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련 용어들을 설명할 때에 동물들의 성향에 비유해서 사용하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몇 가지 전에 정리한 적이 있는데 강한 공격성을 가지는 매파와 온화한 성향을 가진 비둘기파에 대해서 정리한 적이 있다. 매파는 공격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따른 물가 안정화, 비둘기 파는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의도한다고 언급했었다.
또 주식시장에서는 황소와 곰을 비유해서 아래에서 위로 들어 올리는 성향을 가진 황소는 상승장을 나타내고 위에서 아래로 공격하는 곰은 하락장을 말한다고 했다. 이처럼 동물들을 통해서 비유적으로 표현하면서 기억에도 오래 남게 하고 재미도 부가해주는 경제 용어들 덕분에 경제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가 있게 된다.
이런 용어들의 연장선상으로 회색 코뿔소와 블랙스완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자. 회색 코뿔소와 블랙스완 과연 어떤 경제적인 현상에 대해서 말하는 것인지 알아볼 수 있도록 하자.
Ⅰ. 회색 코뿔소
회색 코뿔소는 특이한 동물은 아니다. 코뿔소는 당연히 회색이니 말이다. 그런데 회색 코뿔소는 어떤 의미로 경제 용어로 사용되는 것일까? 먼저 코뿔소의 특성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를 해보도록 하자.
코뿔소는 덩치가 커서 달려오면 땅이 흔들릴 정도로 위협적이다. 그래서 멀리 있더라도 코뿔소가 달려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코뿔소가 전력으로 우리에게 달려온다면 우리는 당연히 위기를 감지하고 몸을 피하게 된다. 이렇게 예상되면서도 사고가 나면 파급력이 크게 될 문제를 우리는 회색 코뿔소라고 한다.
회색 코뿔소라는 표현은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 대표가 처음 언급한 뒤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회색 코뿔소로 지칭된 우려는 중국 경제의 성장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중국 경제는 지난 20년간 급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에 파급력이 점차 커졌고 중국 경제성장과 위험요소들에 의해서 세계 경제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중국 경제를 회색 코뿔소로 비유한 것이다.
우려되는 위험요소에는 그림자 금융 (제2금융권 등에서 이뤄져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대출), 부동산 거품, 국유기업의 과도한 레버리지, 지방정부 부채, 해외 인수합병(M&A) 등을 꼽았다. 이처럼 중국의 경제는 성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고 이 문제가 중국만이 아닌 세계경제에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서 큰 위험성이 있다는 점과 예상되는 문제라는 점을 들어서 회색 코뿔소라고 표현한 것이다.
Ⅱ. 블랙 스완
블랙 스완은 검은 흑조(黑鳥), 다시 말해 검은고니를 가리킨다. 따라서 흑고니라 일컫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에서는 사람들이 백조만 접했기 때문에 세상에는 하얀 백조만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검은 백조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생물로 치부되어 왔다.
즉, 용이나 유니콘 같은 동물로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1790년 영국의 박물학자 존 레이섬에 의해 호주에서 검은 백조가 나타났다고 학계에 보고가 되었다. 백조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흑조 블랙스완의 발견은 충격 그 이상이었다. 기존의 생각을 모두 뒤엎어버리고 실제로 흑조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일컬어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이라는 뜻으로써 블랙스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블랙스완이 경제용어로 사용되게 된 것은 미국 투자전문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2001년 처음 사용하면서 응용되게 되었다. 블랙스완은 기존의 경험을 깨는 예기치 못한 극단적 상황이 나타나 경제와 사회 등에 큰 파장을 불러오는 사건을 일컫는다.
탈레브의 블랙 스완은 구체적으로 세 가지 특성을 지닌 사건들을 가리킨다. 첫째로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조차 몰랐던 사건이다. 둘째는 극단적으로 충격이 큰 사건이다. 셋째는 예측은 불가능하고 나중에 돌이켜보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사건을 가리킨다.
이 외에도 프랑스 투자은행에서 발표했었던 2016년 세계경제를 위협할 블랙스완 보고서에는 5가지 흑고니를 꼽았다.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글로벌 경기침체 재연, 미국의 소비침체,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지연 등이다. 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한번 터지면 대규모 후폭풍을 몰고 오는 사건들을 꼽고 블랙스완으로 칭한 것이다.
Ⅲ. 우리에게 회색 코뿔소와 블랙스완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설명한 두 가지 현상 회색 코뿔소와 블랙스완의 정의에 대해서 먼저 간략하게 요약을 다시 해보자.
회색 코뿔소는 예상되면서도 엄청나게 큰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우려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블랙스완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로 인해서 생겨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상황에서 회색 코뿔소라고 하는 것은 결국 고령화와 저성장에 따른 경기침체라고 생각된다.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경제 활동 인구의 숫자는 지속해서 감소했다. 이로 인해서 65세 이상의 인구 비중이 늘어나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젊은 층의 이탈로 인해서 고령화는 가속화 도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게 된다면 한국 경제의 중심축이 가늘어지게 되고 주변의 위험요소에 크게 반응하는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른 현상으로 지금은 저금리와 물가 부양정책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한국의 성장은 결국 수출주도형 성장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에 미래의 큰 충격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우리에게 블랙스완은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 사태가 불러온 자산 가격의 급상승과 이로 인한 양극화의 발생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사태는 2019년 말에 발생되어서 2020년 극에 달했고 2021년 상반기 사그라드는 분위기였으나 2021년 하반기인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고 완벽한 종식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예상되는 문제점과 그로 인한 파급력에 대해서 일컫는 회색 코뿔소, 예상하지 못한 현상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문제점을 일컫는 블랙 스완 둘 다 모두 결과적으로 볼 때에는 경제적인 위기 상황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앞으로 경제 신문에서 두 개의 용어가 나오게 되었을 때에 쉽게 인지하고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글을 마치며 ]
회색 코뿔소나 블랙스완 같은 경제 용어는 아닌데 은유법을 가지고 있는 용어가 하나 더 있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바로 햐얀코끼리라는 용어이다. 하얀 코끼리는 무용지물을 뜻하는데 겉만 번지르르하고 쓸모없는데 관리하기 어려운 것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태국에서는 국왕이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하얀 코끼리를 선물했다고 한다. 이유는 왕이 하사한 신령한 하얀 코끼리로 인해서 그 신하가 망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얀 코끼리는 신성한 존재로 다른 코끼리와 달리 일을 시킬 수 없다. 그렇지만 엄청난 식욕 때문에 사료비만 많이 든다. 하얀 코끼리를 잘 먹이지 못해서 코끼리가 죽으면 신하는 왕에게 불충을 한 셈이 되고 벌을 받게 된다. 때문에 국왕은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하얀 코끼리를 하사했다고 한다.
동물과 관련된 용어를 공부해보면서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을 다시 곱씹어보니 재미난 것들이 많다. 앞으로도 다른 용어들이 있는지 찾아보고 정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