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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r 31. 2022

위대한 해체

미래는 왜 파편화, 융합화, 초연결 사회인가?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요즘 경제의 대세 페턴은 해체다.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 훨씬 작은 규모로 파편화된다. 


접근성이 확장되면 더 많은 주자가 유입되고, 우리가 하는 것과 만드는 모든 것에서 선택지가 늘어난다. 


즉, 경제가 점차 분산화되는 것이다. 생산자와 구매자 간의 경계가 증발하고, 비즈니스는 고도로 분산적이며 사람 중심적인 단계로 이동한다. 


결국 현재 경제의 발전은 개개인의 더 행복한 삶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인다. 


다수가 모두 동일한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 다수가 각각으로 쪼개어져서 각각의 만족스러운 삶을 위한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현재 경제의 발전 상황이다. 


그럼 왜 이런 발전이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산업의 거래, 산업에서 테크놀로지로


산업혁명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거래였다. 안정적인 직업에 늘어난 월급, 유급 연차휴가, 힘센 노동조합과 개선된 작업환경, 자동 냉난방 시설이 갖춰진 주거시설, 노동 절약형 제품과 일회용 물품으로 가득한 집, 거실에 앉아 바로 볼 수 있는 공짜 엔터테인먼스 시스템


개인 교통수단과 국가 운송 인프라, 장난감이 빼곡한 창고,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마트와 유통기한이 긴 포장 음식, 박스 채 물건을 파는 창고형 할인매장, 국가 지원 무상교육, 의료 혁신과 공공 병원, 하늘을 가로질러 운송하는 비행기, 35세 이상으로 늘어난 수명, 이런 것들이 산업혁명으로 우리가 얻은 것이다. 


산업혁명의 중요한 불문율은 두 가지이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더 풍요로운 삶을 만들 수 있다. 


그러려면 너희는 자본을 소유한 자들이 설정한 규칙을 잘 따라야 한다. 


이것을 간단하게 말하면, 개인의 창의성은 기업가들의 총능률의 합에 대적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것은 협동, 창의성, 다름에 대한 욕구 등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변치 않을 인간의 기본정신에 반하는 일이다. 


산업화 세계에서 소비자와 생산자는 분리된 두 계급이다. 기업가는 생산의 요소들을 독점한다. 독자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능력은 노동자의 손에서 이미 박탈했고, 자본 계급에만 복속될 수 있도록 개량되었다.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거래의 내용은 결국 이렇게 설명된다. 우리가 디자인하고, 만들고, 광고할 수 있게 해 주면 그 대가로 높은 삶의 수준을 선사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든 이윤을 자기들이 독식할 것이라는 사실을 슬쩍 빼놓았다. 


이러한 경제 모델은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모두 소유하기 전까지는 그런대로 잘 굴러왔다. 


하지만 이제 거래는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고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업혁명은 이제 자기 손으로 판을 접고 있다. 


산업혁명이 처음부터 진부해지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Ⅱ. 소셜 미디어의 표현 너머


디지털 대화, 집단 지각력


소셜 미디어 덕에 가능해진 디지털 대화는 어떠한 형태의 출판물보다도 우리를 심오한 지점으로 데려간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우리가 누구와 어디에서든 즉각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집단 지각력의 영역으로 이끈다. 


디지털 대화는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어떤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정리해서 올리는 글이 아니다. 


이것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실시간 대화다. 탁월한 예로 트위터는 특유의 간결성과 태그 기능을 무기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지금 당장 그것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또한, 지금 당장 내가 알고 싶은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이런 집단정신에 접속하는 것이다. 


디지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의 답을 알고 있다. 이런 면에서 의미 검색은 이미 디지털 집단에 존재한다. 


나는 미묘하고, 복잡하고, 너무도 인간적이며, 검색 알고리즘도 답을 잘 내놓지 못하는 질문을 나도 모르게 트위터에 올리곤 한다. 


