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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Nov 11. 2023

세계 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지표

주식 차트나 기업 실적보다 더 중요한 경제 흐름 읽는 법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지금껏 경제지표 분석이라고 하면 거시 경제 전문가나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투자자는 물론 모든 비즈니스 종사자가 경제지표를 제대로 읽어야만 뒤처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의 세계 경제는 50년에 한 번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전환점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이 전환점이라면 1970년대부터 1980년대에 경험한 경험한 이래로 대 인플레이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을 말한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1974년 12월에 전년 동월 대비 12.3% 상승한 후 일단 진정세를 되찾았으나 1980년 3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4.8% 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1969년에는 닉슨쇼크, 1977년에는 1차 석유 파동, 1980년대에는 2차 석유 파동이 바로 그것이다. 


2008년의 리먼 쇼크 이후, 많은 선진국이 낮은 성장률과 디플레이션 리스크로 고민했다. 


조금이라도 성장률을 높이고 2%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금융 완화 정책을 펼쳐왔다. 


그런데 2021년 5월 경부터 미국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전환하여, 2022년 7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했다. 


이후 미국을 주도로 대부분의 선진국이 금리를 인상했고 인플레이션을 2%대로 낮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일본은 제외이다. 이런 새로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경제지표들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럼 어떤 지표들을 확인하면 어떤 시그널을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왜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는가?


인플레이션은 한 나라에서 통화의 수량이 그 나라의 경제 활동의 건전한 발전에 필요 이상, 내지는 유해한 정도로 증가하는 것이라 말한다. 


영국의 유명한 경제학자 마셜은 통화를 기계의 기름에 비유했는데, 기름은 기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기름이 없으면 원만하게 움직이지 않지만, 그 양이 너무 많으면 또 기계의 운전을 저해한다. 


적어서도 안 되고 너무 많아서도 안 된다.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을 말한다. 


물가는 돈과 재화의 교환 비율로 물가가 상승하는 것과 화폐가치가 저하되는 것은 같은 것인데, 보합 내지는 안정적으로 변화 한다면 경제 활동에 플러스로 작용한다고 한다. 


소비자는 기업의 매출이나 생산 증가로 인해 노동 소득이 증가하므로 그만큼 지갑을 더 열게 된다. 


소득 효과와 함께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해 가는 중에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도 조금이라도 쌀 때 재화를 사두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여 소비가 활성화된다. 


또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빌린 돈의 부담이 가벼워지므로 돈을 빌려서라도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 소비재, 주택과 같은 큰 소비를 하려고 하므로 가계에 자산과 부채, 즉 밸런스시트를 팽창시킨다. 


Ⅱ. 가장 중요한 지표는 무엇인가?


먼저 미국 지표를 읽는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나라이자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정치와 경제 정책 등의 면에서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이 발표하는 경제지표가 특히 선행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거시적인 동향과 전환점은 역시 미국의 움직임을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미국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나라는 일본이다. 미국이 동향을 만든 후 일본이 그 동향의 방향대로 정책 등의 방향키를 틀었는지 아닌지 하는 관점으로 일본의 경제지표를 확인한다. 


그다음이 중국이다. 중국은 세게의 공장으로서 다양한 나라로부터 일감을 수주한다. 


즉 중국의 제조업이 지금 경기 호조세인지 아니면 불경기로 신음하는지만 보면 세계 경제의 상황, 각국의 경기 동향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세계 경제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미국, 일본, 중국, EU 순서로 살피면 된다. 


광공업 생산지수는 중국을 주목한다. 


고용통계와 물가, 소매 매출액은 대체로 개인 소비의 강도와 관계되어 있다. 고용의 좋고 나쁨은 개인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 물가가 너무 높으면 소비는 서서히 위축된다. 


또 개인 소비가 위축되면 소매 매출액은 자연스레 침체된다. 


이러한 개인 소비의 좋고 나쁨을 바탕으로 재화를 생산하는 움직임이 어떻게 될지를 중시하는 지표가 광공업생산지수다. 


다만 광공업생산지수는 미국보다 중국이 숫자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미국의 경우 산업구조가 서비스업에 편중되어 있고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른바 세계의 공장으로서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으므로 중국의 광공업 생산지수는 제조업 측면에서 본 세계 경제의 선행 지표가 된다. 


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율로 말하자면 중국에 이어 일본, 유로권, 그리고 미국의 순서로 이어진다. 


Ⅲ. 반드시 봐야 하는 미국의 12대 경제지표


ADP 고용자수, ISM 제조업 지수, 고용통계, 소비자 물가지수, 소매 매출액, 광공업 생산지수, 주택 착공, 허가 건수, 경기 선행 지수, 개인 소비 지출, 내구재 수주,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소비자 신뢰지수


실업자의 정의 : 미국 노동부는 고용통계를 작성하기 위해 조사를 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최근 한 달간 구직 노력을 했는가 하는 질문이다. 


미국의 노동력에는 정의가 있다. 그것은 일거리를 활발하게 찾는 사람이다. 


그리고 한 달간 일거리가 없는 사람이 스스로 일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는데도 일을 찾지 못한 경우, 노동력 중에서 실업자로 집계된다. 


채권 가격과 이율의 관계 


채권 시장의 반응인데, 이것은 주식시장과는 반대의 움직임을 보인다. 다시 말해 고용 통계의 숫자가 사전 예상보다도 좋으면 채권 시세는 급락한다. 


채권의 세세한 논리는 외우지 않아도 되는데, 이 두 가지만 머릿속에 넣어두면 된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내려간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채권을 상환까지 보유하면 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되고 상환일에는 액면에 표시된 금액으로 원금이 돌아온다. 


