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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r 20. 2022

돈과 나

자본주의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건전한 경쟁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사회를 성장시킵니다. 시장이라는 곳에서는 생산자든 소비자든 가능하면 싸고 좋은 물건을 만들거나 사려고 노력합니다.


그 결과 승자와 패자가 생겨난다 해도, 그 경쟁이 건전하기만 하다면 상관이 없습니다. 건건하기만 하다면요. 

그러나 이제, 어쩌면 그 어느 쪽에도 승자가 없는 시대가 찾아온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을 하는 사람 자체가 마치 상품처럼 시장의 평가를 받는 사회, 마치 입시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서로 경쟁하는 사회처럼 보입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가 생각해낸 케인스의 미인 투표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상황을 들여다볼 때에도 유효한 비유지요.

 

여러분, 미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투표해주세요. 그다음이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만 우승한 미인에게 투표한 분에게는 상금을 드리죠. 


이 조건이 붙자 결과는 달라집니다. 자신이 판단할 때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두가 미인이라고 생각할 만한 사람, 표가 몰릴 것 같은 사람에게 사람들의 표가 집중됩니다. 


단상에 오른 미인들보다는 투표자들의 표정과 생각을 읽어내는 데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기 시작하죠. 


이는 시장의 주식 거래에서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케인스가 고안한 비유입니다. 


스스로 정말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회사의 주식보다, 남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만한 회사의 주식을 사려고 한다는 뜻이죠. 


케인스의 비유는 주식 거래의 심리를 설명하는 흥미로운 비유입니다면, 이길 수 있는 말에 베팅하는 심리는 이제 주식 시장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처럼 보입니다. 


내가 진심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예측하는 일 그런 이중삼중의 심리전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는 주체적인 의지나 정직한 마음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삶의 자세와 선택을 강요합니다. 


어느새 주위의 시선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자신의 가치관을 세우기 힘든 인생을 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10년, 세상은 크게 변합니다. 그 소중한 10년, 함께 생각하며 살아가기 위한 힌트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정답이 없는 시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Ⅰ. 세계화가 진전된 세계


세계의 수요가 부족하다? 지금, 자본주의의 무엇이 문제일까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라는 미국의 경제학 대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의 문제는 세계의 총수요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세계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 


지금은 전 세계의 시장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빵집만 해도 조금이라도 저렴한 재료를 이웃 동네, 이웃 나라 혹은 비용을 좀 더 줄일 수만 있다면 지구 반대편 나라에서라도 들여오려고 합니다.


경쟁이니까요. 국경이 없는 이 경쟁, 이것이 바로 세계화입니다. 바로 이 세계화로 인해 전 세계 시장은 하나로 연결되었고, 보다 싼 것을 찾는 경쟁이 전 세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모든 시장이 이렇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 어느 한 곳의 경제 파탄은 통화 위기로 번지게 되고 동시다발적으로 전 세계 불황으로 파급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곤 합니다. 


이런 불안정한 요소를 떠안더라도, 일단은 시장에서의 거래가 활발할수록 좋다. 


돈이 잘 돌수록 좋다고 믿는 것이 현대의 자본주의입니다. 잘 흐를수록 건강하다는 뜻에서 돈을 사회의 혈액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Ⅱ. 공감마저 상품이 되는 시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아직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았던 시대에는 월급으로 텔레비전과 세탁기를 사고 싶다는 소비 행위가 기본이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물건이 다 갖춰지고 나니 사람들은 더 나은 서비스를 원하게 되었고, 시간이 중요한 상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다음 단계인 공감이 상품이 되는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 체험 같은 정신에 돈을 지불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주목할 만한 기업가 중 한 사람이 사업적 관점에서 내린 흥미로운 분석인 동시에, 정신과 마음의 영역까지 상품으로 파악하려는 이 시대의 어려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Ⅲ. 테크놀로지가 격차를 낳는다. 


많은 경제학자들 역시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인해 양극화기 삼화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고소득층은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인해 혜택을 입고, 중산층은 타격을 입습니다. 


저소득층 사람들은 낮은 임금에 허덕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고요.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사람들의 일상생활 전반에 침투한다고 해서, 그것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사실이 명백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서 일자리를 빼앗아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죠.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발전하고 있는데 경제는 침체되고 있다. 


이는 산업 혁명 이후 200년 넘는 역사에서 처음 맞닥뜨리는 커다란 역설입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많은 중산층에게서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에 사람들은 보다 낮은 기술로 낮은 임금을 받는 직장으로 옮겨가야만 합니다. 


경기 침체와 양극화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커다란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 배경에는 테크놀로지 말고도 다양한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단결해 임금 상승을 주장하는 노동조합이 약해진 점 등 사회 변화에 따른 영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약진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이유는 테크놀로지의 성격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닐까요? 


효율이 좋고 생산성이 높은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중산층의 일을 보완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빼앗아버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창조적이 되어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이다. 


