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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y 20. 2023

부의흐름은 반복된다

경기는 어떻게 움직이나?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시장경제체제에서 자산가격이라는 것은 그것을 사려는 사람이 더 많으면 오르고, 팔려는 사람이 더 많으면 내려가는 지극히 단순하고 상식적인 원리가 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더 사고 싶어 하고 무엇을 더 팔고 싶어 하는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경기변동이라는 큰 파도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산가격의 변화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고 할지라도, 현대사회에서 대출 및 예금 금리 혹은 나와 가족의 일자리, 부동산 가격 등 우리의 경제적 삶과 관련된 이슈 대부분은 경기흐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분들이라면, 경기변동이 나의 관심사 밖의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일 것 같습니다. 


영화 관상에서 나오는 대사 중에 명대사가 하나 있습니다.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이 대사는 오늘날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경기변동이라는 큰 그림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경기의 흐름을 어떻게 하면 읽을 수 있을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Ⅰ. 핵심 물가란 무엇인가?


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것을 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 용어들은 현상을 지칭하는 표현이지, 물가를 측정하는 용어는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물가의 수준을 측정하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라는 것을 만들어서 사용한다고 앞에서 설명했는데, 한 가지 더 알아놓으면 유용한 물가지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핵심(근원) 물가라고 하는 개념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을 핵심 또는 근원 소비자물가라고 부릅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는 현실에서 변동성이 높고, 가격 변동의 원인이 수요보다는 공급측면에 의해 결정되는 정도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식료품 중 양파라는 품목은 1인당 연간 소비량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습니다. 


양파를 이용한 특정 음식이나 과자와 같은 가공식품들이 매우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비량이 잠깐 증가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인구가 갑자기 늘지 않는 이상 양파에 대한 전체 수요는 일정하거나 매우 점진적으로 변화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어느 해 홍수나 가뭄 등 기후적인 요인으로 양파 작황이 안 좋아지면 양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반면에 양파 농사가 매우 풍년인 해에는 양파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민들이 양파 밭을 갈아엎어버리고 있다 혹은 우리 양파 먹기 운동 등의 뉴스도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이런 가격 변동의 패턴은 양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농수산물 가격 변동에서 관찰되는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즉 수요의 변화에 의해 가격이 변동되는 효과보다는 공급의 변화가 상품 가격의 대부분을 설명하는 경우입니다. 


이처럼 핵심소비자 물가를 관찰하면, 경제 내에서 수요견인 효과가 유발되는 물가상승률을 보다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Ⅱ. 달러가 웃는다? 달러의 스마일 커브


달러에 대한 수요가 미국 이외 국가에서 늘 존재한다는 이유 때문에, 달러는 통화가치를 설명하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는 현상이 종종 발생합니다. 


국가경제가 좋을 때 해당 국가의 통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통화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이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달러는 미국경제가 나쁠 때에도 달러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강세를 보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달러라는 통하는 미국의 통화이면서도 전 세계 거의 어느 곳에서나 통용되는 기축통화이자,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동시에 국가경제의 비상시에도 활용할 정도로 중요한 안전통화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경제가 어느 정도 안 좋은 국면을 지나서 너무 안 좋아지면 그때는 달러가 더 하락하는 것이 아니고 다시 강해지는 패턴을 보입니다. 


그래서 미국 경제나 금융시장이 강한 정도와 달러의 가치를 분포로 표현해 보면 U자의 형태를 보입니다. 


이 형태가 마치 웃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달러의 스마일 커브라고 부릅니다. 


달러 강세 : 세계 경제 불안 위험 회피, 안전통화로서 달러 선호, 미국 경제 호황 긴축적 통화정책 투자자산으로서 달러 선호


달러 약세 : 미국 경제 둔화, 완화적 통화정책, 세계경제 불안 초기


달러의 스마일 커브는 경제학이나 재무학 분야에서 정통 이론으로 불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 달러라는 통화가 현실세게에서 거의 절대적인 지배력을 보유한 기축통화로 쓰인다는 특징 때문에, 경험적으로 나타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Ⅲ. 현실적으로 달러 가치의 변곡점은 어떻게 형성되나


제1국면 : 글로벌 경제 불안정, 금융 시장 위험회피 성향 강화, 통화에서 달러를 선호하면서 달러가 강세가 됨


제2국면 : 불안정 혹은 회복 초반, 혹은 미국 경제의 상대적 부진, 금융 시장은 위험회피 완화, 위험 선호 회복, 달러 이 회의 통화 선호가 되고 달러가 약세가 됨


제3 국면 : 글로벌 경제 안정, 금융 시장은 위험을 선호하게 되고 달러를 선호하고 달러 강세로 변화하게 됨


 Ⅳ. 21세기 이후 경제와 금융 시장 한눈에 보기


세계화와 국제 교역의 본격화, 그리고 중국의 등장


2000년대 들어 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를 꼽아보면 글로벌화와 교역량의 증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역자유화를 위한 기구가 출범하고 공산주의 폐쇄경제를 지향하던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국제무역의 무대에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교역량 증가와 경상수지의 변화


신흥국에서 생산된 물품들이 선진국으로 수출된다는 것은, 반대로 자본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유입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 결과 글로벌 경상수지가 어떻게 재편되었는가를 살펴보면, 신흥국은 투자와 생산을 통해 선진국으로부터 유입된 자금을 저축으로 늘려가는 과정에서 경상흑자가 빠르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지출이 증가하는 선진국은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었습니다. 


