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에 통달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경제학 강의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경제를 전공하지 않아서 꽤 오랜 시간 동안 경제는 나와는 동떨어진 학문 혹은 알기 어려운 내용들로 가득 찬 분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우리 생활과 매우 밀착되어 있고 알아보면 이해하기 쉬운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깨닫지 못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금은 경제학이라는 분야도 결국 지속적으로 공부하면 깨달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만큼 계속 공부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도를 얻게 된다는 즐거움이 많아지게 된다.
그 일환으로 경제학이 가진 근본적인 원리나 세상을 투영하는 현상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경제학과 관련된 책을 하나 정리해보고자 한다.
그럼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알아보자.
Ⅰ. 외국인 노동자가 많아지면 실업이 늘어날까
노동 총량의 오류는 전체 경제에서 일자리 수는 항상 고정되어 있다는 믿음 때문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이민자들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 수 증가는 현지 노동자들의 실업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대표적이다.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이 주택과 일자리를 점유하고 임금을 낮춘다는 두려움은 때때로 포퓰리즘 정치인들에게 이용되며, 그들이 내거는 정치적 슬로건 아래에서 경제 원칙을 퇴색시킨다.
얼핏 생각하면 해외 이민자 유입으로 노동 공급이 증가하면 임금 하락과 실업으로 이어질 것 같다.
더욱이 실업률이 높은 시점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많아지면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가 펼쳐지므로, 현지 노동자들이 불안해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들이 노동 공급뿐 아니라 노동 수요도 늘리기에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한 나라에서 이민자 수가 증가하고 이들 새로운 노동자가 제조나 운송 분야에서 일자리를 얻게 된다고 가정해 보자.
겉으로 보면 확실히 현지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경제는 끊임없이 움직이지 결코 고정된 있지 않다. 10만 명의 이주 누동자가 일자리를 확보하면 그만큼 다른 일자리의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이들이 벌어들인 임금 일부가 상점, 식당, 술집 등에서 소비되며 이는 이 업종의 노동 수요를 늘리게 된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2차 효과는 확연히 눈에 띄지는 않는다. 대개의 사람은 인금 슈퍼마켓이 매장 직원을 몇 명 더 고용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뿐더러, 그것을 이민자 증가에 따른 2차 효과라고 인식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더욱 오류에 빠지기 쉽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아졌다고만 느낄 뿐 그로 인해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못 보는 것이다.
이 문제를 제대로 보려면 실제 통계를 살피는 것이 좋다. 미국 경제는 1900년 초에 크게 성장했다. 1920년까지 무려 1,453만 명의 이민자가 미국으로 건너왔다.
물론 이들은 기존 현지인들의 일자리 일부를 취했을 것이다. 그래서 현지인들이 이들 이주 노동자에게 밀려나 실업자로 전락했을까?
아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이 시기에 낮은 수준을 계속 유지했다. 1900년에 실업률은 5퍼센트였다.
1920년에는 4퍼센트로 더 낮아졌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실질 임금은 올랐다.
달리 말하면 대량 이주 시기는 현지인들의 일자리가 이주 노동자들에게 잠식당하는 원인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며, 급속히 성장하는 경제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임금이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Ⅱ. 거품에 속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17세기 네덜란드는 이른바 튤립 파동으로 큰 몸살을 앓았다. 원래 유럽에 없던 꽃인 튤립이 유명해지자 너도나도 튤립을 재배했다.
희귀한 튤립일수록 비싼 가격이 매겨졌기에 네덜란드 전역에서 그야말로 구근 확보 전쟁이 일어났다.
가격이 계속 오르다 보니 무조건 사고 보겠다는 심리가 팽배해졌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 원리를 잊은 대가는 혹독했다. 온 국민이 튤립 재배에 뛰어들자 어느덧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게 됐다.
1637년 2월 시장은 하룻밤 사이에 무너졌다. 새삼 꽃 한 송이에 이렇게 비싼 돈을 들여야 했다니 하는 생각이 퍼져나가자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사라졌다.