내 생각에는 이미 집단으로 연결된 두뇌를 실시간 활용할 기술이 발명된 만큼 검색 알고리즘은 이런 질문에 답할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Ⅲ. 산업화의 인생 공식, 상자 안의 삶


산업혁명 이후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빠르게 변화했다. 진화의 과정은 상당히 천천히 진행된다. 


우리의 현재 삶을 200년 된 산업화한 삶이라고 하고, 우리가 인간의 형체를 살아온 20만 년의 시간을 대입해보자. 산업화한 방식으로 살아왔던 약 200년의 시간은 인간의 20만 년 삶의 1,000분의 1에 불과하다. 


즉, 인간이 존재한 시간 중 0.001%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인간이 지구에서 보낸 시간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고, 따라서 지금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감을 못 잡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구의 어떤 시스템이나 생명이 0.001%에 해당하는 기간에 적응하도록 설계되었나? 그런 것은 절대 없다. 


인간성 상실이라는 부작용


인간은 본디 사회적 동물이다. 의사소통 능력과 사회구조 덕에 인간은 먹이사슬 맨 꼭대기에 설 수 있었다. 


하지만 효율만으로 최고로 여겨 시스템 논리와 이성적 요구만을 따르는 산업화 세계는 여러모로 반사회적이다. 


인간성 상실은 시스템이 치러야 하는 대가다. 즉, 인간성 상실은 산업화의 기계들이 전진할 때 의도치 않게 배출하는 부작용이다. 


얕은 사회적 관계


우리가 일상을 함께 보내는 사람의 구성이 달라졌다.


돈만 아니었다면 굳이 시간을 투자하지 않을 사람들로 우리의 사회생활을 가득 차 있다. 


즉, 같이 일하는 사람과 사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우리가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저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계 때문에 우리의 소중한 시간은 지나치게 낭비되고, 결국 우리가 선택한 진짜 인간다운 교류의 시간은 점점 줄어든다. 


  Ⅳ. 인간성 회복, 언어가 미래를 결정한다. 


 인터넷 이전의 마케팅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 있었다면 그것은 대규모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 기계, 대량 판매상, 대중 매체 등등. 이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한데 묶으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대중문화가 탄생한다. 


우리는 선반에 놓인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텔레비전에 방영되는 프로그램도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시스템은 지금과 다르게 틈새시장을 원하지 않았다. 


우리는 갖고 싶은 최신의 기계를 손에 넣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고, 유행을 따라야 했다. 


유행은 근사했다. 유행은 자연스러운 사회적 성향에 어울리는 커뮤니티의 기초 지식이 되었다. 


이기적인 시대


매스마케팅은 자본의 소유주들에 의한, 그들을 위한, 이기적인 마케팅 방식이다. 


이때 자본이란 재정적 자본뿐 아니라 정신적 자본 모두를 말한다. 평균적인 교외 거주자란 모든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었다. 


우리는 모두 사각형 가장자리가 둥글게 깎여 나간 평균적인 제품을 사랑하고 또 믿었다. 


앞서 언급한 유행을 넘어 공식처럼 반복되는 이기적인 마케팅 사례는 무수히 많다.


그리고 그런 마케팅을 하면서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는 이기적인 기업이 지금도 꽤 많다. 


내가 이기적인 마케팅의 정수라고 꼽는 것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전적으로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속이는 마케팅이다. 


Ⅴ. 인구 통계학의 역사


예측 가능한 마케팅은 없다. 


그룹화는 어떻게 하는가. 인구통계로 사람을 그룹화할 때 보통 포함하는 기준은 성별 나이 수입 교육 인종 지역 언어 이동성 주택 소유 여부 고용 상태 등이다.


모두 인구통계학자와 마케터의 무기고에 있는 전형적인 무기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 중 많은 것이 예전처럼 중요하지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대로 된 마케팅 도구라기보다 인간을 차별하는 다양한 방법에 가깝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음의 수준이 아니라 대놓고 너무 무례하거나 심지어 불법적 차별인 것도 있다. 


