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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Apr 25. 2022

독점의 기술

경쟁에서 벗어나 독점적 지위를 갖추는 사례들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비즈니스를 경쟁이다. 다른 경쟁자보다 더 낮은 가격에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꾸준한 이점을 찾아내는 것, 가까운 동네 기업부터 전 세계 기업으로부터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경쟁이다. 


그런데 비즈니스는 경쟁이 아니라 독점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게 되면 유형무형의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이를 통해 이후에 발생되게 될 독점적인 지위를 다시 차지할 수도 있다. 


경쟁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어떻게 하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자. 


Ⅰ. 독점에 대한 진실


혼다의 미니밴 독점


2002년 혼다는 오디세이라는 미니밴을 시장에 판매하고 있었다. 오디세이는 뒷 자석을 움직여 트렁크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반면에 다른 유사한 미니밴인 도요타의 시에나는 뒷 자석을 분리해야 트렁크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별로 신기한 기능은 아니었다. 미니밴의 트렁크 바닥을 만드는 금형만 바꾸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금형은 비싸고 18개월 전에 미리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금형이 바뀐 후 신제품이 출시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4년이다. 


이로 인해 혼다의 오디세이의 장점은 매우 확실한 차이점이 되었고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다. 


결국 1999년부터 2004년까지 5년 동안 혼다는 미국 미니밴 시장 점유율이 10% 미만인 상태에서 미니밴 시장 전체 이익의 1/3을 차지했다. 


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영역을 오랫동안 지배하라. 


독점은 간단히 말해 회사나 비즈니스가 소유할 만한 영역을 충분한 기간 동안 지배하는 것이다. 회사는 돈을 벌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오랫동안 고객층, 제품의 특징, 기타 매력적인 특성을 소유하고 독점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독점의 사전적 정의는 그리스어 Monopolion에서 파생된 단어다. Mono는 유일한이라는 뜻이고 Plein은 팔다는 뜻이다. 


따라서 Monopoly란 특정 장소나 시기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유일한 판매처라는 의미다. 


독점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영역과 시간이다. 


독점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제대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독점이 지배하는 영역이 무엇이고 독점 기간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알아야 한다. 


소유할 만한 영역을 몸소 생생히 느껴보고 싶다면, 대형 슈퍼마켓으로 가보자. 


수프 코너에 백 년 정통의 캠벨 마크가 붙은 통조림들이 진열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각자의 상품 구역의 진열대 공간을 소유하는 회사들이 많다. 


크라프트는 유제품 진열대를 소유했고 유제품 코너에 있는 치즈와 관련 상품들은 모두 크라프트에서 만든 것이었다. 


코닥도 이와 비슷했다. 골목 사진관과 슈퍼에서 필름 진열대를 소유하자, 매장들에서 판매되는 필름은 코닥 제품만 남게 되었다. 


델 컴퓨터는 전화나 인터넷 주문으로 기업 고객에 직접 PC를 파는 영역을 소유했다. 


독점 영역을 정할 수 있는 또 다른 것이 있다. 바로 가격이다. 소매 시장에서 월마트는 저가 상품 시장을 독점했고 언제나 저렴한 가격이라는 구호로 계속 그 위치를 공고히 한다. 


또 어떤 사례를 보면 독점 영역이 무형일 때도 있다. 무형의 독점 대상은 물리적으로 위치해 있거나 정해진 구체적 특성이 있다기보다는 심리나 감정 상태로 소비자의 생각이나 마음속에 존재한다. 


무형의 독점 영역은 관습과 전통에 기반을 둔다. 


애플, 할리데이비슨, 포르셰와 같은 브랜드는 마음속에 다른 경쟁사 제품을 담아두지 않는 충성 고객들을 끌어들인다. 


최근 몇 년간 유형의 영역을 차지하는 독점은 점점 더 많은 압박을 받는다. 유형의 독점에서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수익이나 판매 실적이 나지 않는다. 동시에 무형의 영역을 차지하는 독점은 더 오래 지속되고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자산 vs. 상황


독점의 원천과 주요 원인을 기준으로 분류해보자. 


