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식당 99%가 따르는 룰을 깨라.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어려워도 살아갈 방법은 있다는 긍정적인 말인데, 과연 현실에서도 그럴까? 식당을 창업한 사람들 중 80퍼센트가 2년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매우 안타깝게도 여전히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믿는 식당 사장님들이 많다.
식당은 누구나 창업하기 쉽다 보니 자고 일어나면 많은 경쟁자가 생긴다.
그 결과 우리나라 인구 70명당 음식점 한 개라는 과당 경쟁 상황이 발생했고, 음식점은 살아남기 힘든 레드오션 영역이 되었다.
어떤 사업 영역보다 경쟁 강도와 구조가 비참하리만큼 냉혹하다. 주변을 살아봐도 식당을 해서 성공했다거나 돈 좀 벌었다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새로운 식당은 계속 생겨난다.
이런 상황에서 분명한 것은 누군가는 줄을 서는 식당을 만들고 누군가는 망해서 빚을 진다는 것이다.
실패하는 원인은 식당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데 있다. 음식만 맛있다면 잘될 거야. 그럭저럭 먹고는 살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으로 겁 없이 시작하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준비 없이 식당 창업을 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남들과 비슷한 식당을 차렸기 때문에 버티지 못하고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겠지 하는 마음가짐이 한순간의 절망으로 바뀐다.
개인적으로는 주변에 식당을 창업하거나 성공하거나 혹은 실패를 한 사람도 없다.
그리고 식당을 창업할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식당도 하나의 개인 사업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과정은 다른 사업과 유사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 식당은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성공한 사람의 비결을 엿보도록 하자.
Ⅰ. 하루 매출 0원의 기염을 토한 날, 하늘에서 책이 떨어졌다.
우리는 하루 매출 0원을 기록하게 되었다. 주변의 다른 식당들은 점심시간에 손님들로 넘쳐나는데 우리 식당에는 단 한 명도 오지 않았다.
초조함에 손이 떨렸다. 대출받은 돈은 진작에 바닥나고 월세도 감당 못 할 처지였다.
많이 팔아봐야 하루 4만 원, 7만 원, 어쩌다 10만 원 파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이대로 망하면 어떻게 되는지 계산해보니 남는 것 빚뿐이었다. 그 빚을 언제 다 갚지? 아이들과 아내만 고생시키는 무능력한 아빠이자 가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어느 날 문득 정말 맛있고 친절하기만 하면 장사가 잘 되는 것일까?
왜 나만 장사가 안 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때 절박한 심정으로 식당에 관한 중고책 한 권을 구매해서 읽었다. 그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내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건 TV, 신문 같은 건 보지 않았지만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면서 요리책을 잠들기 전까지 봤다. 그렇게 해서 난 17억 원의 빚을 다 갚을 수 있었고 지금의 회사를 일구는 튼튼한 기초가 되었다.
그 책이 바로 백종원 대표가 지은 무조건 성공하는 작은 식당이었다.
난 17억 원의 빚도 없었다. 백종원 대표가 요리책을 읽었다면 나는 장사를 책으로 배울 수 있겠구나 하고 확신했다. 그리고 식당 관련 책을 한 두 권 더 읽어보니 내가 왜 망해가고 있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식당 차리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단 몇 권의 책이 말해주었다. 나는 식당을 차리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공부도 하지 않고 무작정 식당을 차리는 사람은 망할 수밖에 없다.
나는 식당을 차리면 망하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식당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아내와 부모님의 승낙을 받기까지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난 무엇을 했을까? 식당을 하고자 하면 관련 책 한 권 정도는 읽어봐야 하지 않은가. 나는 한 권은커녕 단 한 페이지도 읽지 않았다.
몇 권의 책을 통해 나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무모한지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식당 구석구석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사가 안 되는 이유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부모님에게 전수받는다면 적어도 성공 확률 50퍼센트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단 1퍼센트의 성공률도 없는 식당 사장이었다. 그 대가로 1억 5천만 원이란 빚과 함께 월세도 감당 못하는 지경까지 온 것이다.
