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전투력을 높이는 독학의 기술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사회에 진출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의 유효기간이 급속히 짧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세상에서는 과거에 배운 지식을 점점 줄여나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주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식의 유효기간이 짧아진 이유는 산업의 구조가 근본부터 뒤집히는 혁신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혁신이 일어나면 지금까지 해왔던 비즈니스가 증발해 소멸하게 됩니다. 비즈니스가 증발하고 소멸되는 혁신은 이를 준비하지 못한 기업이나 개인은 위기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개인의 커리어를 관리해야 하는 기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인해서 경제 활동 기간도 예전에 비해서 10년 이상 늘어나 60세 전후였던 은퇴 연령이 70~80세까지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대 사회는 영역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인재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요즈음 인재 육성이나 조직 개발 영역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파이형 인재의 중요성입니다.
파이형 인재란 글자 그대로 두 개 영역의 스페셜리스트로서의 깊은 전문성이 제너럴리스트로서의 폭넓은 지식을 떠받치고 있는 인재를 말합니다.
파이형 인재에게 필요한 다양한 영역에 걸친 광범위한 지식은 독학으로 익힐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의 변화와 혁신은 가속화되고 지식의 유효기간은 점점 더 짧아지는 세상에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위한 방법으로 독학은 좋은 수단이면서 동시에 개인의 즐거움을 위해서도 많은 도움이 되어줄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이끄는 독학의 즐거움을 좀 더 체계적이고 발전적으로 하기 위해 독학은 어떻게 삶에 무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그럼 우리는 왜 독학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Ⅰ. 지적 생산을 최대화하는 독학의 메커니즘
독학은 크게 전략 인풋 추상화 및 구조화 축적이라는 흐름에 의해 형성됩니다.
전략은 어떤 테마에 대해 지적 전투력을 높이고 싶은지 그 방향성을 생각하는 것이다.
인풋은 전략의 방향성에 근거해 책과 기타 정보 소스로부터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다.
추상화 및 구조화는 인풋 한 지식을 추상화하고 다른 것들과 연결 짓는 것으로 나름의 독특한 시사점, 통찰력, 깨달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축적은 획득한 지식과 추상화 및 구조화로 얻은 시사점과 통찰력을 묶어 세트로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꺼내 쓸 수 있도록 정리해두는 것을 말한다.
역사를 배우면 지적 전투력이 높아진다. 그것은 역사가 사례 연구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의 문제는 유일무이한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비슷한 사례를 수 없이 많다.
19세기 후반 독일 통일을 이끈 철형 재상 비스마르크는 이렇게 말했다. 바보는 경험에서 배우고 현자는 역사에서 배운다.
역사는 사례 연구의 보고이므로, 자신이 그 사례의 당사자가 되었다고 가정하고 자신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에 대한 사례였다면 자신을 그 경영자에 대입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사람이나 조직의 행동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요컨대 역사란 사람이나 조직의 행동에 대해 과거의 사례를 바탕으로 고찰하는 학문인 것이다.
이러한 고찰 없이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것만으로는 사람이나 조직의 행동에 관한 통찰을 얻을 수 없다.
앞에서 인용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다는 말은 역사 공부를 할 때 역사적 지식을 암기할 뿐 그 배후에 꿈틀거리는 인간 본성과 행동에 대해 고찰하지 않음을 경계하는 것이다.
Ⅱ. 전략
한정된 시간에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무기를 모으는 법
독학의 전략이란 한마디로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큰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무엇을 배우지 않을지를 결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넘치는 정보로 오버플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에게는 매우 안타깝게도 우리가 독학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짧다.
따라서 이 모든 정보 깊이, 자세히 아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며, 만약 그런 것을 목표로 한다면 다른 더 중요한 것을 희생하게 될 수도 있다.
독학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무한하지 않다. 독학의 전략을 고찰하는 데에는 이런 시간 인식이 가장 큰 기반이 된다.
일반적으로 지적 전투력을 높이기 위한 독서는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위험한 인식이다.
독서란 하는 방법에 따라 바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세기에 활약했던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문장론에서 다음과 같이 독서의 공과 중 과에 해당하는 부분을 철저하게 고찰했다.
