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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r 02. 2022

원자재 전쟁

미래의 패권은 원자재에 달려있다.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역사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움직일 때마다 새로운 자원의 발견이 있었다. 그리고 자원을 확보하려는 수많은 전쟁으로 이어졌다. 


과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자원을 차지하려는 열강들의 패권 싸움이었다. 


1차 세계대전은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세르비아 청년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으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사실 산업혁명을 일으킨 영국이 신민지를 통한 자원과 원료를 확보해나가면서 유럽의 여러 나라와 연합국을 결성하였고, 19세기 말 이후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가 동맹을 만들어 식민지 쟁탈전에 뒤늦게 뛰어들어 먼저 식민지를 차지한 연합국과 맞서면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은 자본주의의 불균형으로 1929년부터 1933년 세계공황이 엄습한 가운데, 주요 열강의 폐쇄적 경제 블록화로 인해 자본이 취약했던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식민지 획득을 위한 대외 팽창 정책에 따라 발발한 것이다. 


이처럼 원자재는 세계의 역사를 바꿀만한 중요한 사건의 한 가운데에 있다. 


이런 원자재의 흐름에 대해서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럼 원자재는 어떤 흐름으로 움직이는지 한 번 들여다보자. 


 Ⅰ. 원유 패권주의의 역사


과거 원유의 거래 가격은 생산원가보다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는데, 이는 OPEC과 글로벌 메이저 원유 생산업체에 의해 공급량이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원유 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 요인보다 공급 요인에 대한 원유 가격의 민감도가 더 높다. 


하지만 2014년 이후 미국 셰일 오일의 본격적인 생산과 더불어 미국 달러화의 강세로 원유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OPEC과 메이저 원유 생산업체 간의 밀월관계가 멀어지면서, 이들의 원유시장지배력 역시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년 1월 9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인 사우디 아람코의 신규 기업 공개 추진을 두고 영국의 일부 경제 전문기관에서는 세기의 매각이라고 평가하였다. 아람코의 상징이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세계 석유시장 질서의 종언을 상징한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이는 단순히 애플의 시가총액 10배를 웃돌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석유 시장에서 중동과 미국은 밀접한 관계이고 원자재,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 자본주의의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이는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 위상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과거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정부 지원하에 스탠더드 오일 오브 캘리포니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해 캘리포니아 아라비안 스탠더드 오일을 설립하였으며, 1944년 아람코로 사명을 바꾸었다. 


1973년 속죄의 날 전쟁에서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을 지지하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아람코 지분을 60%로 늘렸고 1980년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가 아람코를 완전히 인수했다. 


과거 사우디는 OPEC에서 원유 가격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강력한 파워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셰일가스 생산과 이라크 원유 수출 재개, WTI 수출 전망 등으로 한 때 배럴당 140달러대까지 올랐던 원유 가격이 배럴당 30달러 대까지 추락하자 재정적자를 걱정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특히 국가 운영에 필요한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달러 연동 고정 환율제, 즉 달러 페그제를 도입했던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한 걸프 지역 산유국들은 달러 페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국가 재정의 90%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걸프 지역 주요 산유국 입장에서는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자본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Ⅱ. 금은 원자재인가 금융 상품인가


당연히 금을 포함한 귀금속은 물리적 화학적 측면에서 볼 때 원자재다. 하지만 재화적 측면에서 볼 때 금융상품에 가깝다. 


귀금속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에 영향을 받지만 화폐를 대체할 수 있는 재화적 성격과 안전자산의 선호 여부, 투자 관점에서의 심리 요인 등에 따라 가격에 대한 변화가 더 커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금의 금융 재화적 특성은 어떠할까?


역사적으로 금은 화폐 기능을 수행해왔다. 이는 상품으로써의 내재적 가치보다는 통화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금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면 적정 가격을 중심으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금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원유나 곡물 같은 상품은 소비되면 없어지지만 금은 일단 지표상에 출현하면 소비되어 없어지지 않고 재활용이 가능한 상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량의 공급적 영향력은 다른 원자재에 비해 제한적이다. 


