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유니콘 기업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분들은 신문의 경제 기사 면을 자주 읽어보시는 분들일 것이다. 원래 유니콘이라는 것은 영어로 Unicorn 하나(uni)의 뿔(Corn)이라는 뜻으로 뿔이 하나 달린 말로써 전설상의 동물을 말한다. 이 뜻이 스타트업 기업들의 가치와 만나면서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 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그만큼 기업 가치 10억 달러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최근에 미국에서 핀테크 산업의 스타트업 기업 중의 하나인 스트라이프라는 기업이 기업가치가 950억 달러 (약 110조 원)에 달할 정도로 평가돼었다고 미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시가 총액 100조가 넘는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본다면 한국에서 시가총액 100조를 넘는 기업은 삼성전자 (500조) 하나뿐이며 2위인 SK 하이닉스가 100조 원 수준이다.
미국의 핀테크 스타트업 스트라이프가 무엇을 하길래 상장도 하지 않았는데 기업가치가 100조 원을 넘어설 수 있었는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스트라이프가 이런 대단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 배경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Ⅰ. 스트라이프의 탄생
스트라이프는 영어로 격자무늬를 뜻하는데 사명으로 정한 이유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서 모든 사람들을 연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트라이프의 창업가는 1988년생의 패트릭 콜리슨과 1990년생의 존 콜리슨의 아일랜드 출신의 형제로 이 형제는 똑똑한 형제들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다.
형인 패트릭 콜리슨은 10살 때 프로그래밍을 배웠다고 알려지고 있다. 패트릭 콜리슨은 아일랜드 더블린 왕립학회가 주관하는 과학자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하였고 동생 존 콜리슨과 만든 소프트웨어 회사 오토매틱을 300만 유로에 매각해 10대의 나이에 이미 백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다. 10살에 프로그래밍 배우고 과학자 대회 1등 하고 10대 때에 회사 만들어서 매각해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동화에나 나올법한 삶을 이미 시작한 친구들이다. 대단하다.
스트라이프의 탄생 배경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서 좀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을 고안하기 위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스트라이프는 모바일 결제 모듈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사용자들은 결제 모듈만 설치해서 서비스를 개시하고 자신들의 비즈니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트라이프는 2010년에 비즈니스를 시작했는데 이미 미국 성인의 84%가 스트라이프를 통해서 결재한 경험이 있다고 할 만큼 이미 대중적인 결제 어프리케이션의 반열에 오른 상태이다. 스트라이프의 성공 비결은 복잡한 모바일 결제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데 있고 무엇보다 사용자 편의 중심의 서비스라는 점이 성공의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스트라이프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7줄의 소스코드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해 누구든 쉽게 이용하도록 했다. 고객은 자신의 사이트에 기재된 코드 일곱 줄만 복사해 붙여 넣으면 스트라이프의 결제 시스템을 끌어다 쓸 수 있다. 스트라이프의 기술 문서가 쉽고 명확하게 쓰여있고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지원되는 점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비용도 저렴해서 미국 카드사의 수수료가 4~5%인데 반해 스트라이프는 거래마다 2.9%에 30센트만 추가로 받는다는 점도 주효했다.
여기에 환율 수수료, 해외 발급 카드 수수료 등 추가로 붙는 비용도 없다. 요약하면 모바일에서 물건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스트라이프 결제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간편한 적용, 적은 수수료, 전 세계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라이프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Ⅱ. 스트라이프의 성장 과정
스트라이프는 가장 큰 장점인 편리함을 기반으로 출시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인 미국을 등에 업었다는 점에서 성공했다고 봐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초반에 다양한 기업들에서 사용되기는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그런데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결제가 가능한 애플 페이 서비스를 스프라이트를 통해 제공하면서 스트라이프의 가치가 치솟게 된다.
이후 애플 페이뿐 아니라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트위터, 킥스타터, TED, 가디언즈 등 수억의 가입자를 보유한 회사들이 스트라이프의 결제 방식을 채택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여기에 외화 수수료가 없다는 장점으로 인해서 다양한 국가의 통화까지도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며 비트코인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라이프의 범용성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이 된 상태이다.
