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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Jan 19. 2022

스틱!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 그 안에 숨은 6가지 법칙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동일한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따라서 파급력은 달라지게 된다. 


주변에서 흔히 볼 때에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은 그 사람만의 독특한 공식이 존재하고 나아가 매력으로도 변화되게 된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도 이런 힘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상대의 동의를 잘 이끌어내는 사람은 업무 성과적인 측면에서도 인정을 받게 된다. 


혹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그의 언어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이야기의 전개 능력이나 발표력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러 번의 경험과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다양성을 발전시켜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다양한 표현을 해보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은 책일 것 같아 소개해보고자 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신장을 훔쳐가는 장기 도둑 이야기의 비밀


내 친구의 친구 데이브는 출장을 자주 다닌다. 얼마 전 데이브는 고객과 중요한 미팅이 있어 애틀랜틱 시티에 들렸다. 약속을 마치고 비행기 시간까지 여유가 좀 남자 그는 시간을 때우려고 근처 술집에 들어갔다. 


첫 번째 잔을 막 비운 찰나, 갑자기 어떤 눈부신 미녀가 다가오더니 그에게 두 번째 잔을 사주고 싶다면 말을 걸러왔다. 


데이브는 그 여자의 제안에 깜짝 놀랐지만 조금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좋다고 대답하자 미녀는 바에 가서 술 두 잔을 들고 돌아왔다. 한 잔은 데이브를 위해 그리고 다른 한 잔은 자기 자신을 위해 데이브는 여자에게 고맙다고 말한 다음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기억하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다음날 아침 어리둥절한 상태로 눈을 떴을 때 그는 호텔 욕조 안에 누워 있었고 욕조에는 차가운 얼음이 가득 차 있었다. 데이브는 여기가 어디인지 그리고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의아해하며 정신없이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움직이지 말 것! 911에 전화하시오. 


욕조 옆 작은 탁자 위에 휴대전화가 놓여 있었다. 데이브는 전화기를 집어 들고 911을 눌렀다. 얼음 때문인지 손가락이 뻣뻣하게 굳어 잘 움직이지 않았다. 교환원이 전화를 받았다. 


이상하게도, 그녀는 지금 데이브가 처한 상황에 꽤 익숙한 것 같았다. 교환원이 말했다 


선생님, 등 뒤로 손을 뻗어보세요. 천천히 조심스럽게요. 혹시 허리에서 튜브가 튀어나와 있나요?


데이브는 불안감에 떨며 등 뒤를 더듬거렸다. 그랬다. 튜브가 만져졌다. 교환원이 말했다. 놀라지 말고 제 말 잘 들으세요. 선생님은 어젯밤 신장을 도둑맞으신 겁니다. 요즘 이 도시에서 장기 절도 조직이 활동 중인데 유감스럽게도 선생님이 그 피해를 입으신 것 같습니다. 


지금 즉시 응급요원을 보내드릴 테니 그 사람들이 도착할 때까지 절대로 움직이지 마십시오. 


방금 당신이 읽는 이야기는 지난 15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유행한 도시 괴담 중 하나다. 평범한 미국인들은 다들 한 번쯤 이 신장 도둑 괴담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수백 가지 버전이 있는데, 모두 세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첫째 약을 탄 술, 둘째 얼음으로 가득 찬 욕조, 셋째 신장을 도둑맞았음을 알려주는 충격적인 결말, 한 유부남이 라스베이거스에 갔다가 호텔방으로 부른 매춘부에게서 술을 받아 마셨는데 술에 약이 들어 있었다는 버전도 있다. 


말하자면, 이 모든 이야기는 신장을 둘러싼 도덕극인 셈이다. 


자, 그럼 방금 읽은 이야기를 복기해보자. 아마 당신은 이야기를 거의 완벽하게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다. 주인공이 고객과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애틀랜틱시티에 갔다는 건 잊어버릴지 모른다. 하지만 뭐 그래 봐야 뭐 어떻단 말인가?


대신 중요한 다른 점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는데. 


신장 도둑 괴담은 우리 기억에 스틱! 되어 스티커처럼 찰싹 달라붙는 스티커 메시지다. 우리는 이것을 듣는 순간 기억하고 언제든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 전달할 수 있다. 


