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흔들리지 않는 투자의 절대 원칙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주식은 인간의 본성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투자를 시작하면 손실부터 경험하기 마련이라고 말하게 된다.
이때에 손실로부터 고통받는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의 늪에서 빠져나와 성공 투자를 하기 위해선 주식시장의 기본 원리를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본 원리를 전하기 위해 270년 전 일본 쌀 시장의 고전 삼원금천비록을 현대 주식시장에 맞게 풀이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투자의 고수들은 어떻게 주식 시장을 바라보고 흐름을 읽어내 부를 일구어 낼 수 있었는지 그 해법을 엿보도록 하자.
비관론이 시장 전체를 지배할 때는 매수하라.
우량주도 늦게 사면 실패한다. 장기 투자는 매수 시점을 고려하라.
정치적 이슈로 전 종목에서 단체로 투매가 나올 때는 여러 종목을 매수하라.
모두가 낙관론에 빠질 때는 매도하라.
주식 광고가 많아지면 조심하라.
업종 대표주라도 주가 상승이 어려워지면 매도하라.
Ⅰ. 고전 속에 숨겨진 주식 시세의 비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스스로 부자가 되는 방법은 자신만의 사업을 하거나 사업을 잘하는 회사의 주주가 되는 것 외에는 없다.
평생을 성실하게 일했음에도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월급쟁이로 일하는 동안 생계유지는 할 수 있지만 삶 전체를 유지하기 위해 충분한 돈을 벌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2020년 코로나 이후 폭등한 주식시장에 많은 사람이 뛰어들었다.
2021년 말을 기준으로 개인투자자는 약 1374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2019년 말에는 614만 명이었으니 2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주식시장을 잘 이해하고 투자에 뛰어들었을까?
또 다른 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2020년 시행된 전 국민 금융 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금융 이해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절반 가량은 OECD가 제시한 최소 목표 점수를 넘지 못했다.
이는 곧 시장이나 투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코로나 이후 널뛰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마이너스 계좌를 들고 있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주주여야 한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 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문맹보다 금융 문맹이 더 무섭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말이다.
우리나라가 주식을 도박이라고 여기며 금기시하는 동안 미국의 젊은이들은 어려서부터 부자가 되는 법을 공부했다.
주식 투자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은 편이다. 미국에서 시행하는 기업연금제도는 월급의 10%를 주식에 투자하게 해 자본이 일하도록 만든다.
미국에 중산층이 많은 이유도 이와 같다.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주식에 투자하여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이다.
40여 년 동안 실전매매를 통해 주식을 연구하면서 평범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주식밖에 없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이 자본을 이해하고 주식을 공부해 편안한 노후를 맞이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Ⅱ. 270년 전에 완성된 시세의 비밀
일본의 투자 고전 삼원 금천 비록은 일본 에도시대의 거상 우시다 곤자부로가 쌀 시장에서의 매매 경험과 그를 통해 얻은 통찰을 오롯이 담은 책이다.
오사카 도지마 쌀 시장에서 평생 쌀 거래를 하며 엄청난 부를 축적한 우시다 곤자부로는 다른 나라에 본격적인 금융시장이 생기기 전에 이미 시장의 속성과 거래법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이었다.
우시다는 시장에서 사람들의 심리적인 면을 가장 먼저 주목했다.
현대 주식시장에서도 사람들의 감정에서 비롯되는 심리적인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
우시다는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고 통제할 수도 없는 사람들의 감정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놀라운 통찰을 제시한다.
우시다 시세관의 핵심은 시세에도 음양이 있다는 것이다. 즉 오름과 내림을 반복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오늘날 주식시장의 강세장과 약세장의 개념과도 통한다.
시장에 큰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미 간파한 것이다. 시장은 결코 오르기만 하거나 내리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시장이 강세일 때는 한없이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내릴 때에는 한없이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일반적인 투자자들의 생각과는 다르다.
격동하는 시장에서 60여 년 동안 직접 거래를 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우시다는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해 보인다.
그가 살던 시대는 태풍, 가뭄, 지진 같은 자연재해로 쌀 시세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던 때였는데 이러한 대폭락과 대폭등 속에서 시세의 비밀을 깨우친 것이다.