금 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특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수급에 따라 영향을 받긴 하지만 가격에 대해 공급이 비탄력적이고, 보유가치의 기대심리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2013년 4월 일본 중앙은행이 대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취한다는 발표를 하자 도쿄 긴자 귀금속 거리의 주얼리 가게에 수많은 일본인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는 양적완화로 인한 엔화 가치의 급락으로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커져 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서둘러 금을 구매하려고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Ⅲ. 비철금속 창고의 비밀


왜 비철금속은 런던이 중심인가?


19세기 중반만 하더라도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동과 주석의 생산 국가였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광석의 수요가 증가하여 남미나 아프리카 극동 지역으로부터 많은 광석을 수입하였다. 


그러나 해상수송의 특성상 선박은 부정기적으로 항구에 도착하였으며, 도착일인 만기일은 알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가격도 심하게 변동하였으며, 상인과 제조업자 모두 가격 변동 위험을 부담해야 했다. 


이러한 이유로 상인들은 미래에 도착할 상품에 대한 선도 거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후 전신이 발명됨으로써 항해 중인 화물의 도착 예정일을 알 수 있게 되면서 선일자 판매가 가능해지자, 상인과 제조업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1869년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자 말레이시아로부터 주석 광석 운송기간이 3개월로 단축되어 칠레로부터의 동광석 운송기간과 같아지게 되면서 3개월 선도 거래가 시작되었다. 


이에 금속 거래업자들은 시장 정보를 얻기 위해 런던 항구에 모이기 시작했고, 자신들만의 회합 장소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세계적인 산업 발전과 새로운 광맥의 발견, 시장 조작을 노린 매점, 생산자들의 출하 조절, 정치적 제재,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거치는 동안 금속의 거래 방식도 많이 변모하였다. 


이에 따라 런던 금속 거래소도 변화하는 상황에 부단히 적응해왔으나 규정이나 거래 방식, 안전장치 등의 기본 형태는 초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Ⅳ. 풍요 속의 빈곤, 곡물


지난 글로벌 위기 이후 전 세계는 경기부진을 떨쳐내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경쟁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장기간 저금리 기조와 소비부진, 상품 가격 하락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켰다. 


주식, 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 수단으로는 저금리 상황에서 기대수익을 충족시키기 어려워지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머징 국가에 대해 자원을 포함한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머징 국가는 내수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못하였고, 소비 확대에 한계점이 있다. 


사실 과거 디플레이션은 생산능력 감축을 통하여 극복하곤 하였다. 물론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는 인구가 증가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시장 개척으로 수요도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실 수요의 증가보다는 공급능력의 축소가 나타날 때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쉽다. 


과거 미국이 대공황에서 탈출한 원인은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유럽과 일본의 주요 생산시설들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생산력의 감축은 기업이나 관련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실시하거나 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 


감산 과정에서도 국제적 신뢰에 의한 공조가 필요한데, 세계화에 의해 자신만이 감산할 경우 경쟁업체는 오히려 이익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석유시장에서 OPEC의 위상 추락이다. 


그러나 자발적 생산력 감축은 새로운 형태의 카르텔을 유발할 수 있다. 자발적 생산력 감축보다는 제품 원가를 낮춰 경쟁기업을 퇴출시키려는 치킨게임의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식물 부족에 따른 곡물시장의 위기는 과학적 품종 개발과 농업 기계화 등으로 생산량의 지속적인 증대가 가능하다. 


식량부족을 예측한 맬서스 이론의 오류는 과학적 기술 발달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바다를 제외하고 농사를 짓고 곡물을 키울 수 있는 농작 지대의 절대면적은 북반구와 남반구를 나누어볼 때 비교 대상이 안 될 정도로 북반구가 넓다. 


물론 호주와 남미 지역 등 특정 작물의 생산량이 많은 곳도 있지만 각 나라별 경제 규모의 차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비중을 보더라도 그렇다.


다른 원자재도 마찬가지겠지만 곡물은 역사적으로 공정한 수요와 공급의 규칙을 정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국제 곡물시장은 일반적인 경제현상으로 이해하거나 예상하기 어려운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국제 곡물 시장은 과점적 시장이다. 곡물 수출은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수입은 전 세계에 걸쳐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완전경쟁구조인 과점적 시장인 것이다. 


