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 경제 흐름을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시대에 당하지 말자는 말이 있습니다. 개인에게 당하면 일부 자산을 잃을 수 있지만, 시대에 당하면 모든 자산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시대의 흐름을 알면 큰 부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시대의 흐름은 사회, 정치, 경제 등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이 가운데서도 거시경제 흐름이 으뜸이 아닐까요.
특히 투자에서 그렇습니다. 2020년 상반기에 삼성전자 주가가 9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당시 일부 애널리스트나 투자자들이 10만 전자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를 낙관적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경기를 예고해 주는 통계청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그해 6월을 정점으로 꺾이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실제로 경기가 나빠지기 시작했고 삼성전자 이익도 줄어들었습니다.
삼성전자를 한 예로 들었습니다만, 다른 자산에 투자할 때나 기업의 의사 결정에도 거시경제 흐름은 매우 중요합니다.
거시 경제의 흐름은 공식적인 용어로 경기 순환입니다.
그리고 경기는 국민 경제의 총제적 활동 수준을 말하게 됩니다.
개별 개인이나 기업 경기가 아니라 한 국가 경제의 총체적 활동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럼 경기 순환은 국가 경제의 총체적 활동이 어떤 주기를 가지고 변동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짧은 변화는 알아맞히기 힘들지만 큰 흐름은 좀 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고 또 변화를 예측하기도 쉽습니다.
마치 당장 내일 비가 올지 안 올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된 다음에는 겨울이 되어서 눈이 올 것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큰 흐름을 읽는 방법과 어떻게 읽고 대응해야 하는지 그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Ⅰ. 소비자 동향 지수 (CSI : Consumer Survey Index)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소비지출 전망 등을 설문조사 하여 그 결과를 지수화한 것을 말합니다.
조사항목은 가계의 재정 상황, 경제 상황, 가계의 저축 및 부채에 대한 상황, 물가 상황에 대한 인식입니다.
이렇게 조사한 수치가 100보다 큰 경우 긍정적으로 응답한 가구 수가 부정적으로 응답한 가구수보다 많음을, 100보다 작은 경우 그 반대를 나타냅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 동향 조사에서 핵심은 소비자 심리지수입니다 (CCSI) 이는 현재 생활형편, 가계 수입 전망, 소비 지출 전망 등 6개의 주요 개별 지수를 표준화하여 합성한 지수로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수입니다.
6개 개별 지수를 표준화 구간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표준화한 후 이를 합성한 종합적인 소비자 심리지표를 나타내게 됩니다.
이렇게 산출된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클 경우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인 심리가 과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을 경우에는 비관적임을 의미합니다.
2023년 1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90.7로 2022년 11월 이후 2개월 연속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100을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가계가 과거 평균보다 가계 생황이 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Ⅱ. 기대 인플레이션율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앞으로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얼마나 오를 것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전망치입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면 가계는 소비를 앞당기게 됩니다.
임금협상 때 근로자는 회사에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합니다. 가계 자산이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 실물 자산으로 더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은 상품 가격을 더 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하면 하이퍼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빠르게 올리게 됩니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주가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주식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주가가 오를 때 경기가 좋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소비할 돈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를 부의 효과라고 합니다. 주식이 없는 분도 주가가 오르면 경기가 좋아져서 그러나 보다고 설문조사 때 긍정적 대답을 할 것입니다.
Ⅲ. 기업 경기 실자지수로 기업의 경기를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 동향 조사로 가계의 소비심리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기업 경기 실사지수로 기업 경기 동향을 미리 알려줍니다.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에 긍정적 응답 업체가 45개, 부정적 응답 업체가 55개라면 BSI는 90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작성한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다고 대답한 기업이 나쁘다고 대답한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100 이하면 경기가 나쁘다고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BSI가 100에서 위로 많이 벗어나는 경우는 경기 활황 국면이고 100 이하로 많이 떨어지면 경기 침체국면에 해당한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습니다.
Ⅳ. PMI도 기업 경기 실사 지수입니다.
우리나라 한국은행이나 전경련이 발표하는 기업 경기 실사지수를 세계 각국의 여러 단체에서도 발표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공급자 관리 협회가 발간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입니다.
ISM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ISM지수를 찾을 수 있습니다.
ISM 제조업 지수는 미국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수로 매월 첫 평일 날 발표합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는 매월 20여 개의 업종과 3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생산, 신규 주문, 고용, 공급자 운송시간, 재고 5개 항목을 조사하여, 이를 하나의 지수로 종합하여 산출합니다.
구체적인 산출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300개 기업 중 전월 대비 신규 주문이 증가했다고 답한 기업이 100개, 변동이 없다고 답한 기업이 100개, 감소하였다고 답한 기업이 100개라고 가정하면, 신규 주문지수는 50이 됩니다.