나는 우리가 이러한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또한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사회 결정이나 마케팅 전략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인구 통계학적으로 프로파일링을 하고 행동을 예측하는 순간 잘못된 낙관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대중성이 치러야 하는 대가


대중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는 매우 컸다. 이 판에 끼고 싶으면 돈이라는 주사위를 던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기반시설을 만들거나, 기반시설을 비싸게 빌려야 했다. 


여기서 기반시설은 공장이나 시스템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수십 초간 사람들의 시선을 빌리는 비싼 텔레비전 광고로부터 대형 소매점의 매대를 임대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비즈니스 공급망의 양 끝 지점이 이토록 비싸다는 사실은 돈 많은 소수나 이것을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보통을 위한 보통의 


대규모 소매산업에는 당연히 대중 미디어가 있어야 물건을 팔 수 있었다. 


그리고 생산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보통의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보통 사람을 위한 보통의 제품을 만들어야 대량으로 팔리며, 이것으로 시스템 비용을 보전할 수 있었다. 


대중 미디어의 독백으로 규정되는 이 세상에는 틈새는 눈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대단한 브랜드는 대단한 아이디어나 환상적인 제품이 아닌 대단한 예산에 의해 만들어졌다.


마케터들은 대중이 순응하길 원했다. 그래야 일이 더 쉬워지고 대차대조표의 형편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차점 


소셜 그래프


소셜 그래프란 디지털 상에서 쉽게 형성되고 유지되는 관계를 종합한 네트워크로, 이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더욱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이러한 관계는 모두 물리적 속성을 띠었던 기존의 연결 방법들보다 만들기도 유지하기도 훨씬 쉽다. 


관심 그래프


관심 그래프는 우리가 진짜로 관심 있는 것들을 그래프로 그린 것이다. 우리가 진심으로 믿는 가치와 실제로 행하고 지지하는 것들에 근거하므로 훨씬 진솔한 정체성이 드러난다. 


관심 그래프는 그 사람이 실제 한 행동뿐 아니라 하고 싶어 하는 것까지도 추적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즉, 자기가 어디를 가고 싶고, 무엇을 사고 싶고, 누구를 만나고 싶고, 무엇을 바꾸고 싶어 하는지 보여준다. 


도시 이야기


소셜 그래프와 관심 그래프는 사회적 집단뿐 아니라 도시 자체도 재정립하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역설인데, 도시는 점점 더 비슷해지면서 동시에 점점 더 달라지고 있다. 


세계화와 집단정신의 영향으로 이제 도시는 예전만큼 서로 다르지 않다. 도시는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도시 안에서 일어나는 행동들이 점점 더 유사해진다. 


뉴욕, 상하이, 바르샤바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모양새가 서로 비슷하다. 


어디에서든 맥도널드나 코카콜라를 볼 수 있다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도시는 관심별, 소셜 그룹별 틈새화라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를 통과하면서 연결된 커뮤니티들의 거대한 하위 지형이 되어 간다. 


사람들은 열정을 매개로 그룹을 자체 조직한다. 마음 맞는 사람을 찾거나 관계를 형성하기가 쉬워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대중문화의 유행 선도자 같은 문화 대통령들이 드디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Ⅵ. 스크린플레이, 대중 미디어 그 이후


위대한 해체의 시기에 가장 크게 분열된 산업이 있다면 단연 미디어 산업이다. 


오늘의 미디어 권력자가 인터넷 이전의 권력자와 같지 않다는 점에서 이미 미디어 산업은 완전히 뒤집어졌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새로이 등장한 미디어의 총아들이 상황을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그렇다고 앞으로 몇십 년 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기가 도래한다는 말은 아니다. 


미디어 지형의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의 해체 정도는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것보다 더 규모가 대대적일 수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좁은 의미의 미디어는 심지어 증발해버릴 수도 있다. 


기기 통합


기기 통합은 오랜 시간 테크놀로지 세상의 성배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지난 30년 간 각기 다른 기능의 새로운 기기들이 하나로 통합되기보다 테크놀로지가 잘게 세분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해 포켓 크기로 기능이 모두 통합되면서 현재의 스크린 시대가 열렸다. 


