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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Apr 20. 2022

10대에게 권하는 경제학

경제를 움직이는 요인과 동기는 개인의 무한한 욕구입니다.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규모가 큰 도시가 다른 도시들의 자원을 빨아들이는 이유는 그곳에 가면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물건을 소비할 만한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있는 곳에서 물건은 제 값을 받을 수 있기 마련이고 사람들도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곳이 더 큰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더 확대하면 국가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는 곳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더 많은 경제활동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런 시장 논리의 흐름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경제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적인 견해가 없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제학의 논리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럼 어떤 경제 논리가 우리 삶에 숨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Ⅰ. 욕구는 무한하고 자원은 부족한데, 어떻게 모두를 만족시킬까요?


사람들의 욕구는 끝이 없는데 그런 욕구를 해소할 자원은 충분치 못합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자원의 희소성이라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자원은 희귀하고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마음껏 옷을 사고 싶은데 돈이 부족하고, 실컷 놀고 싶은데 놀이기구마다 줄이 너무 길고, 푹 쉬고 싶은데 휴일은 짧기만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부족한 자원으로 자신의 만족감(효용)을 높일 수 있을까 늘 고민합니다. 


가진 돈과 재료, 시간을 고려해 무엇을 선택하는 게 가장 만족스러울지를 따져서 행동하지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미 경제적 인간인 셈입니다. 


국토가 넓고 자원이 풍부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무한한 욕구와 부족한 자원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처럼 땅덩이가 넓고 자원이 풍부하다면,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석유가 펑펑 난다면, 독일처럼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다면, 스웨덴처럼 잘 설계된 복지 제도를 갖춘다면, 이탈리아처럼 문화유산이 오랫동안 축적돼 구경거리가 많다면. 


이렇게 아쉬운 점을 하나씩 꼽다 보면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경제가 발전하고 나라가 부강해져 국민이 편안한 삶을 누리게 하는 것, 부족한 자원을 조달하여 상품을 생산하고 국민 소득을 높이는 것, 의식주와 안전 등의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하면서 국민 개개인이 더 나은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은 모두 한정된 자원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경제는 부족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일체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영어의 economy를 경제로 번역했어요. 


동양에서도 오래전부터 오늘날의 경제 개념을 알고 있었지만 경제 개념과 용어가 생겨난 것은 근대 서양입니다. 영어로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는 고대 그리스어의 오이코노미아에서 유래했습니다. 


가정(oioks) 관리법 (nomia)로 이루어진 오이코노미아는 고대 그리스에서 가정 관리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 그 뜻을 넘어 아테네, 스파트라 같은 폴리스를 관리한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그리고 로마 제국을 거쳐 16세기 유럽에서 국가의 부와 자원을 관리한다는 의미가 확장되며 이코노미라는 말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동양에서 서양 문물을 먼저 받아들인 일본은 영어의 economy를 어떻게 번역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19세기 서양 서적을 번역하던 일본 학자들에 의해 책 한 권이 재발굴되며 economy를 경제로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책은 일본의 유학자인 다자이 슌 다이가 쓴 경제록으로 경세제민 사상을 토대로 부국강병을 설파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처음으로 오늘날과 같은 의미의 경제라는 용어를 사용했지요. 


Ⅱ. 경제학은 우리 삶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늘 고민이에요. 


흔히들 뷔페에 가면 배가 터지도록 먹습니다. 뷔페 이용료가 아까워서 최대한 많이 먹게 되는데요. 사람들은 누구나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하고 같은 물건도 싸게 샀을 때 만족도가 더 높아집니다. 


만약 뷔페 이용료가 1인당 2만 원이라면, 한 접시만 먹고 나올 경우 접시당 가격은 2만 원이고 두 접시를 먹으면 가격은 1만 원이 될 것입니다. 


열 접시를 먹으면 접시당 가격은 2천 원이 됩니다. 여러 접시를 먹어야 이득일 것 같아 가능한 한 많이 먹지만 식당에서 나올 때쯤이면 속이 더부룩해 고생하게 됩니다. 


뷔페 이용료는 이미 낸 이상 돌려받을 수 없으므로 그게 아까워 또 먹다 보면 후회하게 됩니다. 


이처럼 다시 되돌리거나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경제학에서는 매몰 비용이라고 부릅니다. 또 매몰비용이 아까워 잘못된 선택을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을 매몰비용의 오류라고 하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선택하고 비용을 지불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과 비용을 곱씹으면 후회를 반복합니다. 사람들은 비용을 최소화 하려는 경제성 원칙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행동은 경제학을 배웠든, 배우지 않았든 경제원리의 지배를 받습니다. 


선진국일수록 직업의 종류가 다양해요. 


경제학에서는 일자리와 직업도 중요한 연구 과제가 됩니다. 경제가 발전하고 성숙한 선진국일수록 직업이 다양합니다. 각국의 직업 수에 대한 종합 통계는 없지만, 한국과 미국, 일본의 사례를 비교해 보면 뚜렷합니다. 


