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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r 18. 2023

트렌드 코리아 2023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는 검은 토끼의 해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2023년은 여러 면에서 2008년을 떠올리게 한다. 2008년은 전년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시장의 위축으로 시작된 세계 금융 위기가 전 세계를 흔들었던 해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반하는 스태크 플레이션이 세계경제를 위협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세계적으로 물가가 빠르게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까지 치솟았고 무역수지 역시 급속히 악화됐다. 


러시아가 개입한 그루지아 전쟁이 있었으며 전년부터 이어진 세계적인 가뭄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지구촌이 식량 위기로 몸살을 앓았다. 


2008년은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정권 교체가 이뤄진 해이기도 하다. 


미분양이 늘고 기존 주택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자 새로 들어선 보수 성향의 정부는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전 정부의 고강도 주택 시장 규제를 풀어 양도세, 종부세 등 세제를 손보고 분양가상한제, 재건축부담금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소위 평행이론을 펼치려 이미 15년이나 지난 2008년의 기억을 소환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와 지금은 차이점도 많다. 


오늘날에는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훨씬 더 단단해졌고, 반도체, 배터리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산업 기반이 견조하며, K-콘텐츠로 일컬어지는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등을 포함한 새로운 성장 동력도 갖췄다. 


2023년이 소비트렌드를 전망하고자 하는 지금, 무엇이 반복되고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를 구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럼 어떤 트렌드가 2023년에 나타나게 될 것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Ⅰ. 2023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


평균 실종 : 평균, 기준, 통상적인 것들에 대한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 소득의 양극화는 정치, 사회 분야로 확산되고 갈등과 분열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소비 역시 극과 극을 넘나들고 시장은 승자 독식으로 굳혀지고 있다. 중간이 사라지는 시대, 평균을 뛰어넘는 당신만의 대체 불가한 전략은 무엇인가?


오피스 빅뱅 : 팬데믹 이후 일터로의 복귀를 거부하는 대사직, 최소한의 일만 하는 조용한 사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출퇴근과 워라밸, 재택과 하이브리드 근무가 뒤섞이는 가운데 과거의 직장 문화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송두리째 달라지는 일터에서 조직과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체리 슈머 : 구매는 하지 않으면서 혜택만 챙겨가는 소비자를 체리피커라고 한다면, 체리슈머는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대한 알뜰하게 소비하는 전략적 소비자를 일컫는다. 


무지출과 조각, 반반, 공동 구매 전략을 구사하는 이들은 현대판 보릿고개를 지혜롭게 넘고자 하는 진일보한 합리적 소비자들이다. 


인덱스 관계 : 관계의 밀도보다 스펙트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로빈 던바가 말한 인간관계의 적정한 수 150명은 이 시대에도 맞는 걸까? SNS를 통한 목적 지향적 만남이 대세가 된 오늘날, 소통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관계는 여러 인덱스로 분류되고 정리된다. 


이제 나의 친구는 어디까지인가?


뉴디맨드 전략 : 아이폰을 내놓은 스티브잡스는 말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 소비자가 아예 생각지도 못한 제품을 내놓았을 때 그들은 줄을 서고 지갑을 연다.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 지금껏 써왔지만 더 새롭고 매력적인 상품, 결제 방식이 유연한 상품 등 다채로운 뉴디맨드 전략을 만나보자. 


디깅모멘텀 : 파고, 또 파고 끝까지 파고들어 가 행복한 과몰입을 즐기는 사람들, 디깅러의 세상이 오고 있다.


자신의 열정과 돈,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들은 과거의 오타쿠와 달리 현실도피적이지 않으며 덕후와 팬슈머보다 더 진일보한 사람들이다. 


알파세대가 온다. :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진짜 신세대, 알파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 한 말이 엄마가 아닌 알렉사였다는 이들은 단순히 Z세대의 다음 세대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종족의 시작이다. 


100퍼센트 디지털 원주민이자 벌써부터 세상을 놀라게 하는 알파세대, 그들의 미래가 곧 우리의 미래다. 


