들. 저때 많이 마셔둘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태리 음식점에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그리피스 천문대로 향한다.
광산업으로 재산을 모은 그리피스 씨는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일반인들도 천체 망원경을 통해 우주를 볼 수 있도록 자신의 재산을 LA시에 기부하여 그리피스 천문대를 만들었다고 한다. 게티 센터도 그렇고, 그리피스 천문대도 그렇고, 그들의 기부문화는 너무도 존경스럽다.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고 천문대 안으로 들어서니 천정에는 태양계의 행성을 상징하는 신들이 그려진 그림이 있고,
그 아래에는 12m의 쇠줄에 매달린 커다란 구리 구슬로 지구의 자전을 설명해주는 푸코의 진자가 있다.
중앙홀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우주에 대한 다양한 소개 자료들이 있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에는 참 좋은 곳이다. 이제 어둠이 짙게 내린 밤이 되었다. 밖으로 나와 하늘도 올려다보고,
LA 시내의 야경도 내려다본다.
LA 하늘 위에 떠 있는 따스한 달빛과 도시의 불빛이 하나가 되어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의 밤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