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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r 22. 2022

고정 환율제도 페그제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자국의 통화와 다른 나라의 통화를 교환하는 비율을 환율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환율에는 변동 환율제와 고정 환율제가 있는데 말 그대로 고정 환율제는 고정되어서 변하지 않는 것을 말하고 변동 환율제는 시시각각으로 변동이 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변동 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원 달러 환율은 매일 변동이 되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는 왜 고정 환율제도를 택하지 않고 변동 환율제도를 택하고 있을까?


둘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한 번 알아보고자 한다.


Ⅰ. 고정 환율제도 페그제란?


먼저 고정 환율제도는 영어로 페그제라고 말한다.


페그제의 페그 Peg는 못이나 말뚝을 뜻한다. 즉 하나의 말뚝을 박아 놓은 것처럼 고정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변동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페그제의 시작은 19세기 영국 식민지에 적용한 제도였다.


식민지의 환율을 고정시켜 무역에서 오는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 영국의 파운드 화와 일정 비율로 교환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는 식민지의 자원을 일정 비율로 교환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 주었고 영국이 식민지 무역거래를 용이하게 통제할 수 있는 일종의 방패 역할을 하게 해 주었다.


현재는 영국의 파운드화 외에도 미국의 달러, 유럽의 유로와 고정 환율제도를 적용하는 국가들이 있는데 이는 일종의 환율 방어 수단이 되어 주기 때문에 채택되고 있는 것이다.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들의 예로는 미국 달러는 카리브해 연안이나 중동 지역 국가에 적용이 되어 있다.


대표적인 국가로는 사우디 아라비아 리얄 1달러에 3.75 리얄, 아랍에미레이트의 디르함 1달러 3.67 디르함이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이나 오만, 요르단 카타르, 쿠웨이트, 쿠바, 홍콩도 자국의 화폐를 미국 달러에 일정 비율로 고정시켜 놓고 있다.


유럽 유로의 경우는 덴마크, 보스니아, 불가리아, 아프리카의 세파 프랑 등이 유로와 고정 비율로 정해져 있다.


 Ⅱ. 페그제의 장단점


페그제, 고정 환율제도를 선택할 경우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알아보자.

먼저 장점은 대외 교역과 자본 유출입이 원활하다는 점이다.


기축 통화인 달러 혹은 유럽의 유로와 일정 비율로 지속적으로 교환이 된다는 점 때문에 환율 변동이 없게 된다.


환율 변동이 없다는 것은 무역에서 발생될 수 있는 환차손에 따른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수출입과 자본유출입이 원활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자본유출입의 안정으로 인해서 교역과 자본 이동이 활성화되고 특히 외국 자본의 유치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또한 수입품 가격이 변동되어도 자국 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물가 안정에도 매우 용이하다.


예를 들어 국제 유가가 50달러에서 55달러로 10% 상승할 경우 고정 환율 제도를 택한 나라는 달러 인상분만큼의 유가가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환율이 추가적으로 변동되어 5%가 인상될 경우 달러 인상분에 추가 환율 인상분이 더해서 15% 이상의 물가상승이 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고정 환율제도를 선택할 경우 물가 안정에 상당 부분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럼 페그제의 단점은 무엇일까?


페그제의 가장 큰 단점은 통화 자체의 가치 반영이 적절히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국 통화의 가치가 고정된 국가의 가치 변동과 동일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 경제 변동 상황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미국 달러와 고정 환율제도를 채택할 경우 미국 달러가 증가한 만큼 자국의 통화를 발행했다고 예를 들어 보겠다.


미국 통화량이 100에서 110으로 10% 증가해 자국 통화량도 동일 비율로 증가시켰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수출입과 국내 경제가 변동되어 금리를 인상시키고 통화량을 줄일 경우 자국 통화량도 동일 비율로 감소시켜야 한다.


이 경우 미국과 동일한 경제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통화량만 줄일 경우 경기 침체 혹은 경제 위기가 올 수 있고 이름뿐인 고정환율제도로 인해서 달러의 실제 가치는 폭등할 수 있다.


