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ndmer Feb 09. 2022

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 있는 경제학

넛지부터 팃포탯까지, 심리와 세상을 꿰뚫는 행동경제학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경제는 경세제민의 줄임말입니다. 경세제민이란 세상을 잘 다스려 백성들을 구한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곧 경제학이 백성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에는 매우 다양한 학문이 존재하고 기술이 존재하는데 유독 경제는 왜 세상을 잘 다스려 백성들을 구한다는 뜻을 가지게 된 것일까요?


그 이유는 우리의 삶이 모든 부분이 경제와 연관이 되어 있고 우리는 경제활동을 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 어떤 것들을 아는 것이 삶의 무기가 될 수 있는지 쓸모 있는 경제학이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시죠. 


 Ⅰ. 다이어트, 왜 자꾸 실패할까?


다이어트, 정말 쉽지 않다. 밤에 실컷 먹고 내일부터 살 빼야지!라고 다짐하거나, 주말에 배를 두드리며 다이어트는 원래 월요일부터 하는 거야라고 생각했던 경험, 누구나 있을 테다. 


하지만 그다음 날도 월요일에도 우리는 한 손에는 치킨을 다른 한 손에는 콜라를 들고 이렇게 되뇐다. 


다음 주부터는 꼭 다이어트를 시작하리라. 왜 이런 실패가 반복되는 걸까? 또 기업은 이런 소비자의 행동을 어떻게 이용할까?


우리가 육체적으로 행동할 때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운동하거나, 산책할 때는 몸에 축적된 에너지를 사용한다. 


문제는 무언가를 인내하는 데에도 물리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뒤, 먹고 싶은 유혹을 참고 견디는 것은 단순히 정신력의 문제가 아니다. 


그 유혹을 참는 동안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한다. 


인내에도 에너지가 소모된다?


자아 고갈 이론을 처음 발표한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심리학과 로이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자아 고갈 이론의 네 가지 특징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자기 통제력은 무한정 존재하지 않는 한정된 에너지 자원이다. 


자기 통제력을 사용하면 이 자원은 고갈된다. 


자기 통제를 위한 에너지는 다시 보충된다. 다만 보충되는 속도는 고갈되는 속도보다 느리다. 


그래서 종종 바닥을 드러낸다. 


자기 통제 능력은 근육과 비슷해서 반복적으로 훈련하면 능력치를 높일 수 있다.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은 아침부터 하루 종일 먹고 싶은 음식을 거부하기 위해 인내하고 또 인내한다. 


문제는 인간의 자기 통제력이 무한하지 않으며, 통제력을 사용하면 이 능력은 고갈된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밤 9시가 넘어가면 에너지는 소진되고 인내력은 바닥이 드러난다. 그리고 마침내 야식의 유혹에 무너진다. 


밤이 깊어지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앞에 족발과 라면이 놓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가난하다고 하여 유혹을 모르겠는가!


물건을 파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자아 고갈 현상을 집요하게 노린다. 같은 광고를 반복해서 보여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광고를 보고도 그 제품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도 존재한다. 돈이 부족해서 참고 있는 예비 고객의 마음을 뒤흔들기 위해 광고를 계속한다. 


자아 고갈 이론에 따르면 참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는 법이다. 인내를 거듭하던 사람들은 결국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유혹을 참지 못한 채 지갑을 열어 지름신을 맞이한다. 


 Ⅱ. 미완성 효과 


인간은 끝내지 못한 일을 더 잘 기억한다. 웨이터는 주문을 주방에 전달해야 그 일을 마치는 셈이므로, 일을 마치기 전까지 주문을 거뜬히 암기한다. 


하지만 주문이 주방에 전달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제는 웨이터의 임무가 끝났기 때문에 뇌는 그 끝낸 일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 


불과 30분 전까지 완벽히 기억한 주문을 웨이터가 완전히 지워 버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완성 효과를 이용해 마케팅하라. 


자이가르닉의 이 논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심리학에서는 자이가르닉의 이론을 자이가르닉 효과 혹은 미완성 효과라고 불렀다. 


따라서 일을 마치지 못하면 뇌는 팽팽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그 일을 보다 잘 기억한다. 


반면에 일을 마치면 뇌는 긴장 상태를 잃어버리면서 그 일을 곧잘 잃어버린다. 


  Ⅲ. 터널링 이펙트


시험 전날에 모든 집중력이 극대화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센딜 멀레이너선과 프리스턴대 심리학과 교수 엘다 샤퍼는 결핍의 경제학이라는 책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멀레이너선과 샤퍼는 경제학에서 벌어지는 많은 문제가 결핍, 즉 부족함 때문에 생긴다고 주장한다. 


멀레이너선과 샤퍼에 따르면 결핍, 혹은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상황은 일의 효율성을 높인다. 


사람은 넉넉할 때 절박하게 일하지 않는다. 당연히 이럴 때 일하게 되면 효율성도 떨어진다. 


마감 시간이 닥쳐야 겨우 글을 쓰기 시작하는 기자들을 두고도 멀레이너선과 샤퍼는 그건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해석한다. 


두 학자에 따르면 마감이 다가온다는 것은 곧 시간이 부족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시간의 결핍은 사람을 매우 효율적으로 일하도록 만든다. 


터널링 이펙트, 결핍은 시야를 좁힌다. 