독서는 타인에게 세상을 대신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우리는 다른 사람이 생각한 과정을 따라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언으로 널리 알려진 르네상스 시기의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도 수상록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믿고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읽지 말라. 화제와 논제를 찾기 위해서도 읽지 말라. 대신 깊이 생각하고 깊이 고려하기 위해 읽어라.
크로스오버 즉 곱셈을 만드는 것이 자기 프로듀스의 포인트가 된다.
획기적으로 창조적인 업적을 올리는 개인이나 조직을 보면, 그가 서 있는 위치는 다른 누구도 있을 수 없는 독특한 요소의 곱셈인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각각의 요소가 일류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Ⅲ. 인풋
쓰레기를 삼키지 않으면서 아웃풋을 극대화하는 법
독서에는 크게 다음의 네 가지 목적이 있다.
단기적으로 일에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한 인풋 : 경제 경영서
자신의 전문 영역을 심화시키기 위한 인풋 : 경제 경영서 + 교양서
교양을 넓히기 위한 인풋 : 교양서
오락을 위한 인풋 : 모든 책
어쩌면 이건 도움이 될지도 몰라라는 감각으로 모아 온 도구를 나중에 여러 가지로 조합하여 커뮤니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처럼, 독학 역시 이러한 감각을 가지고 도구를 모아야 한다.
장래를 미리 내다보고 점과 점을 연결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나중에 짜 맞추는 것뿐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언젠가 인생의 어딘가로 이어져 열매를 맺을 거라고 믿는 수밖에 없다.
목적 없는 공부야말로 나중에 빛이 된다.
독서는 단기적 시각으로 족하다는 말을 달리 표현하면 목적 없는 인풋이야 말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목적 없는 인풋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아웃풋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우선 기본적인 전제부터 확인하자면, 바로 아웃풋과 인풋의 양은 장기적으로 일치한다는 것이다.
즉, 인생 전체로 본다면 아웃풋의 양과 인풋의 양은 같다는 말이다. 사람은 아웃풋을 하면서 인풋도 하는데, 만약 인풋 하지 않으면서 아웃풋만 하면 언젠가는 바닥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독서법은 단 한 가지, 닥치는 대로 읽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나도 이 의견에 대찬성이다. 독서법은 그것밖에는 없다. 바꾸어 말하자면, 호기심을 잃지 말라는 말이 될 것이다.
특히 젊었을 때는 절대적으로 닥치는 대로 읽을 필요가 있다. 극단적으로 말해 닥치는 대로 읽는 시기가 없는 사람은 대성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너무 마음에 맞는 인풋은 조심한다.
마음에 맞는 인풋은 주의해야 한다. 마음에 맞는 인풋이라는 것은 공감할 수 있는 인풋이라는 뜻이다.
이런 인풋은 말 그대로 마음 편한 것이어서 주의하지 않으면 이런 인풋만 잔뜩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정말로 위험하다. 이런 인풋만 받아들이다가는 바보가 되기 때문이다.
정보의 양보다 밀도
독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인풋 하지 않을 정보를 정하는 것이다. 독학의 목적을 지적 전투력의 향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독학 시스템의 아웃풋을 향상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흐르는 상태에서 시스템의 핵심은 인풋 된 양보다는 그것을 추상화하고 구조화하는 처리 능력에 달려 있다.
즉, 무조건적인 인풋의 증가보다는 장래의 지적 생산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인풋의 순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양보다 밀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때문에 테마를 설정하고 그 테마에 따라 인풋을 정해야 한다.
사람이 가장 효율적인 독학의 미디어
인풋이 리소스가 되는 것이 독서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영화나 인터넷, 광고 등도 독학을 위해 유효한 리소스이며, 특히 사람은 특별히 유효한 독학 자원이다.
즉, 식견이 있는 사람을 만나 그 사람으로부터 가르침과 지식, 견문을 얻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학습 방법이라는 것이다.
식견이 있는 사람을 직접 대면하고 가르침을 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Ⅳ. 추상화 및 구조화
지식을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바꾸는 법
지식을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한 추상화와 구조화
독학에 의해 인풋 한 지식을 일에서의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할 일은 추상화와 구조화이다. 특히 교양서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은 경제경영서로 얻을 수 있는 지식과는 달리 그대로 비즈니스 세계에 활용할 수는 없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 있는 지혜로 전환하려면 추상화가 필요하다.
추상화라는 것은 사소한 요소를 제거하고 핵심을 뽑아내는 것, 요약하자면 OO다라고 정리하는 것이다.