여전히 개별적인 기기는 수없이 많지만 점점 기능이 엇비슷해진다. 


스마트폰 혹은 포켓 스크린은 접속된 존재를 위한 제어판이 되어가고 있다. 


Ⅶ. 사물 인터넷, 인터넷에 대한 정밀한 해부


시간 발명과 시간 도둑


스마트폰의 편리함에는 그야말로 놀라움에 중독성까지 있지만, 인간 존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또한 분명하다. 


이제는 거의 스마트폰이 우리를 소유하고, 우리가 스마트폰에 봉사하는 지경이다. 역사상 인간이 지금처럼 물건에 집착한 시기는 없었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테크놀로지와 인간의 상호작용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인터넷 초창기만 해도 컴퓨터가 필요하면 우리가 컴퓨터 책상으로 가서 앉았다. 


그랬던 것이 이제는 컴퓨터가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를 하루 종일 방해한다. 


심지어 사람들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 횟수가 평균 150번 이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난 1900년대의 기기 혁명을 돌이켜보면 양상은 완전히 다르다. 산업화 시대의 기기는 시간을 발명했다. 


산업화 시대, 기기는 어떻게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주었나


세탁기 : 손시탁이 필요 없으며, 버튼을 누르고 잊어버리면 된다.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한다. 


냉장고, 냉동고 : 매일 시장에 가서 신선식품을 살 필요가 없다. 


가스히터, 전기히터 : 나무를 쪼개고 모을 필요가 없고 스위치만 누르면 된다. 


전기다리미 : 벽난로에 철제 다리미를 데울 필요가 없다. 


옷 건조기 : 빨래를 줄에 널 필요가 없다. 


식기 세척기 : 싱크대에 붙잡혀 일하는 시간이 준다. 


지금은 기기들이 창조한 효율보다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블랙홀로 우리를 데려간다. 


디지털 시대의 기기는 시간을 훔친다. 


이런 상황을 보며 나는 우리가 기기에 쏟는 시간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기기를 과연 우리가 소유한 것인가, 아니면 기기가 우리를 소유하기 시작했는가? 


테크놀로지 시대의 과제는 우리가 이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다. 


Ⅷ. 산업 매트릭스, 시장 점유율이라는 어리석음과 산업의 해체


자원이 아닌 자신을 파괴하라. 


초점이 산업 중심의 대규모 산업 복합체에서 사용자 중심의 소규모 모델로 이동하였다. 


역사적으로 내내 계층적이었던 산업 구조에서 각 요소가 모두 떨어져 나가고 있다. 


수평적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소유는 사용자와의 직접적인 관계에 밀려 빛이 바랬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새 테크놀로지와 환경으로 파괴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이다. 


기업은 다른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변화를 강요당하기 전에 제 손으로 제 시스템을 파괴할 필요가 있다. 


모든 변화에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따른다. 산업이 완전히 뒤집어지고 삶이 일상적으로 추적당하는 요즈음, 우리 사생활이 타인에 의해 침해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는 절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무엇이 해체되고 있는가?


테크놀로지 기반 경제는 산업을 분화시킨다. 사람들의 제품과 서비스 요구가 새로운 방식으로 어떻게 충족될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것이 비즈니스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시장에서 당신의 경쟁자를 정의하려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어떤 산업이든 진정한 혁명은 당연한 경쟁 영역 밖의 기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 글을 마치며 ]


이 책에서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보고 싶다. 


첫 번째는 모든 것이 해체된다는 것이다. 


해체된다는 말은 기존에는 다수에 의한 시장 경제가 옳은 논리였다. 그 이유는 무엇이든 부족한 시대였고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논리도 있었으니 공급을 많이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었다. 


더 많은 기계를 사용해서 더 많은 자동화를 통해 제조업 성장을 이룬 나라들은 부강해졌고 현대 사회의 강대국의 초석을 만들 수 있었다. 


