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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Oct 08. 2023

불황에도 팔리는 것들의 비밀

경제 빙하기에 살아남기 위한 마케팅 전략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최악의 상황에서도 반드시 살아남거나 역으로 성장한 사례는 분명히 존재한다. 


IMF 외환 위기 시절 입지를 다진 국민 분식점 김밥천국이 대표적이다. 


모두가 한 푼이 아쉬웠던 시절 김밥천국은 천 원짜리 한 장에 끼니를 든든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저가형 김밥을 만들어 내놓으면서 소위 대박을 쳤다. 


지금이야 비슷한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 늘었고 먹거리가 다양해졌지만 당시만 해도 혁명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불황에 맞는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테이프의 대명사 스카치가 대공황 당시 3M의 구명줄이 되어주었던 일도 있었다. 


지갑이 얇아지자 사람들은 망가진 물건을 버리지 않고 고쳐서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종이부터 플라스틱까지 쉽고 저렴하게 수리해 주는 스카치테이프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새 제품을 사거나 외부 업체에 맡겨 수선하는 대신 집에서 간편히 해결하려는 소비자의 니즈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면 항상 발견되고는 한다. 


김밥천국과 3M에서 알 수 있듯이 마케팅 전략은 한 기업을 살아남게 할 수도,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최근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서 불황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예전과 다른 높은 가격은 새로운 노말이 되었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우리는 저축액이 감소하고 소비 역시 줄여야 하는 과정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이런 현상 속에서 어떤 경제적인 변화의 과정과 새롭게 대두될 불황의 마케팅 전략은 무엇이 있을지 들여다보자. 


Ⅰ. 유통기한 임박 상품도 OK


2017년 스타트업 미로가 개발한 라스트오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이용자의 위치를 파악한 뒤 근처 식당의 마감 세일 유무와 상품 재고 수량을 보여주고, 선결제를 완료하면 이용자가 해당 매장에 방문해 음식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소수의 식당 정보 위주였던 이 서비스는 2020년 편의점 업계가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점주들은 유통기한이 최소한으로 남은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의 할인 상품을 해당 앱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생각지 못한 반전이 벌어졌다. 한 끼 밥값에 부담을 느끼던 소비자들이 득달같이 몰려들었다. 


주문량은 상상을 초월했다. 폐기라고 불리기 직전인 마감 상품은 순식간에 팔려나갔고, 점주들이 떠안고 있던 부담도 순식간에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상품 재고 부담 및 처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편의점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편의점 업계에서 라스트오더에 가장 먼저 입점한 곳은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라스트오더 서비스 운영 점포는 전국 1만여 점이다. 


처음과 비교해 취급 품목도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고객들의 편의와 구매 만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배달 서비스까지 그 범위를 넓혔다. 


세븐일레븐이 승승장구하자 CU, GS25, 이마트 24도 같은 서비스를 적극 도입했다. 


인기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더 많은 업체들이 참여할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서비스가 갖는 장점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입장에서는 점주에게 추가 수익을 돌려줄 수 있고,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감축시킬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소비자가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탈하고 있다는 점에서 갖는 이점이 더욱 크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 몰로 고객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으로 적극적으로 유입하는 것이 미래 과제인데, 이를 연계할 서비스가 될 수 있다. 


더욱이 갈수록 유통기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긍정 요인으로 보인다. 


불황기의 소비자는 부지런하고 똑똑하다. 자신의 지갑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세일 정보를 꼼꼼히 찾고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구분하기 위해 공부한다. 


똑똑한 소비자를 잡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한 가지, 실속을 챙겨주는 것이다. 


불황이라지만 한 푼도 쓰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나서 이득이 된다고 판단되면 소비자는 반드시 찾아온다. 


Ⅱ. 당장 돈 되는 자격증에 몰리는 50대


위안? 힐리? 불황에는 자기 계발


불황에 따른 실업 위기가 몸과 마음의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자기 관리에 더욱 신경 쓰는 경향이 짙다. 


자신이 일자리를 잃어도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해서다. 


이는 기업의 채용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경기 침체로 시장이 얼어붙으면 기업 역시 모든 활동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신규 사업을 벌이는 일은 물론 사업을 확대하는 일도 최소한으로 한다. 


군살을 제거해 비용을 줄이는 한편, 효율성을 높이려 한다. 


성과가 부진한 사업은 아예 폐지하거나 축소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임직원을 재배치하거나 내보내려 한다. 

동시에 기업의 채용수도 급감한다. 


웨마내서는 임직원을 뽑지 않고 내부 충원으로 빈자리를 메운다. 


채용을 하는 경우는 대개 기존 구성원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핵심 인재를 뽑는 경우가 많다. 


