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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r 18. 2023

노잉

미래가 이끄는 삶, 보장된 성공으로 가는 길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미래에 일어날 일을 마치 미리 겪어보기라도 한 것처럼 알고 있는 상태, 이걸 도대체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노잉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노잉은 알고 있다는 뜻이지만 좀 더 범위를 넓혀보면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확신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고 감에 이끌려 움직인 결과,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일이 일어나거나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는 마음 상태를 노잉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노잉이라는 현상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언젠가 나에게도 노잉이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은 크게 변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장래희망이나 목표를 정할 때 현실을 파악하고 오랫동안 고민해서 정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자연스럽게 보이게 될 테니 말이다. 노잉을 아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신뢰하고 안정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도 품게 된다. 


흔히 꿈과 목표를 갖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한 사람이야말로 능력 있고 칭찬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라든가 성공한 사람이 될 거야 라며 그럴듯한 목표를 억지로 짜내고 그걸 이루기 위해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린다. 


하지만 그렇게 정한 자신의 꿈과 목표를 실현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목표를 이루는 방법조차 모르고 우왕좌왕하다가 마음에 상처만 입기 십상이다. 


물론 꿈과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 노력이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진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대부분은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그럴싸한 꿈과 목표를 좇기에만 바쁘다. 


개중에는 자신과 전혀 맞지 않는 길에서 헤매는 사람도 제법 많다. 


이럴 때에 우리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목표를 찾아야 하고 달성해 나가야 하는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잉은 어떤 것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Ⅰ. 시간이 미래를 향해 흐른다는 착각


우리의 미래나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작품은 대략적으로나마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을 일종의 비전이나 예감처럼 미리 보는 일도 가능할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 불가사의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 걸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 개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 흘러간다고 믿지만, 나는 시간이 미래에서 현재를 향해 흘러온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시계는 시곗바늘이 문자판 위를 움직이는 구조다. 하지만 일본에서 에도시대까지 사용하던 전통방식의 시계는 시곗바늘이 가만히 있고 문자판이 움직여 시간을 알려주는 구조였다. 


다시 말해, 현재가 미래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향해 시간이 움직이는 형태였다는 말이다. 


이를 통해 미루어 짐작건대 옛 일본인들은 시간이 미래로부터 흘러온다고 믿었던 게 아닐까 싶다. 


서양에서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시계가 들어온 뒤에야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 흐른다는 개념이 생겼고 모든 일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는 과거 원인설도 그때부터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뉴턴의 물리학도 모든 일과 현상을 인과율로 설명한다. 


모든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으므로 과거를 알면 얼마든지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훗날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아주 단순한 방정식이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인슈타인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물리학자들에게는 과거, 현재,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썼다는 것도 이미 유명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미래를 막연히 불안해하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연연하는 까닭은 시간이 과거로부터 미래를 향해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고 믿기 때문이다. 


Ⅱ. 느낌이 의미하는 것은?


미래로부터의 메시지를 받으면 갑자기 온갖 아이디어가 샘솟고 원래 정해져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저절로 몸이 움직이면서 마치 내가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 


겁낼 필요 없다. 그 이상한 기분을 마음껏 즐기자.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끌리거나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너무나 당연하게 어떤 일을 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미래로부터의 메시지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연히 어떤 강연회 소식을 들었는데 꼭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거나, 서점에서 어떤 책 제목이 유난히 눈에 밝혀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살 수밖에 없던 적이 있는가? 


지금은 당장은 모를 수도 있지만 훗날 돌이켜보면 이러한 행동은 반드시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내게는 이런 일이 있었다. 프리랜서로 독립하기로 마음을 먹은 뒤 직장을 다니며 준비하던 때였다. 


한 출판기념회 안내 메일을 보자마자 그야말로 느낌이 와서 바로 참가하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참가비는 1만 엔, 그때의 나로서는 큰맘 먹고 한 지출이었다. 


이렇게 충동적으로 참가한 출판기념회에서 나는 마침 일주일 전에 너무나 감명 깊게 읽은 책의 저자와 만났고 이후 그분은 내 인생의 고비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 멘토가 되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프리랜서로 독립한 뒤 라디오 방송에 출연 요청을 받았는데, 하필 녹화 방송이었다. 나는 원래 생방송에만 출연하자는 주의였지만 그날따라 왠지 느낌이 와서 덥석 출연을 결정했다. 


그 방송이 나간 후 라디오를 잘 들었다며 연락을 주신 분이 있었다. 


작가이자 영상제작자로 또 DJ로도 활동하는 유명 크리에어터의 매니저였는데, 우연히도 그 크리에이터는 내가 너무 좋아해서 한 번이라도 보는 게 소원이었던 사람이었다. 


Ⅲ. 하고 싶은 일의 진짜 의미


인생의 HOW는 정했는데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르는 사람도 많다. 앞서 소개한 작가 혼다 켄도 하고 싶은 일을 찾기까지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아이가 태어난 후 모든 일을 그만두고 한동안 육아에만 전념했던 그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 줄곧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고, 오랜 시간을 들여 결국 찾아냈다. 