삼원금천비록에는 시세관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거래 기업도 함께 제시되어 있다.
놀랍게도 이들 모두 오늘날의 주식시장에서도 강조하는 것이다.
시세의 변동폭은 무한정 크지 않고 일정 폭 내에서 움직인다는 견해나 투자는 반드시 여유 자금으로 해야 한다는 자금 관리법, 투자에는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는 마음관리법 등은 모두 현대의 투자 대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이야기로 그들의 투자관과 일맥상통한다.
Ⅲ. 세 마리의 현명한 원숭이
삼원금천비록이 시대를 뛰어넘은 투자비법서가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가장 큰 이유로 저자의 철학을 꼽는다.
그의 철학이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책의 제목이다. 제목에 있는 삼원은 세 마리의 원숭이를 뜻한다.
이는 보지도 말하지도 듣지도 않는다는 세 마리의 현명한 원숭이 이야기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일본에서 꽤 유명한데 논어에도 이와 비슷한 뜻을 담은 예가 아닌 것은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행하지도 말라라는 말이 있어 일찍이 아시아뿐 아니라 서양에 널리 알려졌고 격언으로 자주 인용되었다.
조각이나 그림 등에서도 그 문화적 영향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보통 세 마리의 원숭이는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첫 번째 원숭이는 나쁜 것을 보지 않는다는 뜻으로 눈을 가리고 두 번째 원숭이는 나쁜 것을 듣지 않는다는 뜻으로 귀를 막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원숭이는 나쁜 것을 말하지 않는다며 입을 막은 모습이다.
우시다는 수년간 시장에서 직접 거래를 하며 인간의 비합리적인 감정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깨달았고, 이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나쁜 것은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는다는 삼원의 자세를 제시한다.
거래에 성공하려면 세 마리의 현명한 원숭이처럼 나쁜 것은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꼭 새겨둬야 할 경구다.
광분하는 시장을 보고 뛰어들지 말아야 하고, 추락하는 시장에서는 시장을 지배하는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미혹하는 말을 듣지 않으며 자신의 불완전한 생각을 말해 다른 사람을 혼란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머리로는 쉽게 이해가 가지만 막상 그 상황이 되면 가슴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고는 한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의 심리가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시다는 시장도 시세도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므로 행동경제학을 깊게 공부하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Ⅳ. 주식으로 부자 되기를 꿈꾸는 당신에게
고백하자면 투자 인생 초반 20년 동안 나는 다섯 번이나 파산했다.
그 과정에서 몇 십억도 날리고 잠실의 아파트도 날려보았다.
파산을 몇 번 경험하고 고수가 되고 나서도 또다시 파산을 맞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첫 번째 깡통은 뭐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고 났었다.
두 번째 깡통은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괜찮을 거야 하는 객기를 부리다 났다.
첫 번째보다 두 번째에 돈을 더 많이 잃었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그에 비해 액수가 적었다.
네다섯 번째쯤 되자 잃을 돈이 많이 없기도 했다.
하지만 금액과 상관없이 깡통이 날 때마다 고통은 컸다. 게다가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던 것이 깡통으로 이끈 결정은 모두 내가 내린 것이었다.
나는 하지 말아야 할 선택들을 했다. 다섯 번이나 파산한 결정적인 이유는 빠른 수익을 원한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우량주를 추천해 놓고 나는 급등주를 사고 레버리지를 사용했다.
모두 각기 다른 이유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레버리지를 사용했다. 욕심에 악수를 둔 것이다.
이 책을 집어 든 사라이라면 주식으로 부자 되기를 꿈꾸는 사라일 것이다. 나 역시 그런 꿈을 응원한다.
그런데 부자 되기를 꿈꾼다면 역설적으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많이 벌고자 하는 욕심이다.
시장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조망하면 큰 사이클은 10년에 한두 번 나온다.
그런 흐름을 알고 저점에 들어가 7부 능선, 8부 능선에만 나와도 성공한다.
그런데 엄청난 부자가 되려고 최고점을 욕심내면 자신의 욕심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하고 만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주식으로 부자가 되기를 꿈꾼다면 처음부터, 혹은 이제부터라도 한탕벌이가 아닌 우량주, 가치투자를 지향하라.
