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ndmer Sep 23. 2023

패권의 미래

미중 전략 경쟁과 새로운 국제 질서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미중 무역 전쟁의 원인을 2000년대 이후 중국 정부의 혁신 전략과 대외 경제 정책의 연계에서 찾는 시선도 있다. 


1990년대까지 중국은 외국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내 기업의 혁신 역량을 향상하려는 산업 정책을 전략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에 대한 접근을 기술 획득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략을 통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수출 산업을 육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높여 토착 기술 역량의 향상을 지연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06년 이후 자주창신으로 상징되는 산업 정책을 적극 추진하게 되었다. 


중국의 산업 정책 확대와 무역 분쟁의 증가는 동전의 양면이다. 


중국 정부는 국내 기업의 토착 기술 및 산업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했다. 


중국 정부는 산업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무역 분쟁의 원인을 제공했다. 


이와 동시에, 다른 국가들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적극 대응하는 양면적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 WTO 체제의 틀속에서 수동적 행위자에서 공세적 행위자로 전환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이제는 중국은 단순히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시장이 되었고 첨단 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로 인해서 패권 전쟁이 발생되게 되었고 아직 이 전쟁은 진행 중이다. 


그럼 앞으로 미중 전쟁은 어떤 식으로 발전하게 될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다차원적 국력 경쟁 양상


미래 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의 파고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기술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이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인공지능, 무인 로봇, 빅데이터,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3D 프린팅 등과 같은 이른바 신흥 기술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흥 기술 경쟁은 민간 기업이 벌이는 경쟁의 차원을 넘어서 양국의 정부, 어떤 경우에는 양국의 국민까지도 참여하는 다차원적인 국력 경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 


다시 말해, 좁은 의미의 기술과 산업의 경쟁을 넘어서 무역과 금융, 그리고 정책과 제도 등을 포괄하는 복합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미중 기술 경쟁의 외연이 넓어지고 내용이 다양화되는 가운데,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기술과 안보의 만남이다. 


신흥 기술 분야의 주도권을 높고 벌이는 양국의 경쟁이 안보라는 구도에서 이해되고 있다. 


다시 말해, 신흥 기술 변수가 미래 국력경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것만큼 기술 경쟁력이 국가 안보의 프레임에 투영되어 해석되고 있다. 


Ⅱ. 미중 기술 경쟁과 공급망 및 사이버 안보


중국이 반도체, 항공 기술, 로보틱스의 자급화를 모색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의 분절화가 초래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경향이 지속되면 기업들은 각기 상이한 시장을 놓고 상이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이른바 기술의 발칸화가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경계했다. 


이러한 지적들은 미국의 제조업과 긴밀히 연결된 수천 개 중국 기업 중의 하나인 화웨이만을 염두에 둔 근시안적 조치가 낳을 부작용을 우려했다. 


특히 이러한 행보가 미국과 중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긴밀히 구축해 온 글로벌 공급망을 와해시키고 경제와 기술의 신냉전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경고도 나왔다.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의 디커플링 문제는 반도체 산업에서 제일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도체 원천 기술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은 반도체를 대중 압박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했다. 


반도체 분야와 관련된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는 크게 세 차례에 걸쳐서 확대되는 형태로 전개되었다. 


Ⅲ. 희토류, 왜 21세기 최고의 전략 자원인가


희토류를 한자 그래도 해석하면 희소한 흙의 종류다. 일단은 흔하지 않다는 것이고, 복수 형태인 것으로 보아 하나의 원소가 아니라 일단의 원소들을 지칭하는 용어임을 짐작할 수 있다. 


지국의 지각은 대부분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져 있고, 지각 내 가장 많이 존재하는 금속 원소는 알루미늄과 철이다. 


이 4가지 원소가 지각의 약 90%를 구성하고 실리콘, 니켈, 마그네슘, 황, 칼슘 등이 나머지 9%를 차지한다. 

그리고 주기율표에 나온 100여 가지 원소가 마지막 1%를 구성한다. 


희토류라는 이름 때문에 매우 드문 금속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하지만 희토류는 대체로 지표에 풍부하게 분포한다. 


오해를 확실하게 풀기 위해 희토류를 우리가 매우 잘 알고 있는 금속들의 부존량과 비교해서 살펴보자. 


대표적 희토류인 세륨의 지각 분포는 60ppm으로 10ppm의 납보다 6배 흔하다. 


이름 그대로 희소한 희토류로 꼽히는 루테튬이 0.5ppm인데 금은 그보다 200배 희소한 0.003ppm이다. 

