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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Jan 20. 2022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 되는 법

더 이상 은행에 월급을 뺏기지 마라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빚이라는 것은 좋은 빚과 나쁜 빚이 있는데 그 기준은 빚을 통해서 미래의 가치가 증가하는가 줄어드는가로 구분이 된다. 


예를 들어 나쁜 빚은 이런 경우를 말한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구입한 뒤에 일시불이 아닌 할부로 구입을 할 경우 시간이 가면서 자동차나 가전제품의 가치는 줄어드는 반면 갚아야 할 금액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반면에 좋은 빚은 이런 경우를 말한다. 


빚을 활용해 가진 자본보다 더 큰 자산에 투자한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빚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로 수익이 끌어올려질 경우 이는 좋은 빚으로 구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좋은 빚은 조건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자산보다 더 큰 자산에 투자했지만 미래에 가치가 올라갔을 경우에만 좋은 빚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빚을 활용해 투자를 했는데 손실이 날 경우 오히려 자신이 가진 자산보다 더 큰 손실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빚은 좋은 빚과 나쁜 빚으로 구분을 해봐도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게 된다. 


그 공통점은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큰 무엇인가를 활용하고자 할 때에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빚을 활용하지 않고 살아가면 될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대의 사회 시스템은 빚을 고려하지 않고는 운영이 되지 않는 쪽으로 발전되어 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빚을 지게 되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그럼 어떤 연유로 우리가 빚을 사용하게 되었고 어떻게 빚을 바라봐야 하는지 한번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 빚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Ⅰ. 빚은 화폐보다 먼저 탄생했다.


물을 혼탁하게 만들어 소시민들을 낚는 전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우리의 가계를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유혹은 바로 빚이다. 


데이비드 그레이버 예일대 교수는 빚이 화폐보다 먼저 탄생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는 인류 초기의 화폐는 갚아야 할 금액을 적어놓은 일종의 차용증으로, 애초에 빚이 있었기에 화폐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준 공식 기록은 5천여 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옛날에도 흉년이 오면, 지주들은 소작농에게 곡식을 빌려주고 연 20% 안팎의 이자를 물렸다. 


하지만 농경시대에 연 20%의 이자를 갚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에 일단 지주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한 소작농은 얼마 지나지 않아 대부분 채무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빚은 시대를 거듭하면서 놀라운 생명력을 가지고 진화해왔다. 


현대로 넘어오면서 파생상품이라는 날개를 단 빚은 금융공학자들조차 정확한 정체를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모습으로 발전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불러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빚이 얼마나 파괴적인 힘을 갖게 되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Ⅱ. 빚에 지배당할 것인가! 지배할 것인가!


먹이를 주던 손이 목을 조르는 손이 되다.


한 마리의 칠면조가 농장에서 살고 있었다. 매일 아침마다 주인이 주는 먹이를 먹고 살아왔기 주인은 먹이를 주는 존재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천일이 지난 어느 날 아침, 주인의 손을 본 칠면조는 오늘도 먹이를 주는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주인은 느닷없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이날은 바로 미국인들이 칠면조를 먹는 추수감사절이었다. 칠면조는 천일 동안 주인의 손은 먹이를 주는 손이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추수감사절이 되는 날 철저히 배신을 당했고, 그 믿음은 칠면조의 목숨을 구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목숨을 잃는 순간에야 자신의 잘못된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는지를 깨달았지만, 때는 너무 늦고 말았다. 


이 우화를 처음 소개한 사람은 바로 영국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이다. 러셀은 자신의 책에서 이 우화의 주인공을 닭으로 설정했지만, 훗날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칠면조로 바뀌는 바람에 지금은 러셀의 칠면조라고 불리고 있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얕은 경험을 통해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는 귀납적 오류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준다. 


빚 없는 생활이 불가능한 시대


은행은 비 오는 날 우산을 뺏어간다. 