첫째, 우리가 자산 독점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1934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광산 거물인 세운 드비어스 다이아몬드 카르텔을 사실상 다이아몬드 공급을 완전히 독점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혹은 관련 회사를 통해서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모두 사들여 판매가를 정하고 소수의 사이트 홀더에게 판매한다. 


사이트 홀더들은 그 다이아몬드를 전 세계에 있는 가공업체, 보석상, 소매상 등에 유통시킨다. 


이것은 고가의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 한 기업이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자산 독점 방식이다. 


두 번째 범주는 상황에 따른 독점이다. 


한 기업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공급자인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시장, 수요, 시간, 위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 경우 독특한 제품이나 매력 있는 브랜드 이름 때문에 그 독점을 누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독점이 존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 기업이 딱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곳에 필요로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단 하나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시장 가치를 정하는 독점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는 기업은 반드시 어디에선가 독점을 소유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소유할 수 있는 영역이 크면 클수록, 그리고 그 회사가 그 영역을 배타적으로 오래 소유할수록, 기업의 가치가 더 커진다. 


소유할 영역이 없고 독점 기간도 없다는 것은 평균 이상의 수익도 없다는 의미이고, 그에 따라 투자자들도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Ⅱ. 독점의 법칙


독점을 찾아내기 위해 우리가 현재 보유한 독점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첫 번째는 고객이 오직 나만 바라보는가?이다. 


고객들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유일의 선택지라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알아보라는 뜻이다. 


두 번째는 경쟁자들이 당신을 보지 못하는가?이다. 


경쟁하는 회사들이 나의 존재를 모르는 상황이라면 독점 기회를 가질 확률이 높아진다.


세 번째는 진정한 경쟁자가 당신의 분야밖에 있는가?이다. 


진짜 경쟁자는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실현 방법, 새로운 사업 모델 등과 같은 대체재들이다. 

이들은 나의 고객에게 동일한 혜택을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가져다준다. 


마지막은 높은 수익, 즉 독점 지대를 거두고 있는가?이다. 


수익성은 궁극적인 독점 시험대다. 현재 소유한 독점이 무엇인지 알아내려면 이익 추이를 자세히 관찰해보라. 


전체적으로 봤을 때 평균적인 이익을 내거나 아예 손실을 내는 큰 사업이나 제품 라인 안에도 독점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독점 관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독점이 어디서 탄생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 


애플 독점의 원천이 복합적인 것이라고 생각해보자. 아이팟,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 애플이라는 브랜드, 또 음반회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공격적인 업체가 아닌 애플에 협력하려는 현실 등이 모두 합쳐져서 독점이 생겨난 것이라면?


이때는 애플의 독점이 날개를 단 셈이다. 


몇 년간 그 독점이 이어질 것이고, 충성 고객 수보다 훨씬 더 많은 고격이 있는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며, 그에 따라 이익도 큰 폭으로 뛰어오를 것이다. 


경쟁자들은 뮤직 플레이어를 개선하거나 온라인 뮤직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식으로 애플의 복합적인 독점 원천을 부분적으로 공략하겠지만 애플이 받는 영향을 크지 않다. 


독점 상실을 피하는 방법


1. 잠재적 경쟁자, 특히 생각지도 못했던 원천을 가진 자들을 우습게 보지 마라. 


2. 독점의 진정한 특징과 그 원천을 확실히 이해하라. 


3. 산업, 경쟁자, 고객 변화에 항상 대비하라. 


4. 독점을 항상 주시하라. 


독점할 다음 시장을 찾는 방법


독점을 찾는 방법은 패턴, 즉 고객들이 무엇인가를 원하는 상황이다. 


1. 수요의 출현 : 현재 제공받기 어렵거나 제공받을 수 없는 그 무엇을 필요로 하는 거대 규모의 고객이 있다.

