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ndmer Mar 22. 2022

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

하나로 연결돼 세게 경제의 흐름을 이야기로 알아보자.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옷장을 열어보라. 지금 당신이 가진 옷가지나 소품들은 당신의 조부모들이라면 상상도 못 했을 정도로 화려하고 다채롭다. 


물론 더 질이 좋은가는 논외다. 그런데 당신이 집을 갖게 될 확률은 조부모들보다 높다고 할 수 있을까? 당신의 자녀들은 어떨까? 그리고 왜 그런 걸까?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하루하루 주어진 환경에 맞춰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해내는 것만으로는 잘 살기 힘들다.


똑똑한 당신이라면 잘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 것이다. 그렇다. 경제 지능, 돈과 권력과 정책과 글로벌한 이유들의 흐름을 꿰지 못하면 성실함만으로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힘들다. 


게다가 우리가 나이 먹을수록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 격변의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모든 것의 이면에서는 경제가 있다. 몇 차례의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한층 더 험악한 세상이 되었다. 


누군가 나쁜 의도를 갖고 그렇게 만들지 않아도, 우연과 필연의 운 나쁜 조합만으로 평범한 누군가에게 엄청난 불행이 닥칠 수 있다. 


더군다나 믿음직한 기상 예보관처럼 보였던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 믿기 힘든 시대가 아닌다. 


이런 시기에 스스로 경제를 읽고 변화를 캐치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1달러의 흐름을 통해 세계 경제는 어떻게 엮여 있는지 알아보자. 


Ⅰ. 당신이 매일 사들이는 예쁘고 쓸모없는 물건들


월마트의 익숙한 길목과 통로마다, 할인과 혜택으로 손짓하는 유혹이 즐비하다. 


카트를 이리저리 당기며 옥신각신하는 가족들, 외로운 1인 사냥꾼 등 쇼핑객들 사이에 휘도는 강렬한 소비 충동을 뒤로하고, 로렌은 주차장으로 몸을 돌린다. 


매주 1억의 미국인들이 이렇듯 소비의 대성당으로 순례 여행을 떠난다. 그렇다면 그들이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집어넣는 품목은 무엇일까?


겸손하게도 바나나다. 고를게 별로 없어서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가까운 월마트 슈퍼센터에만 최대 14만 품목의 상품이 널려 이다. 월마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다. 월마트 고객의 평균 가계 소득은 미국 일반보다 약간 낮다. 


쇼핑객 20퍼센트는 나라에서 지급받는 푸드 스탬프로 지불하는 저소득층이다. 


평균적으로 매장 방문객 중 여성이 남성보다 3배가량 많은데 저렴한 가격 덕택에 적은 돈으로도 더 많은 걸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싼값으로 이룬 아메리칸드림이라 할까? 월마트로선 최저가야말로 큰 돈벌이다. 


이 최저가 무한 공급의 사원에서 매주 쇼핑을 하다 보면 몇 가지 여분의 상품을 슬쩍 카트에 집어넣기란 아주 쉽다. 


2달러짜리 귀여운 목욕용 고무 오리, 6달러짜리 헤드폰, 20달러도 안 되는 라디오는 어떨까? 그리고 이런 구매야말로 월마트 수익에 일조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게 하나 있다. 이렇게 지불한 달러는 월마트의 금고로도, 그 주주들에게로도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렌이 산 라디오는 고작 몇 킬로미터만 가면 새 집에 도착하겠지만 로렌이 낸 달러는 지구 반대편의 공장이 있는 곳까지 수천 킬로미터를 더 가야만 한다. 


달러가 흘러가면 부, 직업, 권력이 이동한다!


로렌이 산 값싼 신상 라디오는 미국 해안과 매장 진열대를 연결하는 무한한 물자의 바다에 떨어진 아주 작은 물방울 하나게 불과하다. 


