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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Dec 19. 2021

거대한 분기점

세계 석학 8인의 숨 가쁜 대답이 시작된다.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21세기에 이루어진 정보화 혁명의 가장 큰 이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정보의 균형이 예전에 비해서 매우 공평해졌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있기 전에는 시사 상식 같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종이로 된 책을 구입하거나 빌려서 읽어야 했고 뉴스를 알기 위해서는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신문을 구독해야 했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실시간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나아가 스스로가 정보의 생산자로서 살아갈 수도 있다. 


생산해 낸 정보를 유통하는 것에 있어서도 별다른 금전적인 노력이 들어가지 않는다. 


블로그에 글을 올릴 수도 있고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서 개인의 생각을 정리하고 전달하는 것이 매우 간편한 시대이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로 인해서 사람들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얻은 정보를 활용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게 되었다. 


정보의 교류가 활성화된 것은 이미 사회적으로 매우 성숙한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이 더 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보 활용은 지금부터 일어나게 될 산업 변화의 근간 정도로 생각이 될 뿐 완전한 혁신은 아니었다고 보인다. 


앞으로는 더 많은 변화가 발생될 것이고 새로운 형태의 정보 산업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기계가 대신하는 인공지능 분야인데 이미 상용화 단계에 이른 성숙도 높은 기술이 세상에 나오기도 했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에 대한 상상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으로 산업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른 예상되는 삶의 변화를 고찰하는 전문가의 식견을 통해 어떤 것들이 변화될 것인지 상상해 보는 계기를 가지고자 한다. 


그럼 거대한 분기점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자. 


Ⅰ. 폴 크루그먼 : 우리는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AI로 인한 대량 실업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는다. 


테크놀로지가 더욱더 진화하면 머지않아 기계가 인간에게서 노동을 빼앗을지 모른다. 이러한 위협론은 어떻게 보십니까. 


AI는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테크놀로지의 변화로 배제되는 사람은 항상 있지만, AI로 인해 대량 실업이 발생하는 시대는 아직 먼 미래의 일입니다. 


한 번 기계에 인간의 일을 빼앗기면 결국 모든 일을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공포심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일의 대사는 언제나 일어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과거에 국민 대부분이 농업인이었지만, 지금은 효율적으로 농사를 짓다 보니 농업인은 수백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대신 다른 일이 생겨났지요.


테크놀로지가 자본주의를 위협한다는 강한 편견과 더불어 노동력 사용에 반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임금이 낮은 일자리만 있는 게 나을까요? 그렇지는 않잖아요.


AI가 모든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말은 현실 상황과 괴리되어 있습니다. 로봇의 생산성은 여전히 낮습니다.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 AI나 기계가 출현한다고 해도 그래서 어떻게 된다는 것일까요. 


AI가 우리 모두를 죽일까요. 현시점에서 화제가 되는 AI이야기는 어설픈 SF 영화 같은 부류입니다. 지금은 전혀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분야에 AI가 필요한가 하면 대부분 헬스케어입니다. 일대일로 얼굴을 마주하는 개인 서비스에서죠. 반드시 교육 레벨이 높고 지적인 면에서 성취도가 높은 사람을 위한 업무는 아니지만 지금으로서는 아직 AI가 대체할 만한 비전은 없습니다. 


우리는 두 갈래로 나뉘는 분기점 앞에 서 있다. 부의 집중을 막아야 한다. 


부의 극단적인 집중을 피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니까요. 사회안전망을 제대로 갖추고 모든 사람의 기초 수입을 보장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일부 비용은 부유층의 세금으로 충당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실업 보험의 지원은 전 직장의 급여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년 동안 지급하는 매우 한정된 금액뿐입니다. 이 돈만으로 살아가기는 어렵고 다른 사람과 격차는 더 벌어지겠지요. 몇 번이나 강조하지만 실업률이 높아지는 원인이 AI에 일을 빼앗긴 탓이라는 것은 오해입니다. 현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두 갈래로 나뉘는 분기점 앞에 서 있습니다. 한쪽은 과두 정치의 길입니다. 다시 말해 적은 수의 부유층이 거대한 부를 공유하는 상태로 향합니다. 그들은 정치를 교묘하게 지배하고 있습니다. 