세계 1위 미국은 직업 수가 3만 개에 달합니다. 한국은 1만 1천 개로 미국의 40퍼센트도 채 안됩니다 일본의 1만 6천 개에 비해서도 약 70퍼센트 수준입니다. 


이처럼 경제 발전 수준에 비례해 직업의 종류가 늘어나는 것은 분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분업의 확대가 곧 경제 발전이고 분업이 활발한 나라일수록 시간의 가치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홀로 자급자족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먹을 것을 구하고 입을 옷을 만들고 살 집을 지어야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자급자족은 원시 부족 또는 정글의 생활을 보여주는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개인이 혼자 다 하는 것보다 서로 잘하는 일을 나눠서 할 때 더 많이 생산하고 여가를 누리며 잘 살 수 있습니다. 


왜 선진국일수록 임금이 높을까요?


선진국과 후진국의 임금 격차는 왜 생길까요? 경제학에서는 그 이유를 노동생산성의 차이로 설명합니다. 


노동생산성은 노동투입량 대비 산출량을 가리킵니다. 적은 인력으로도 큰 성과를 내면 노동생산성은 높을 것이고, 같은 성과를 냈는데 투입한 인력이 더 많았다면 노동생산성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금은 노동생산성에 비례해 오르기 마련입니다. 


성과가 같다면 투입된 노동력이 적을수록 더 많이 나눠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 노동자의 노동생산성이 높은 것은 더 많은 교육을 받고, 더 성능 좋은 기계를 활용해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Ⅲ. 경제학의 전제, 바다는 메워도 사람 욕심은 못 메운다. 


경제학의 기본 전제는 사람의 욕구는 무한한데 이를 충족시킬 재화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자원의 희소성은 누구나, 어떤 사회나 직면하는 문제이기에 경제학이 필요하지요. 이러한 경제학의 기본 전제를 쉽게 설명한 속담이 바로 바다는 메워도 사람 욕심은 못 메운다입니다. 


실제로 바다를 어떻게 메우겠습니까. 넓고 깊은 바다보다 사람의 욕구가 더 끝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비유한 것입니다. 


경제학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이익 또는 인센티브입니다. (유인, 동기)


사람들이 분리수거에 참여하는 것도 재활용품을 분리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면 쓰레기봉투를 살 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와 관련해 미끼가 커야 큰 고기를 잡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낚시할 때 미끼가 없으면 고기를 잡기 어려운 것처럼 사람을 움직일 만한 동기가 있어야 성과도 크다는 의미입니다. 


비슷한 의미인 김매는 주인이 놉(일꾼) 아흔아홉 몫 한다는 속담은 주인과 일꾼의 차이를 설명해줍니다. 


주인은 열심히 일할수록 자기 소득이 높아지는 인센티브가 있지만 일꾼은 열심히 일하면 일을 하든 안 하든 받는 임금이 같으니 열심히 할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이는 경제학에서 주인과 대리인 문제라는 개념과 아주 잘 통하는 속담입니다. 


[ 글을 마치며 ]


미국은 상대적으로 일본이나 한국, 중국보다도 노동자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미국은 시간의 가치가 다른 국가에 비해서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 시간의 가치가 더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발생 원인을 경제학에서는 분업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 가지 물건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한 사람이 온전히 모든 노동을 투입하는 것보다 개별적인 노동을 투입해서 물건을 생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분업의 장점입니다. 


가장 자주 사용하는 예시로는 연필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연필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사람은 지우개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지우개와 연필을 연결하는 철을 만듭니다. 


그리고 한 사람은 나무에 흑연을 결합해 연필의 몸통을 만듭니다. 그리고 한 사람은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결합하는 일을 합니다. 


이 경우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하는 것에 비해 전문성이 극대화되어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분업은 더 많은 단계로 쪼개고 쪼갬으로써 생산성을 더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분업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사용되어 왔고 발전해왔습니다. 


결국 분업의 가치는 동일한 시간대에 더 많은 생산량을 만들어내는 것과 동시에 각각의 공정이 개별적으로 전문성이 높아짐으로 인해서 최종 산출물의 품질이 극대화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업의 경제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간 활용의 극대화가 됩니다.


시간을 얼마나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가에 따라서 물류의 이동이 원활해지고 사람들의 시간이 단축되고 더 높은 생산성을 갖출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경제가 발전한 나라일수록 직업의 수가 더 많고 직업의 수가 많은 만큼 전문성이 높은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지게 되고 이들의 노동력은 더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노동력의 가치가 높아지기는 하지만 이와 비례해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혹자는 수입과 비례해서 지출도 늘어나게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볼 때에는 더 높은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받고 더 높은 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에 경제 발전과 분업, 그리고 전문성은 시간의 가치로 환산이 되게 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경제가 더 발전될수록 예전보다 더 많은 직업이 탄생하고 전문성도 높아질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참고 도서 : 10대에게 권하는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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