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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Apr 20. 2022

그들은 왜 싸우지 않는가

선두 기업으로서 혹은 후발 주자로서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해 고민해보자.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시장에서 아무런 경쟁 없이 자신만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존재한다면 매우 행복한 일일 것이다. 


이를 독점이라고 부르면 기업은 자신의 제품의 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하고 이를 다시 양질의 서비스로 재탄생시켜 시장에 진입하려는 경쟁자들이 넘어야 할 문턱을 더 높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항상 끊임없이 변화하고 수많은 경쟁자나 나타나고 완벽한 독점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차지하는 기업이 탄생하고 혹은 독점이라 생각했었던 기업이 신규 기업의 성장으로 인해서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들은 어떻게 발생하는 것인지, 어떤 전략을 취했기에 가능했었던 것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갈 수 있는지 한 번 알아보자. 


 Ⅰ. 경쟁의 메리트와 디메리트


경쟁은 기업에게 메리트가 된다. 그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메리트가 된다.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1. 기업 역량 향상


기업이 시장에서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여러 기업이 저마다 기술 개발에 힘쓰고 타사가 개발한 기술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기술은 더욱 빠르게 진보한다. 


산업 전체적으로도 한 회사가 단독으로 활동하는 경우보다 여러 회사가 경쟁하는 쪽이 발전이 빠르다. 


2. 시장의 성장


새로운 시장일수록 경쟁이 심해지면 대중에게 자주 노출되어 오히려 시장의 규모가 커진다. 


3. 조직의 활성화


경쟁은 조직을 활성화시키기도 한다. 페리는 포터와 그의 동료들의 주장한 전통적인 경쟁전략론에서는 경쟁 회피적인 자세가 강조됐지만 사실 기업은 타사와의 경쟁을 통해 자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4. 다양한 니즈에 대응


고객이 누릴 수 있는 경쟁의 장점으로는, 다양한 니즈에 맞는 소비를 할 수 있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향상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5. 가격 저하로 소비자의 이익 증가


경쟁으로 가격 저하 효과도 볼 수 있다. 디지털 가전이 저렴해진 것과 전기요금이 내린 것은 모두 경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경쟁에는 디메리트도 있다. 디메리트로 손해를 보는 쪽은 주로 기업이지만, 기업이 과도하게 경쟁에 몰입하면 고객 대응에 소홀해져 결국 고객에게까지 디메리트가 미칠 수 있다. 


1. 고객 지향에서 경쟁 지향으로


경쟁에만 집중하면 고객이 희생된다라는 말이 있다. 타사와의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지만 생각하다 보면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고객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고민에서 멀어지게 된다. 


2. 지나친 가격 하락으로 기업 수익 감소


고객은 저렴한 가격을 원한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에서 가격 하락폭이 비용 하락폭보다 크면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3. 피폐해지는 조직


경쟁은 일본 기업을 성장시킨 원동력이지만, 기업을 피폐화한 측면도 있다. 타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늘 타사와의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비슷한 상품이나 서비스로 점유율을 빼앗으려면 보유 자원이나 비용 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영업시간을 무리하게 늘리거나 이익을 대폭 줄여서 타사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수밖에 없다. 


 Ⅱ. 시장 선두 기업은 어떤 전략을 쓸까


아무리 경쟁하지 않는 전략을 내세운다 해도 자사 분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경쟁에는 반드시 상대가 존재하므로 기업이 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상대 기업이 자사의 전략에 얼마나 저항할 것인지도 예측해야 한다. 


어느 기업에게나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대상은 우수한 경영자원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시장 선두 기업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실천적인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주변 수요 확대


시장 파이를 넓히는 것이다. 시장 선두 기업은 경쟁 기업에 반해 양과 질 모두 우수한 경영자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주변으로 수요가 확대되면 경쟁 기업의 특허로 인해 진입이 막히지 않는 한, 확대된 수요만큼 기존 시장의 점유율을 획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치약 회사가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 이를 닦자라고 한다면 치약 소비량은 두 배가 되고 자신의 점유율과 비례해 시장의 크기를 늘릴 수 있다. 


2. 동질화 전략


선두 기업이 우세한 경영 자원을 활용해 챌린저가 취한 차별화 전략을 모방하여 차별화 효과를 없애는 전략을 동질화 전략이라고 한다. 


코카콜라는 오리지널 상품인 코카콜라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상품이 타사의 히트 상품을 모방한 것이다. 


3. 비가격 대응


선두 기업이 하위 기업의 저가 전략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다. 일제히 10퍼센트 할인을 한다면, 매출액 손실이 가장 큰 기업은 선두 기업이기 때문이다. 


예로 디지털 렌즈 시장의 캐논이나 유압 쇼벨 시장의 코마츠가 가격 경쟁을 벌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4. 최적 점유율 유지


80퍼센트의 시장 점유율을 85퍼센트로 만드는 데는 40퍼센트의 시장 점유율을 45퍼센트로 만드는 것보다 효과가 적고 이익률도 쉽게 오르지 않는다. 