만약 부의 극단적인 집중이 민주주의와 대립한다면 후퇴하는 것은 민주주의 일지 모릅니다. 그러면 극단적인 엘리트 사회가 될 우려가 있지요. 


한편에서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려고 해결 방안도 강구하겠지요. 저는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걸쳐 중산층에서 자랐습니다. 이 중산층은 저절로 생겨난 게 아닙니다. 당시 중산층은 1930년대, 1940년대의 정치 활동으로 생겨난 부산물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많은 부유한 나라에서도 그러할 것입니다. 이것이 또 다른 한쪽 길입니다. 우리는 이 길로 나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미래는 매우 막막한 상황이지요. 


 Ⅱ. 토머스 프리드먼 : 홀로세가 인류세가 시작되다. 


세계는 평평하고 빠르고 스마트해졌다. 


세계에서는 지금 테크놀로지가 극적으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의 행상은 일정한 가능성의 방향으로 편재되어 있다고 봅니다. 


2000년 무렵에는 테크놀로지가 연결하는 것 위주로 향상되었다고 판단합니다. 닷컴 붐과 닷컴 버블, 버블 붕괴가 있었고 광섬유 케이블의 가격 파괴가 일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그만 전 세계를 연결해버리고 말았지요.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더니 지금까지 연결되지 않았던 사람과 이어지고, 그 사람과 자연스레 접촉하는 세계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80세가 된 제 어머니가 시베리아의 누군가와 인터넷으로 트럼프를 이용한 게임인 브리지를 하고 계셨거든요.


제가 세상은 평평해진 것 같다고 말한 순간은 바로 그때입니다. 예전보다 많은 사람이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고 더 다양한 방법, 더 긴 기간, 더 많은 장소에서 이어지고 협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평평함이란 그런 의미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저에게 세상은 아직도 평평합니까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그건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세계는 예전보다 더 평평해졌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우리 사무실에 일본인 저널리스트가 찾아와, 아시아 전역에서 공유하기 위해 이전보다 작은 손바닥만 한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하며 인터뷰하고 있으니까요. 당신이 만약 세계가 평평하다고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면 조금 주의가 부족한 것인지 모릅니다. 


모든 면에서 복잡함을 제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어에서 모래를 털어내고 모든 부속에 윤활유를 칠했습니다. 복잡함을 간단하고 빠르게 다른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자유로운 것으로 바꾸고, 눈에 보이지 않도록 감췄습니다. 


컴퓨터 저장 장치와 기계적인 계산 분야에서 가격 붕괴가 일어나 가능한 일이었지요. 우리에게 빅데이터와 AI의 서막을 열어주었습니다. 그것이 연결되는 것 다음으로 일어난 테크놀로지의 향상입니다. 


세계는 평평함에서 빠름으로 이행했습니다. 지금은 원터치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단계에 도달해 있는가. 5세대 이동통신 시스템과 IoT의 발달로 모든 것에 지성이 깃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는 단순히 평평할 뿐 아니라 빠르면서도 스마트해지고 있다는 게 제 대답입니다. 


   Ⅲ. 데이비드 그레이버 : 직업의 절반이 사라지고 헛된 일자리만 늘어난다. 


의미 없는 일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1930년 케인스는 기술이 진보해 100년 후에는 일주일에 15시간만 일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합니다. 


2030년까지는 10년 남았습니다만 실제로 발생할 상황은 케인스의 예상과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인의 노동 시간은 1930년과 비교하면 세계적으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대의 일은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부분이 많아 그것을 포함하면 오히려 늘어나지 않았을까요.


특히 특정 계급의 사람에게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으러 온다는 무서운 이야기가 퍼지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케인스 시대에 존재하던 일의 절반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요. 


이미 다양한 일을 로봇에게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노동 시간을 단축하거나 필요한 일을 공평한 방식으로 분배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하는 본인조차 쓸모없다고 느끼는 일을 새롭게 만들어냈습니다. 