만약 이 이야기를 진짜로 믿는다면 평생 동안 아무리 미남미녀가 접근해온다 해도 낯선 사람에게는 절대로 술을 받아마시지 않을 것이다. 


이제 신장 도둑 말로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다. 다음 문장은 한 비영리단체가 배포한 문서에서 발췌한 것이다. 


포괄적인 공동체 구축은 그 본질적인 특성으로 인해 현존하는 실행 방식과 일치하는 모범적인 투자수익 원리 모델이 적합하다. CCL의 자원 흐름을 제한하는 요소는 자금주들이 책임 여하를 확실하 하기 위해 지원 자금 조성에 있어 시장 선정 및 절대적인 필요조건에 자주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 이 이야기를 다시 설명해보자.


입에서 입으로 돌고 도는 도시 괴담과 책자를 뒤져 일부러 골라낸 어렵고 골치 아픈 글을 비교하다니, 너무 불공평하다고? 물론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로 흥미로운 건 여기부터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개의 예시가 우리 기억력의 양 극단에 존재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우리가 직장에서 흔히 접하는 의사소통 방식은 둘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만일 당신이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당신의 일터는 마치 북극성을 기준 삼아 항해하는 선박처럼 비영리단체를 모범 삼아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건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어떤 메시지는 본질적으로 흥미롭게 마련이고 또 어떤 메시지는 본질적으로 따분하게 마련이니까.


신장을 훔쳐가는 장기 도둑이라니, 제목만 들어도 궁금해지지 않는가? 한편 비영리 단체의 재정전략 따위를 알고 싶어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즉, 이것은 메시지 버전의 본성 대 양육 논쟁인 셈이다. 


 Ⅱ. 핼러윈을 망친 소문


1960년대와 1970년대 핼러윈이 되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과자를 얻는 전통이 커다란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핼러윈에 몇몇 미치광이 새디스트들이 아이들에게 면도날을 박은 사과와 독이 든 과자를 나눠준다는 소문이 떠돌기 시작한 것이다. 


엄청난 동요가 전국을 휩쓸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받아온 과자를 일일이 검사했고, 학교는 저녁에도 문을 열어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과자를 얻어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병원들은 아이들이 받아온 사탕 봉지를 엑스레이로 검사해주겠다고 자청하고 나서기도 했다. 


1985년 ABC 뉴스 여론 조사에 의하면 부모들의 60퍼센트가 핼러원에 자신의 자녀들이 끔찍한 일을 겪을 까 봐 염려했다.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포장되어 있지 않은 과자는 절대로 먹지 말라고 가르친다. 참으로 서글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1985년 이 스토리는 보다 기묘한 방향으로 뒤틀리기 시작한다. 연구진이 독이 든 핼러윈 과자 전염병에 대해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 소문은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했다. 사회학을 연구하는 조엘 베스트와 제럴드 호리우치는 1958년 이래 핼러윈데이에 발생한 모든 사건사고 기록을 연구했다. 


그 결과 놀라지 마시라. 핼러윈에 전혀 모르는 타인이 과자에 독을 넣어 아이들을 해치려고 했던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다시 말해, 과학적인 증거에 의하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사탕을 받아먹어도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의미다. 당신이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오히려 당신 가족과 친척들이다. 


독이 든 핼러윈 과자 스토리는 지난 30년 동안 수백만 명에 달하는 부모들의 행동을 변화시켰다. 


참으로 애석하게도 이웃이 이웃을 의심하고 두려워하게 만든 것이다. 이 소문은 심지어 법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캘리포니아 주와 뉴저지 주는 과자에 해로운 물질을 주입한 사람에게 특수 죄를 부과한다. 


이 메시지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Ⅲ. 메시지를 달라붙게 하는 여섯 가지 핵심 요소


성공적인 메시지에는 유사한 주제와 유사한 특성들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원칙 1 단순성 simplicity


메시지의 핵심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 유명한 변호사가 이런 말을 했다. 만일 당신이 법정에서 열 가지 주장을 펼친다면 설사 그 열 가지 주장 모두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할지라도 평결을 내리는 배심원들은 그중 단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메시지의 핵심을 발굴하려면 우리는 결론을 내리는 명수가 되어야 한다. 무자비할 정도로 곁가지를 쳐내고 중요한 것만 남겨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요약문이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속담이다. 메시지는 반드시 단순하고, 동시에 심오해야 한다.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은 단순함의 궁극적 이상향이다. 


