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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r 02. 2022

메타버스 3.0

목적성이 없어 무한히 확장 가능한 세계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메타버스 1.0과 2.0의 시대를 지나 비로소 3.0의 시대가 도래했다. 수많은 플랫폼이 신규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출현했고, 각종 기기가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다시 메타버스 3.0이라는 이름으로 태동하는 중이다. 코로나 19 시대라는 우리 모두가 원치 않았던 비대면의 세계는 마치 예정된 것인 양 갑작스레 나타났고, 우리에게 이 시대를 받아들이길 강제했다. 


그 와중에 메타버스 시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조류가 되었다. 


메타버스 시대를 외면한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과거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스마트폰을 외면한다고 해서 피처폰의 시대로 복귀할 수는 없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 테크 기업이 싫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의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이미 새로운 시대가 왔고, 기술 진보의 물결대로 삶은 흘러간다.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너무나도 깊다. 그리고 넓다. 


우리는 메타버스의 시대를 분간해낼 눈을 가져야 한다. 그런 눈이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사기당하지 않는다. 


메타버스 3.0의 시대를 열어젖히는 초입에 와 있다. 그 시대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한 번 들여다보자. 


Ⅰ. 메타버스 시대를 선언한 엔비디아


화상회의 플랫폼 이야기만 나오던 때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끄집어내 2020년대로 가져다 둔 장본인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젠슨 황이었다. 


2020년 10월 그는 회사 행사에서 미래 20년은 공상 과학과 다를 게 없다. 인터넷의 뒤를 잇는 가상현실 공간인 메타버스 시대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라는 말은 1992년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 스노 크래시 이후 수십 년 동안 잠겨 있다가 이날 수면 위로 다시 올라왔다. 


젠슨 황은 미래의 메타버스는 현실과 아주 비슷할 것이고 인간 아바타와 AI가 그 안에서 함께 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슨 황이 메타버스의 시대를 선언한 이유는 엔비디아가 옴니버스라는 새로운 협업 플랫폼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단 하나의 플랫폼처럼 각각 흩어져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들을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옴니버스는 플랫폼들의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언리얼 엔진, 마야 등 서로 다른 3D 구현 설루션끼리도 옴니버스 위에서는 서로 작업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엔비디아의 범용 플랫폼 얘기는 다중 우주론인 멀티버스와 연결 지을 수 있어 보인다. 멀티버스는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똑 닮은 우주가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각각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서로 떨어져 있는 저마다의 멀티버스 세계이고 그 세계를 모두 통합하면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통합된 세상이 열린다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의 집합체다. 이 가상 세계가 여러 분야에서 구현되고, 이를 연결하는 것이 옴니버스의 핵심이다. 


메타버스는 인터넷보다 높은 몰입감과 연결성을 기반으로 현실 세계를 보다 넓은 정보화 가상 세계로 이끌어준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각각 다른 툴을 사용해도 옴니버스라는 커넥터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간단하게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Ⅱ. 메타버스의 유형과 대중문화


메타버스를 좀 더 명확히 정의해보자. 미국 미래 가속화 연구재단은 메타버스에 대해 가상적으로 향상된 물리적 현실과 물리적으로 영구적인 가상공간의 융합으로 정의했다.


이 정의는 세 가지 정도의 해석을 포함한다. 


첫째,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가상 세계를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적인 진보가 이뤄져 있다. 


둘째,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현실과 유사한 가상 세계가 존재한다.


셋째, 이 두 세계는 서로 편하게 오갈 수 있다. 


메타버스의 네 가지 유형


거울 세계, 라이프로깅, 증강현실, 가상 세계


거울 세계 - 구글 어스, 네이버 지도, 카카오 맵, 실제 세계의 정보가 그대로 반영된 디지털 세계


라이프로깅 -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정보를 기록 공유


증강 현실 - 포켓몬 고, MS 홀 로렌즈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


가상 세계 - 로블록스,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컴퓨터 기반으로 구현된 3D 공간



 Ⅲ. 첫 메타버스 붐을 일으킨 세컨드 라이프


메타버스 붐을 일으킨 최초의 서비스는 2003년에 등장한 세컨드 라이프였다. 


