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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Feb 05. 2022

테슬라 쇼크

대비하고 반격하든지 아니면 사라지든지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기존 자동차 업계의 모든 시가 총액을 뛰어넘는 기업 가치를 보유하게 된 기업이 바로 테슬라이다. 


포드나 GM 현대나 도요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차량 판매고를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가 총액은 그들 기업들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많다. 


대체 그런 평가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지 테슬라는 대체 왜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었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 한 번 들여다보자. 


 Ⅰ. 테슬라는 과거 100년의 자동차 비즈니스와 무엇이 다른가


기존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를 대량으로 만들고 대량으로 팔아서 돈을 법니다. 


애프터서비스 부문에서 부품을 팔아 수익을 거두거나 공임으로 돈을 벌기도 하지만, 더 매력적인 자동차를 더 저렴하게 만들어 조금이라도 비싼 값에 판매함으로써 영업이익을 높이는 게 핵심이죠. 


자동차 회사는 브랜드 홍보를 위해 아주 많은 돈을 쓰지요.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 비슷한 품질과 성능의 차를 만들더라도 더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에 대한 추가 비용을 내는 거죠.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이 그렇게 광고를 많이 하고, 유명 자동차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으로 내려고 하고, 스포츠 대화도 후원하고 그러는 겁니다. 


차량을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테슬라의 전기차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회사의 방식과 다릅니다. 즉, 자동차를 서비스의 수단으로 봅니다. 기존 업체들의 미션은 사실상 차를 파는 것에서 완료됩니다. 


즉, 그들의 관점에서 자동차 사업의 정의는 소비자들의 사줄 만한 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겁니다. 


더 저렴하게 만들어서 더 비싸게 팔아 마진을 남기는 것이 수익 모델이죠. 


그럼 테슬라가 어떻게 기존 자동차 회사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인지, 테슬라 입장에서의 전략으로 설명해볼까요?


현재 1등이 잘하는 방식으로 백날 갈고닦아봐야 이기기 어렵다. 기존의 연장선 위에서만 과제를 풀려고 하지 말로, 과제를 아예 새로 설정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전략의 기본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왜 테슬라가 혁신성이나 매력뿐 아니라 실제 가격 경쟁력에서도 도요타를 이길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입니다. 


우선 자동차 업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원가라는 개념을 생각해보죠. 대부분 제조업이 그렇지만, 자동차 산업에서는 특히 원가가 생명선입니다. 내연기관차는 1대당 2만 개에서 3만 개의 부품이 조립돼 만들어지기에 제조업의 종합예술이라고도 불릴 정도니까요. 


누가 더 저렴하게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죠. 


이런 원가 경쟁력의 노하우는 지난 100년간 자동차 역사에서 계속 발전해왔는데요. 이 노하우의 정점을 찍은 회사가 도요타입니다.


부품과 제조 과정의 원가를 줄이고 또 줄여 소비자에게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 또는 같은 가격에 더 높은 가치를 담은 차를 제공해왔습니다. 


무선 업데이트로 차량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테슬라


일론 머스크는 원가 경쟁력에서 도요타를 이기기 위해 과제를 어떻게 새로 설정했을까요? 


판매 단계에서 가성비가 가장 뛰어난 차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된 이후에 차의 가치가 계속 커지는 방식을 생각해 냈습니다. 


약간 어려운 말로 하면, 소유 기간 내의 총비용이라는 과점에서 접근한 겁니다. 


TCO = Total Cost of Ownership


일반적인 차량은 구입 후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가 일어납니다. 도요타처럼 내구성이 좋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차는 감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그래도 사는 시점부터 차량 가치가 계속 떨어진다는 점에서는 예외가 아닙니다. 


현재 판매되는 차 가운데 테슬라에서만 제대로 구현되는 차량 기능의 무선 업데이트 (OTA Over The Air)를 통해 실현됩니다.


차를 새로 구입하지 않아도 OTA를 통해 차량 기능이 개선되기 때문에 가치가 유지되는 거죠. 


특히 테슬라에 탑재된 주행 보조기능은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해서 성능이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탈 때마다 기능이 좋아지니까 차량 가치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판매 시점의 가격을 도요타처럼 낮추기는 어렵더라고 판매 이후 가치가 유지되고 오히려 더 좋아지니까 결국엔 테슬라가 도요타를 이길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풀 셀프 드라이빙이 앞으로 계속 발전하고 또 규제 문제만 해결된다면, 기존 테슬라 차량의 가치가 최소 5배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Ⅱ. 테슬라가 미래 산업, 반도체 업계에 주는 쇼크


테슬라는 자사 차량에 탑재되는 AI반도체를 직접 설계합니다. 