제조업 기반이 이루어지지 않은 나라들은 오랜 시간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지금도 유사하게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을 들어보자. 중국은 모든 물자가 부족한 나라였는데 시진핑 집권 시기에 시장을 개방하고 제조업을 발전시킨 결과 지금은 중국도 물자가 풍족한 나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고 2030년에는 미국과 동등한 수준이 될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논리가 적용되는 사회가 아니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물건을 너무 많이 생산했기 때문이다. 


물건이 부족하지 않아 우리는 선택적으로 소비를 하게 되고 이는 새로운 유형의 유통망도 만들어냈다. 


온라인 상거래가 그 예시인데 온라인 상거래는 우리가 필요한 물건을 언제라도 구입할 수 있게 해 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 찾아서 구매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강제적으로 주입되던 광고나 마케팅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었고 우리가 원하는 정보만 취사선택해서 소비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는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영향을 미쳤고 하나의 과정이 일률적으로 관리되던 사회에서 모든 과정이 분업화되는 소규모의 산업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이것이 위대한 해체의 시작점이라고 보인다.


두 번째는 기존이 관습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케터들이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중에 가장 원론적인 부분이 인구통계학적인 부분이다. 


인구는 몇 명인가에서 성별, 소득, 학력, 자산 규모, 직업, 가구 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는 인구를 구분 짓고 그중에서 가능한 시장만 선택해 규정짓는다. 


그리고 그 시장 전체를 타겟한 광고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이라는 것을 만들어 성과를 측정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어떻게 시장을 정의하는가이다. 


시장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서 마케팅의 분석기법이나 액션 아이템이나 투입되어야 할 리소스까지 정리되게 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결과물을 평가하기 위한 시장 점유율에도 사용이 된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시장 규정 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시장을 어떤 범주에 넣는 행위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지속해서 변화하고 있고 나아가 어떤 제품은 시장에서 사라지기도 하며 새롭게 생겨나기도 한다. 


기준점이 사라지니 결과물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존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기존의 관습 그대로 시장을 바라보고 그것을 평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은 우리가 처음 생각한 것과 다르게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전략을 그대로 집행하니 결과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도 모른 상태로 자원이 낭비될 수 있다. 


디지털 세상이 출현한 지는 이제 20년 정도가 되어간다. 그리고 산업화가 시작된 것은 200년 정도가 되었다.

 

인구 역사 2만 년 중에서 천 분의 일에 불과한 시간이다. 그런데 지난 2만 년의 시간 중에서 산업혁명 200년의 시간은 기존의 시간보다 더 빠르게 변화했고 최근 20년은 기존 200년보다 더 빨랐다. 


그럼 앞으로 펼쳐질 2년은 어떨까? 아마 지난 2만 년이나 200년이나 20년을 뛰어넘을 정도의 빠른 변화일 것이다. 


이런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채 과거의 습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면 변화의 시기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관련 없는 영역의 산업이 다른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부분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라고 보인다. 


온라인 상거래는 표면적으로는 유통산업을 변화시킨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우리 문화를 변화시켰다. 


멀리에 있는 친척이나 형제 부모를 찾아가지 않도고 선물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었다. 


주변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행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영상통화를 이용해 안부를 묻게 되었다. 


전화보다 짧은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고 한 집에서 생활하면서도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각자의 손 안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그것이 불편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산업의 변화에서는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같은 분야에 있는 경쟁자가 아닐 확률이 높다.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어떤 무형의 존재가 갑작스럽게 나타나 끝판왕처럼 모든 것을 잠식시켜 버릴 수도 있다. 


우버가 미친 개인 운수산업이나 에어비앤비가 미친 숙박업계나 구글의 발전과 함께 사라진 백과사전 등이 대표적일 수 있겠다.


이처럼 앞으로는 또 어떤 산업이 어떤 형태로 변화해서 다른 산업을 잠식시킬지 모른다. 


확실한 것은 기존의 관습을 유지하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은 없다. 


모든 것이 해체되는 시기라는 점을 명심하자. 



 참고 도서 : 위대한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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