미국 스타트업 린든랩이 만든 3차원 가상 세계 서비스다. 현실 세계 소통에 방점을 둔 2004년 페이스북과 2006년 트위터가 나오기도 전에 가상 세계를 테마로 한 서비스가 나왔고, 전 세계가 지금처럼 열광한 적이 있었다.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아바타로 광활한 공간을 누빌 수 있었다. 경제 활동도 가능했다. 


가상 세계 속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곧 현실 세계에서 환전해 쓸 수 있었다. 


통상 게임을 즐길 때 게임 속 화폐는 게임 속 캐릭터를 꾸미는 아이템을 구매할 때나 쓰인다. 


하지만 세컨드 라이프의 가상화폐인 린든 달러는 실제 세계의 현금인 달러로 환전이 됐다. 


세컨드라이프는 현재의 메타버스 플랫폼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흔히 퀘스트를 완료해가는 여느 게임과 달리 목표가 없고, 자유도가 극도로 높은 오픈 월드였다. 


오픈 월드는 특별한 게 아니다. 수행해야 할 미션 없이도 툭 터진 가상 섹?ㅖ에 캐릭터를 그 자체로 던져두는 것이다. 


이용자를 가상 세계 안에 던져놓고 그 안에서의 삶을 알아서 꾸려나가도록 하는 게 세컨드 라이프였다. 


하지만 세컨드 라이프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SNS가 본격화되지 않았을 때에는 사람들의 이 서비스로 모였으나 페이스북과 트위터라는 실제 세계의 소통 공간이 인기를 얻으면서 상대적으로 가상 세계에 대한 관심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사람들은 현실을 모방한 가상보다는 현실 자체의 관계를 온라인으로 확장하는데 더 관심을 쏟았다. 아바타가 나를 대리하도록 하는 것보다 내 일상의 모습을 SNS에서 보여주고 소통하는 게 더 중요했다. 


또한 2000년 초반에는 기술적인 한계도 컸다. 당시에는 네트워크 환경이 3G를 처리하기에도 버거웠다. 


3차원 그래픽을 처리하기에는 클라우드 환경도 매우 빈약했다. 현재 아마존 웹 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안정적인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는 빅 테크 기업이 포진한 것과는 대비되는 지점이다. 


 Ⅳ. 메타버스 플랫폼의 네 가지 특징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모두 오픈 월드, 샌드박스, 아바타, 가상 경제의 네 가지 성격을 띤다. 


오픈 월드는 게임 안에서 이용자가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거대한 맵을 특별한 이동 제한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오픈월드는 곧 샌드박스의 성격도 띤다. 


샌드박스는 마치 어린아이가 모래밭에서 마음껏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며 뛰놀 수 있을 것 같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때문에 이용자는 게임 내 시스템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창의성을 발휘해 바꿀 수 있다. 


게임 속 지형을 마음대로 변경하고, 건물을 세우고, 아이템을 제작하는 등 창작자의 자유도가 높다.


또 맵 전체를 마음대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 메타버스 플랫폼들에는 현실의 나를 대리할 아바타가 있다. 이용자의 분신 역할을 하는 아바타는 게임 속에서 내 의도대로 움직인다. 


따라서 이용자는 가상 세계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를 꾸미고픈 욕망을 갖게 된다. 


즉, 현실 세계의 내 모습이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이 아니라면 아바타를 통해 내가 원하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바타의 모양을 바꾸거나 아바타를 꾸미는 산업이 생기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가상 세계의 경제체제다. 가상 플랫폼들은 현실의 화폐로 전환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경제 자산이 구현되어 있다. 


가상 경제가 작동되어야 돈을 벌기 위해 많은 이용자들이 모인다. 플랫폼에 이용자들을 묶어 둘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 경제가 없는 곳들은 새로 경제 체계를 만드는 시도도 한다. 



  Ⅴ. 산업계가 바뀐다 제조, 출근, 마케팅


원격 제어가 가능해진다. 제조의 혁명


제조 현장에서 XR 설루션은 어떻게 활용될까? 현장에 있지 않아도 원격으로 현장의 문제점을 짚어낼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작업하기 힘든 현장의 실시간 상황을 원격으로 직접 보는 것과 같이 인지하게 하고, 관련 문제의 해결책을 동료에게 전달할 수 있다. 