 

2. 타성에 젖은 현 서비스 제공자 : 거대 규모의 고객을 거느린 회사들이 효율적으로 비용을 덜 들이는 방법으로 제공할 수 없거나 기꺼이 그렇게 하려 하지 않는다. 


3. 새로운 능력 : 고객들이 지불 가능한 수준의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머릿속에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 


비즈니스 경영자들은 시장 연구를 하는데 너무 바쁘다 보니 바로 코앞에 있는 이상 현상들을 완전하게 간과해버린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 본다. 


1. 질문을 통해 지혜를 얻으라. 


2. 현재에 만족하지 마라. 


3. 인접한 시장을 연구하라. 


4. 자신의 공식을 다시 쓰라. 


5. 정신적 일상 규칙에서 벗어나라. 


독점이 끝나면 무엇을 할까?


어느 독점이나 결국에는 개방된다. 


1983년 마 벨(Ma Bell)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베이비 벨스 (Baby bells)라고 불리는 7개의 지역 전화 통신사와 새로 축소된 AT&T로 분할되었다 


그 후 20년이 지나면서 벨 시스템 독점 사업들은 모두 개방되었다. 


기업 분할이 있기 전, 장거리 전화는 어디로 연결되나 분당 1달러의 요금이 들었지만 요즘 분당 몇 센트 정도이다. 


마 벨에게 생긴 일은 앞으로 모든 기업에게 생길 수 있는 일이다. 


모든 독점은 결국 개방된다. 그리고 독점은 한 번 사라지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이제 평범한 하얀 알을 낳고, 독점 기간 동안 누렸던 황금 알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었을 뿐이다. 


[ 글을 마치며 ]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기업을 꼽자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어떤 종류의 노트북을 사던 운영체제로는 윈도를 사용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앞으로도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당연하다는 식으로 윈도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이 든다. 


그럼 마이크로소프트는 과연 대체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애플이나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체제가 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윈도는 컴퓨터 전체를 동작시키지만 그 안에서 행해지는 다른 행동들의 경우는 다른 쪽으로 이동해갔기 때문이다. 


한 때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시장 지배력이 매우 높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도 다른 대체제가 존재했지만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대체할 만큼의 성능이 나타나지 못했고 이 때문에 특별히 많이 사용되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는 구글 크롬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폰으로 인해서 발생되었다고 보인다.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앱으로 구글 크롬이 대세가 되었는데 이 영향이 PC에서도 전파되면서 자연스럽게 구글 크롬을 PC에서도 사용하게 되었다. 


그럼 애플은 어떨까? 애플은 맥킨토시라는 운영체제를 독자적으로 갖추고 있다. 윈도에 비해 폐쇄적이라는 평가와 애플 하드웨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 때문에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렇지만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을 통해서 복합적인 성능 개선을 이루어냈고 애플 생태계라 불리는 공간을 창조해냈다. 


위의 사례들을 보면 독점에 대한 정의가 좀 더 명확해지게 된다. 


이들은 모두 경쟁하고 있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한 가지씩의 특징이 존재하고 그것을 더 높은 장벽으로 쌓아나가고 있다. 


MS는 모든 하드웨어에 적용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제공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


구글은 스마트폰 특화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PC 산업까지도 영역을 넓혔다. 


애플은 독자적인 독점 체계로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를 모두 공급해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냈다. 


소비자들에게는 이 안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선택지를 고르고 그것을 기반으로 시간을 사용하고 시간과 비례해 점차적으로 브랜드에 젖어가게 된다. 


그리고 이 유무형의 독점적 지위는 수익성이라는 결과로 기업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본다. 


꼭 거대 기업만 이 사례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중소기업들의 경우도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서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해 오랜 시간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고 보인다. 


독점의 기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어떻게 찾아내야 하는지 고민해 봐야겠다. 


 참고 도서 : 독점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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