이후 글로벌 전체 경상수지가 전체적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변화되면서 총순저축이 0보다 많은 상태인 초과 공급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총공급이 총수요보다 많은 초과 공급의 상황에서는 더 이상 기업이 물건을 만드는 대로 팔리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2000년대 들어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기호를 고려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전략이 수정됩니다. 


아울러 만들어낸 물품을 어떻게 팔 것인지를 고민하는 마케팅이란 분야도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마케팅이란 개념은 분명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었지만 초과 수요가 존재하는 시대의 마케팅이란 개념은 분명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었지만 초과 수요가 존재하는 시대의 마케팅은 저렴한 생산비로 많은 공급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었다면 초과 공급의 시대의 마케팅은 소비자의 니즈를 공략하는 마케팅으로 그 개념이 변화되었습니다. 


이런 트렌드의 변화로 마케팅 1.0의 시대에서 마케팅 2.0의 시대로 변화되었다고 표현합니다. 


Ⅴ. 가끔은 잔인해질 수밖에 없는 중앙은행의 선택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스태크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소비와 저축을 담당하는 가계는 금리라는 변수에 지갑을 열고 닫는 것이 비교적 쉬운 반면에, 공급과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들은 금리가 변하더라도 생산량을 늘리거나 줄이는 데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총수요를 관리하는 성격의 정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극단적으로 생각했을 때, 통화정책으로 공급충격에 대해서는 직접 방어할 수 있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러-우 전쟁처럼 경제 논리로 설명되지 못하는 지정학적 위험까지 더해진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잔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인상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식으로 줄어든 총공급 수준에 맞추어서 총수요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이지요.


수요측면은 금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경제주체들이 돈을 덜 쓰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총공급 확대가 동반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유형의 경제위기를 탈출하는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 내에서 공급을 담당하는 기업들이 수요 감소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국가 경제 안정에 헌신한다는 선의를 갖고 앞다투어 생산을 늘리기란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공급이 쉽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까지 줄어드는 과정이 진행된다면 경기가 좋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기침체는 가계, 기업, 정부가 어절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계는 실질 소득 감소, 기업은 매출과 성장 둔화, 정부는 세입 감소와 정치적 지지율 하락 등을 겪게 됩니다. 


아울러 대부분의 자산가치 하락도 동반되기 때문에 전 국민이 고통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글을 마치며 ]


경제의 순환 주기에서 지금은 어떤 상태인가를 생각해 보면 호황기를 지나 불경기로 넘어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이 과정에서 호황기가 왔었던 이유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겠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19로 인해서 경제 활동이 불가능해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각국의 경제 주체들이 금리를 인하하고 돈을 쏟아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예전보다 돈은 많아졌고 사람들은 돈이 부족해서 물건을 못 사던 문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기업들은 예전보다 많은 수량을 판매할 수 있었고 기업의 실적도 개선되었습니다. 


그리고 공급보다 수요가 초과되는 상태가 진행되면서 예전에 없었던 호황이 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은 길지 못했습니다. 너무도 많이 풀려난 돈으로 인해서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물건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었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됩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되면서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올리고 돈의 양을 줄이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이때에 기축통화국이나 선진국은 경제 체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버틸 수 있지만 수입품이나 자체 시장이 없는 국가들은 외국의 제품과 서비스에 의존하던 것들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금리를 올려도 인플레이션이 멈추지 않는 이중고를 겪게 됩니다. 


물론 선진국도 물가 상승에 대한 압력으로 인해서 고통을 받게 되지만 자국의 통화량 조절은 인플레이션 감축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모양새를 보여줄 수 있게 합니다. 


그렇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와 인덱스라는 측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 실제 물건의 가치는 이전보다 높게 형성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는 시장 수요의 감축, 기업의 판매 감소, 실적 악화로 연결되게 됩니다.


또한 공급은 예전과 동일한 수준의 capa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매출 부진보다도 수익성 악화가 더 큰 문제가 됩니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서 글로벌 기업들은 신흥국의 경제 위기에 의한 영향도 크게 받게 됩니다. 


현재의 상태를 보게 되면 이제 조금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졌을 뿐 실질적으로 물가가 완전하게 잡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자국 위주의 외교 정책이 강화되는 글로벌 분위기 속에서 신흥국들의 경기 침체를 고려해 주는 선진국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아직 위기가 완전히 지나간 것도 아니고 어찌 보면 위기의 정점은 오지 않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지나온 과거가 미래에 동일하게 투영될 수는 없겠지만 유사하게 반복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많이 공부해서 어떤 일들이 생겨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참고 도서 : 부의 흐름은 반복된다.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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