둘째, 곡물 메이저사의 영향력이 크다. 대규모 곡물 무역의 대부분은 소수의 다국적 곡물 메이저사에 의해 이뤄진다. 


셋째, 높은 국영무역 비중이다. 곡물 교역에 있어 대부분의 국가들은 수출입에 배타적이며, 독점적 권한을 갖고 있는 국영무역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넷째, 식량 자원화의 움직임이다. FTA 등 곡물시장 개방이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곡물 수출입 장벽은 점차 제거되는 추세이지만, 수출국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는 실정이다. 


시장은 매트릭스, 가격은 먹이사슬


국제 곡물 시장에서 미국, 호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가 대부분의 곡물 생산과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곡물 소비와 수입은 전 섹?ㅖ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물류의 이동이 발생한다. 


소비지는 항상 부족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고 생산지는 곡물을 오래 보관하기 어렵다. 이에 곡물시장은 구조와 가격이 필연적으로 서로 다른 변동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선 곡물시장의 구조에 있어서 몇 가지 이해할 사항이 있다. 1980년부터 2010년도까지 국제 곡물시장은 생산과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소비량에 비해 생산량의 변동성이 컸다. 


즉, 곡물시장은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다. 


곡물시장은 기본적인 수급 요인뿐만 아니라, 기후와 같은 비통제적 요인과 국가별 물가관리 등의 비경제적 요인, 그리고 운임이나 항구 파업과 같은 물류 요인 등이 마치 매트릭스처럼 얽혀 있다. 


이로 인해 상호 영향력의 비중에 따라 시장구조가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예를 들면 과거 유가상승에 따라 바이오 에탄올 생산에 필요한 곡물 수요가 커지면서 국제 곡물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이후 유가 급락과 미국 달러 강세로 시장의 변동 요인으로서의 비중이 작아진 사례가 있다. 


   Ⅴ. 원자재 헷지 전략이란 무엇인가?


헤지란 무엇이고 헤지펀드는 무엇일까? 


헤지의 사전적 정의는 울타리, 장벽, 방지책이다. 울타리를 세우는 것은 야생동물, 바람 등과 같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우리 생활에서 경제가 차지하는 부분이 커지면서 헤지는 주로 환율 금리 원자재 등에 투자를 통하여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가격 변동에 의해 가치가 하락할 위험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확정되지 않은 자산을 확정된 자산으로 편입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원유를 수입해서 사용하는 국내 업체는 1개월 결제 조건으로 원유를 수입하는데, 1개월 이후에 원유 선물 가격이 상승할 것을 대비해서 미리 만기 1개월 후의 원유 선물 가격을 매입하여 확정하는 경우다. 


헤지펀드는 최소한의 손실로 최대한의 이익을 얻는 투기성 자본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소수의 투자가에게서 거액의 자금을 모아 운영하는 펀드를 가리킨다. 


하지만 헤지펀드가 반드시 고수익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헤지는 손실 위험을 회피한다는 의미로서, 헤지펀드 역시 그러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자금이란 뜻이 있다. 하지만 헤지펀드는 위험회피보다는 고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기성 자금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헤지펀드는 유전이나 광산 개발과 시설 확충 등에 엄청난 규모로 투자되었으며 다양한 형태의 금융기법과 파생상품 등을 통하여 동원되기 시작하였다. 


결국 일반 투자나 위험회피 목적의 자금 외에 투기적 자금도 유입되었으며, 미래에 예상되는 매출액을 담보한 파이낸싱 기법까지 동원되면서 시장 규모는 필요 이상으로 커지게 되었다. 


하지만 멈출 것 같지 않던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바뀌기 시작하면서 원자재 시장에 드리웠던 외부인들, 즉 투기적 자금인 헤지펀드의 거품이 점차 빠져나가고 있다. 


     [ 글을 마치며 ]


이 책은 2017년에 출간된 책이어서 현재의 원자재 변동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원자재에 대한 이해와 트렌드를 알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 책의 내용을 기준으로 현재 원자재 가격의 변동을 이해해보자. 


