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이라는 단어를 기억하는 분이 많자는 않다. 198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해서 1990년대까지는 널리 쓰이다가 이제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면 지금은 안 쓰이는데 왜 갑자기 케케묵은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맞다. 지금 쓰고 있는 상식은 대부분이 현재에 많이 사용되고 회자되는 말이고 네 마리의 용은 몰라도 관계없고 이미 올드 패션이 된 단어이다.
< 네 마리의 용 국가 이미지 > (출처 : 중앙 일보)
하지만 얼마 전 G7에서 한국이 참석하고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사진을 찍는 모습에서 우리나라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객관적인 지표 중에서 하나인 네 마리의 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몰라도 상관없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단어 이야기이니 재미 삼아 알아보자.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Ⅰ.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이란?
무협지에 나오는 용어나 인스턴트 식으로 만들어진 단어는 아니다.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Four Asian Dragons 혹은 Four Asian Tiger(네 마리의 호랑이)라는 단어로 검색이 될 정도로 유명한 말이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 또는 아시아의 네 호랑이는 아시아에서 일본의 뒤를 이어 고도 경제 성장을 이룩한 아시아의 신흥 공업국들을 말한다. 그 네 개의 국가는 대한민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의 4개 국가를 말한다.
< 싱가포르, 홍콩, 대만, 한국 > (출처 : 구글이미지)
이 4개 국가가 선정된 이유는 모두 고도성장을 했다는 공통점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차별화될 정도로 문화적인 선진화까지도 성과를 이루어냈다는 점이 네 마리의 용으로 부르게 된 계기이다. 우리에게는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는 명칭이 친숙하지만 영미권에서는 용보다는 호랑이로 더 많이 불려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위키백과에서 아시아의 네 마리 호랑이라고 말하며 Four Asian Tigers라고 쓰고 부연설명에서 Asian Dragons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 용에 대한 인식 차이 동양의 용(좌) 서양의 용(우) > (출처 : NTDTV)
이는 용에 대한 인식의 차이인데 아시아권에서 용은 왕의 상징 혹은 극강의 힘을 가진 존재로서 사랑받지만 서양에서는 용은 파괴적인 악마의 상징으로 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인식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네 마리의 용이라는 단어가 좀 더 멋져 보인다.
Ⅱ.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은 왜 사라졌는가?
정확하게 말하면 네 마리의 용이라는 단어를 왜 쓰지 않게 되었는가이다. 먼저 네 마리의 용이 선택된 이유를 다시 한번 짚어보자. 아시아의 경제 성장을 주도하던 나라는 단연코 일본이었다. 일본은 1956년 공식적으로 전쟁 전 경제 수준을 회복했음을 선언했고 전후체제를 완전히 벗어난 뒤 미국의 지원과 6.25 한국 전쟁 특수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경제성장을 시작했다.
일본이 근면함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선진국 수준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고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은 그 10년 후인 1960년대 중반부터 급속한 경제 성장 시기를 맞았고 1980년대까지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다.
그래서 이 단어는 198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해서 90년대까지만 해도 널리 쓰였다. 그렇지만 미국과 소련의 냉전 구도가 깨지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강대국으로 떠오르는 중국으로 인해서 네 마리의 용의 운명이 달라지게 된다. 중국의 경제적인 입지와 외교적인 입지도 부상하게 되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 미국과 유럽 등의 중대 다수의 나라가 대만과 단교하기도 하였다. 이로 인해대만은 국제적인 미승인국이 되었버렸다. 홍콩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국가나 자치 외교권이 사라지게 되고 중국의 자치구가 되었다.
네 마리의 용 중에서 두 마리가 없어져 버렸고 현재는 싱가포르와 한국만 건재하게 남아있는 상태이다.
이 네 마리의 용 중에서 가장 작고 힘없는 용은 바로 한국이었다. 그 이유는 일제 강점기의 역사와 광복 직후의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면서 단일 국가로서의 외교적인 입지도 없었다. 이로 인해서 냉전시대의 가장 큰 피해국이 되어서 한국 전쟁의 고통까지도 겪어야만 했다.