주로 육중하고 복잡한 장비나, 접근이 어려워 공간에 위치해 접근에 제약이 큰 작업을 수행하는 데 효과가 탁월하다. 


석유 가스 항공 우주 등 플랜트 분야에 적용할 때 특히 유용하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된다. 


가상 세계로의 출근이 현실화되자 2021년 6월 직방은 직접 메타버스 협업 공간 메타폴리스를 만들었다. 


전체 30층으로 구성된 메타폴리스 안에는 아바타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고 4층에는 실제로 직방이 입주해있다. 


동료 직원에게 접근하면 개더 타운처럼 얼굴을 보거나 대화도 할 수 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지금까지 교통을 통한 통근 시대에 살았다면 앞으로는 통신을 통한 통근 시대에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에 입사하고 출근하고 일하는 시스템은 달라지지 않지만 비효율적인 출퇴근 부담은 사라질 수 있다. 


Z세대를 유혹한다. 마케팅의 혁명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기업 마케팅도 바뀐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시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개최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메타버스 목표도 자사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이다.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은 네이버 제트의 제페토 플랫폼에 CU 제페토 한강점을 열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도 제페토 안에 마련한 자사의 가상공간을 회사 기념일에 맞춰 새로 꾸몄다. 


이 외에도 입학식과 축제도 메타버스에서 일어나고 있고 교육도 메타버스 공간에서 대체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글을 마치며 ]


메타버스라는 것은 가상의 현실을 말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현실의 세계와 동일한 삶이 펼쳐지는 것을 말한다. 


물론 현실의 세계와 동일한 모든 것이 펼쳐질 수는 없지만 메타버스는 우리의 삶의 대부분을 대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능성으로 인해서 메타버스는 새로운 하나의 산업군으로 미래를 이끌 원동력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곳은 뭐니 뭐니 해도 마케팅 분야에서라고 보인다. 


메타버스라는 공간은 오픈 공간이라는 특성장 목표나 미션 수행 같은 임무가 주어지지 않는다. 


다수의 사용자들은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창의력을 기준으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결과물은 다시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더 많은 사용자들이 메타버스라는 공간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렇게 유입된 사람들은 또 새로운 시도를 하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이 과정이 무한 반복되면서 메타버스 공간은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로 인해서 마케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높아지게 되고 상업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광고물을 설치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런 장소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주목받을 수 있는 분야는 업무적인 활용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규모의 건물을 짓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형태는 기업을 경영하는 데에 매우 유리한 일이다. 


이동하는 데에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정보가 집약되고 공유되는 데에도 시간이 절약되기 때문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나 의사소통에 필요한 시간도 적게 걸리게 된다. 


하지만 거대한 규모의 건물은 기업 경영에 큰 비용으로 부담하게 되고 고정적으로 발생되는 비용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기는커녕 더 큰 비용으로 발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가상공간을 활용한다면 더 적은 비용으로도 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고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도 더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해진다. 


이런 이점 때문에 업무적인 활용성에서도 메타버스라는 공간은 활용될 가능성이나 발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마지막 세 번째는 새로운 세대의 놀이터로서 발전될 것이라는 점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 기기가 성장한 뒤에 만들어진 세대에 비해서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이 당연하게 존재했던 세대는 그 사용 친밀성의 격차가 크게 존재한다. 


이런 점으로 인해서 새로운 세대의 놀이터로서 메타버스 공간이 활용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이런 공간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성장과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미션이 주어진다거나 게임이라는 특성만 가진 공간이라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의미가 퇴색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의 인기가 시들해짐과 함께 다른 게임으로 갈아 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메타버스라는 공간은 어떤 목적성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공간은 새로운 놀이터라는 공간으로 업무와 여가 취미 모든 활동이 공존하는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 유튜브라는 공간이 어떤 목적성이 있는 공간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참여해서 정보를 만들기도 하고 소비하기도 하면서 성장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보인다. 


이런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언젠가는 모두가 익숙하게 사용할만한 공간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메타버스라는 기술을 주목하면서 어떻게 활용이 가능한 것인지 산업의 발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좀 더 알아보도록 해야겠다. 


   참고 도서 : 메타버스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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