그렇다면 그들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람을 결핍한 상태로 몰아붙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부족한 상태가 효율성을 높이는 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결핍은 그보다 훨씬 큰 부정적 효과를 낳는다는 것이 두 학자의 주장이다. 


소방관이 시간 결핍 상황을 맞으면 오로지 사람을 구하는 일에만 집중한다. 


사람을 구하는 일에 대한 효율성은 높아지는데, 그 일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한다.

 

그래서 소방관은 차 문을 닫는다거나 안전벨트를 채우는 기본적인 일을 잊어버린다. 


멀레이너선과 샤퍼는 이런 현상을 터널링 이펙트라고 부른다. 


어두운 터널에 들어가면 앞이 잘 안 보인다. 그래서 터널 안에 있는 사람들은 오로지 터널 밖으로 나가는 데만 집중한다. 앞만 열심히 쳐다보니 당연히 시야가 더 좁아진다. 


사람들은 터널에 들어가면 자기가 집중한 일 이외의 대부분을 잊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터널링 이펙트라고 부른다. 


 Ⅳ. 스톡데일 패러독스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들을 많이 듣는다.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될 일도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긍정적으로만 상황을 바라본다면? 긍정의 힘만 믿으면 세상일들이 술술 풀릴까?


심리학 용어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스톡데일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베트남 전쟁에서 스톡데일을 포로로 잡혀 호아로 라는 수용소에서 무려 7년 6개월을 갇히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수감 동료들은 7년은커녕 몇 년도 못 견디고 거의 목숨을 잃었다. 스톡데일만 살아남아 돌아올 수 있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냐고 물어보자 스톡데일은 이렇게 답했다. 


불필요할 정도로 지나치게 낙관적인 사람들은 다 죽었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살았고요. 


스톡데일의 동료들은 근거 없는 낙관으로 일관해 석방이 되지 못했을 때의 안타까움에 힘들어했지만 스톡데일은 근거 없는 생각을 품지 않았다. 


스톡데일은 치밀하게 준비하고 대응하면서, 당장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았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며 닥칠 고난을 의연하게 대비했다. 


준비된 낙관주의가 진짜 낙관주의


스톡데일 패러독스에서 패러독스란 모순이라는 뜻이다. 


왜 여기에 모순이라는 말이 붙느냐면 낙관주의는 사람에게 좋은 점과 나쁜 점 모두를 안겨 주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낙관은 인류를 진화시키고 도전을 감해하게 한다. 그래서 낙관에는 분명히 좋은 면이 있다. 


하지만 낙관이 과해서 근거 없는 낙관주의로 흐르면, 이는 오히려 사람을 파멸시킨다. 잔뜩 기대하며 희망을 품었다가 결과가 나쁘면 사람은 절망에 빠져서 자포자기의 길을 걷게 된다. 


 [ 글을 마치며 ]


경제학이라는 것은 우리의 실생활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알아갈 수 있는 것들이 매우 만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기회비용인데 우리는 매일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하나를 포기하게 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기로 했는데 급작스럽게 누군가와의 약속이 생겨서 운동을 포기해야 한다면 이 또한 하나의 기회비용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좀 더 크게 생각의 범위를 넓혀본다면 어떤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몇 가지의 방법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경우 또한 기회비용의 범주 안에 들어가게 된다. 


정해진 업무 시간 내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물리적으로 제한적일 경우 업무의 우선순위를 두고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때에 모든 선택이 기회비용에 해당한다. 


숫자적인 면으로 전환해서 생각해 보면 투자의 세계는 이런 기회비용이 항상 존재하는 공간이 된다.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 중에서 모든 것을 다 투자한다면 좋지만 그중에서 가장 상승할 확률이 높거나 안정적일 수 있는 것을 저울질해보고 선택을 해야 한다. 


하다 못해 1만 원으로 물건을 구입할 때에 과자를 살 것인지 빵을 살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 역시 기회비용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을 통해서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경제학의 다양한 원리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한 가지만큼은 좀 더 오랜 시간 기억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강조해보고 싶다. 


바로 미완성 효과라는 것에 대해서이다. 


우리는 지나간 것들에 대해서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그중에서 오래 기억하는 것은 내가 한 것보다는 하지 못한 것에 대한 기억이 좀 더 오래간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말하는 것이 미완성 효과이다. 


다양한 길거리 음식 중에서 선택하지 못해 먹지 못한 음식이나 연말 휴가지로 가보고 싶던 곳 중에서 선택하지 못하고 가보지 못한 장소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완성 효과가 발생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결국 우리의 선택이 당시에 좀 더 나에게 만족감을 더 줄 수 있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다고 생각해본다면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미완성 효과는 어찌 보면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이어트를 좀 더 했더라면 먹는 것을 줄였더라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더라면 하는 후회감이 남는다는 것은 결국 내가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달성했다면 더 큰 만족감을 가졌을 텐데 하는 미련이 어떤 사건을 우리의 기억에 더 많이 오랫동안 남기게 되는 것이 미완성 효과라고 생각한다. 


기회비용과 미완성 효과를 복합적으로 생각해 볼 때에 어떤 것을 선택할 때에 가급적 후회가 남지 않도록 현명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주에 운동을 더 많이 할 것을, 저녁에 굳이 먹지 않아도 되었는데 하는 끊임없는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부터는 기회비용과 미완성 효과에 대해서 잘 생각해봐야겠다. 


    참고 도서 : 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 있는 경제학



작가의 이전글 통화량과 금리 그리고 인플레이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