이런 스트라이프의 기업 가치를 일찌감치 알아본 회사들이 스트라이프에 투자를 했는데 대표적으로는 Visa, Capital G, Thrive Capital 등 굴지의 투자자들로부터 총 4억 4천만 달러를 투자받아 스타트업이 가장 힘들어 할 수 있는 자금난에서도 벗어난 상태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스트라이프의 초기 투자자였다고 하니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떡잎이 대단하기는 대단했나 보다.
스트라이프의 성장 과정을 간단히 요약하면 PC에는 페이팔이 있다면 모바일에는 스트라이프가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자신들의 서비스를 공유함으로써 다수의 모바일 서비스 업체들이 사용하게끔 유도했고 이를 간편하게 발전시키고 수수료를 인하함으로써 초기 사용자 유입에 성공했다고 보인다. 이 덕분에 스트라이프는 기업 공개 전에 이미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충분히 투자를 받아서 자금난도 해결한 상태이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스트라이프의 100조 가치를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분명 스트라이프가 다른 쪽으로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을 텐데 그 부분을 짚어보자.
Ⅲ. 스트라이프의 미래 성장성
일단 스트라이프의 본질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 규모를 살펴보자.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 규모는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이유는 핀테크 (Financial + Technology)의 발전과 더불어 최근 소비 형태의 변화 때문이다.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심지어 태블릿을 이용해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쇼핑도 함께 해결하고 있는 추세이다. 모바일 퍼스트 (mobile first , 모바일 우선)이라는 개념이 시장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이 모바일 퍼스트가 모바일 온리 (mobile only)의 시대가 되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활용한 활동만이 존재할 것이라는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외부 출입이 없는 상태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인터넷 쇼핑이 폭증함에 따라서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도 앞다퉈 온라인 쇼핑을 강화하면서 스트라이프가 직접적인 수혜를 본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120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스트라이프가 가진 근원적인 강점 모바일 서비스에서 결제시스템을 연동시키는 작업이 편리해지고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고자 하는 창업자들이 결제 서비스로서 스트라이프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시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스트라이프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플랫폼으로써의 미래는 상당히 밝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최근에 스트라이프는 워크 위드 스트라이프(Works with stripe)를 새롭게 론칭했다.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다양한 기업들과 연계해서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업무용 소프트웨어라고 한다면 마이크로 소프트의 오피스가 가장 대표적인데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한글과 컴퓨터 같은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데 이 애플리케이션들은 최근 구독료 형태로 비즈니스를 변경하고 있어서 일 년 단위로 결재를 하거나 혹은 한 번 구매해서 영구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오프라인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결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재택근무와 업무용 소프트웨어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에 스트라이프의 간편 결제 시스템은 옷이나 음식 등의 물건에 한정된 것이 아닌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서비스의 기본 플랫폼으로 나아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간단하게 정의하면 검색 시장에서는 구글이라는 플랫폼이 있다면 결제 시장에서는 스트라이프라는 공식을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스트라이프의 현재 시장 가치가 그래도 조금 과한 면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과하다는 생각은 안 든다.
[ 글을 마치며 ]
앞서 설명한 유니콘 기업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면 유니콘 기업은 가치가 10억 달러 (1조 원) 이상의 기업을 말한다고 했다. 그런데 스트라이프는 100억 달러 (10조 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름 붙이기를 좋아하는 누군가의 특성상 이런 기업들은 유니콘이 뿔이 하나라면 10개의 뿔이 있으니 데카콘(Decacorn)이라고 부르고 있다. 뿔이 10개인 말, 10억 달러의 10배 100억 달러(10조 원)의 가치가 있는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스트라이프는 데카콘을 너어서 뿔이 백 개인 말이 되었다. 이런 가능성을 인정하게 된 이유는 핀테크 산업의 특성에 있다. 앞으로 모바일에서의 결제가 더 많이 이루어지고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전하는 자가 미래 산업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인다
현재 IT 산업의 분류별 유니콘 현황을 보면 핀테크가 압도적으로 많다. 모두가 다 알만한 인공지능 분야의 유니콤 기업의 수보다 2배나 더 많다. 그만큼 시장 성장성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타트업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스트라이프의 미래는 새로운 플랫폼 제국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기억해 두도록 하자. 스트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