Ⅴ. 주식시장의 뉴스와 정보들
시장에는 온갖 뉴스와 정보가 난무한다. 호재성 뉴스와 악재성 뉴스뿐만 아니라 귀가 솔깃한 회사 내부 정보도 수없이 흘러 다닌다.
그중에는 사람들을 오도하고 자기만의 이익을 취하려는 이기적인 목적으로 유포하는 허위 정보도 많다.
그런 정보일수록 더욱 그럴듯하게 보인다.
안타깝게도 주식시장의 정보는 그 배경과 진의를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이런 정보들은 작전 세력이나 내부자의 의해 유포되는 경우가 많다. 작전 세력은 주식을 매집하고 소문을 퍼뜨린 뒤 가진 물량을 처분하다.
기업의 내부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회사의 정보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절대로 자신의 회사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는다.
회사의 사정이 나빠져도 그 사실을 발설하는 대신 시장에 자신들의 가진 주식을 내다 팔려고 한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의 명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는 문을 닫기 직전까지도 훌륭한 모양새를 유지하는 회사가 많다.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게 되면 그제야 회사 내부 사정이 투자자들에게 알려지는 것이다.
모든 정보는 위험하다. 정보는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온다. 그 어떤 것도 취하지 말라.
[ 글을 마치며 ]
주식 시장의 격언 중에 그나마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이치를 모두가 잘 알면서도 그대로 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나서 사람들은 당시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시에는 모두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튤립 투자를 한 예로 들어보겠다. 네덜란드에서는 귀족들이 튤립을 좋아했고 신기한 튤립에는 비싼 돈을 들여서 구입을 한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게 되었다.
노란 튤립 중에서도 뭔가 좀 더 황금빛이 도는 튤립이라던지 빨간 튤립 중에서도 좀 더 특별한 색을 보여주는 튤립에 더 높은 가격이 매겨지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튤립이 꽃을 피우기 전에 구근에 가격을 매기고 그것을 사고팔기 시작했다. 실제로 튤립은 꽃을 피우지도 않았지만 가격은 천차만별로 변화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귀족들의 경제 상황이 좋아지지 않고 튤립에 쓸 돈이 없어지자 튤립 시장에는 돈이 더 많이 유입되지 못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던 튤립 구근은 차츰차츰 하락하기 시작했고 집 한 채 가격까지 상승했던 튤립 가격은 평범한 꽃 한 송이 가격으로까지 추락하게 되었다.
지금 들어보면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 이와 유사한 일은 역사적으로 몇 번이고 반복되고 있다.
또 앞으로도 반복될지도 모른다. 그럼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두 정보에 의해서 소식에 의해서 부풀려지고 변형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발생되는 일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어떤 업체와의 계약에 이루어진다던지 혹은 미래에 각광을 받게 될 기술이라던지 하는 식의 스토리라인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는 약간의 상승, 조금의 변화지만 그 변화의 움직임을 보고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 몇 가지 이론을 덧붙이게 된다.
더 많은 추종세력이 만들어지게 되면서 더 큰 폭의 상승 더 큰 폭의 변화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런 과정을 몇 번 반복하게 되면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상승기류가 형성되고 대세 상승으로 인해서 시장에 없던 변화까지도 만들어지게 된다.
처음에는 약간의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지만 반복하게 되면서 더 큰 규모의 자본을 투입하게 되고 예전의 수익을 모두 상쇄시킬 만큼의 손실을 보기도 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개개인의 선택이다.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도 급등주에 투자하려는 생각을 갖는 것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자신의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 부자가 된 사람들은 자신들의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끝까지 지키면서 시장을 떠나지 않은 사람들이다.
나의 원칙은 몇 가지가 있다. 그런데 대단한 것은 아니다.
첫 번째는 주식은 평생 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이는 한 번에 수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조급함을 버리고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판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해야 하고 어떤 가격에 매입을 해서 어떤 가격에 팔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나는 주식으로 뭔가를 이루었다고 말할 만큼 수익을 낸 사람은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주식도 자본주의 세계의 한 부분인 만큼 공부해야 하고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름의 원칙을 세우고 성공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참고 도서 : 주식시세의 비밀 (정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