한 번 내려간 가격은 도미노처럼 폭락했다. 금보다 귀했던 튤립이 하루아침에 쓸모없는 휴지 조각이 된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아마도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이런 거품에는 절대로 속지 않아.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은 역사가 반복되더라는 것이다.
이후로도 거품은 부풀었다 꺼졌다를 계속했고 이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이어졌다. 아주 익숙한 이야기다.
자산 가격의 기하급수적인 상승은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끝없는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어지간해서는 움직이지 않던 사람들까지도 행동에 나서고 싶게 만든다. 이때가 거품의 정점이다.
그리고 삽시간에 거품이 꺼진다. 1790년대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운하 광란, 1840년대 영국과 아일랜드의 철도 열풍, 1980년대 중반 이후 영국의 두 차례에 걸친 부동산 거품, 1995년에서 2001년 미국의 닷컴 버블 등이 모두 그렇다.
Ⅲ. 정치는 어떻게 인플레이션을 이용하는가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상승한 만큼 오른 생활비의 척도가 된다.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화폐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저축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연간 3퍼센트의 물가 상승은 비록 불편할 수는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며 손쉽게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율은 경제를 황폐화한다.
물가 상승률이 연간 100퍼센트를 넘으면 돈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진다.
현금을 저축한 사람들은 그야말로 돈이 증발하는 모습을 보게 되며, 경제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한편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은 막대한 부가 재분배되는 효과도 가져왔다. 수년 동안 부지런히 저축해 온 중산층은 자신들의 돈이 삽시간에 무가치해지는 광경을 망연자실 지켜봤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은 부채가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될 수 있었다.
물가가 올라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채무자는 빚을 갚기 수월해졌고 반대로 채권자는 손해를 봤다.
경제에 미치는 인플레이션의 악영향은 여전히 강력하다. 보통 수준의 인플레이션도 경제적 심리적 비용을 유발한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율이 금리보다 높으면 저축한 사람들은 손실을 본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시장 불확실성 분위기가 형성된 위험 회피 행동으로 이어진다.
인플레이션은 정치적 관경의 돌파구로도 악용된다. 특히 집권 정부가 선거 직전 환심성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역이용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
일시적 인기라도 아쉬운 정부는 통화 및 재정 확장 정책을 펼치게 된다. 여기에는 당연히 금리와 세금 인하가 포함된다.
낮은 금리로 대출자와 주택 소유자는 더 많은 가처분 소득을 확보한다. 기분이 좋아지면 지출을 늘릴 것이다.
이렇게 시중에 돈이 돌면 경제 성장률 증가와 실업률 감소로 이어진다.
유권자들이 정부의 경제 성과를 체감하게 만드는 방식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Ⅳ. 경기 침체는 우리 삶의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까
불황, 즉 경기 침체는 마이너스 경제 성장과 높은 실업률이 유지되는 기간을 말한다.
어떤 정의에 따르면 GDP의 연속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이다. 경기 침체는 다양한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
이전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므로 평균 소득이 감소한다. 차라리 누구나 공평하게 소득이 2퍼센트 감소한다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테지만, 공교롭게도 불황은 불평등한 효과를 일으킨다.
경기 침체의 가장 큰 문제는 실업률 증가다. 수요 감소로 일부 기업은 직원을 해고하고 폐업하게 된다. 살아남은 다른 기업들도 고용을 꺼리게 된다.
실업자들은 일하지를 잃어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되고 자존감도 떨어지게 된다.
깊은 불황은 곧이어 도미노 효과를 일으켜 경기 침체를 약화시키고 극복을 더 어렵게 만든다.
이를 테면 대출로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일자리를 잃으면 상황이 어려워지고 집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실직할까 봐 두려운 사람들은 내 집 마련 계획을 미루게 된다. 그렇게 집값은 하락한다.
2007~2009년 경기 침체기에 이와 같은 요인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했다. 하락폭이 너무 심해 구매한 집의 가치가 초기 대출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졌다.
아예 집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하면서 은행 손실이 증가했다. 은행은 대출과 투자를 줄여 대응했다.