Ⅱ. 왜 덥석 차릴까?
많은 사람들이 식당 창업을 결심하고 프랜차이즈를 선택한다. 혼자 끙끙대는 것보다 프랜차이즈 본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창업하면 편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사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아무리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도 밥상만 차려주는 정도다. 식당을 하고 싶다고 하니 돈 받고 가맹점 하나를 내준 것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차리기만 하면 잘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업과 장사에 대해 공부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라 하더라도 결과를 장담하지 못한다.
본사가 밥까지 떠먹여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교육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기본적인 조리 교육과 위생 교육이다. 본사에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주들과 상생하기 위해 많은 홍보와 광고를 통해 매출을 이끌어준다. 이것이 프랜차이즈 창업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다.
하지만 본사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시작하는 가맹점주도 자칫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독립 매장을 창업한다면 더더욱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공부를 하지 않고 덥석 차렸다가 5년 10년을 허송세월 할 수 있는 것이 식당 창업이다.
실패하면 모아둔 재산을 잃는 것은 물론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갚아야 하는 빚쟁이 신세가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할 때는 관련 내용의 책을 사서 본다. 등산을 좋아하거나 낚시를 좋아하면 관련 책을 사서 읽을 것이다.
책이 아니라면 월간지라도 본다. 그리고 취미 생활에 돈을 쓸 때는 철저히 조사하고 검색해서 하나하나 비교한다.
100만 원이 훌쩍 넘는 자전거를 사거나 고가의 낚싯대를 구매할 때는 물론이고 그보다 더 값비싼 제품을 살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심지어 동호회에 가입하고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잠을 설쳐가며 인터넷을 들여다본다.
취미 활동을 위해서도 이런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는데, 전 재산에 가까운 투자를 하는 식당은 왜 아무런 준비 없이 덥석 차리고 보는 것일까?
Ⅲ. 핵심 상권은 프랜차이즈에 양보하자.
고기에 등급이 있듯 상권에도 등급이 있다. A급, B급, C급 그 이하로도 계속 나뉜다. A급 상권으로 가면 무조건 장사가 잘 될까?
잘되는 식당은 상권과 자리, 즉 입지 조건이 좋기 때문일까? 반대로 C급 이하의 상권으로 가보자. 주변에 주택가가 형성되어 있지도 않고 교통도 불편한데 손님들이 길게 대기 줄을 서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좋은 상권에 좋은 자리로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잠시만 머릿속에서 지우자. 누가 봐도 좋은 A급 상권의 좋은 자리는 자릿값이 꽤 나갈 것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B급 상권도 만만치 않다. 이런 곳은 다음과 같은 입지를 갖추고 있다.
첫째, 잘 나가는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다. 둘째, 유동인구가 많다.
두 가지 요인을 들었지만 사실상 유동인구가 많다는 것만으로도 자릿값은 어마어마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장사해야 잘 된다는 공식 같은 믿음이 있다. 이제 좋다는 그 자리를 조금만 파헤쳐 보자.
유동인구가 많은 자리는 그만큼 권리금과 월세가 비싸다. 주변에는 그보다 월세가 더 비싼 점포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A급 자리에서 장사를 해야 그나마 잘될 것이라는 그 믿음으로 결국 제로섬 게임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자리다. 처음 식당을 준비하는 사람들일수록 이런 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통장 잔고가 두둑하지 않다면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입지에서 경쟁한다면 이길 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
그곳에는 이미 날고 기는 고수가 넘친다. 유동인구가 많으면 특별히 홍보하지 않아도 점심과 저녁 시간에 알아서 손님이 들어온다.
기본 매출이 보장되기 때문에 월세와 권리금이 비싼 것이다. 이런 자리는 미련을 버리고 자금이 두둑한 대기업 또는 유명 프랜차이즈에 양보하는 것이 좋다.
Ⅳ. 최고의 인테리어는 손님이다.