< 2021 G7 정상회담 관련 사진 > (출처 : NEWSIS)
이 중 한국이 다른 세 지역에 비해서도 광복 직후의 정치적 혼란과 한국 전쟁으로 인해 경제발전이 늦었던 편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네 마리의 용 중에서 가장 강한 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반증으로 이번 G7에서 한국도 세계 정상들의 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고 이는 한국도 목소리를 내거나 다른 국가와 무엇인가를 협의할 만한 수준이 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Ⅲ. 네 마리의 용이 탄생할 수 있었던 원인과 한국의 미래
네 마리의 용이 탄생할 수 있었던 원인은 모두 높은 교육열을 기반으로 한 국가 주도적 고급인재를 양성해 냈다는 것이다. 일례로 싱가포르는 국토 면적도 좁고 자원도 없고 군사력도 없다. 하지만 금융 허브로서 아시아에서 가장 큰 금융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싱가포르는 현재까지도 전 세계 금융허브로서 역할을 키워나가고 있고 자유무역지구도 있어 글로벌 물류 유통망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홍콩과 대만은 자체적으로 강한 국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 아래정치 외교적인 노력을 해왔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낮은 세금과 최소한의 복지정책과 저리의 기업 대출 등으로 인해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그 결실 중에 하나로 대만은 TSCM라는 세계 1위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를 보유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서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은 다른 나라들의 귀감이 되면서 세계적으로 압축성장의 실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로 스터디되었고 중국도 이를 모방한 압축성장을 이루어내기도 했다.
현재 이 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국가는 한국이다. 인당 GDP를 보게 되면 아직 홍콩과 싱가포르가 한국에 비해서 높다. 그렇지만 홍콩과 싱가포르는 인구가 적고 금융허브라는 점으로 인한 고부가가치 산업의 집중만이 전부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 세계 주요국 GDP 및 순위 > (출처 : 연합뉴스)
그렇기 때문에 인당 GDP라는 평균은 높지만 전체 국가 경제 규모는 단연코 한국이 앞서고 있다. 한국은 현재 4개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G20 및 OECD의 일원이다.
[ 글을 마치며 ]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에 대해서 정리를 하다 보니 신기한 것을 하나 발견했다.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이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나라가 일본이라는 것이다. 일본에서 자신들은 아시아의 유일한 큰 용이고 자신들을 쫓아오는 4개 국가를 아시아 4개의 작은 용이라고 부르던 말이었다.
이미 20세기 초부터 자신들이 아시아의 선두국이라 생각했던 일본은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도 가장 먼저 선진화를 달성하고 큰 자부심에 빠져있었는데, 그런 일본을 빠른 속도로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이 쫓아오는 걸 보고 놀라움을 느낀 나머지 이런 단어를 만들어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이 아직 우리보다는 많은 면에서 앞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제 규모도 아직 우리가 섣불리 말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고 금융 관련 산업이나 화학, 물리 등의 기초 공학이나 소재와 부품 산업에서도 우리에게 앞서 있는 부분이 많다.
<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 (출처 : 연합 뉴스)
그렇지만 언제까지 이 상황이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 이는 일본의 자세에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현재 한국의 외교적인 입지를 견제하는 데 힘을 쓰고 있고 기회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한국을 깎아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이라고 말하면서 자신들을 따라오고 있다고 말하고 치켜세울 때에는 자만심이 묻어있었던 것일 것이다. 네 개의 국가가 성장하겠지만 자신의 지위를 결코 넘볼 수 있는 수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생각이 바뀐 모양이다. 정말로 위협이 되기 전에 견제를 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이는 한국의 경제가 상당히 성장했다는 반증이 되어주는 듯하다,
앞으로 더 많은 견제가 있겠지만 아무쪼록 한국이 더 강해지고 더 큰 경제대국이 되기를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