2007년 글로벌 금융 위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금융 그룹인 시티 그룹의 로고에는 빨간 우산이 그려져 있었다. 


1998년 시티 그룹과 트래블러스 그룹이 합병할 때 트래블러스 그룹이 합병할 때 트래블러스 그룹의 심벌이었던 빨간 우산 로고를 가져온 것이다. 


이 우산에는 재해나 사고는 물론, 재정적 위기에서 고객을 보호한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실제 은행들의 행동은 이와 정반대였다. 


자산 가격이 연일 폭등하고 경제가 호황을 누릴 때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온갖 혜택을 제공하면서 돈을 빌려 쓰도록 유도한다. 


심지어 도저히 빚을 갚을 가능성이 없는 저신용자에게도 돈을 빌려주겠다고 유혹하는 약탈적 대출까지 해준다. 


그러다 위기가 시작되면 은행들은 고객들의 우산이 되어주기는 커녕 일순간에 돈을 회수하여 고객들을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몬다. 


이 같은 상황을 시티 그룹의 우산 로고에 빗대에 은행은 날씨가 맑을 때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면 뺏어간다는 신랄한 풍자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Ⅲ. 감당할 수 없는 소비의 유혹


지갑이 열리는 마케팅 기법 1 : 디드로 효과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는 친구에게 최신 유행의 멋진 진홍색 실내복 한 벌을 선물 받았다. 그런데 멋지고 화려한 실내복을 입고 거실에 앉아 있다 보니 기존에 쓰던 소파가 너무 낡아 보였다. 


그래서 새 실내복에 어울리는 모로코산 고급 가죽으로 만든 새 의자로 바꾸었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소파를 바꾸었더니 이번에는 지금까지 쓰던 낡은 책상과 별걸이 장식은 소파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최신 유행의 책상과 벽걸이로 바꾸었다. 


결국 그는 집 안의 모든 가구와 장식을 바꾸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예기치 않게 빚까지 지게 됐다. 


이에 대해 디드로는 나의 옛 실내복과 작별한 것에 대한 유감이라는 에세이에서 자신이 고작 실래복 한 벌에 노예가 되었다고 토로했다. 


새 실내복 한 벌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삶에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결국 그 실내복이 없었을 때보다 훨씬 우울해졌다는 내용이었다.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인 줄리엣 쇼어가 자신의 베스트셀러인 과소비 하는 미국인 왜 우리는 필요 없는 것을 원하는가? 에서 새로운 물건을 하나 갖게 되면 이와 연관된 물건을 끝없이 사들이는 연쇄 작용을 디드로 효과라고 소개하면서 이 효과가 널리 알려졌다. 


우리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디드로 효과로 지갑을 열어왔다. 필자의 한 지인은 친한 친구에게 텐트 하나를 선물 받았다. 


고가의 최신 텐트로 바꾼 친구가 원래 사용하던 텐트를 준 것이다. 그런데 이 텐트를 받고 나서 보니 부족한 야영 장비가 한 둘이 아니었다. 


결국 온갖 취사 장비는 물론 야외용 테이블과 의자, 침구류까지 사게 됐다. 


그러다 친구에게 받은 텐트에 만족하지 못하게 되자 고가의 텐트를 새로 샀다. 이렇게 장비가 늘어나다 보니 기존의 세단으로는 다 싣고 다닐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멀쩡한 승용차를 팔고 값비싼 대형 SUV로 바꾸고 말았다. 그야말로 중고 텐트 하나가 거대한 소비의 소용돌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지갑이 열리는 마케팅 기법 2 : 베블런 효과


기업이 우리를 소비의 유혹에 빠뜨리는 마케팅 기법은 디드로 효과만이 아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나 보던 베블런 효과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합리적인 존재로 간주하지만, 실제 인간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굳이 비싼 사치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현상을 처음 학문적으로 연구한 소스타인 베블런의 이름을 따서 베블런 효과라고 부른다. 