중국의 동쪽 해안지대를 따라 수없이 많은 공장들이 생겨났다. 1만 5천 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단 5일이면 태평양을 건널 수 있는 선박들도 건조됐다. 


이 모든 것이 월마트 고객의 마르지 않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중국은 약 2만여 개 공급업체를 통해 소매업체 월마트 하나에만 독일이나 영국 전체에 파는 양만큼의 상품을 판매한다. 


그러니 월마트 계산대에서 장난감이나 소형가전이나 티셔츠에 1달러를 지출할 때마다 그중 상당액이 중국 제조업체 금고로 흘러들어 간다고 봐야 한다. 


월마트의 대 중국 거래액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지출하는 총액의 10퍼센트를 넘게 차지한다. 


로렌은 자신의 월급 중 일보인 달러를 지불함으로써, 싸구려 전자제품과 교환하는 글로벌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제조업이 말라죽으면, 그 자리에 뭐가 날까?


한 연구에 의하면, 월마트가 10여 년 이상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바람에 미국 제조업 일자리 약 40만 개가 감소했다. 


월마트는 항변한다. 중국과의 교역으로 인해 유통이나 물류 관련 일자리가 늘었고, 소비자들이 쇼핑에서 아낀 돈으로 외식을 하거나 영화를 보기도 하므로 제조업 외의 다른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자리는 안정성 면에서나 급여 수준 면에서나 제조업과는 다르다. 


서구 선진국의 고용 패턴 변화가 정책입안자들 입장에선 골칫거리고,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원활한 교역은 소비자에겐 달콤할지 몰라도, 노동자나 사업주에겐 달갑지 않은 일이다. 어떤 이들에겐 밥줄이 끊기는 일이니 말이다. 


애덤 스미스 가라사대, 분업과 비교 우위!


애덤 스비스는 하찮은 핀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18개 프로세스로 나누어 고찰함으로써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만약 단 한 명의 일꾼이 처음부터 끝까지 18개 프로세스를 도맡으면 만들 수 있는 제품의 수량은 극히 적을 것이다.


하지만 각 프로세스를 숙련된 전문가에게 맡기면, 효율이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핀을 만들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해당 지역에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만들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른 물자와 교환할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분업화 이론이다. 


그렇다면 분업화 이론으로 한 국가가 무엇을 자국의 강점으로 선택하고, 다른 무엇을 교역 대상으로 선택하는지를 설명해낼 수 있을까?


이 대목에서 바통을 이어받는 인물이 바로, 애덤 스미스의 추종자인 데이비드 리카도다. 외국에서 더 싸게 사 올 수 있는 제품이 있다면, 그것은 직접 생산하지 않는 편이 낫다. 


제일 잘 만들 수 있는, 이른바 절대 우위 제품에 집중해야 한다. 설명 모든 제품을 다 잘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그중에서 제일 뛰어난 것을 만들어야 이득이다. 


즉 비교우위가 있는 제품에 집중해야 유리하다. 


우위, 즉 어느 쪽이 유리한가에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바로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제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을 기준으로 한다. 많은 요소들이 비용에 영향을 준다. 가용 가능한 천연자원, 기후, 토지, 노동력의 규모, 임금, 임대료, 규제, 기술, 장비, 운송 등등


일례로 중국은 젊고 인력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하다. 중국에서 노동자를 고용하는데 1달러가 든다면, 미국에선 대략 5배를 지불해야 된다. 


로렌이 매주 월마트에서 쇼핑하는 것처럼 지금도 세계 어딘가의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한다. 


그들이 쓰는 달러, 유로, 엔화, 등이 세계의 공장인 개발도상국 어딘가의 번영을 촉진한다. 


월마트 같은 거대 소매업체는 외국에서 싼값에 사 온 라디오를 한때 그런 물건을 만들었던 러스트 벨트 지역에 판매한다. 


과거의 산업체는 가격 경쟁에 밀려 사라지고, 한때 거기서 일했던 사람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저가 소매업체에 의존한다. 