이 단순한 한 문장이 얼마나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모라. 이를 실천하려면 한평생이 걸려도 부족할 테니 말이다. 


원칙 2 의외성 Unexpectedness


사람들이 우리의 메시지에 관심을 갖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그 관심을 유지시킬 것인가? 해결책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뜨리는 것이다. 직관에 반하는 결론을 내세워라. 영화관에서 파는 팝콘은 해롭다. 


심지어 하루 세 끼 꼬박 콜레스테롤이 푸짐한 식사를 하는 것보다 팝콘 한 봉지를 먹는 편이 더 건강에 해롭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면 그들의 허를 찔러 긴장감을 높이고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 그러나 놀라움이라는 감정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는다. 반드시 사람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1년에 48시간짜리 역사 수업에 아이들이 계속 집중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의 지식에 구조적인 공백을 열어주면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 다음 그 빈틈을 채워줘라. 


원칙 3 구체성 concreteness


메시지를 명확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실질적 행위와 감각적 정보의 언어로 설명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수많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된 방향으로 빗나가곤 한다. 


사명선언문, 시너지, 전략, 비전 등의 말은 대개 애매모호하고 허황되며 아무런 의미도 담겨 있지 않다. 


선천성 스티커 메시지는 구체적이고 상세한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두뇌는 구체적인 정보를 기억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속담은 대개 추상적인 진리를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한다. 손안에 든 새 한 마리가 덤불 속 두 마리보다 낫다. 

구체적인 설명이야말로 우리의 메시지가 청중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동일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원칙 4 신뢰성 credibility


사람들은 무엇에 관해 예를 들 때 본능적으로 큰 숫자를 내미는 경향이 있는데 많은 경우 그것은 가장 잘못된 접근법이다. 


1980년 미국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지미 카터와 맞선 레이건은 경제 침체를 입증하는 증거로 복잡하고 끝없는 통계수치를 제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대신 그는 유권자들이 스스로 물을 수 있는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 투표를 하기 전에 마음속으로 한 번만 물어보십시오. 과연 나는 4년 전보다 더 잘살고 있는가?


원칙 5 감성 Emotion


우리는 같은 사람에게 감정을 느끼지, 추상적인 개념에는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한다. 때로 이 부분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자극을 해야 할 적절한 감정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를 테면 10대 흡연 청소년들에게 담배의 유해성을 상기시키는 것은 그리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거대 담배회사의 표리 부동한 행동을 알려줌으로써 반발심을 자극한다면 금연 열풍을 훨씬 강하게 일으킬 수 있다. 


원칙 6 스토리 Story


여러 연구에 따르면 특정 상황에 대해 머릿속으로 미리 예행연습을 해두면 실제로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훨씬 유용하고 효과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토리를 일종의 정신 자극제 역할을 함으로써 뜻하지 않은 상황에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도록 도와준다. 


 [ 글을 마치며 ]


매우 긴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는 것들이 존재한다. 그것이 음악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영화의 한 장면이 될 수도 있고 TV의 뉴스가 될 수도 있다. 


혹은 사람을 만났을 때가 될 수도 있고 사건이 일어났을 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일은 우리의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요즘처럼 정보가 난무하는 시대에는 우리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은 우리는 잊어버리고 있을 것이다. 


이런 시대에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이목을 집중시키고 주의를 끌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매우 중요한 스킬이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신장 도둑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한 이유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내용의 글을 쓰거나 사람들에게 더 자주 읽히고 쉽게 이해되는 글을 쓰거나 내용 전달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위에서 이야기한 여섯 가지 방법에 대해서 잘 숙지하고 있어야겠다. 


단순함 - 의외성 - 구체성 - 신뢰성 - 감성 - 스토리이다. 


이를 복합적으로 생각해보면 재미난 스토리를 가미한 단순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1초 만에 달라붙어 오랜 시간 기억되는 메시지를 만드는 비법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도서 : 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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