이미 높은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기 위해 달갑지 않은 소비자까지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좋은 경쟁자로부터 달갑지 않은 수요를 넘겨받은 쪽은 이익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Ⅲ. 경쟁하지 않는 세 가지 전략


시장 나누기 : 니치 전략, 딜레마 전략


선두 기업이 동질화할 수 없는 독자적인 영역을 하위 기업이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선두 기업이 보유한 경영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시장에서 활동하는 것


선두 기업의 자원이나 전략에 방해받지 않는 전략을 취하는 것


공생하기 : 협조 전략


경영자원이 열세한 기업이 강한 기업과 공생하며 공격받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선두 기업의 입장에서도 하위 기업을 공격하거나 동질화 전략을 채택하는 것보다 하위 기업과 손을 잡는 쪽이 이득인 경우에 양 사 간에 공생 관계가 성립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세븐 은행은 ATM에 특화된 은행이다. 경쟁 은행의 입장에서는 세븐 은행과 제휴를 맺으면 자사 고객도 세븐은행의 ATM으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어 고객 편리성이 높아지고, 별도로 ATM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므로 비용이 절감된다. 


이러한 전략을 협조 전략이라고 부른다. 


Ⅳ. 각 전략의 과제와 극복 방법


첫째, 니치 전략을 실행할 때에는 성공에 따른 반격을 예측하는 것과 더불어 내부 평가 척도에 주의해야 한다. 


니치 전략으로 성공한 기업은 대개 니치의 범위를 넓혀 자원을 확산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이익 하락을 가져온다. 


자동차 기업인 혼다나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처럼 자원을 축적하여 니치에서 챌린저로 단기간에 성장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자원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략의 범위를 넓히면 니치 전략의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약해져 오히려 팔로어로 전락할 수 있다. 


사업이 성공함에 따라 니치의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는 경영자의 마인드뿐 아니라 사내 평가 척도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니치 전략을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논의해야 한다. 


두 번째로 딜레마 전략에 대해 정리해보자. 


환경이 바뀌면 자원과 부채도 변화하여 한때의 부채가 자원이 되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마치 흑과 백이 순식간에 뒤바뀌는 오셀로 게임과 같다. 


파나소닉의 계열 매장도 한때 대형 가전 유통업체의 기세에 밀려 부채로 취급받았다. 그러나 아날로그 방송이 중단되고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수요가 늘자 지방에 거주하는 노년층을 중심으로 집 근처 판매점에서 박막형 텔레비전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파나소닉 계열사 매장은 고객과의 친근성을 무기로 집까지 친절히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발휘해 주목을 받았다. 이렇게 고객과의 관계 덕분에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가전의 판매에서는 대형 가전 업체보다 지역 판매점이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협조 전략에서는 타사와 협조할 때 무기가 되는 핵심 경쟁력을 무엇으로 삼을 것인지가 무척 중요하다. 


이를 테면 건설기계 업체인 고마츠가 전 세계에 배치되어 있는 건설기계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콤트락스 시스템을 캐터필러나 히타치 등 여러 기업에 판매하면 콤트락스는 경쟁력 있는 제공자로서 제대로 수익을 낼 것이다. 


그러나 GE가 클라우드 플랫폼 프레 스를 공개했음에도 많은 기업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프레딕스는 경쟁력 있는 제공자가 될 수 없다. 


자사의 경쟁력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자사가 아무리 핵심기술이라고 생각해도 타사가 합류하지 않으면 바라는 결과를 낼 수 없다. 


 [ 글을 마치며 ]


니치 마켓이라는 것은 시장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경쟁이 없어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을 큰 효용가치를 얻을 수 있는 시장을 말한다. 


니치라는 단어의 뜻 자체가 지질학에서 나온 용어로 틈새시장을 가리키는 말인데 경제학에서는 시장과 시장 사이에 존재하는 틈이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그리고 대개 니치 시장이라는 것은 대기업이나 선두 기업들이 자신들의 자원을 활용해서 진출해도 큰 수익을 거둘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진출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를 복합적으로 생각해보면 니치 시장이라는 것은 긍정적으로는 경쟁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적은 경쟁으로 시장 진입이 가능하지만 부정적으로는 메인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아이디어나 제품도 초기에는 니치 마켓에서 시작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시장의 파급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정리한 니치 마켓의 전략 중에서 가장 와닿는 부분은 현재 자신이 가용한 자원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결과물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를 먼저 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기에 니치 마켓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도 고민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시장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변화는 직거래의 활성화이다. 


온라인 유통이 발전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채널이 활성화되었고 소비자들은 편리함과 중간 마진의 제거로 최종 가격의 인하라는 측면을 고려해 직거래에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이 때문에 직거래를 연결해주는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들 사이트의 형태는 대부분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 출시 초기에 출혈경쟁이 과하다는 것이다. 


지속해서 영업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생길 만큼 출혈이 심해 초기 자본금이 바닥을 드러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혹은 초기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첫 거래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상당 부분 지원이 되는 것에 만족하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정가로 책정되는 서비스에는 불만족해서 탈퇴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초기에 진입했을 때에 취했던 과도한 경쟁을 버리고 다시 원래대로 돌렸을 때에도 소비자들이 떠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 점을 이 책에서도 동일하게 주목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니치마켓이 되었든 핵심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선두 기업과 협력하는 자세를 취하던 근본적으로는 다른 재화나 서비스와 어떤 부분에 확실한 차별화가 있는지에 대한 정의가 확실할 필요가 있다.


그 근본이 되는 차별화 전략만이 기업의 꾸준한 성장의 동력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 도서 : 그들은 왜 싸우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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