역설적으로 다른 나라들로 더 싼 물건을 찾아다니는 월마트의 전략 탓에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정작 지갑을 여는 것은 선진국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인데, 그 돈은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경쟁자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이런 역설의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Ⅱ. 세계 제일의 갑부, 중국이 사고 싶은 것들


액수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당신은 뭘 사고 싶은가? 수백만 달러가 있다면 말이다. 근사한 휴양지의 별장? 한적한 열대의 섬? 전용기나 요트?


그보다 훨씬 더 돈이 많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세계의 빈곤이나 질병을 종식시키는 일은 어떨까.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는 말라리아 정복을 목표로 사재 1천억 달러 가량을 자선 사업에 퍼부었다. 돈이 아주 많다면, 그런 대단한 일도 해낼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만큼이나 현금이 많다면, 뭘 더 할 수 있을까? 세계 지배는 어떨까? 솔깃하지 않은가? 돈이면 권력도 살 수 있다. 


동맹이든 적이든 내편으로 만들 수도 있다. 물론 무작정 돈만 퍼부어선 안 될 것이다. 머리를 써야 한다. 


중국처럼 아주 창조적으로 말이다. 앞서 말한 대로 수출업체가 벌어들인 달러는 중국 공상은행에 예치된다. 업체는 그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증빙 서류도 같이 제출해야 한다. 


깔끔한 슈트 차림에 금테 안경을 쓴 이후 이만 회장은 은행 임원 자리에 어울리는 풍모다. 


중국이 거둬들이는 막대한 수출 실적은 이 은행 규모가 세계 최대인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곳의 곳간 열쇠는 이후 이만이 쥐고 있다. 그는 비교적 최근인 2016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이곳에서 30여 년 일하면서 은행 자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현장을 지켜봤다. 


그동안 흘러들어온 달러를 가지고 그는 무엇을 할까? 사실 중국에선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 돈을 중앙은행에 보내고, 중앙은행이 정한 환율에 따라 위안화로 환전해야 한다. 


수출업체는 위안화를 받고, 달러는 중앙은행이 챙긴다. 중앙은행은 국가 외환관리국에 이 달러를 넘긴다. 


은행에 돈을 얌전히 넣어두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걸 잘 안다. 물가가 오르면 돈의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실질가치가 하락하는 셈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돈을 활용하는 편이 이득이다. 돈으로 행복을 할 순 없을지 몰라도 선택권은 살 수 있다. 


돈이 많으면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현금을 많이 가진 투자자에게는 간택을 기다리는 길고 다양한 메뉴가 주어진다. 


중국이 선택한 것은 막대한 달러를 다시 미국으로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이 발행하는 재무부 채권의 최대 구매자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이 고전 요리를 오랜 세월 주문해온 일본 같은 국가에 부러움을 느껴왔다. 그리고 이제 중국도 같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리스크가 적은 대신 수익도 작지만, 3조 달러나 채권을 보유하면 단 1퍼센트 이자라도 큰 액수가 된다. 


게다가 현금이 필요할 땐 쉽게 팔아치울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 국가 정부는 꽤 안전한 투자 대상으로 보인다. 


리스크도 적고 수익률도 나쁘지 않으며 환금성도 좋다. 그러니 중국이 그렇게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게 그리 놀랄 일은 아닐지 모른다. 


    Ⅲ. 나이지리아에 도착한 1달러


두꺼비야 왕자님이야? 진짜배기 감별법


달러를 투자받는 대가에는 수익뿐 아니라 권력에 대한 굴복이 포함된다. 세계적인 자금 이동 흐름을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소유와 경제적 통제권의 이동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나이지리아에 투자한다는 것은 단순한 철도 건설 시장 공략 이상이다. 


이는 중국의 뉴 실크로드 플랜의 핵심이다. 철도는 인프라일 뿐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간의 긴밀한 무역이다. 


