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배신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다 잘할 수 있을까?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당신의 실패는 노력이 부족해서일까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다 잘할 수 있을까? 실패의 원인은 노력의 부재 때문일까?
성공은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일까? 독기를 품은 노력 없이는 성공도 없는 것일까?
이 세상에는 노력의 힘과 위력을 찬양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노력을 성공의 유일신으로 믿고 섬기는 사람들이 즐비하다. 우리는 모든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노력으로 설명하려 한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노력 신드롬이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다.
노력 신드롬은 허구이자 환상이다. 노력을 많이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노력을 적게 한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노력은 수많은 조건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노력 아닌가?라고 반문한다면 나는 절대 아니라고 답하겠다.
세상에는 노력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조건이 많다. 우리가 애써 못 본 척할 뿐이다.
노력 신드롬이라는 허상에 빠져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말이다.
그럼 노력으로 성공할 수 없으니 노력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대체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열심히 하는 사람과 잘하는 사람
슬프지만 이 세상에는 열심히 하는 자와 잘하는 자가 있다.
열심히 하지만 잘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학교나 회사에 수없이 많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대부분이 사람이 그렇다.
저 친구 참 열심히 한다라는 말이 종종 쓸쓸하고 허전하게 들리는 이유는 이 말 뒤에 잘한다라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세상에는 열심히 하는 사람과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안타깝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 꼭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결국 잘할 수 있다는 노력 신드롬은 잘못된 환상이다.
이 환상은 전염병이 되어 우리 사회를 통째로 병들게 하고 있다.
노력을 많이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노력을 적게 한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노력을 성공의 유일신으로 신봉해서는 안 된다.
노력은 수많은 조건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노력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나는 절대 아니라고 답하겠다.
Ⅱ. IQ 테스트로 대학 입시를 결정하는 나라
SAT 시험은 IQ 테스트다. 그래서 많은 학자가 SAT시험을 지금도 IQ 테스트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지능 시험이다. 열심히 공부해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시험이 아니고, 인간의 학습 재능과 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부합하는 문제를 출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SAT는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
미국은 왜 타고난 재능으로 입시를 결정하는 것일까? 노력의 힘보다 재능의 힘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열심히 노력한다고 모두가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노력을 공부를 잘할 수 있다면 재능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불공평한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타고난 재능이 있고, 그런 재능은 노력으로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공부 역시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잘한다고 믿는다. 이 정책의 의미는 단순히 대학 입시에 대한 정책에 한정되지 않는다.
미국 문화가 폭넓게 공유하고 있는 생각 중 하나는, 모든 인간은 특정한 능력과 소질을 갖추고 태어나며 이런 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Ⅲ. 재능이 노력을 창조한다.
재능 노력 연관성
재능과 노력은 서로 다른 독립적인 주체가 아니라 서로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뜻이다.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이 더 많이 노력한다는 뜻으로 쉽게 말해 재능이 노력을 가능케 한다는 말이다.
더 적극적으로 주장하면 재능이 노력을 창조한다는 말이다. 노력은 모든 사람에게 무작위로 혹은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재능에 따라 노력의 양이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노력은 재능과 상관없이 누구나 원하면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것이다.
즉 재능이 원인이고 노력이 결과라는 말이다.
이 믿음의 핵심은 재능과 노력은 서로 완전히 독립적인 주체라는 것이다. 서로 연관된 것이 아니고 서로 다른 주체로서 하나가 부족하면 다른 하나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믿음이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Ⅳ. 다이어트에 대한 열정과 노력
누군가는 이렇게 반박할 것이다. 키는 어렵지만, 몸무게는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말이다. 노력을 날씬한 몸매를 만들 수도 있고, 유지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주장은 설득력이 매우 낮다. 주위를 살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과체중인 사람 중에 살을 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정상 체중인 사람도 좀 더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싶어 난리인데 과체중인 사람은 말해 뭐 하겠는가.
하지만 슬픈 사실은 그런 노력과 운동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 비슷한 몸무게와 몸매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살이 찌는 일반적인 경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비슷한 체형과 몸무게로 살아간다.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 중 몇 퍼센트가 성공할까? 100명이 시도하면 90명은 바로 실패한다.
눈물 나는 노력을 한다면 단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성공하기는 어렵다.
노력이 생물학적 본능(체형, 체질, 식욕)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실패는 인간의 노력이 인간의 본능을 이길 수 없을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예시다.
주위에 날씬한 몸매를 가질 수 있냐고, 그 사람들이 항상 살을 빼려고 피나는 노력을 하는지 꼭 물어보기 바란다.
대부분은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날씬하다. 태어날 때부터 날씬하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죽을 때까지 날씬할 것이다.
Ⅴ. 당신의 성공에는 명분이 없다.
당신이 혹시 성공했다 할지라도 당신의 성공에는 명분이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공의 원인이 타고난 재능과 노력, 가정적 사회적 환경과 기회, 노력 중 어느 것 하나 성공한 사람이 개인적으로 선택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재능과 능력은 당연히 타고난 것이고, 가정적 사회적 환경과 기회도 대부분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면서 혹은 태어난 후에 주어지는 것이다.
노력은 본인의 몫이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노력 역시 본인의 것이 아니다. 선택한 것도 아니고 결정한 것도 아니다.
타고난 조절 능력일 뿐이다. 노력 신봉 공화국에 살다 보니 노력이 마치 본인의 몫인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노력은 또 하나의 타고난 능력이다.
당신의 성공이 우연임을 잊지 말다.
[ 글을 마치며 ]
이 책은 노력을 하지 말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떤 노력을 들인다고 해서 모두 뛰어난 수준에 도달할 수는 없다는 말을 해주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어느 정도의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노력을 해서 기존과 다른 형태의 우수한 발전을 해나가는 것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용의 대부분에 공부와 관련된 예시를 들고 있는데 모두가 다 공부를 잘할 수는 없다는 말을 해주고 있다.
공부라는 것도 현대에 와서 필요에 의해 교과목이 정해진 것이고 발전한 것이지 예전에는 이런 식의 공부가 공부가 아니었다.
그럼 지금의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은 모두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서 공부를 잘하게 된 것일까?
물론 노력이라는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재능이 기반이 된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모두가 다 똑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가다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능에 노력이 더해져서 성공을 하게 될 경우 이는 개인의 성취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우연히 우리는 세상이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일을 맡게 됨으로써 성공을 하게 된 것이지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개인이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노력은 이미 주변에 많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들이는 노력에 비해서 큰 차이가 없다.
단지 그 분야에 나의 재능이 좀 더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분야였다는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동의가 가능한 것이 재능이 없는 상태에서 노력을 가하다고 해서 그 분야를 잘하게 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알아보고 그것을 더 열심히 즐겁게 하려는 노력을 들이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먹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조용히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춤을 추거나 노래하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다.
심지어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고 적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특징들은 모두 개개인이 다르고 발전의 형태도 다르다.
예전에 이어령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달려 나가면 1등은 한 명이지만 모두가 제 각각의 방향으로 달려 나가면 순위는 무의미해지고 어느 정도 달려 나갔는지가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분야를 개척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아직 나도 내 재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고 어떤 분야를 꾸준하게 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어찌 보면 인생이라는 과정 자체가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찾으려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더 많이 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자.
참고 도서 : 노력의 배신 (김영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