세상만사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 구조, 즉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뽑아내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모델화한다라고 말한다.
Ⅴ. 축적
창조성을 높이는 지적 생산 시스템
수족관에서 정보라는 물고기를 산 채로 헤엄치게 한다.
아무리 질 좋은 정보를 대량으로 인풋 했다고 해도 그러한 정보를 지적 생산의 문맥에 맞추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으면 의미가 없다.
여기에서는 인풋 된 정보를 효율적으로 축적하여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보겠다.
우선 가장 중요한 건 기억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풋 한 정보를 축적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은 인풋 된 정보를 머릿속에 기억한다라고 이미지화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가이다. 우리 대부분은 지극히 평범한 기억력을 갖고 있어서, 머릿속 기억에만 의지해서 지적 생산을 하면 아웃풋은 매우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적 전투력 향상을 위한 축적이란 새로운 아이디어의 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지적 전투력을 발휘하는 데에는 두 가지 단계가 있다.
1단계 : 과거에 배운 지식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다.
2단계 : 과거에 배운 지식을 조합해 자신만의 개념을 구축할 수 있다.
변화가 빠른 시대를 살아가는 데에는 언론이 필요하다.
인풋, 추상화 및 구조화를 거쳐 축적된 정보를 언론하는 것이 마지막 단계다.
애써서 획득한 정보를 지우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지적 전투력의 향상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다.
언런이란 런의 반대말이다. 억지로 번역한다면 반학습이라고 해야 할까? 즉, 한 번 배운 것을 깨끗하게 지워버린다는 의미이다.
왜 귀중한 시간을 투자해 애써 배운 것을 깨끗하게 지워야 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환경의 변화가 매우 빨라졌기 때문이다. 10년 전에는 유효했던 콘셉트나 프레임워크가 점점 시대에 뒤쳐지고 빠른 속도로 새로운 콘셉트나 프레임워크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날 10억 원짜리 컴퓨터는 10~20년 후에는 100만 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이 컴퓨터와 일을 두고 싸우는 시대가 온다라는 말을 하지만, 현재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컴퓨터로 대체되지 않는 일 중 상당수는 아마 머지않은 장래에 컴퓨터로 대체될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사회의 존재 형태에도 큰 변화를 줄 것이다.
그런 커다란 변화가 계속해서 일어나는 세계에서 한 번 배운 콘셉트나 프레임워크에 계속 집착하는 것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항상 옛날에 익힌 내용을 폐기하고, 허심탄회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이 배워온 것을 소거하고 거기에 새롭게 배운 것을 덮어씌워야 한다.
즉, 계속해서 언론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 글을 마치며 ]
샐러던트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샐러리맨과 스튜던트의 조합으로 직장인이 된 뒤에도 계속해서 학습을 이어나가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지금은 이런 단어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 이유가 직장을 다니면서도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이 필수적인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취미와 관련된 것을 별도로 공부하는 사람이나 좀 더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서 대학의 학위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 중에 하나가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이라고 보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함양이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지능을 이용해서 발전해왔고 생산성 향상을 이루어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무한히 반복되어서 지구 어딘가에서는 새로운 내일을 꿈꾸며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서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 환경이 안 된다는 핑계와 의지가 약하다는 것으로 인해서 자주 무산되고 말았다.
그런데 독서를 하고 책을 읽는 것은 큰 어려움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 되어주었다.
처음 독서를 시작할 때에는 소설을 위주로 시작을 했다. 한 권 혹은 두 권 정도의 소설책에서 10권이나 20권 정도의 장편소설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자기 계발 서적을 통해서 습관을 바꾸려는 시도도 해보고 재테크 관련 책을 읽으면서 자산의 증식에도 도전해봤다.
이런 과정을 몇 년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읽은 책의 권수가 꽤 된다.
그런데 그렇게 읽은 책들의 내용을 얼마나 기억할까? 많아야 10% 정도 기억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읽는 순간에는 감동을 받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책의 내용이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꾸준히 읽은 책은 머릿속에 남아서 나의 생활양식을 바꾸었고 삶의 패턴도 바꾸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좀 더 발전적인 노력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책을 읽고 지식을 배양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이 책에서 말하는 독학이 삶에 무기가 되는 순간을 체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참고 도서 :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