중국은 나이지리아에 철도를 건설함으로써 단기적인 수익뿐 아니라 장기적인 혜택을 얻고자 한다. 


중국이 얻고 싶은 건 결국 나이지리아의 석유나 원자재다. 


중국만 그런 게 아니다. 다른 국가들이 아프리카에 돈을 투자하는 이유 역시 대개 다이아몬드 스마트폰 핵심부품인 코발트 등의 자원을 차지하기 위함이다.


중극 은행이 이곳 나이지리아까지 날아온 이유는 힘과 영향력을 얻기 위해서다. 중국은 나이지리아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차지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이나 은행, 부유한 타국 정부와 경쟁할 필요가 거의 없었다. 


나이지리아에 진출한 FDI는 대부분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기업 쉘이나 미국의 엑손모빌 같은 석유회사들이다. 


나이지리아는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이지만 투자자들은 이곳에 발을 디디기를 꺼린다. 


수익은커녕 투자금마저 날릴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국가를 대리해 투자를 하는 일은 온라인으로 애인을 찾는 일과 비슷하다. 


선택의 폭은 넓고 누구나 자기만의 판단 기준이 있다. 외모, 유머감각, 가치관, 치약 뚜껑을 잘 닫는지 등의 사소한 습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로 상대를 평가한다. 


우선순위에 따라 점수를 매겨서 나와 제일 잘 어울릴 만한 상대를 고른다. 


투자처 역시 그렇다. 내 돈을 과감히 투자해도 될 매력 있는 상대, 나와 잘 어울릴 상대를 찾아, 가급적 오래 사이좋게 관계를 맺는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 두꺼비이고 어느 쪽이 왕자님 인이 고르는 일에는 늘 위험과 보상이 뒤따른다. 


돈의 흐름을 창조 내해는 아프리카 투자 전략


나이지리아의 인구는 약 2억 명인데, 그중 60퍼센트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층이다. 


중국은 이들 호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격이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들에게도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나이지리아 역시 중국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시장에 가면 전통 앙카라 직물을 팔지만, 이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된 지 오래다. 


집에서 손으로 짜던 것보다 싸지만 품질은 낫다. 중국이 만들어 팔면서 토착 생산자들은 거의 고사했다. 


심지어 그들이 쓰는 공장 기계도 중국이 만든 것이다. 


결국 중국은 미국에 했던 것과 같은 전략을 나이지리아 에게도 사용하는 셈이다. 


돈을 대주고 산업을 발전시키고 국민들 호주머니를 든든하게 만들어서, 다시 자기들이 파는 제품을 사게 만든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 쳇바퀴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말이다. 웃는 얼굴로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듯 보이지만, 속내는 분명하다. 


중국이 이렇듯 서아프리카 국가들과 외교적 유대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은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재정권이라는 이유로 서구가 외면할 동안, 중국은 오히려 동맹국 관계를 강화했다. 


2014년 BB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중국에 가장 우호적인 나라이다. 중국이 국내 건설경기 둔화로 고심할 때, 가장 큰 액수를 주문한 나라가 바로 나이지리아다. 


둘은 서로의 경제적 이익과 영향력 확대에 바탕을 둔 연합관계다. 


 Ⅳ. 인도 벵갈루루에 도착한 1달러


가난한 부자, 두 얼굴의 인도


우리가 아무리 잘 살게 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세계 인구 8명 중 한 명은 영양실조 상태에 처해있다. 


그리고 여기에도 1달러의 여행이 손길을 미친다. 식량을 생산하면서도 그것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 여기 인도에도 여전히 그런 사람들이 많다. 


입에 들어갈 쌀보다 수출해서 벌어들일 1달러가 더 소중한 걸까? 


누구나 먹어야 산다. 그러니 식량 문제는 단순히 형편의 차원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부유한 쪽은 두꺼워진 허리둘레로 고민인 반면,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극빈층은 극도로 적은 식량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미국인들은 수입의 약 20퍼센트를 먹는 데 쓴다면 나이지리아에서는 이 수치가 56퍼센트나 된다. 


