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나이키라는 브랜드는 나의 청소년 시절에 꿈의 브랜드였다. 조던이 활약하던 시절에 조던의 농구화라는 이유만으로 1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 운동화를 사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 농구화를 사면 운동을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알고 보면 그렇지도 못했다.
지금은 나이키 운동화의 가격이 예전과는 다른 수준이고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웃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하는 수준의 운동화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나이키가 운동화나 러닝 셔츠 혹은 사람들에게 Just do it이라는 문구만으로 다가와서 성공하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다.
나이키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단순히 스포츠 용품을 파는 회사로서의 경쟁력이 아닌 듯하다. 나이키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회사의 체질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온 듯하다. 나이키의 성장세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더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Ⅰ. 나이키의 탄생
나이키는 (Nike)는 미국의 스포츠 의류기업이다. 나이키는 그리스 신화에서 승리의 신을 뜻한다. 나이키의 로고는 디자인을 공부하던 학생인 캐롤린 데이비슨이 육상트랙을 역동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이는 나이키의 정신이 그 뿌리가 육상에 있음을 알림과 동시에 나이키 그 자체가 육상 그 자체임을 나타내며, 로고의 이름은 스우시(swoosh)이다. 나이키의 미션은 '세계의 모든 운동선수들에게 영감과 혁신을 가져다주다'라고 한다.
나이키의 전신은 블루리본 스포츠(Blue Ribbon Sports)란 이름으로 필 나이트가 처음 설립했고 1978년 공식적으로 나이키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나이키를 설립한 필립 햄프슨 (필 나이트, Philip Hampson, Phil Knight)은 1938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나 클리블랜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리건 대학교에 진학했다. 1959년 오리건 대학교를 언론학 전공으로 졸업 후 스탠퍼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입학해 1962년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하였다.
졸업 후 세계 여행을 하다가 1962년 11월 일본 고베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만든 신발 브랜드를 본 뒤 영감을 얻어 같은 고향 출신의 육상코치였던 함만과 함께 1969년 신발 회사 나이키를 세웠다. 사업 초기에 제프 존슨과 캐롤린 데이비슨의 도움으로 나이키라는 회사명과 로고를 만든 뒤 각종 신발 브랜드를 창조해 내며 크게 성장했다.
Ⅱ. 나이키의 변화
나이키는 유명한 운동선수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대표적인 인물로는 마이클 조던과 타이거 우즈 등이 있다. 스포츠 선수들의 성공 뒤에 나이키가 있다는 인식이 뿌리 잡히기 시작했고 이들의 성공과 함께 나이키도 급성장할 수 있었다.
나이키는 1970년대 이전까지 스포츠 용품업계의 최강자이던 아디다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갔지만 1980년대부터 리복의 성장하면서 나이키는 1위 자리를 리복에게 내줘야 했다. 그렇지만 1990년 이후 다시 나이키는 스포츠 용품 업체로서의 1위 자리를 탈환했고 현재까지도 그 위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보인다.
나이키가 이런 성장성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제품 자체의 개발 역량이나 마케팅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외적인 측면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는 점도 빼놓을 수는 없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독적으로 추진 중인 나이키 CEO인 존 도나호는 코로나 19 시대에 디지털에서의 상거래 활동이 활발해짐에 대해서 나이키의 방향성에 대해서 역설했다.
나이키는 지난 몇 년간 디지털 산업군으로의 변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고 준비가 되어가는 과정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디지털화가 예상보다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서 지속적인 혁신이 더 중요해졌고 Ecommerce를 더욱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나이키의 CEO인 도나호는 우리는 2023년까지 디지털 채널이 전체 비즈니스의 약 30%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런데 일시적으로 2020년 3월 전 세계 오프라인 매장을 전부 폐쇄하면서 디지털 매출이 비즈니스의 100%를 차지하게 됐다. 갑자기 디지털이 유일하게 우리가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채널이 됐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의 스니커즈(Sneakers) 모바일 앱과 모든 활동 앱을 통해 우리의 디지털 커머스에 참여하는 것을 보면서 디지털 활동 만이 해결책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나이키의 모든 오프라인 매장 직원들이 집에 머무르면서 디지털 플랫폼이 나이키가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핵심 채널이자 유일한 채널이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이키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위에 앱을 개발해서 소비자가 모바일 앱으로 쇼핑을 할 때 제품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자를 보내 직원이 집에서 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Ⅲ. 나이키의 미래 성장성
나이키는 스포츠 용품업체로서 눈부신 발전을 해왔고 이는 마케팅과 제품력의 결실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데 최근 스포츠 용품업체에는 너무나도 많은 업체들이 난무하고 있고 하루에도 몇 개씩이나 새로운 업체가 생겨나고 있고 다른 업체들과의 차이점도 크게 못 느끼는 적도 있다.
브랜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나이키만큼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에게 상당히 사랑받는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들이 많이 있기는 있다. 데상트나, 언더아머, 아디다스도 최근 상승세가 있고 골프 의류에서는 타이틀리스트나 캘러웨이 혹은 그 위의 상위 브랜드들도 많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이키의 성장세가 마케팅이나 제품력만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나이키는 마케팅적인 측면과 제품의 차별화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의 정보 즉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보인다. 예를 들어 나이키의 새로운 상품이나 신규 매장의 구성을 사용자들에게 공유하고 사전에 communication 함으로써 활용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나이키 플러스(Nike+)를 통해서 나이키 멤버들의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지역에 맞는 매장 상품 구성 및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이키는 2010년에 이미 디지털 스포츠 팀을 만들었다. 디지털 스포츠 팀의 구성원들은 스포츠나 마케팅 관련이 아닌 MIT, 애플 등에서 근무한 엔지니어 200명으로 구성이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운동 관련 소프트웨어나 전자기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첫 번째 운동 관련 소프트웨어는 2006년에는 나이키 플러스(Nike +)를 출시해서 애플의 디지털 기기(아이팟, 아이폰)와 나이키 제품을 결합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 앱은 사용자 운동 행위를 측정하고 측정한 데이터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해 준다. 나이키는 앱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디지털 경험을 준다. 이 앱을 통해서 나이키는 고객들이 참여를 유도하고 '경쟁심'과 '협동심'을 자극했다.
