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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Feb 17. 2022

슬로 다운

혼돈의 해독제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경제의 성장과 함께 필연적으로 증가되는 것이 부채이다. 


미래의 성과를 위해서 현재에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때에 사용되는 것이 부채이다. 이 때문에 부채는 경제 성장과 함께 필연적으로 사용되어 온 자본주의의 한 단면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빚은 어느 한 사람의 자산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늘어난 빚은 또 다른 사람의 빚으로 전이되고 지속해서 증가되게 된다.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지 못하고 위축되게 된다면 미래에 대한 투자를 위해서 오늘 빚을 끌어다 쓸 필요가 없게 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 슬로다운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보인다.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고 천천히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어떤 논리로 가능한 것인지 한 번 들여다보도록 하자. 


 Ⅰ. 폭주 열차, 제동이 걸리다. 


지난 160년 동안 지구 상의 인구는 두 배에서 두 배, 또 거기서 거의 두 배가 되었다. 인류 역사상 이처럼 짧은 세대 동안 이렇게 급격한 인구 증가를 겪은 적이 없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제는 인구 증가 속도가 줄고 있다. 1859년 찰스 다윈은 이렇게 기록했다. 


두세 번의 계절 동안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된다면, 자연 상태에서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놀랄 만큼 빠르게 증가한다는 수많은 연구 사례들이 있다. 


다윈은 아주 작은 묘목부터 거대한 코끼리까지 예로 들면서, 자연 상태에서 어느 한 종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던 희귀한 사례들을 언급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사례를 따로 있다. 바로 다윈 자신의 종족, 인류다. 


당시 인류는 유례없이 폭발적으로 또 전 세계적으로 개체수를 늘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당신이 속도를 계속 높이고 있는 열차 위에서 평생 살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갑자기 열차에 제동이 걸린 것을 느낀다. 


그렇다면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걱정될 수밖에 없다. 


이번엔 당신 혼자 이런 상황에 놓인 게 아니라,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 생각해 보자.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 증조부, 증조모까지 당신이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똑같은 열차에 살고 있다. 그 열차는 평생 동안 속도를 높이기만 했다. 


당신에겐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게 편안한 일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속도가 줄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한다. 새롭지만 좀 무서운 느낌이다. 


그래도 열차는 여전히 달리고 있기에 당신은 여전히 앞으로 또 속도를 내게 될 거라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 거라고 주변 사람에게 여전히 이야기하고 있을 것이다. 


현실은 열차가 더 이상 가속을 하지 않을 것인데도 말이다. 


무언가가 변했다. 창밖의 풍경은 더 이상 예전처럼 빠르게 지나가지 않는다. 모든 것이 속도를 늦추고 있다. 한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 세기 동안 슬로다운이라고 할 만한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은 더 혼란스럽다. 그렇지만 슬로다운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면 지금 직면한 재앙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우리의 가정,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이 파괴될 수 있다. 우리가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가속페달을 밟는다면 재앙과도 같은 결과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슬로다운이 온다면 앞으로 세계에 대기근처럼 악몽과도 같은 시나리오가 닥칠까 봐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Ⅱ. 정상상태로 돌아가다. 


여러 면에서 슬로다운은 대가속 시대 이전의 정상 상태로 우리를 돌려놓을 것이다. 


일단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안정될 것이다. 안정된 미래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필요 없다. 


아마도 우리 손자 손녀들은 예순 살이 되어서도 스물한 살에 처음 사 마셨던 가격으로 맥주를 구입하게 될 것이다. 


그런 세상에선 단지 투자로는 큰돈을 벌기가 어렵다. 과거에 투자를 통해 이익을 본다는 것은 대부분 미래에 더 커질 인구를 대상으로 돈을 번다는 것을 의미했다. 


예를 들어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거란 믿음으로 돈을 빌려 집 한 채를 지었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미래에 인구가 줄어든다면 집값은 결코 오를 수 없다. 


내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이러면 나는 미래에 큰돈을 벌 수 없게 되지만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바가지를 쓰는 사람들도 사라지게 된다. 


인구 증가 속도가 느려지는 동안은, 그리고 그 이후에는 빈부 간의 격차가 크지 않게 된다. 점점 줄어드는 인구, 노령화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기란 더 어려운 일이 된다.


변화가 적어지면서 사람들은 더 지갑을 닫게 된다. 최신이라든지 신상이라는 딱지를 붙인 제품을 정신없이 쏟아내면서 사람들의 눈을 현혹하는 것 역시 힘들어진다. 