기존 인력의 2~3명의 몫도 거뜬히 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을 뽑으려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에 이 시기를 자기 계발 서적을 읽거나 관련 프로그램을 듣는데 할애한다. 


2022년만 하더라도 성공을 앞세운 자기 계발서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위안이나 힐링 관련 책의 인기가 높았으나, 최근 들어 짧은 기간에 경제적 부를 이룬 사람들의 스토리가 큰 관심을 받았다. 


책 한 권 유튜브 영상 몇 개를 본다고 인생이 확 바뀌지는 않지만 성공한 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동기부여를 얻기 위해 애를 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실감케 하는 통계도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출판가에서는 세이노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자기 계발서가 크게 주목받았다. 


2023년 3월 초 출간한 이후 8월 25일까지 23주 연속 1위를 지켰다.

 


 Ⅲ. 헬스장에 갈 돈이 없으면 홈트를 한다. 


피트니스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다이어트와 건강 관리를 위해 피트니스 센터를 찾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수영장과 같은 다중 운동 시설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집에서 운동하는 홈 트레이닝 족, 일명 홈트족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통상 사람들은 여름철 휴가를 앞두고 수영복을 입기 위해 몸 관리를 하거나 바디 프로필 등 특별한 목표를 앞두고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 국내 피트니스 시장은 성장했다. 


하지만 그 성장세는 2020년 힘없이 꺾였다. 가파르던 곡선은 코로나 19와 만나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피트니스 센터를 찾던 이용자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그게 바로 홈트레이닝이다. 집에서도 비슷한 환경을 꾸려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20~30대의 참여가 많은 보디빌딩, 요가, 필라테스 시장이 특히 주목받았다. 


Ⅳ. 영화관을 완전히 대체한 OTT


팬데믹은 여러 분야의 산업에 족쇄를 채웠다. 특히 영화관과 같은 폐쇄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야 하는 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여전히 영화관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엔데믹 전환과 함께 다시 북새통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지만, 관람객은 돌아오지 않았다. 


높아진 극장 티켓 가격이 관객 수 감소의 원인이 됐다. 


고물가로 긴축 재정에 들어간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 


치솟은 티켓값에 영화나 보러 갈까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한 푼이 아쉬워진 소비자들은 아예 영화를 보지 않는 쪽을 택했다. 


[ 글을 마치며 ]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다준 환경적인 변화 경제적인 변화는 아직도 우리 삶에 많은 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 


양적 완화로 늘어나게 된 유동성으로 인해 자산의 가격이 상승했고 이로 인해 삶의 모든 부분에 인플레이션이 오게 되었다. 


인플레이션의 확대는 다시 양적 긴축으로 전환을 가져오게 했고 금리 인상을 불러오게 되었고 가격 상승과 금리 부담에 따라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많은 돈으로 더 적은 물건을 사게 되는 세상이 도래하고 말았다. 


즉, 여기서 말하는 불황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 경기가 축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는 어떤 물건들이 잘 팔리게 될까?


여기에서 말하는 부분은 첫 번째는 기존에 비해서 적은 돈으로도 유사한 것들을 즐길 수 있는 대안을 소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대신에 홈트레이닝을 한다던지 혹은 영화관 대신에 OTT 서비스를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던지 하는 부분들이다. 


두 번째는 기존의 상품을 더 적은 수량으로 같은 가격에 사용하게 되는 슈링크 인플레이션의 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한 부작용을 걱정한 나머지 가격은 그대로 남겨둔 상태로 제품의 양만 축소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새로운 소비 형태는 불황에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아 나서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불황에도 예전과 동일하게 소비가 나타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명품 소비는 예전보다도 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인은 1인당 325달러를 명품에 소비하여 미국,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이왕이면 프리미엄이라는 생각으로 특별한 순간에는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운 물건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증가하여 프리미엄 술이나 호텔 뷔페, 오마카세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은 고가의 물건이나 한정판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불황으로 인해서 예전보다 적은 소비를 하다 보니 자신에게 주는 심리적인 보상의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는 예전에도 있었고 반복이 되는 경향이 있는데 바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양적완화, 다시 양적 긴축에 따른 변화와 유사한 모양새이다. 


결국 경제는 돌고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보인다. 


그런 큰 흐름 안에서 작은 변화들이 발생되는 것이다. 지금의 변화를 잘 기억해 두고 어떤 형태로 발전이 되는지를 공부해 두자. 


그리고 예전에는 어떤 형태로 변화했었는지도 알아두어서 자신만의 인사이트도 고민해 보도록 해야겠다. 


참고 도서 : 불황에도 팔리는 것들의 비밀 ( 임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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