고정된 한율로 지속적으로 달러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데 보유한 달러가 적을 경우 외환 통제를 해야 하고 이는 실제 고정 환율과 다른 암시장 환율이 등장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외환 위기를 겪은 나라들이 있는데 멕시코(94년) 대한민국, 태국, 인도네시아 (97년) 러시아 (98년), 브라질 (99년) 터키 (00년) 아르헨티나 (07년) 스위스 (15년)이 있다.


이들 나라들은 외환 위기를 겪은 후에 페그제를 중단했고 변동환율제도로 전환했다.



Ⅲ. 변동 환율제도와 고정 환율제도 무엇이 좋을까?


우리나라의 환율제도의 변화를 통해 어떤 환율제도가 좋은지 알아보자.

우리나라의 환율제도는 최초에는 고정 환율 제도(1945년~1964년)였다. 원화 대 미 달러화를 일정 범위 내로 정부가 고정시켰다.


그러나 외화의 수입이 부족해지고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서 고정 환율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10차례에 걸쳐 큰 폭으로 환율을 올리는 원화 평가절하를 실시했다.


결국 고정환율제도에 의해 환율이 고정되는 바람에 외환 수급이 반영되지 못해 각종 부작용이 따랐고 국가 경제는 발전되지 못했다.


이후 모든 외환을 정부에 집중시키는 외환관리 제도를 도입하고 단일 변동 환율제도(1964년~1980년)를 도입하게 된다.


외환시장의 상황에 따라 수시로 환율을 결정하고 고시하는 방법을 채택한 것이다.


시장의 논리가 아닌 정부가 고시해주는 환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시장 논리가 반영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 석유 파동 등 외부 요인에 의한 큰 변동이 있을 경우 환율 통제가 적절하게 되지 못했고 물가도 불안정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나온 것은 복수 통화 바스켓 제도(1980년~1990년)라는 것으로 세계 주요국의 통화를 하나의 바구니, 즉 바스켓에 담아 주요 국가의 교역량, 금리, 국제수지 전망을 고려하여 환율을 정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환율이 점진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한국은행이 개입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 조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이를 발전시킨 제도가 시장 평균 환율 제도(1980년~1997년)로 모든 외환 취급 은행이 은행 간 시장 거래를 외환 시세를 거래량 중심으로 가중 평균하여 환율을 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르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하루 변동폭에 제한을 두었는데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IMF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면 폐지한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것은 자유 변동 환율 제도( 1997년 ~현재)로 완전한 시장 환율을 반영한 자유변동환율제도를 1997년 12월부터 시행하게 된 것이다.


외환위기를 맞아 시장 평균 환율제도의 일일 변동폭 제한을 폐지하고 시시각각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을 기초로 변동하는 것이다.

결국 환율제도의 변동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고정 환율 제도에서 변동 환율제도로의 변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경제 규모가 되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변동 환율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 기능이 더욱 활성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대내외 경제 상황이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서 환율이 고정될 경우 경제를 운영하는데 불리한 점이 많아 변동 환율제도가 더 유리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 글을 마치며 ]


현재 세계 여러 나라가 변동 환율제도를 더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고정 환율제의 장점인 물가 안정 효과가 그다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 자유화에 따라 국제적 자본 이동이 가속화되면서 고정환율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특히나 고정 환율은 언제라도 일정 비율로 환전을 해주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신흥국들은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에 외화자산이 급속히 빠져나가 경제가 악화되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의 경우 외국 자본의 유출입은 많으나 실제 국민 경제와는 연결되지 않아 국가 경제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결국 자국의 통화는 자국이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운영하는 것이 현재까지는 바람직한 제도로 보인다.


자국의 통화를 한 나라의 통화에 고정할 경우 대부분 경제 규모가 큰 국가의 경제 논리로 통화량이 조절되어 피해를 본 역사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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