증가했다고 대답한 기업에 1, 변동이 없다고 답한 기업에 0.5 감소했다고 대답한 기업에 0의 가중치를 주어 계산합니다.
이런 식으로 신규 수주, 생산, 고용, 공급자 운송 시간, 재고 등 개별 항목에 대해서도 지수를 계산합니다.
ISM 지수는 (PMI) 이들 5개 지수에 다른 가중치를 두어 산출하는 종합지수입니다.
이 지수가 50이면 전월 대비 당월의 제조업 경기가 거의 유사하다고 판단합니다.
50 미만일 경우 전월 대비 제조업 경기가 수축 국면에 있으며 50초 과일 경우 전월 대비 확장국면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우리나라 BSI가 100 기준이라면 PMI는 50 기준인 것입니다.
한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는 매월 주요국 제조업의 PMI를 작성하여 발표합니다.
2021년 하반기부터는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PMI가 5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전 세계 제조업 경기가 수축국면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Ⅴ. 인플레이션의 원인
수요 견인형 인플레이션은 수요가 증가할 때에 가격이 오르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수요를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출 측면에서 국내총생산을 구성하는 요소는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수출입 차이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와 투자가 늘면서 총수요 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합니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거나 수출이 늘어나면 역시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물가가 상승합니다.
이와는 달리 공급 측면에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비용 상승형 인플레이션입니다.
이 경우는 한 나라 경제의 총공급 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할 때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원자재 가격, 임금, 유통비용, 부동산 임차료 등이 상승하면 공급 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면서 물가가 오릅니다.
수요 견인형과 비용 상승형 인플레이션의 경우 경제에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수요 견인형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에는 물가가 상승하고 경제성장률도 같이 올라갑니다.
그러나 비용 상승형 인플레이션일 경우는 물가가 오르지만 경제성장률은 떨어집니다.
이때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한 정책 수단이나 효과도 다릅니다. 수요 견인형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경우 재정이나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면 됩니다.
정부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더 걷으면 총수요 곡선이 좌측으로 이동합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면 소비와 투자가 줄어 역시 수요 곡선이 좌측으로 이동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낮아집니다.
또한 금리를 올리면 그 나라 통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수출이 줄고 수요 곡선이 좌측으로 이동합니다.
그러나 비용 상승형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 둘 중 하나는 희생해야 합니다.
물가를 내리기 위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소비, 투자, 수출이 줄어들면서 총수요 곡선이 좌측으로 이동합니다.
이 경우 물가상승률은 낮아지지만 이미 떨어진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지고 심지어는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낮아질 경제성장률을 올리기 위해서 통화정책을 팽창적으로 운용하면 물가상승률은 훨씬 더 높아집니다.
[ 글을 마치며 ]
2023년 현재의 경제 상황은 경기 침제에 대한 공포가 엄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2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가 상승되었고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의 투자도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투자가 감소하면서 지출이 줄었고 소비자들의 지출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국가별로 보게 될 때에는 자국의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인해서 세계 경제는 블록화 되어가고 있고 코로나로부터 가장 먼저 졸업한 국가들부터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국가들로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 있습니다.
미국이 전 세계 경제를 가장 크게 흔들고 있으니 미국부터 본다면 기축통화국이라는 위치를 가지고 자국의 경제 상황만 고려해서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기업들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있고 경비 절감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게 되었고 소비가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감소하게 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주식은 이를 선반영해서 하락하게 되었지만 최근에는 미래에는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실적이 나쁘지 않은 기업들을 기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미래에 큰 성장을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이는 기업에는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불확실성이 없는 기업에 대부분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은 코로나로부터 가장 늦게 졸업한 국가가 되었고 이로 인해서 경기 회복 속도도 가장 늦은 편입니다.
하지만 국가 주도의 기업 기술 투자는 지속되었고 기업들은 미국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미중 갈등으로 인해서 중국의 경제 회복은 다른 나라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앞으로도 중국이 세계 경제 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기는 힘듭니다.
오히려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유럽이나 일본 미국으로부터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상황에서 일본의 성장세가 좀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고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일본은 다른 나라와 반대로 의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저금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수출 다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경상수지가 개선되기는 힘든 상황으로 보입니다.
또한 일본의 엔저로 인해서 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심화되고 있어 향후 어떤 식으로 해결책이 나오게 될지 계속 공부해 봐야겠습니다.
글을 정리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말했던 시대적인 변화에 맞춰서 대응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은 공부, 뉴스와 신문을 보고 책을 읽고 정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도서 : 경기 순환 알고 갑시다 (김영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