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작동원리는 네트워크가 형성되게 하는 것이다.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15년이 조금 넘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태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플랫폼 비즈니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 한 비즈니스라고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모이고 교환이 일어나고 경제가 활성화된다면 그것이 바로 플랫폼 비즈니스이다.
조선시대에 오일장이 형성되어 사람들의 모여서 경제 활동을 했다면 그것도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혹은 수십 년 전 초등학교 앞 주변에서 아이들의 등하교 길에 들리던 문방구와 다양한 분식을 팔던 공간도 플랫폼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플랫폼 비즈니스는 그 규모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다.
작은 마을을 넘어 도시 전체 혹은 국가 전반 아니 나아가 전 세계를 연결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플랫폼 비즈니스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플랫폼 비즈니스를 어떻게 형성되고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는지 다양한 사례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Ⅰ. 플랫폼이 담고 있는 생각
플랫폼에 참여하는 그룹의 경제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에 도달해야 한다.
이용자가 늘수록 효용과 효율이 증가한다는 말이다. 한쪽 이용자 그룹의 규모가 증가하면, 다른 쪽 이용자 그룹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면서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가치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람 수에 의해 좌우된다. 이는 곧 가입자가 많은 플랫폼이 경쟁 우위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이렇듯 플랫폼 비즈니스는 어떻게 자신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참여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Ⅱ. 우리 삶에 훅 들어온 플랫폼 경제
플랫폼 경제를 의미하는 플랫폼 노믹스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경제체계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체계란 물자와 용역이 생산 분배 소비되는 양식을 말한다.
자연으로부터 자원을 개발하여 그것을 인간의 요구에 맞도록 변형하고(2차 산업), 그 결과로 생산된 물자와 용역을 사회의 관습과 법에 따라 생산에 참여한 사람이나 물자와 용역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함으로써 (3차 산업) 분배와 교환이 이루어져 사람들의 그것을 소비하는 양식을 뜻한다.
앞으로 4차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물자와 용역의 생산, 분배, 소비가 더욱더 플랫폼을 중심으로 일어나게 될 것이다.
우리 일상의 루틴이 될 플랫폼 경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주요한 특징을 갖는다.
첫 번째 특징은 선순환 구조의 에코시스템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 특징은 비용 절감이다.
세 번째 특징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경제 영역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네 번째 특징은 플랫폼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이다.
최근에는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존의 인터넷 검색 소셜 미디어 전자상거래 미디어 등의 사업 분야에서 벗어나 모바일 결제, 여행, 교통, 음식 배달, 헬스케어, 부동산, 숙박 등과 같이 점점 더 다양한 분야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국내 사례만 보더라도 집닥, 오늘의 집, 모두의 홈 인테리어 등과 같이 기존 플랫폼 영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홈 인테리어 플랫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온라인 중개 플랫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인테리어 시공 상품과 같이 지극히 오프라인 오리엔티드 된 상품이 온라인에서 팔릴 수 있었던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리뷰와 평점 시스템 덕분이다.
모두의 홈 도어 사례의 경우 초창기부터 쌓이기 시작한 소비자의 리뷰가 다음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상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없는 온라인 특성상 실제 구매자의 솔직한 리뷰는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상품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한다.
배달 앱에서 음식점들이 리뷰와 평점에 목매는 이유이기도 하다.
플랫폼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리뷰와 평점 같은 소비자 경험의 공유가 온라인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플랫폼 영역을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Ⅲ. 손끝으로 여는 플랫폼의 미래
전통산업의 핵심이 제품이라면 플랫폼 경제는 시스템이 핵심이다.
전통적인 산업 경제는 경쟁 전략을 세우기 위해 밸류체인을 이용한다. 밸류체인은 자사의 경쟁적 지위를 파악하고 이를 향상할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해 사용하는 모형이다.
밸류 체인의 각 단계에서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비즈니스 과정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한편 플랫폼 경제는 경쟁 전략보다는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집중한다.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경제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아니라 퍼스트 무버 전략을 세워야 한다.
퍼스트 무버 전략은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성공했을 때는 글로벌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갖는다.