기업들은 베블런 효과를 활용해 사람들의 과시욕을 자극한다. 자동차 회사가 남들의 질투 어린 시선을 강조하는 광고를 만든다던다, 명품 가방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려 선망의 대상으로 만드는 방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이 같은 베블런 효과에 넘어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돈을 쓰기 시작하면 아무리 소득이 높아도 도저히 소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지갑이 열리는 마케팅 기법 3 : 밴드 왜건 효과


베블런 효과보다 더 위험한 것은 바로 밴드 왜건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치품을 살 여유가 없는 사람이 주변 사람에게 뒤처질까 두려워 무리해서 값비싼 물건을 사는 것을 뜻한다. 


동창회나 학부모 모임에 나가기 위해 수백만 원짜리 가방이나 옷을 사거나, 유명 연예인이 입고 나온 값비싼 옷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현상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기업들은 사은품을 내걸어 미끼 효과를 노리기도 하고,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광고를 노출시키는 잠재의식 효과를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심리적 약점을 파고드는 소비의 유혹은 우리를 쉽게 무너뜨리고 최면에라도 걸린 것처럼 선뜻 지갑을 열게 만든다. 


만일 우리가 디드로 효과와 베블런 효과, 그리고 밴드왜건 효과 등 심리를 노린 마케팅 기업에 굴복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소비를 하고, 그로 인해 빚까지 진다면 문제는 아주 심각해진다. 


소비로 인한 빚은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빚에 속하는 만큼, 한번 그 수렁에 빠지면 웬만해서는 헤어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주체할 수 없는 소비 충동을 지름신이라고 표현한다. 이 말은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에도 수록될 만큼 보편화됐다. 이처럼 소비 충동을 신에 비유할 정도로 소비의 유혹을 이겨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소비의 충동을 참지 못하는 것을 단지 개인적인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다. 지름신의 진짜 정체는 우리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지갑을 열게 만드는 기업의 치밀한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아무런 대비책 없이 무방비 상태로 지름신과 싸우기는 너무나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 글을 마치며 ]


빚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먼저 정리를 해보자면 빚은 누군가의 제안으로부터 시작이 된다는 것이다. 


물건을 구입하고자 할 때에 돈이 부족하다고 할 경우 돈이 충분해질 때까지 소비를 미뤄야 하는 것이 이전 시대에는 자연스러운 경제 논리였다. 


그런데 지금은 자본이 부족하다고 해서 소비를 늦추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할부제도와 연계된 할인 제도를 통해서 소비를 이어나갈 수 있다. 


여기에서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왜 이런 소비가 가능하게 된 것일까?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 늘어나서 시장 경제 논리가 변화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지금 우리는 불필요한 물건을 추가적으로 소비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물건이 부족한 시대가 아니라 풍요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의 물건은 우리가 다 소유하고 있고 추가적인 소비가 필요하지 않은 시대이다. 


그렇지만 소비가 발생되지 않으면 기업은 생존하기 어렵다. 계속해서 누군가가 물건을 사주어야만 기업은 매출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마케팅 방법이 생겨났고 대표적인 마케팅 방법으로 베블런 효과와 밴드왜건 효과, 디드로 효과를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구매자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했는데 막상 소비를 하려고 보니 구매자들에게 돈이 부족하다. 


돈이 부족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돈이 부족한 것을 알고 있으니 지금 당장 내지 않고 미래에 돈을 지불하면 됩니다라는 것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서 너도나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소비를 이어나가니 모두가 다 소비에 익숙해지고 이는 다시 빚을 어느 정도 지고 가는 것이 익숙해지는 시대에 가게 된 것이다. 


그러면 소비가 아닌 투자를 위한 빚은 어떨까? 이 문제 또한 마찬가지라고 보인다. 


지금 당장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더 큰 보상을 유혹하면서 빚을 내어서라도 투자를 하는 것을 유도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빚이라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과도한 소비나 투자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빚을 권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점점 빚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참고 도서 :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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