경쟁심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남자 대 여자 대결이라는 참여 형 광고 캠페인을 만들었다. 이벤트 기간 내 나이키 홈페이지에 가서 이벤트 참여 의사를 밝힌 후 나이키 플러스를 켜고 달리면 자신이 달린 거리가 나이키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자신이 속한 성별 거리에 합산되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실시간으로 누가 더 많이 달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이벤트가 고무적인 것은 많은 여성들의 참여를 대거 이끌어 내었다는 데 있다. 2009년 실시된 캠페인 기간에 12만 명이 참여했는데 그중 7만 명이 여성이었다.
나이키 플러스의 성공적인 런칭 이후에 2014년에는 나이키 런 클럽(Nike Run Club)을 출시했다. 나이키 런 클럽은 달리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고 정보 공유의 장을 만들어 줌으로써 일차적인 나이키 플러스의 참여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 외에도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앱을 출시해서 피트니스 클럽을 가지 않아도 전문가가 앱을 통해서 다양한 운동방법을 소개해줌으로써 나이키의 앱을 통한 홈 트레이닝의 붐도 만들어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서 단체로 운동을 할 수 있는 트레이닝 센터 혹은 GYM을 활용하지 못해서 홈 트레이닝 앱 관련 서비스가 급증했는데 나이키는 트레이닝 클럽 앱을 통해서 기존의 고객들이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고 운동을 할 수 있었던 프리미엄 영상들을 일시적으로 무료화했다.
나이키는 자체 앱 개발 외에도 다양한 전자기기와의 연계된 협업으로 디지털 경험의 확대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자고 노력했다. 나이키와 아이팟의 결합으로 일반인들이 운동선수들이나 경험하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나이키는 제품 개발을 위해서 운동선수들의 퍼포먼스를 측정하던 방식을 일반인들의 데이터에도 적용해서 일반인들에게 좀 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시도를 했다. 이를 위해서 애플의 아이팟을 선택했는데 이는 나이키 플러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조사한 결과 운동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팟을 사용한다는 것에 착안해서 협업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2006년에는 나이키 플러스의 나이키+아이팟을 출시하기도 했다. 나이키 신발 안에 센서 칩을 부착하고 아이팟과 연동해 자신의 달리기 정보를 관리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나이키 플러스 사이트에서 자신의 운동 정보를 확인하고 타인과 공유할 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기록을 통해서 자신의 기량을 수치화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전문적인 경험을 해볼 수도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나이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와도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키넥트 트레이닝을 출시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동작 인식 기술인 키넥트(Kinect)를 활용해서 가상 트레이너 코칭을 받으며 목표 운동량을 달성하는 게임도 출시했다.
이 외에도 나이키 애플 워치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서 나이키는 IT업체들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기와의 연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나이키는 향후 스포츠 웨어러블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를 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판단된다.
[ 글을 마치며 ]
어렸을 적에는 마이클 조던의 23번이 새겨진 운동화나 티셔츠는 가지고 있으면 친구들한테 자랑할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인 나이키의 로고였다. 나이키의 로고는 최근 다시 M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데 우리 때와는 달리 상당히 큰 로고를 프린트한 옷이나 신발을 신는 것이 신기했다.
나이키가 스포츠 용품업계에서 성공한 것에는 마케팅의 힘이 컸다고 보인다. 나이키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는 엘리트 운동선수나 성공한 운동, 활력 있는 사람들, 건강함 같은 이미지를 동반하고 있다. 그리고 꿈과 희망을 주는 이미지도 함께 내포하고 있어서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사람들이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고객들의 로열티에 취해서 일류 브랜드라는 자만감에 빠져있지 않고 미래 먹거리를 더 다양화하고 고객들의 기대에 저버리지 않는 나이키 만의 성공전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생각보다 더 빨리 우리 곁에 도달하기 시작했다. 몇몇에게만 적용되던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이나 트렌드가 코로나로 인해서 몇 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서 바로 우리 곁에 앉아버렸다. 건강이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위협을 받으면서 우리는 일상생활을 변경시켜야 했다. 대표적인 것이 오프라인에서의 활동이 모두 중단된 것이다.
5인 이상이 모이는 것도 금지, 운동을 함께 하는 것도 금지, 매장 폐쇄 등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오프라인 혹은 리테일 기반의 산업들은 위기를 맞이했다. 그런 산업들은 위기를 맞이했지만 시장이 어딘가로 가버린 것은 아니다. 시장의 변화에 누가 먼저 대응했는가에 따라서 어떤 기업은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일상에서 오는 다양한 위기는 곧 누구에게는 기회가 된다. 나이키는 코로나로 인한 위기를 사전부터 준비를 해온 덕분에 기회로 삼아 지속성장의 발판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것이 이처럼 모든 산업 전반에 적용이 될 것이라는 것을 나이키를 통해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