관공서나 관리직들이 하는 일입니다. 케인스 시대에는 전체의 25% 정도였던 사무직의 비율이 현재 많은 나라에서 거의 75%까지 늘어났습니다. 


일을 위한 일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큰 조직은 여분의 일을 모두 없애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필요 없는 지방을 덧붙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여분의 일이란 정기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매우 어리석은 업무를 가리킵니다. 


사회는 항상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커다란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존재하는 일자리를 없애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도 강하고요. 


따라서 기업도 정부도 필요 없는 것들을 정기적으로 처분하지 않고 점점 의미도 없는 일을 조금씩 만들어갑니다. 전체적으로 비틀린 상태가 되는 거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의 월급이 더 많다. 


저는 노동자 계급의 가정에서 자라 관리직 계급의 세계와는 무관하게 살았어요. 그래서 그들의 사무실 환경도 잘 몰랐습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무슨 일을 하는지, 그것이 어떤 일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많은 사람이 별로 대단한 일을 하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하더군요. 처음에는 겸손해서 그런가 보다 했어요. 더 자세히 물어보자 문자 그대로 정말 대단한 일을 하지 않더군요. 하루에 1시간밖에 일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일주일에 1시간 밖에 일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출근한 사무실에서 페이스북의 프로필을 갱신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고 합니다. 이처럼 제대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도발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에세이를 내놓았습니다. 


바로 Bullshit Jobs입니다. 어쩌면 이 사람들이 특별한 게 아닐지 모른다. 많은 사무직원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게 아닐까. 사실이라면 여러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에세이입니다. 


관리직이 일하지 않는 것은 일본 기업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었군요. 당혹스럽게도 관리직은 일반 사원보다 훨씬 많은 보수를 받고 있습니다.


모순입니다. 실제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이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월급을 받으니까요. 업무가 사회에 공헌하는 비율과 일을 하고 받는 보수가 역상관 관계인 거죠. 


컨설턴트 업무를 볼까요. 과거에는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없었습니다. 예전 조직의 인사부서에는 직원이 대개 1명밖에 없었지요. 지금 회계사는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많습니다. 


현재 영국에는 회계사가 36만 명 정도 있는데, 단순히 계산해보면 전체 노동자 92명 중 1명이 회계사라는 말입니다. 


대학시설, 교육 기관, 건강 관리 부문도 옛날에는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했는데 지금은 대규모의 조직으로 변모했지요.


그 외에 예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기업의 사내 변호사 등 일하는 본인조차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사내 변호사는 경쟁 기업이 고용하지 않는 한 둘 필요가 없습니다. 


텔레마케팅이나 PR, 로비 활동 등도 그렇지요. 모두 경쟁자가 고용하니 우리도 따라 한다는 이유로 늘어난 일자리입니다. 


  Ⅳ. 토마스 세들라체크 : 성장이 추구하는 경제학이 세계를 파괴한다. 


세계는 공산주의화되어 가는가


자본주의는 그보다 더 뛰어난 시스템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에서 최악의 시스템 중 최선의 시스템이라고 주장하는 지식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 자주 언급되는 주장이긴 합니다면, 자본주의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일은 무척 어렵지요. 요즘 그런 주장은 공산주의라는 뜻으로 쓰이는 일이 많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산주의란 누가 부자이고 누가 가난한지 상관없이 어떤 것을 모두가 함께 공유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로부터 날씨는 모두 함께 공유하는 것이었어요. 요즘은 코카콜라가 그렇습니다. 부유한 사람이라고 해서 가난한 사람보다 더 맛있는 코카콜라를 마실 수는 없으니까요.


맛을 잘 알고 있어서죠. 참 알기 쉬운 예군요. 


요지는 자본주의는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20년 전의 자본주의와 지금의 자본주의는 다릅니다. 200년 전의 자본주의는 지금과 훨씬 다른 모습이었지요. 상당히 끔찍한 유형의 자본주의였습니다. 