후에 한 인터뷰테서 그는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이 내가 시간을 들여 한 모든 일 중에 가장 가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무리 고민해도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좋음을 느끼는 센서가 마비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음식이 뭐예요?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좋아하는 옷 스타일이 뭐예요?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좋아하는 옷 스타일이 뭐예요?라는 질문에도 대부분은 금세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꽤 많은 사람이 타인에게 질문을 받기 전까지는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고 살아간다. 


매일 회사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나가서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옷을 입는다기 보다 그냥 가격이 싸서 산 옷을 입는 것처럼 애당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고민할 기회가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둘러싸여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정작 좋아하는 걸 선택할 기회조차 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좋다는 감정 자체를 느끼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일상을 보내는 사람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뭐예요?라고 물어본들 대답할 수 있을 리 없다. 


원래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즐거운 일은 좋아하는 음식이나 옷처럼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좋음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는 좋다는 감정을 느끼는 센서가 녹슬지 않도록 자주 사용하며 갈고닦아야 한다. 


센서의 감도가 높으면 좋음을 느끼고 싶지 않아도 느껴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센서는 일상 속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 감도를 높일 수 있다. 


나는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를 때, 먼저 마음에 드는 책 세 권을 고른 후 만져보거나 페이지를 넘겨보면서 무엇을 살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카페에서도 항상 똑같은 음료를 마시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 마시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커피인지 홍차인지 코코아인지 천천히 스스로와 대화를 나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볼 때 어떤 기사를 읽을지는 제목을 보거나 손가락으로 기사를 클릭하려던 순간의 기분이 어떤지로 판단하다. 


Ⅳ. 계획과 목표는 틀어지라고 있는 것


노잉의 관점에서 목표는 세우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이다. 미래는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자신의 정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해야 할 일들을 즐겁게 열심히 하다 보면 목표는 자연스럽게 눈에 띄게 된다. 


목표가 있으면 활활 타오르는 의욕과 행동력을 바탕으로 바라던 대로의 인생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스포츠 선수들의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그저 몸을 움직이는 게 좋아서 운동을 시작했다가 자연스럽게 대회에 나가서, 메달을 따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목표를 갖게 된다. 


원래 하던 일 말고 다른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직업을 염두에 두고 하던 게 아니었는데 스스로 즐거워서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일이 되어있는 경우가 더 많다. 


액세서리 만드는 일을 예로 들어보자. 단순히 취미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친구들에게 선물로 준 액세서리가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까지 하게 되었다. 


조금씩 수익이 날 무렵부터는 단골손님도 생기고 쇼핑몰 운영에도 요령이 붙어 별다른 노력 없이도 가게가 쑥쑥 성장했다. 


[ 글을 마치며 ]


미래에 일어날 일은 어찌 보면 현재에 우리가 만들어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오늘 운동을 하지 않고 잠을 잤다면 오늘 책을 읽지 않고 쉬었다면 내일의 체력이나 시험에서 우리는 좋은 결과물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간단하게 하루의 미래에 대해서는 이 정도의 연상이 가능하지만 한 달 후나 몇 개월 후 혹은 몇 년 후의 미래에 대해서는 마치 운명이 정해져 있고 그것에 우리가 맞춰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생각은 어찌 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으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먼저 밝혀둔다. 


먼저 받은 맞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우리가 하는 일 중에서는 우리의 힘으로 극복하지 못하는 일들도 있다. 


예를 들어서 이미 어떤 사람들이 룰을 정해 놓았을 때에 우리는 그 룰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또 사회적인 관계망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누군가와의 관계 형성 속에서 우리의 시간이나 방향성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이런 것들 때문에 우리의 인생에 어느 정도의 운명적인 부분이나 행운과 불운이 존재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반은 틀리다는 것은 이 책의 내용이나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 부합되는 것이 존재한다.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대부분은 우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다. 


몇 년 후에 어떤 일을 하고 싶다, 혹은 언젠가 나는 이런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성취를 하게 될 가능성이 생겨나게 된다. 


그것을 달성하는 것이나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는가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가 목표하는 곳을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진척도는 발생될 수 있다. 


그리고 꾸준히 연습을 하고 연마를 하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조금씩 달성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나의 삶을 되돌아봤을 때 10년 전에 상상했던 것과 어느 정도 비슷할 까에 대해서 살펴보자. 


그중에서 내가 원했던 것들이 있을 수도 있고 어떤 것은 전혀 원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고 어떤 것은 완전히 목표와 다른 수준인 것도 있다. 


그중에서 내가 달성한 것들을 먼저 추려보고 그것을 어떻게 내가 달성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복기를 해보자. 


그러면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삶을 운영하고 영위해 나가야 하는지 길이 보일 수 있다. 


이것이 노잉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예견된 미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참고 도서 : 노잉 (안도 미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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