기술혁신 면에서 슬로다운이 진행된다는 것은 곧 참신한 제품들이 점점 사라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Ⅲ. 신만토의 논


치카는 일본 오사카의 한 가게 매니저였다. 남편 다케시는 운전수였다. 30대 후반인 부부는 그동안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아주 조용한 휴양지, 호주의 태즈메이니아를 다녀온 뒤로는 앞으로 슬로다운한 삶을 살기로 결정한다. 


무언가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그곳에서 깨달았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그들이 원하던 게 아니라는 점도 깨달았다 


모든 게 빠르기만 한 오사카의 삶이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오사카는 다른 일본의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안전한 곳이다. 오사카에서 가장 가난하다고 하는 지역을 대낮에 가 본 적이 있다. 


당시 나를 일본에 초청했던 분은 굳이 가이드를 데려갈 필요가 없다고 일러 주었다. 실제로 안전했다. 


물론 모든 삶이 상당히 바쁘고 시끄럽고 정신없는 곳이긴 했다. 치카와 다케시는 그래서 좀 더 천천히 사는 곳을 원했던 것이다. 


오사카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거의 2,000만 명 정도가 대도시 권역에 살고 있다. 치카와 다케시의 이야기를 소개한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일본에서 가장 활기를 띠는 도시 중 한 곳이기도 하다. 2017년 5월, 부부는 두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신만토로 이사를 간다. 


일본의 네 개의 섬 중에서도 가장 작은 섬에 있는 도시다. 그들은 해변을 끼고 있는 남쪽 지역에 정착했다.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구릴 생각이었다. 


치카는 위험한 선택이지만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2010년 인구가 1,13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그리스처럼, 일본 역시 2011년 1억 2,800만 명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방은 어느 때보다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가 줄었다. 그러다 보니 젊은 부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시만토로 왔다는 것은 뉴스거리가 됐다. 


치카와 다케시는 클라인가르텐 커뮤니티에 정착했다. 협동농장 옆에 지어진 기본형 주택 22채가 있는 곳이다. 시만토시가 속한 고치현은 1955년에 인구가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2015년에는 거의 5분의 1로 떨어져 지금은 72만 8,000명이 살고 있다. 


치카와 다케시가 유독 특이한 이들인 건 아니다. 2015년 시만토에는 일본 내 다른 지역에서 45명이 이주해왔다. 2016년에는 73명이 되더니 2017년에는 139명이 들어왔다. 


이제 은퇴 후 좀 더 평화로운 곳을 찾는 이들은 노인들만이 아니다. 무언가 다른 삶을 찾는 젊은이들도 그런 장소를 찾고 있다. 


그렇다고 이처럼 시골로 내려가는 추세가 결코 주류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시골마을은 다시 도시가 될 테니까. 


일본에서는 정부가 나서 젊은이들에게 도시를 떠나라고 독려하고 있다.


지금 그리스에서는 그 정도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도시화된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비슷한 일이 펼쳐질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해 볼 수 있다. 


경제학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주간지에서 관련 이슈를 다루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렇게 흠집을 끝맺는다. 


그곳에서 3년을 산 뒤, 서른한 살의 나오후미 다카세는 조찬과 침구정리 대행 사업을 구상했다. 도쿄 동쪽에 있는 지바현의 호텔에서 리셉셔니스트 일을 했던 스물두 살 마유 카세는 케이크 숍을 열기로 했다. 


그녀는 이곳에 있는 게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녀의 새로운 사업이 잘되려면 도시에서 더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오고, 또 케이크를 사 먹어야 할 것이다. 


 Ⅳ. 늘어나는 학생들의 빚


빚 이야기를 하면서 몇 가지 사례를 들게 될 것이다. 슬로다운이 아니라 오히려 가속도가 붙어 증가하고 있다고 믿게 만들 그런 사례들이다. 


세계에서 학생 부채 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미국이다. 그 다음이 영국이고 아마도 캐나다 칠레, 그리고 한국 순일 것이다. 


학생들이 빚을 지기 시작하고 불어나게 된 것은 거의 대부분 경제 둔화나 부패의 산물이다. 


불평등이 심한 국가나 더 심해지고 있는 국가에선 학생들이 큰 빚을 지는 것을 용인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부채는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학생 융자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가 있다. 우리가 가속화 시대를 살고 있다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젠 수많은 것들이 감속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만약 모든 것이 여전히 속도를 높이고 있다면, 즉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미래 소득이 계속 커진다면 지금 큰 빚을 진다고 해도 결국 작은 빚이 될 것이다. 