Ⅳ. 공짜와 프리미엄을 결합한 프리미엄(Freemium)
플랫폼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광고 게재다.
일정 수준 이상의 회원과 방문자를 확보한 플랫폼은 광고를 게재하여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를테면 광고주를 직접 영업할 수도 있고, 구글 애드센스나 애드몹 등의 광고 플랫폼을 이용하여 광고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광고 모델은 위험 요소가 있다. 과도한 광고는 이용자의 반감을 살 수도 있고 광고의 품질이 낮을 때도 사용자들의 이탈할 수 있다.
광고는 플랫폼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그 외의 비즈니스 모델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최근에 가장 각광받고 있는 모델은 프리미엄 모델이다. 여기서 프리미엄은 무료인 Free와 유료인 Premium 이 합해서 탄생한 신조어다.
플랫폼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선 사용을 유도하고 이를 결제로 연결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구글의 지메일이 있고 유튜브 프리미엄이 있다.
Ⅴ. 지하철 승장장에 숨은 플랫폼 경제 원리
플랫폼의 예로 승강장을 꼽을 수 있다. 지하철 승강장은 지하철과 승객이 만나는 곳이다. 승객은 비용을 내고 승강장에서 지하철에 탑승한다.
지하철은 승객을 원하는 장소에 데려다주고 돈을 받는다. 모든 운송 수단의 지불 방식은 다르지만 승강장을 중심으로 가치 교환이 일어나는 원리는 같다.
무엇보다 승강장에는 광고가 있다. 이 외에도 간단한 매점이나 자판기 사업을 벌일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지하철과 승객을 만나게 해주는 공간이지만 승강장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며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주된 비즈니스 모델인 승차 요금 수익 외에도 부가적인 서비스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플랫폼의 역할을 비즈니스 생태계를 잘 만드는 것이다.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 글을 마치며 ]
마켓 컬리와 쿠팡의 성공 비결을 한 번 되짚어 보자. 마켓 컬리는 새벽 배송을 통해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새벽 배송은 밤 11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문 앞에 상품을 배달하는 것이다.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상하기 쉽고 재고 부담이 높은 신선식품을 생산자로부터 100% 직접 매입하여 소비자에게 빠르게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나 이마트도 유사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마켓 컬리의 효율적인 시스템은 이들과 차별화가 존재하고 있다.
쿠펑의 경우는 배송 속도를 통해서 차별화를 이루었다. 최근의 e커머스에서는 최저가 경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쇼핑몰의 경우 최저가는 이제 당연한 것이 되어서 다른 차별화를 주어야 하는데 쿠팡은 특급 배송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다.
덕분에 쿠팡의 가치가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사례를 보면 e 커머스에서 가격이라는 요소 이외에 다른 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차별화한 것으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만들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의 플랫폼 산업들은 고객 유치에 힘을 쏟으면서 초반에는 엄청난 물량 공세를 퍼부으는 것을 소비자들이 많이 느끼고 있다.
회원가입을 하고 초반에는 가격을 할인해주는 쿠폰을 발행해줘서 그것만을 사용하거나 정해진 기간 동안에서 무료로 체험을 해보는 식의 형태가 많다.
그런데 그중에서 얼마나 되는 사용자들의 지속적으로 동일한 플랫폼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을까?
공짜라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약과도 같다. 단돈 100원과 공짜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공짜는 심리적으로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짜는 사람들을 쉽게 유혹할 수 있지만 그것에 길들여지게 되면 추후에 정식 서비스에 대한 지불을 꺼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사용자의 이탈로 연결되고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실패하는 결과로도 연결이 될 수 있다.
결국 플랫폼이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고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유도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차별화된 특징을 보여주어야 한다.
돈을 지불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유사한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충성도 있는 고객이 되기 위해서는 가치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리뷰와 평점에 대한 반응을 살피고 이를 관리해서 지속적으로 사람들이 유입되게 해야 하고 그 안에서 생태계가 구성될 수 있게 다양한 요소를 접목시켜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플랫폼 경제의 발전과 차별화를 통해 성공한 사례들을 더욱 많이 연구해 봐야겠다.
참고 도서 : 플랫폼 노믹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