음식으로 승부를 볼 때는 어중간하면 안 된다. 와 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와야 한다. 물론 외형과 음식 둘 다 좋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 식당은 몇몇 고급 식당의 몫으로 남겨두자.
식당의 최고 인테리어는 홀을 가득 메운 손님이다. 식당이 손님들로 꽉 찬 모습이야말로 흉내 낼 수도 따라 할 수도 없는 최고의 인테리어다.
SNS에 손님들로 꽉 찬 인증 사진 한 장만 올리면 그 어떤 인테리어보다 더 많은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사진에는 어떤 설명이나 홍보성 글을 달지 않아도 이미 고객들은 다 안다.
인테리어가 예쁜 식당은 인테리어 사진이 전부다. 음식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인테리어 말고는 내세울 게 없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고 나면 그걸로 끝이다. 이런 손님들은 한 번 왔던 식당에 다시 방문하지 않는다.
또 다른 외모지상주의 식당을 찾아 이동하기 때문이다. 인테리어가 예쁜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도 한두 번이면 족하다. 맛집을 찾는 손님들은 다 알고 있다. 어떤 식당이 진짜배기인지.
Ⅴ. 룰 브레이커는 내가 먼저
1인분 적게 주문하셔도 됩니다. 넉넉하게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손님이 눈치 보지 않게 먼저 선수를 쳐야 손님은 인정해준다. 어려울 것도 없다.
생각을 비틀어야 한다. 1인 1인분을 꼭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다. 손님에게 인원수대로 시켜야 한다고 기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
인원수대로 주문한다고 해서 금방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식당이 먼저 이상한 원칙을 깨면 손님들은 찾아오기 시작한다. 한 사람의 손님이 누군가를 데려오고 같이 온 손님이 다시 누군가를 데려온다.
단골이 되는 과정은 이렇다. 식당이 먼저 내주면 된다. 아주 조금만 먼저 내주어도 손님은 감동한다. 이 작은 차이가 남들과 격이 다른 식당이 되는 비결이다.
[ 글을 마치며 ]
잘 되는 식당에 대해서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몇 가지를 생각해보자.
첫 번째는 뭐니 뭐니 해도 맛일 것이다.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이나 내가 만들 수 없는 특별한 맛을 내는 식당이 가치가 있을 것이다.
식당은 기본적으로 음식을 먹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요리를 다 잘하는 곳이면 매우 좋다. 그렇지만 한 가지만 잘해도 단골이 생길 수 있고 꾸준하게 사람들이 오는 곳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적절한 가격일 것이다.
음식이 맛있다고 해도 너무 비싼 가격에 판매를 한 다면 몇 번의 경험을 얻기 위해서 갈 수는 있지만 꾸준하게 식당을 찾는 것은 많은 부담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적절한 가격을 책정해야 하고 이 가격은 다른 식당들과의 경쟁의 시발점이 되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가격은 비슷한데 다른 곳의 음식과 큰 차이가 없다면 손님을 빼앗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마케팅이다.
좋은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서비스한다고 해도 식당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
업력이 오래되어서 누가 들어도 알 만한 식당이나 사람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식당이라면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처음 연 식당을 사람들이 알고 미친 듯이 몰려 올 가능성은 없다.
이럴 때 자신의 식당이 어떤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는지 식당 입구에서 알려야 하거나 SNS를 통해서 알려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한 번 경험을 한 손님이 지속해서 찾을 수 있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마지막은 사장으로서 내가 이 일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보인다.
이는 꼭 식당에만 적용되는 논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하는 모든 결정에 적용되어야 된다고 본다.
인생에 가장 큰 기회비용은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자신이 선택한 대로 흘러간다.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 길을 가기로 작정을 했다면 최선을 다해도 될까 말까 한 것이 세상의 논리라고 보인다
그런데 자신이 사랑하지도 않고 흥미를 가지지도 않고 최선을 다하지도 않는 데 성공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최선을 다해서 계속 발전하고 배움을 통해서 성장하고 높은 단계로 나가려는 의지가 있어야 사장으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 도서 : 무패 장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