그러면 갚기도 더 쉬워진다. 이런 논리가 억지는 아니다. 그러나 이미 전체 액수 면에서 학생들의 부채 규모가 증가하는 속도는 줄고 있다. 


미국에서 학생들의 부채 증가율이 정점을 찍었던 때는 2009년 7월이다. 그래도 부채 자체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만약 대학 교육을 받으려는 젊은이들에게 비싼 수업료를 물리는 몇몇 국가에서 전체 학생들이 지고 있는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합쳐서 계산해 본다면, 분명 국제적으로도 학생들의 부채 규모는 여전히 커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부채 규모 증가세가 꺾였다는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그리고 그 변곡점이 된 시기는 글로벌 재정위기가 시작된 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미국에서 학생 부채의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은 비단 거기에 붙는 이자 때문만은 아니다. 갈수록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빚을 갚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등록금은 매해 계속 오르기만 한다. 게다가 졸업을 하고 나서도 부모 세대가 그랬던 것만큼의 돈 잘 버는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대학에 가고자 하는 젊은 층의 숫자가 줄어들기 이 미전부터 부채 증가 속도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앞으로 학생 부채라는 것은 과거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 학생 부채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유럽 대부분 국가나 중국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한 세대에 걸쳐 젊은이들에게 투기적인 금융 속임수를 써 온 다른 나라에서도 이 개념은 사라질 것이다. 


Ⅴ. 자동차 대출


상당수 나라에서 자기 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이들이 많다. 심지어 부자 나라에서도 자동차에 대한 소비는 점점 줄고 있다. 일본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4년까지 해마다 일본에서는 가구당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 대수가 계속 줄었다. 머지않아 가구당 한 대 이하로 줄 형편이다. 


반면에 놀랍게도 영국의 2001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상당수 가구가 운전 가능한 성인 수보다 더 많은 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서가 잘 잡힌 부유한 사회에서 슬로다운이 진행되고 있다. 점점 더 대중교통에 의존하게 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거나 그냥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아진다. 


부피만 차지하면서 사치스럽고 도로 정체와 환경오염만 일으키는 자가용을 멀리하게 된다. 이런 사회에는 초고속 열차가 있긴 하지만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상대 적으로 많지 않다. 


굳이 그렇게 멀리, 또 그렇게 빨리 여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굳이 쇳덩어리를 직접 소유하면서 끌고 다닐 필요는 더욱 느끼지 못할 것이다. 


오늘날 미국은 차 없이 살기 매우 힘든 곳이다. 직장에 갈 때나 학교에 갈 때, 쇼핑을 하러 갈 때도 차가 필요하다. 노숙자들도 자신의 소유든, 누가 버리고 간 것이든 잠잘 곳으로라도 차가 있어야 한다. 


과거에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대부업이었다. 자동차는 꿈 같이 팔려나갔고, 또 꿈같이 꺾였다. 자유라는 아메리칸드림을 자동차가 탁 트인 도로에서 구현했다. 


2003년에 이르러 자동차 판매와 관련한 빚의 총액은 6,220억 달러를 기록했다. 가구당 5,600달러에 달하는 돈이다. 


2018년에는 1조 2,700억 원으로 거의 두 배가 됐다. 가구당 1만 400달러인 셈이다. 학자금 대출이 그런 것처럼 국가적으로 자동차 대출 역시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만큼 그렇게 빠른 속도로 오르는 건 아니다. 다만 미국이 일본처럼 매해 도로에서 차가 줄고 있는 수준까지 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대중교통 수단이 더 많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미국이 일본의 성과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부채 면에서 감속이 시작된 것으로 보아 미국의 기류가 변했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Ⅵ. 최고치의 성장


국내총생산이란 참 이상한 개념이다. GDP가 쓰인 것은 고작해야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였다. 


그리고 그 정의는 이후에도 계속 땜질식으로 보완됐다. 


그렇지만 국제적인 합의 덕분에 최근 들어서는 서로 비교 가능하도록 일관성을 띠게 됐다. 가장 간단한 정의는 특정한 기간, 특정한 장소에서 최종 생산된 재화와 제공된 서비스 가치의 총합이다.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룬 해는 2006년이다. 그러다가 2010년과 2017년에 바닥을 친다. 그렇지만 상대적인 개념으로 볼 때, 역대 성장이 가장 빨랐던 연도는 1964년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1인당 GDP가 4.15%나 올랐다. 


1972년, 전 세계 GDP는 1인당 262달러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율로 보면 3.75%에 불과하다. 2006년에는 1인당 460달러나 증가했지만 역시 증가율은 3.38%에 그쳤다. 