선제적 대응기술 : 삶의 각종 편의를 넘어서, 사회적 약자를 돕고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공간력 : 멋지다고 소문이 난 공간은 어디에 있든 늘 사람들로 붐빈다. 실제공간은 단지 온라인의 상대개념이 아니라 우리 삶의 근본적인 토대이자 터전이다. 


아무리 정교한 가상공간이라도 실제를 이길 수는 없다. 소매의 종말이 언급되는 시기지만 매력적인 콘셉트와 테마를 갖추고 비밀상성을 제공하는 공간력은 리테일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다. 


네버랜드 신드롬 : 요즘 어른 되기를 한껏 늦추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두가 어린아이로 영원히 살아가는 곳, 이른바 네버랜드의 피터팬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젊음을 미화하고 우상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짜 어른을 만나기 힘든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청춘의 열정과 어른의 지혜를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Ⅱ. 평균 실종


정규분포라는 전제가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 비정규분포에서 평균은 자료를 대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양극화분포의 경우 평균에 해당하는 중간 정도의 값은 가장 적은 수를 대변한다. 


N극화라고 부르고자 하는 분포인데 개별값이 특정한 경향성을 지니지 못하고 산재하는 경우다. 이때 평균값은 그저 여러 특성 중의 하나만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단극화의 경우는 하나의 값과 그 외의 의미 있는 값을 가지지 못한 대다수가 존재하는 경우다. 


이 세 경우 모두 평균이 그 모집단의 대푯값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평균의 의미가 상실되는 것이다. 양극화, N극화, 단극화에 어떠한 사례가 있으며 이때 평균이 왜 의미를 갖지 못하는지 차례차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양극화 : 중간이 사라지다. 


자본주의의 숙명, 양극화


부익부, 빈익빈은 어쩌면 자본주의의 태생적 속성일지도 모른다. 


자기 이익에 충실한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전제로 하는 자본주의는 엄청난 효율을 기반으로 근현대 세계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지만 돈이 더 큰돈을 벌어들이는 속성 때문에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빈자는 더 빈자가 되는 필연적인 양극화를 낳았다. 


이러한 본질적 속성에 더해 네트워크 경제의 발달과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그 양극적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자산의 규모만 봐도 그렇다. 서울시의 자치구별 재산세 부과내역을 비교한 결과, 가장 많이 부과된 강남구의 재산세는 가장 적게 부과된 강북구의 재산세의 17.5배로 역대 최대의 격차를 보였다. 


그런가 하면 강남 서초 송파 강남 3구의 재산세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전체 재산세의 약 39%를 차지한다. 


청년층 사이의 자산 양극화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대 가구주 하위 20%의 평균 자산은 2020년 대비 11.9% 감소한 반면, 상위 20%의 평균 자산은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상위 20%의 자산 규모는 하위 20%의 약 35배에 이르고 있다. 


부유한 MZ들이 부모로부터 부동산을 물려받을 때 개미투자자 MZ들은 투자 실패로 자산을 불리지 못한 것도 이런 결과를 가져온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Ⅲ. 인덱스 관계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지인과 연락하던 시절은 가고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시대가 왔다. 


수단이 본질을 바꾼다. 소통의 매체가 진화하면서 관계 맺기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 


소수의 친구들과 진한 우정을 쌓아가는 것이 예전의 관계 맺기라면 요즘의 관계 맺기는 목적 기반으로 형성된 수많은 인간관계에 각종 색인을 뗐다 붙였다 하며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관계 관리에 가깝다. 


이제 현대인의 인간관계는 친하다/ 안 친하다의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는다. 


선망하는 인친-함께 덕질하는 트친-최신 뉴스를 알려주는 페친-동네에서 만나는 실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다. 


이렇듯 요즘 인간관계는 여러 인덱스를 붙여 관리되는 형태를 띤다는 점에 착안해 인덱스 관계라고 이름 붙이고자 한다. 


개인주의화된 나노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사회생활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코로나 19 팬데믹을 겪는 가운데 관계 맺기의 양상이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간사에서 가장 중요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인간관계가 새로운 변화의 국면을 맞고 있다. 


이제 문제는 다양한 인덱스 관계가 사람들의 사이를 가로지르는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더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느냐다. 