루틴 워크, 기계처럼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 작업을 할 때에는 인간으로서의 측면을 잊도록 강요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테크놀로지에 의해 그런 비인간적인 반복 작업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창조력의 추구가 새로운 의무가 되어버렸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에는 창조성을 착취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루틴 워크가 노동의 중심이었던 세계에서 착취당하는 것은 체력이었습니다. 


지금은 창조력이지요. 어떤 의미에서는 진보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모순을 안고 있고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Ⅳ. 자본주의가 무너진다. 


현대 자본주의가 야기하는 세 개의 뒤틀림


1. 세계화로 인해 많은 나라가 시장으로 연결되었고 불안정이 증폭되고 있다. 


2. 공감의 상품화로 가치관이 흔들리고 자신의 욕망의 정체조차 불확실해지고 있다. 


3. 디지털 기술의 진보가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세계화, 공감의 상품화, 디지털 기술의 진보. 이 모든 것이 현대 자본주의를 복잡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합니다만, 그 근본에 단순한 원리가 작용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차이를 상품화하고, 이를 매출 숫자로 계산하고 조금이지만 늘었다 앞으로 나아갔다 앞으로 나아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를 원동력으로 삼는 게 자본주의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늘 새로운 것을 찾고 상품화해 시장에 내놓는 번식력에 온 힘을 쏟아붓는 자본주의는 자가 증식을 스스로 멈추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자본주의적 경쟁의 속성을 명확히 인식하면서도 계속 달려야만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 경주에는 항상 제어장치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정부가 있고 정치가 있는 것입니다. 


지나친 경쟁과 극심한 빈부 격차가 생겨났을 때 부유한 자로부터 가난한 자에게 다시 돈이 돌 수 있도록 소득의 재분배라는 조정을 시행하는 것인데, 우리는 지금 그것조차 힘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변화 속에 존재하는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Ⅴ. 어디까지가 진짜 나의 욕망인가?


아쉽게도 현대 자본주의는 그야말로 다양한 역전 현상을 종종 일으킵니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하지요. 


인터넷으로 정보가 확산되고 증폭되어가는 과정에서 다수에게 좋으리라 믿고 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반대되는 상황을 낳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쉽게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런 현상에 반응하는 예민한 촉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이게 좋아! 저게 핫해! 이런 소리에 혹해 다들 그 이길 수 있는 말에 재빨리 올라타지요. 


강자처럼 보이는 사람이나 상품에 묻어가면 김칫국이라도 마실 수 있고 그 편이 확실히 이익이라는 생각이, 슬프게도 지금의 자본주의에 만연한 흐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그 이길 수 있는 말이 실제의 힘이나 실제의 목소리 이상으로 부풀어가는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냉정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속아서는 안 됩니다. 다수에 묻어가자. 사람들의 공감에 편승하자. 


사람은 본디 약한 존재입니다. 일단 이득처럼 보이는 것에 묻어가면 틀림없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겠지요.


어느 정도는요. 지금까지 수치로 계산해왔던 근대 경제학적 측정 방법에서는 그것이 정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자기 본연의 마음, 본연의 특성을 살리며 살아냈다는 성취감으로 자신의 인생을 채울 수 있는가 하면, 그것은 또 별개의 문제가 되겠지요. 


이제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고민해볼 때가 왔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정답이 없는 시대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야 하니까요. 


 [ 글을 마치며 ]


인생을 살아가는데 창조적인 사람이 되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창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는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조금 편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된다는 것을 스스로의 인생에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라고 해석해보면 좋을 듯싶습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고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답을 찾아내는 연습을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창조적인 능력을 배양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투자를 할 것인지 그러면 어떤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은지 어느 정도의 결과물이 나에게 주어질 것인지에 대한 예측을 해보는 것이 질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서두에서는 케인즈의 미인 투표를 예로 들었습니다. 


자신의 기준이 아닌 사람들의 기준에 따라 투표를 하고 최대한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현재 시장 참여자들 대다수가 선택하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선택은 언제나 가장 적은 결과물만을 갖게 해 줄 뿐 극적인 변화를 만들어주지는 못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선택해 기회를 선점하고 미래를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 자본주의의 생리와 사회적인 변화를 잘 알아두어야 한다고 보입니다. 


이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항상 끊임없이 질문하고 스스로 대답을 해보는 연습을 해봐야 한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질문과 답 둘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 가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을 해보면 더 중요한 것은 질문을 잘 찾아내는 능력이라고 보입니다.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본질에 가까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어렵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본주의 시대에 돈을 떠나서 우리 삶을 생각하기는 힘이 듭니다. 


돈이 충분하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시간적인 자유를 얻을 수 있으니 돈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돈을 좇으면 다른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조율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이 부분도 우리 삶에서 잊지 않고 항상 기억해야 할 중요한 명제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도서 : 돈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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