이트륨은 리튬만큼 풍부하고 세륨은 아연만큼 풍부하고, 네오디뮴과 란탄은 구리만큼 풍부하다. 


귀하다는 디스프로슘조차 금보다 2배 풍부하다. 


희토류의 매장량은 현재 세계의 연간 생산량의 798배이다. 


즉 가채년수는 700년이다. 석유의 가채년수가 40년이란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풍족한 편이다. 

물론 수요 급증과 특정 국가 편중 현상은 별개로 하고 그렇다.


최근 강원도 양양에서 대규모 희토류 광맥이 발견되었고, 이는 국내에서 50년간 자급이 가능한 양이라는 기사가 나온 적도 있다. 


Ⅳ. 미중 통상 전쟁이 구조적 원인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의 전례 없는 GDP 성장은 미국이 주도한 국제 무역 질서에 편입되었기에 가능했다. 


2001년 중국 GDP 무역 비중은 38.75% 정도였으나 2006년이 되면 64.48% 정도까지 상승한다. 


다시 말하면, 2001년 이후 급격한 GDP 성장은 상당 부분 무역의 증가를 통해 가능했다.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확고히 자리 잡으면서 중국의 무역 의존도와 무역 흑자는 대폭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2021년 기준으로 중국의 3대 무역 파트너는 미국 일본 한국으로 미중 무역 전쟁과 코로나 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단일 국가로는 미국이 최대 교역 파트너로 남아 있다. 


미국과의 교역에서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사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말 못 할 고민이 있다. 


한국 일본 대만 등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처럼 미국의 원조와 시장 개방의 혜택을 누릴 수 없었던 중국은 광범위한 국내 시장을 매개로 기술과 자본을 도입하는 시장환기술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외국 자본에 대한 과도한 종속 현상은 중국이 종손이론의 본산지인 라틴아메리카처럼 변모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까지 않았다. 


중국의 전체 수출 비중에서 외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거의 60%에 이르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비중인데, 2006년 고부가가치 수출품의 거의 90%를 외자 기업이 담당하고 있었다. 


수출에 의해 중국의 GDP가 부양되고 있지만, 그중 과반을 외자 기업이 담당하고 있었고, 고부가가치 품목의 경우 대부분이 외자 기업에 의한 수출이었다. 


[ 글을 마치며 ]


2023년 현재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질서를 탄생시켰고 이를 경제 블록화 현상이라고 부르고 있다. 


경제 블록화 현상은 기존 세계화 질서화는 다른 부분이 값싼 노동력과 저렴한 자본력의 결함이 아닌 외교 안보 차원의 기술력과 자본력의 결합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짓고 중국은 노동력과 사회적 인프라를 공급하는 형태로 자유무역시장에 뛰어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중국의 GDP가 상승하고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이전과 달리 외국 자본의 수익률이 높아지지 않게 되었고 중국 공산당도 정책을 바꿔 직접 투자하는 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중국의 첨단 기술들은 모두 자국의 자본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으며 제조업의 경우에도 대부분 중국 자본이 운영하고 있는 형태이며 나아가 외국 공장도 자체 브랜드로 변화되고 있는 형태이다. 


이런 발전은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 기술력이 자연스럽게 중국에 전파되게 되었고 중국은 단순 제조업에서 발전된 제조업으로 변화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중국은 모든 최첨단의 제조업 기반을 가지고자 하고 있는데 그 핵심이 반도체 제조업이라고 보인다. 


반도체 제조업의 경우는 한 나라가 모든 것을 독점하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여서 소부장은 일본, 메모리는 한국, 파운드리는 대만, 설계는 미국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에서 중국은 설계 기술력을 가장 먼저 도입해 미국을 위협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바이두와 알리바바의 자체 칩 설계를 말한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반도체 제조 공정이고 소부장 역시 두 나라의 비중이 높지 않고 앞으로도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반도체를 일례로 들었지만 이 외에도 슈퍼 컴퓨터, 양자 공학, 우주 공학 등의 경우도 패권 전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이다. 


이를 고려해 볼 때에 향후 패권의 미래는 미국은 얼마만큼의 반도체 생산 과정을 미국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며 중국은 미국의 첨단 기술 의존도를 얼마만큼 낮출 수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미중 갈등은 10여 년 전부터 시작되어서 관세 부과, 무역 전쟁 정도에 그쳤었으나 현재에는 첨단 기술 전쟁으로 발전되었고 전 세계 경제의 흐름까지도 변화시켰다고 보인다. 


이 과정에서 어떤 산업과 기업이 더 부각될 것인지 고민하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참고 도서 : 패권의 미래 (이승주)


작가의 이전글 허영만의 주식 투자 36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