케인즈 주의 경제학은 정부가 불황에 대응할 때 오히려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 부채 걱정은 제쳐두고 수요를 자극해 경제 활동을 늘리는데 집중하라고 지적한다.
적극적으로 국채를 발행해서 차입한 돈으로 더 많이 지출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까닭은 민간 부문 저축이 증가한 만큼 정부 지출 증가로 경제 회복에 성공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세수가 늘어나고 재정 적자를 줄일 기회도 생기게 된다.
그러나 실물 경기 변동을 지지하는 경제학자들은 다른 관점을 취한다. 이들은 케인스주의 경제학이 수요를 잘못 이해하고 있으며, 봉황은 늘 변하는 생산성을 반영한 정상적인 경기 순환의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경기 침체기에도 시장을 믿고 경제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개입은 대부분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불황일 때는 가치가 높은 사회 기반 시설 프로젝트를 시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무리 정부 지출을 늘려도 결국 돈만 낭비하고 쓸모는 없는 하얀 코끼리가 될 뿐이다.
[ 글을 마치며 ]
이 책에서 나온 내용 중에 몇 가지는 다시 한번 곱씹고 정리해 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민자들로 만들어진 나라이다. 그리고 이민자들의 유입을 통해 미국 경제는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구성하고 있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지불하는 일자리의 경우 이민자들을 통해서 일자리 부족을 해결할 수 있으며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 교육 수준이 높거나 일정 요건이 되는 숙련된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해결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유입된 인구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되고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인구가 증가하게 되면 시장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서 새로운 경제 성장 기회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인구 보너스라고 하는데 단순하게 말해서 인구가 많아짐으로 생겨나는 네트워크 효과는 더 많은 경제적 가치를 발생시키게 되고 이는 국가 재정 수입의 확대로 연결되게 된다.
결국 더 많은 인구의 유입을 통해서 경제 성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일자리는 증가하지 않는데 인구만 많아지고 노동력의 가치가 낮아짐으로 인해서 생활 수준이 낮아지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버블은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양적완화로 인해 통화량 증가가 가져다준 버블이 자산시장을 덮쳤다.
당시에는 자산이 실체가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로 인해서 버블이 아닌 현명한 투자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인플레이션과 함께 시작된 금리 인상은 유동성을 축소시켰고 자산 시장의 가격을 조정했다.
이런 버블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당시에 시장 상황과 분위기는 이런 판단을 현명하게 만들지 못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버블의 역사는 반복되고 우리는 시대적인 흐름에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버블의 역사에서 손실을 피해 갈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현명한 레버리지를 운영하는 것이다. 버블이 올 때에 자산의 크기를 늘리기 위해서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수익 실현을 하지 않은 자산은 허상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 실현을 하지 못한 자산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레버리지를 쓸 때에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 대한 판단을 잘 내려야 한다.
물론 말로는 쉽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한 수익보다 큰 가치가 되었다면 과감하게 현실화시켜야 하고 잠깐 시장을 벗어나서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해 가면 시대적인 변화로 인해서 발생되는 상승과 하락을 잘 이겨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세 번째는 경기침체는 시장이 스스로 회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는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성장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화폐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것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게 된다.
그런데 화폐는 많아지는데 물건이 더 증가되거나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낮아지게 될 경우 경제는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이럴 때에 정부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도 하면서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생산성이 증대되지 못하면 모든 것은 허구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거의 산업 혁명 시대를 되돌아보면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기술 발전을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가 발생되었고 무역이 활성화되기도 했으면 삶의 질이 높아지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산업 혁명이나 발전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때문에 경제 발전은 시장의 자생적인 노력인 기술의 발전이나 생산성 확대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최근 3년 간의 경제 환경 변화는 말 그대로 다이내믹 한 현상들이 집중해서 발생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이 더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고려해 볼 때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이 새로운 생산성 확대를 만들어낼 것인지 혹은 기술적인 변화로 인해서 새로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정보가 더 쉽게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금융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더 많은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참고 도서 : 거시 경제 흐름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 (테이번 페팅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