먹는 음식의 질도 다르다. 가난할수록 탄수화물 비중이 높고, 부유해진 중국인은 고기, 유제품, 채소를 더 자주 즐긴다. 


개발도상국에선 맥도널드가 성공의 상징이지만, 부유한 국가에선 그 황금 아치를 비만의 상징으로 여기고 꺼려한다. 


세계 인구가 늘고 소득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식량 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경제협력 개발기구의 추정에 따르면 2050년까지 식량 공급량이 70퍼센트 증가해야 겨우 수급을 맞출 수 있다. 


식량은 점점 더 중요한 자원이 된다는 의미다. 식량을 재배하거나 확보하는 능력이 곧 권력이 될 수도 있다. 


인도와 나이지리아는 공통점이 많다. 식민지 역사, 민족과 종교적 다양성, 젊은 인구 분포, 아울러 쌀에 대한 사랑까지, 두 나라가 주요 교역국이 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쌀뿐 아니라 라고스에서 택시로 이용되는 모터사이클이나 의약품까지 다양한 인도 제품이 나이지리아로 향한다. 


특히 의약품은 1/3 가량이 인도산이다. 인도는 반대로 나이지리아 석유를 제일 많이 사주는 큰손이다. 


두 나라는 국가 정상 간 공식 방문, 무역 박람회, 기술 공유, 인프라 투자 논의 등 무역 관계를 넘어 쌍방의 이익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왔다. 


이 관계에서 달러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중개의 매개로서뿐 아니라 두 나라가 긴밀한 관계를 맺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그리고 이들 기업은 나이라나 루피를 받지 않는다. 오로지 달러만 취급한다.


[ 글을 마치며 ]


서구 사회는 현대화와 번영을 향한 확실한 발전 단계를 고안해냈다. 


이 메커니즘만 따라 하면 대체로 큰돈을 벌고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 중국이나 베트남도 이 공식을 따르는 중이다. 


영국이 18세기에 시작한 산업혁명도 이 메커니즘이다. 


1960년 미국 경제학자 월터 로스토가 명시화한 경제발전 5단계가 바로 그것이다. 


1단계 전통사회 - 교역이 거의 없는 생계 목적의 농업 경제, 도구나 기계가 없어 생산성이 떨어지며 잉여생산물도 거의 없다. 


2단계 도약 이전 - 기계화 농법으로 산출물이 늘고 기반시설 투자가 늘어나는 농업 경제, 저축과 투자가 늘고 계층 이동, 국가정체성 발달, 경제적 이익의 공유가 일어난다. 해외 원조 인력과 기술의 지원 등이 이루어진다. 


3단계 도약 - 제조업 특히 직물이나 의류 산업이 태동한다. 농업이 쇠퇴하고 도시 집중이 시작된다. 정치 사회 기관이 외부 자원 발굴과 도입에 나선다. 저축과 투자의 규모가 커진다. 


4단계 성숙 지향 - 산업이 성장하고 다변화되면서 소비재 생산에 집중한다. 교통과 사회 인프라가 확대된다. 기술이 발달하고 널리 활용되면서 성장과 고득의 분배가 활발하다. 


5단계 대량소비 - 산업이 경제를 지배한다. 생산량이 증가하고 지출이 늘고 사치품 구매도 늘어난다. 중산층 대상의 외식업이나 미용업 등 3차 서비스업이 성장한다. 


이 단계를 거치면서 세계 경제는 하나로 연결되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5단계 수준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만으로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입품이 우리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도 수출 주도형 경제이기 때문이다. 


이 흐름을 생각해볼 때에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이나 중국의 경제 변화 혹은 외교적인 부분까지도 항상 주의 깊게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세계 경제의 흐름은 하나로 엮여있고 그 안에서 우리의 삶이 많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 도서 : 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

작가의 이전글 금융투기의 역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