200년 전이었다면 저는 마르크스 주의자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어린아이가 가혹한 노동으로 죽어나가던 시대였으니까요. 


한편으로 마르크스가 지금 시대에 살아 있다면 자본주의 국가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할지 어떨지 궁금합니다. 


Ⅴ. 타일러 코웬 : 테크놀로지가 노동자의 격차를 벌린다. 


테크놀로지 기술 보유에 따라 격차가 벌어진다.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라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AI는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동시에 오래된 일자리를 없앱니다. 요즘 법률사무소에서는 판례를 찾을 때 AI를 활용하지만, 과거에는 도서관에서 부지런히 자료를 뒤져야 했지요. 


지금은 그런 일을 AI가 대신해줘 자료 찾는 전담 인원을 줄일 수 있습니다. AI의 도입은 새로운 부와 기회 창출로 이어집니다. 


다만 일자리를 얻는 데 필요한 기술은 달라지겠지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가 한층 더 필요해집니다. 수입 격차도 벌어지겠죠. 테크놀로지를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정말 얼마 되지 않을 테니까요. 


기술이 없는 사람은 서비스 분야의 일밖에 없는 위험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서비스 영역의 일이란 고령자 간병이나 반려동물 산책, 편의점 계산원 같은 일들입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월급을 받더라도 결코 장래는 밝지 않습니다. 이처럼 기술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게 AI 도입으로 발생할 가장 큰 위험입니다. 


고용기회 감소는 그다지 문제 되지 않습니다. 


AI가 진화해 노동이 기계로 대체되면, 사회 보장을 지원받으며 먹고사는 저임금 노동자와 기계를 소유하고 부를 점령한 자본가로 양분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자본가와 노동자뿐 아니라 노동자끼리도 격차가 발생합니다. 노동자 중에서도 기계를 사용하는데 능숙한 사람은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의 상위 10~15%는 좋은 직업에 안정된 인생을 보낸다고 할 수 있지만, 이 10~15%는 매우 폭넓은 비율입니다. 


우리 눈에 자주 띄지 않는 단 1%의 자본가는 아니라는 말이지요. 극소수 상위층은 전에 없이 부유해진 반면 대다수 사람은 굶지 않지만,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는 격차 사회가 되었습니다. 


서민들도 테크놀로지의 혜택을 누리며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겠지요. 하지만 예전 같은 고도성장은 경험할 수 없습니다. 


부모나 조부모 세대와 비교해 수입이 2배 4배로 뛴다는지 과거의 미국이나 일본을 되돌아보며 나라 전체가 이만큼 부유해졌다고 회상할 만한 성장은 이제 없을 겁니다. 


 Ⅵ. 뤼트허르 브레흐만 : 기본 소득과 하루 3시간 노동이 사회를 구한다. 


기계화로 생기는 부를 재분배하라. 


로봇의 등장으로 20년 후에는 지금 일자리의 절반이 사라질 거라고 전망합니다. 실제로는 40년 후, 아니면 80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확실히 일어날 현상이라는 점이 중요하죠. 그렇다면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누가 그 로봇을 소유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정답은 극히 한정된 소수의 사람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로봇을 쓰는데 비용을 지불해야겠지요. 


그런 사회는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구나 기술 진보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배당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로봇이 사람 대신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며 농업이나 공업, 서비스업 같은 일을 대체하면 우리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Ⅶ.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 데이터 자본주의가 불러올 격변의 미래 사회를 준비하라. 


금융 자본주의에서 데이터 중심 시장으로 전환


지금의 자본주의 중심 시장은 경이적으로 성공한 체제입니다. 사람들은 서로 협력하고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조정하려면 많은 정보가 시장에서 공유되고 사람들의 취향이나 욕구 파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기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정보의 비교 대상이 너무 많고 우리 뇌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인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취향이나 욕구에 맞는 제품의 질이나 서비스를 하나의 숫자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그것이 바로 가격이지요. 가격을 기반으로 한 시장은 가격 정보만 교환하면 거래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으로 가능합니다. 가격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 즉 화폐에는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가격 중심 시장에서 화폐는 가치 보존 및 교환 수단일 뿐 아니라 시장 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중요한 윤활유입니다. 이것은 금융 자본주의의 등장에 크게 공헌했습니다. 