첫 번째, 원자재는 수요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가격이 변동된다. 


코로나 이전에 원자재는 서서히 가격이 하락하거나 정체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공급망이 거미줄처럼 잘 연결되어 있어서 수요 공급의 불균형이 심각하지 않았다. 


생산량이 늘어나서 공급이 과하게 되고 가격이 하락하는 문제가 대부분이었을 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최근의 원자재 가격의 폭등은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어서 가격이 상승하는 모양새이다. 

그렇다고 해서 최근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아니다. 


단지 생산량의 제한적인 운영과 코로나로 인해 작업장의 일시적인 폐쇄글로벌 공급체인의 적절한 작동이 이루어지지 못한 삼박자가 어우러지면서 발생된 현상으로 보는 것이 맞다. 


여기에 친환경적인 이슈로 인해서 국가별 채굴량에 대한 제제가 강해짐으로 인해서 기업의 경영이 어려워진 부분도 한몫했다. 


이 중에서 코로나로 인한 작업장의 일시적인 폐쇄는 점차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이고 공급체인의 작동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극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채산성이 높아진 기업들이 생산량을 높인다면 절대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수요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가격 변동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통화량 증가에 따른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다. 


돈을 찍어내는 속도에 비해서 원자재가 증가하는 속도는 절대적으로 더디다. 심지어 최근에는 종이 지폐나 동전을 직접 찍어내서 통화량을 증가시키지도 않기 때문에 돈이 증가하는 속도는 일순간에 일어날 수 있다. 


반면에 원자재는 시간이 지나야 증가될 수 있는데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을 제외하고는 한 번 사용하고 난 뒤에는 다시 사용할 수 없다. 


돈은 만들어지고 나서 없어지지 않는데 원자재는 한 번 사용된 뒤에는 사라진다는 속성과 원자재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된 돈의 양으로 인해서 증가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해결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통화량 증가 - 원자재 가격 상승 - 운임비용 증가 - 원자재를 활용한 가공 제품의 가격 상승 - 최종 생산물의 가격 상승 - 기타 비용 상승 (임금, 임대료, 지가, 세금 등)으로 이어지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현상은 통화량 증가 중단 - 금리 인상 - 양적 긴축의 단계로 돈의 양을 줄이는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이고 이와 연동되어서 물가 상승률도 서서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통화량의 증가는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었지만 통화량의 감소나 인플레이션 율의 감소는 장기간에 걸쳐서 우리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원자재 시장은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다. 


원자재 중 대표적인 품목인 석유는 예전의 위상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제한적인 공급자가 존재하는 시장으로 추가적인 공급자나 나타나기는 어려운 시장이다. 


미국의 셰일가스가 대체제로 존재하지만 일정 부분의 가격 하락을 만들어낼 뿐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의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채산성이 맞는 수준까지만 생산할 것이고 그 이후는 생산량의 조절을 통해서 일정 금액을 지속해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 외에 비철금속, 희토류 같은 원자재는 이미 국가별로 핵심 자원 전쟁의 물자로 운영되고 관리되고 있어 외교적인 개입까지도 불사할 정도로 중요한 물건이 되었다. 


여기에 곡물의 경우도 가격이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대부분 공급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인다. 


이를 모두 통합해보면 원자재는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라는 결론이 나게 된다. 


당연한 것인 원자재는 한정적인 재화이고 이를 가지고 오는 돈이라는 것은 무제한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공급자가 유리해질 수밖에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물론 어느 한순간에 대체제가 발견되거나 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해 수요가 급감하는 경우에는 공급자가 불리해질 수 있으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이를 고려해볼 때에 원자재의 속성은 한정적이고 통화량은 무제한적이기 때문에 현재 원자재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판매 상인의 수익성을 고려해 변동이 될 가능성이 높아 조정을 받게 될 것이고 이런 위험성을 회피하기 위해 헷지 수단을 시장은 고려하고 있다. 


그래도 최소 향후 2년간은 원자재는 통화량 증가의 결과로 상승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참고 도서 : 원자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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