1964년 이후 글로벌 GDP가 그때만큼 급격하게 증가한 적이 없었다. 2008년에 떨어졌다가, 이후 10년 동안은 2% 이상 성장한 해가 3 개년도에 그쳤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는 글로벌 슬로다운의 추세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 글을 마치며 ]


세계 경제가 성장하고는 있지만 예전 같은 고성장의 시대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의 현상은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첫 번째는 인구 증가의 속도가 예전처럼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의료 기술의 발전과 식량 문제가 해결되고 전쟁 같은 사건이 발생되지 않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저출산율이 문제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인구 전체의 숫자는 감소하지 않았고 증가할 수 있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지속해서 인구가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경제 인구의 불균형을 가지고 왔고 선진국은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고 개발도상국은 경제 인구가 많기는 하지만 일자리는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인구 이동을 촉발시켰고 이동하는 일자리를 찾아서 자국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예전에 한국은 외국에 가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현재 한국의 인당 GDP의 증가와 경제 활동인구의 부족으로 인해서 외국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 사람들이 오고 있다고 보인다. 


이런 현상은 향후 몇십 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2100년을 정점으로 전 세계 인구의 증가세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현재는 예전과 같은 인구 증가율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인구가 증가하지 못하니 소비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이는 경제 둔화 현상의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인다. 슬로 다운의 첫 번째 요인이 바로 인구 증가세의 둔화라고 생각된다. 


두 번째는 산업혁명으로 인해서 발전된 생산성이 이제는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점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물자가 풍요로운 적은 거의 없었다. 식량, 이동수단, 집, 옷 모든 물자는 항상 부족했었다. 


그런데 18세기 영국에서 발생된 산업혁명 이후 생산성 향상은 이전과는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되었고 지금은 대부분의 물자는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이 된다. 


한쪽에서는 물자가 부족할 수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물자가 남아서 처치곤란인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유행의 변화, 다이어트, 새로운 것에 대한 추구 등의 이유로 소비를 지속하거나 줄이는 형태이지 없기 때문에 소비를 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인다. 


예전에는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는 논리가 정의처럼 사용되었고 이를 셰이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지금은 공급이 넘쳐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차별화 다른 점을 부각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서 단순히 많은 물건을 무작정 생산해내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물건 혹은 새롭게 필요해질 것 같은 물건이 아니라면 소비가 새롭게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생산성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서 예전과 같은 물건 부족 현상 혹은 폭발적인 소비가 일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이것이 경제의 슬로 다운 현상이 발생될 것이라고 보는 두 번째 이유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금융 자본주의 시대의 도래로 인해서 발생된 경제 불균형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보자. 물류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시대에는 자본과 노동이 한 곳에서 집중되어 있었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 혁명이 있었던 당시에 미국에는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풍부했다. 이는 자본이 미국 내에서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노동자들의 인건비가 상승하게 되면서 생산성 향상이라는 이유로 공장은 국가를 떠나게 되었고 이때부터 자본과 노동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선진국들은 자국에 본사를 두고 공장은 해외에 두는 형태로 경제가 발전되었고 자연스럽게 노동자들의 숫자는 감소했다. 


반면 개발도상국들의 노동자들은 증가했지만 개발도상국들의 과거 선진국의 산업혁명 시대와 같은 수준의 발전을 이루어내지는 못했다. 


이런 불균형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현상이 자산의 가치가 노동의 가치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임금은 국가를 이동하면서 경제 성장과는 다르게 일정 수준을 계속 유지해오게 되었고 반면 기업의 가치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되었다. 


이는 금융 자본주의의 속성으로 앞으로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세 가지를 종합해보면 경제 활동 인구의 감소, 충분한 생산성으로 인해서 이전보다는 적은 수요로 인해 경제 발전이 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금융 자본주의의 속성으로 자산의 가치가 노동의 가치보다 더 커지고 발전되는 것으로 인해서 부의 불균형도 커지게 되어 다수의 사람들이 충분한 경제 효과를 나누어가지는 것도 슬로 다운의 한 가지 원인이 될 것이라고 보인다. 


그런데 한 가지를 추가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이는 속도가 줄어든다는 것이지 전체 규모가 줄어든다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의 성장이 3%, 2% 같은 것이 되는 것이지 마이너스 성장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즉, 경제 규모는 커지겠지만 경제가 늘어나는 속도는 줄어든다는 것이 슬로 다운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참고 도서 : 슬로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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