2019년 4월 자체 설계한 자율주행용 AI반도체를 공개했는데요. 현재 시점에서 디바이스에 사용되는 AI반도체 가운데 가장 성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가 AI반도체 부문에서 반도체 전문 기업들을 앞서 나간다는 사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 하나만으로도 테슬라의 기술력과 비전, 실행력을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래 산업에 AI반도체가 왜 그토록 중요할까요?


AI는 클라우드 등 각종 IT 서비스, 자율주행 등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소프트웨어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엄청난 양의 계산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데, 여기에 특화된 계산 장치가 바로 AI반도체 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AI반도체를 잡는 기업이 미래 반도체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시장분석 회사 가트너에 따르면, AI반도체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121억 달러, 2021년 181억 달러, 2022년 244억 달러, 2023년 343억 달러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입니다. 


3년 만에 3배 규모가 되는 폭발적 성장세입니다. 


AI반도체 장악에 나선 기업은 테슬라나 엔비디아 만이 아닙니다. 글로벌 IT 공룡 등이 AI반도체로 영역을 속속 확장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2016년 첫 AI 반도체를 내놓았고,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도 2019년 9월 AI반도체 한광 800을 선보였습니다. 


각 분야 산업에 활용되는 AI비중이 엄청나게 커지다 보니, AI반도체를 외부에 의존하는 것보다 직접 개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글로벌 IT 빅 플레이어들이 꿈꾸는 것은 이른바 AI의 수직계열화입니다. AI 관련 서비스, 소프트웨어, 고성능 컴퓨터 등을 통합해 내재화하겠다는 얘기입니다. 


테슬라가 좋은 예죠. 테슬라는 전기차를 만들고, 거기에 자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얹었습니다. 


테슬라는 반도체 전문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엔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AI반도체를 외부에 의존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엔 자체 개발로 선회했는데, 이 방식이 서비스 향상의 궁극적인 열쇠임을 깨달은 겁니다. 


[ 글을 마치며 ]


테슬라가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불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기존 산업에 1등이 잘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무엇인가를 시도할 때에 남들이 잘하는 방법을 베끼는 것으로 시작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기존 산업의 영향을 받게 되고 1등이 잘하는 것에 익숙하면서도 그 안에서 변화를 꾀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우리가 1등을 이기기 위해서는 1등이 실수를 하거나 우리나 조금 더 좋은 것을 만들어 냈을 때에만 가능해집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1등은 상처뿐인 영광일 뿐 오래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1등을 따라 하는 방식으로 1등이 된 기업은 혁신이 아닌 기존의 것을 답습하면서도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고 평가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1등의 방식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아니 자동차 업계의 본질 자체를 변화시켜 버린 듯합니다. 


테슬라의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기관차와 달리 감가상각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간이 간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기술이 탑재됨으로써 예전에 산 구식 테슬라 자동차는 시간이 지나도 최신에 나온 자동차와 큰 차이가 없게 됩니다. 


이것이 기존 제조업의 방식을 따르지 않았으며 자동차 업계의 혁신을 일으켰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주된 이유입니다.


두 번째는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기술력을 확보 하겠다는 것입니다. 


자동차 기업은 차의 디자인 마케팅, 엔진의 효능에 집중하고 그 외의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것은 모두 외주에 맡겨버리는 형식입니다. 


이는 과거의 산업혁명의 발전 자체가 분업화를 요구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분화된 분업화는 전문적인 제조를 가능하게 하고 적기 공급 적기 생산이라는 가장 효율적인 제조업 생태계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런 생태계를 거부하고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조달하는 형태의 회사로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칩의 디자인이 가장 큰 부분입니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생명력은 전기로 구동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연결되어 자율 주행하고 새로운 이동 수단이 되는 것을 꿈꾸고 나아가 도시혁신 인류 역사 변화까지도 꿈꾸는 듯합니다. 


테슬라의 자동차가 자율주행이 되게 되면 모든 차는 인공지능이 대신 운전을 해주고 인간은 잉여 기산을 가지게 됩니다. 


이럴 경우 우리는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것에 더 익숙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처럼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을 제조업의 효율적인 생산이라는 접근 방법이 아닌 완벽하게 새로운 산업으로 재 디자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가 시가 총액이 1위가 되고 주가가 지속 상승을 할 것인가 아닌 것인가를 떠나서 이런 평가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결론은 가능할 수도 있겠다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테슬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산업을 변화시키고 이끌어나가기 때문입니다. 


 참고 도서 : 테슬라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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