가격 중심 시장에서는 금융 자본과 자본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요. 


그런데 지금 금융 자본주의가 점점 변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지금 세계가 가격 중심 시장에서 탈피해 데이터 중심 시장으로 이행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모든 정보를 가격이라는 하나의 숫자에 응축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저렴한 제품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욕구에 딱 들어맞는 최상의 상품을 찾기 위해 표준적인 방법을 채택한다는 뜻이지요. 


데이터 중심 시장에서는 가격의 중요성이 낮아지고 화폐나 자본의 역할이 축소됩니다. 가격 중심 시장이 데이터 중심 시장으로 이행하면 금융 자본주의의 종말과 함께 데이터 자본주의가 등장하겠지요. 


 [ 글을 마치며 ]


다양한 합리적인 상상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보인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을 상당 부분 대신할 것이라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단순 반복적인 노동업무 중에서 아직 기계화와 자동화가 완벽하게 되지 않은 것을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은 운전사가 없는 이동수단을 탄생시킬 것이고 하나의 인공지능이 수만 대의 차량을 적절하게 통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나아가 공사현장에서 사용되는 중장비 기계 들고 하나의 인공지능이 제어함으로써 건축 기간을 단축시켜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만 일어나는 현상도 아닐 것이다.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법률이나 의료서비스 같은 것들도 인공지능이 대신해 주는 일이 생겨날 수 있다. 


물론 제도적인 변화나 기술적인 완성도가 만족스러운 수준이 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최소한 30년 이내에는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두 번째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경제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꼭 인공지능을 개발하거나 IT 기술자가 되어서 코딩을 직접 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 플랫폼이나 블로그를 활용해서 정보를 생산해내는 사람들도 경제적인 이점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에도 단순 반복적인 편집 작업이나 창조적인 콘텐츠 생산이 아닌 경우에는 경제적인 큰 효과를 누리지는 못할 것이다. 


직접 자신의 이름으로 개별 콘텐츠를 만들어내거나 기존의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고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사람들이 큰 경제적인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시대적인 기술 흐름에 대해서 유연하게 사용할 줄 아는 것에서 시작해 나아가 자신이 받은 정보 서비스를 다시 세상에 되돌려주는 형태의 포지션을 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현대 자본주의가 변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예전과는 비견할 수 없을 만큼의 자산 격차가 발생되고 있고 이렇게 발생된 양극화는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발전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인다. 


이미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여러 단어들 중에서 이런 현상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꽤 많다. 예를 들어 수저론이라던지 N포 세대 같은 단어가 이를 잘 말해준다고 보인다. 


예전에는 노력해서 중산층이나 소득 수준의 계층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이 되었지만 지금은 이런 변화가 극소수에게만 가능한 수준이고 그 외의 다수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가장 먼저 발생이 되고 있는 국가들로는 유럽이나 일본을 들 수 있으며 최고의 부국이라 불리는 미국도 양극화에 자유롭지 못하다. 


더 특이한 현상은 고성장 국가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현재의 상황은 저성장 국가의 경우는 아예 계층 이동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양극화가 진행되어 버렸다. 


대표적인 국가로는 중국과 나이지리아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자산의 형성은 고사하고 일상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의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을 해야 한다. 


심지어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으로 경쟁 또한 매우 치열해지고 있다. 


기업의 근간은 시장이고 시장의 근간이 인구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인구들의 소득이 낮아지면 시장은 당연히 축소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책의 내용도 상당 부분 기본소득에 대한 의견을 전달해주고 있는데 이는 현대의 자본주의가 변형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아직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현상이고 현대 자본주의도 계속 변화하고 있는 체제로 어떻게 발전될 것인지는 논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분명 논의가 시작된 만큼 근시일 내에는 국가별로 최소한의 정책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된다. 


참고 도서 : 거대한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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