Ⅳ. 뉴 디맨드 전략


어떻게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것인가? 이는 모든 비즈니스에 숙명처럼 주어지는 질문이다.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품과잉의 시대에 고객의 지갑마저 닫는 지금 같은 불황기에는 그 해답이 더욱 절실하다. 


그러나 아무리 상품이 과잉이고 경기가 나쁘다고 해도,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에 소비자는 솔깃해지고 허를 찌르는 참신함 앞에서 지갑을 연다. 


수요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 발생 상황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사용하고 있던 제품을 바꾸는 교체수요이고, 다른 하나는 가지고 있지 않던 제품을 구매하는 신규수요다. 


이때 각 유형별로 뉴디맨드 전략을 펼치는 방식이 다르다. 교체수요는 업그레이드하기, 콘셉트 덧입히기, 지불방식 바꾸기를 통해 신규수요는 전에 없던 상품, 새로운 카테고리의 상품,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에 기반한 상품을 통해 창출할 수 있다. 


소비자가 열광하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의도적으로 궤도를 이탈하여 최대한 이질적인 것과 부딪히며 집요하리만큼 파고들고 전복적 사고로 무장하며 훈련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독창적이고 앞선 기술이 적용된 상품이라 할지라도 소비자지향적 관점에서 출발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답은 항상 고객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 글을 마치며 ]


다양한 트렌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중에 크게 세 가지를 곱씹어서 다시 생각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평균실종이고 두 번째는 인덱스 관계 세 번째는 뉴디맨드 전략이다. 


첫 번째 평균실종의 경우는 N극화와 양극화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N극화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예전에는 소수에게만 가능했었던 경험이 이제는 다수에게도 불규칙적으로 가능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보에 접근하거나 유명한 강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예전에 비해서 넓어졌고 쉬워졌다.

 그 때문에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에 예전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정보를 활용해서 재생산해낼 수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유튜브이다. 다수의 취향이 아닌 소수의 취향이 다양한 방법으로 공유되고 있고 이런 소통을 사용하는 사람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가 발생되고 있는 것이 N극화의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다. 


양극화의 경우는 좀 더 쉬운 설명이 가능하다. 예전보다 정보의 교류가 활발한 덕분에 한쪽에만 편중된 정보가 다른 한쪽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좋은 정보와 양질의 정보가 모두에게 공유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활용해서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에 점점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부의 편중은 예전보다 더 심해지고 있고 상상할 수 없는 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더욱더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가 좀 더 발전된 곳으로 이동하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많은 양극화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는 상상이 된다. 


두 번째는 인덱스 관계 나노사회의 가속화이다. 


예전의 인간관계를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PC가 있다고 해도 이동하기 어려웠고 정보가 많지도 않았을뿐더러 기술적인 편의성이 부족해 사용하는 사람도 적었다. 


지금은 모두가 정보를 쉽게 사용하고 생산하는 시대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취미 생활을 찾고 그 분야에 동일한 관심을 가지는 이들과 교류하는 일은 매운 쉽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은 더 많은 소모임을 구축하고 그 과정에서 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노사회는 부정적인 측면이냐 긍정적인 측면이냐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를 깊게 소수로만 가지고 가는 것을 원하는 사람과 다양하게 교류하면서 얇지만 관계를 넓혀가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더 쉽게 꾸며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뉴 디맨드 전략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는 법칙이 맞는 사회였다. 그렇지만 현대는 공급이 절대적인 사회가 아니다.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고 소비자는 다양한 물건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이다. 


이런 사회적인 흐름은 예전의 디맨드만 고집해서는 특별한 솔루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비슷비슷한 물건에는 새로운 수요가 생명력이 더해지기 어렵다는 것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완벽하게 새로운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변형이나 이전과는 다른 경험을 선사해 주는 것이 새로운 디맨드를 만드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수가 좋아하면서도 소수에게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보인다. 


다양성이라는 측면과 완벽이라는 것에 대해서 함께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본다. 


2023년이 끝나가는 시점에 이 외에도 또 다른 어떤 변화들이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다. 


참고 도서 : 트렌드 코리아 2023 (김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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