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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Sep 01. 2021

세상을 읽는 기본 상식, 필립스 곡선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경제 뉴스를 읽으면서 어떤 정의들에 대해서 언급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처음부터 이해를 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짧은 순간에 모든 이론에 대해서 반복해서 설명할 수도 없고 신문기사에 지문을 한없이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일 것이다. 


이럴 때에 표현들에 대해서 익숙하게 알고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할 때에 답답한 마음에 기사 전체를 스킵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내용들이 많아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경제 용어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필립스 곡선이라는 단어인데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론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변화되는 경제 현상을 읽는데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그러면 필립스 곡선에 대해서 알아보자. 



Ⅰ. 필립스 곡선의 정의


필립스 곡선은 뉴질랜드의 경제학자 윌리엄 필립스 (William Phillips,1914년 11월 18일~1975년 3월 4일)가 1861년에서 1957년 사이 영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금 상승률과 실업률에 상충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 곡선이다. 

< 필립스 곡선 의미 > (출처 : 모바일 한경)

임금 상승은 물가 상승과 비례하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임금 상승률을 인플레이션율로 놓았을 때 물가 안정을 위해선 높은 실업률을, 실업률 감소를 위해선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뭔가 조금 복잡해 보이는데 조금 더 쉽게 표현을 해보겠다. 실업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고용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고용이 증가하면 소득이 증가해서 소비가 늘어나니 수요가 증가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소비가 증가하게 되면 시장에 돈이 더 많이 돌게 되고 물가 인상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실업률이 증가하게 되면 고용이 부진하니 가계의 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소비가 얼어붙게 되니 시장 수요가 줄어들게 되고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 필립스 곡선 설명 > (출처 : wisenomics)

결론적으로 필립스 곡선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낮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실업률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가계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 일자리를 창출해서 고용을 올리면 소득이 늘어나게 되어서 인플레이션이 늘어나게 되니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은 서로 반대의 성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물가 안정과 실업률은 서로 반대의 성향을 가지기 때문에 한쪽의 과도한 증가는 한쪽의 축소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적정 인플레이션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쪽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초기에 필립스 곡선 이론은 모든 현상에 대해서 설명이 되는 듯했지만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모든 경우에 들어맞는 것은 아니라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공급의 감소로 인해 생산량과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는 현상으로 실업률과 물가가 동시에 증가하는 현상에는 맞지 않는다. 



 

Ⅱ. 코로나로 만들어진 새로운 현상과 필립스 곡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의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이로 인해서 저물가 현상 또한 장기화되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로 필립스 곡선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실업률, 낮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실업률의 공식이 안 맞게 되었다. 


필립스 곡선은 물가와 고용을 포함한 실물경제를 이해하는 로직으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이론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실업률이 높으면서도 물가도 함께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 스태그 플래이션 관련 기사 > (출처 : 서울 경제)

이로 인해서 각국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던 가치인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물가 안정보다는 고용안정화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결국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 경기부양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미 경기 부양을 위해서 시중에 늘어난 유동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고 계속해서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고 이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결국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으면서도 물가만 지속해서 상승하게 되면서 필립스 곡선의 이론은 이제 더 이상 그 의미가 퇴색하게 된 것이다. 




Ⅲ. 코로나 이후는 어떻게 될까? 


코로나로 인해서 유동성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이 때문에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자산 가치가 올라가게 된 것은 일견 예견된 결과로 보인다. 물건은 생산되지 못했는데 돈은 계속해서 생산되었으니 당연히 물가는 상승한 것이다. 그리고 이 돈이 결국은 고정적인 재화들의 가치만 상승시켜준 것으로 연결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 현상이 코로나가 없어지게 되면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게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의 관계가 반대의 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률이 고성장에서 저성장으로 전환되면서 나타나게 된 현상이다. 여기에 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변하고 있어 일을 하는 인구의 모수에 대해서도 다시 판단을 해야 한다. 현재의 실업률은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 중에서 구직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득이 있는 일을 하지 못한 사람으로 정의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서 경제 활동을 하는 인구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선진국들의 경우에는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실제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는데 실업률만 줄어드는 기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모든 현상을 다 고려해서 지표를 생산하고 산출해내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기준이 바뀌게 되면 예전과 동일한 잣대를 놓고 평가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준이라는 것이 변경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앞으로는 자동화로 인해서 점점 더 대량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제조업이나 생산업 종에서는 이미 기계화의 물결과 산업 전반에서 안전을 중시한 로봇을 사용한 작업장이 늘어나면서 예전처럼 고용인력을 꾸준하게 유지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고령화와 경제 활동 인구의 감소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생산성에 대한 위기로 찾아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자동화를 선택했는데 반대로 사회적으로 고용률이 줄어들어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이런 악순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경제 활동은 점점 더 자동화의 물결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이 든다. 이는 코로나와는 무관하고 오히려 코로나로 인해서 더 빠르게 가속화된 기분이 든다. 



 [ 글을 마치며 ]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 사태가 지난 다음에 나타나게 될 경제 구조에 대해서 논의한 내용에 대해서 들여다보자. 10여 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노동시장과 물가 움직임이 특이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제가 또 뒤집히면서 새로운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서 생산과 소비방식 변화, 기술 진보에 의한 생산성 향상으로 실업률이 지속해서 상승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미국을 예로 들어보자. 코로나 19로 인해서 노동시장에 불균형이 발생되었다. 오피스 근무자들의 경우는 재택근무 같은 방법으로 업무의 영속성을 유지해 나갔지만 실제 생산공정에 투입되던 근로자들은 작업장 폐쇄로 인해서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 미국 맥도날드 : 취업을 하면 500불을 받고 시작한다 > (출처 : 연합 뉴스)

그렇지만 국가에서 이 부분을 보존해주었고 실업급여를 지불했기 때문에 실업자들은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실업급여가 오히려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면서 현재 미국은 실업률이 일자리 부족이 아닌 자발적인 실업으로 인해서 발생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주에 천불의 실업급여를 받던 사람이 4주 동안 실업급여를 받으면 일을 하지 않아도 4천 불 정도의 소득이 발생된다. 동일한 급여를 직장에서 받는다고 하더라도 출퇴근에 소요되는 비용이나 자신이 휴식을 취하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만족도로 인해서 실업급여를 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 미국 물가상승률 관련 기사 > (출처 : 한국 경제)

이 때문에 고용주는 더 높은 급여를 제시하면서 사람을 구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는 다시 원가의 상승을 불러오고 물가의 상승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 때문에 높은 비용 압박에 인건비를 줄이면서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고 있고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일자리는 다시 줄어들게 된다. 이 과정인 반복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 현상에 대해서 좀 더 깊게 들여다보고 어떤 변화가 우리 주변에 일어나게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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