하지만 상환까지 보유하지 않아도 채권시장에 채권을 매각하면 이것을 사고 싶어 하는 투자자가 사들인다.

 

예를 들어 액면 금액이 100엔인 데에 비해 금리의 동향에 따라 101엔에 거래되기도 하고 99엔에 거래되기도 한다. 


액면 금액이 100엔으로 고정, 이율도 고정이라면 샀을 때의 채권 가격이 얼마인지에 따라 최종적인 채권의 이율도 변동된다. 


당연히 채권 가격이 액면 금액을 넘으면 이율은 떨어지고 채권 가격이 액면 금액을 밑돌면 이율은 상승한다. 


고용통계의 숫자가 매우 탄탄하다면 미래에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여겨져 채권시장에서 매매하는 투자자 대다수가 들고 있는 채권을 매각하려고 한다. 


금리 상승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채권 가격의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이율이 상승한다. 


이것에 고용통계의 숫자가 호조일 때는 주가는 상승하는 한편, 채권 가격에는 하락 압력이 작용하는 로직이다. 


이틀 일찍 고용통계를 예측하는 ADP 고용 통계


고용통계는 미국 정부가 작성 발표하는 경제지표인데, 한 민간 기업에 작성 발표하는 고용통계도 있다. 


그것이 ADP 고용통계다. Automatic Data Processing이라는 40만 개 이상의 회사의 급여 계산을 대행하는 기업이 공식적인 고용통계 이틀 전에 발표하는 자료다. 


40만 개 이상의 회사의 급여 계산이라고 하면, 미국 노동자로 환산하여 말하면 6명 중 1명이 이 급여 계산 대행 서비스에 해당하는 셈이다. 


공식적인 고용통계는 설문조사에 의한 것이지만 ADP 고용통계는 실제 급여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되므로 데이터의 정확도가 대단히 높다. 


그것이 공식적인 고용통계 이틀 전에 발표되므로, 조금이라도 빨리 포지션을 취하려는 시장 관계자에게는 관심도 높은 경제 지표 중 하나가 된다. 


실업 급여 신청 건수 : 신청 건수가 40만 건을 넘은 경우는 경기 악화 국면에 있고, 반대로 장기에 걸쳐 신청 건수가 37만 건을 밑돌 때는 경기 회복 국면에 있다. 


소매 매출액 : 미국에서는 개인 소비가 GDP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명목치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것을 실질값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소매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세를 보였다고 하자. 8% 증가는 상당히 소비 의욕이 왕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기간에 물가가 8% 상승했다면 어떨까. 


소매 매출액의 상승률은 모두 물가 상승으로 유발된 것이 지나지 않는, 겉보기에만 번드르르한 숫자인 것이다. 


반대로 소매 매출액이 3%의 증가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물가 상승률이 -2%라면 명목상 소매 매출액이 3%의 증가라도 실질적으로 5%의 증가를 이룬 것과 같은 셈이다. 


광공업 생산지수 : 설비가동률은 생산 능력에 대하여 실제로 어느 정도의 생산량인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 숫자가 80%를 넘으면 설비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짐과 동시에 가까운 미래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에서 채권시장에는 부정적 요인이 된다. 


ISM 제조업 지수 : 50 이상이 이어지면 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그 결과 채권은 매도, 주식은 매수되수 경향을 보인다. 45 이하가 되면 채권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해지고, 채권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한편 금리가 크게 낮아진다. 


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50 이상에서 달러 매수 심리가 강해지는 한편, 50을 밑돌면 달러 매도 압력이 강해진다. 


Ⅳ. 장 단기 금리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신호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 중에서 2년물 금리가 높아야 한다. 따라서 경제가 순조롭게 활동할 때는 돈이 돌아오지 않을 리스크가 큰 만큼 10년물 금리가 높아진다. 


이렇듯 기간이 긴 금리가 기간이 짧은 금리보다 높은 상태에 있는 것을 순 일드라고 한다. 


반대로 역전되었을 때에는 역 일드라고 한다. 대단히 신뢰할 수 있는 경기 선행 지표의 하나가 된다. 


금리가 내려갈 것 같을 때 돈을 운용하는 측은 가능한 한 장기간 높은 금리가 고정된 상품으로 운용하려고 한다. 


따라서 2년물을 매각하고 10년 물로 갈아타려고 한다. 


경기의 앞날이 나빠질 것 같은 때는 10년물 금리로 자금이 몰리고, 2년물 금리는 자금이 부족해진다. 그러므로 2년물 금리가 상승하는 한편 10년물 금리가 하락하여 역 일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역 일드가 일어나면 반년 후부터 15개월 후 정도 사이에 경제가 침체에 들어선다고 알려져 있다. 


Ⅴ. 경기를 읽는 단서가 되는 기업


ASML과 도쿄일렉트론에 가장 먼저 드러난다. 


도쿄일렉트론이라는 회사는 반도체 제조 장치로 세계 3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시가총액은 7조 엔이다.

 

매출은 2조 엔으로 2026년 회계연도에는 매출액 3조 엔, 영업이익률 35% 이상을 목표로 향후 5년간 1조 엔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여 최첨단 영역에서 시장 개척을 노린다고 발표했다. 


재무 면에서도 유이자 부채는 제로다. 다시 말해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으며 자기 자본 비율은 70% 정도다.


ROE가 37.2%, ROA가 23.1%, 배당 이율은 3.85%다. 주가 자체가 상당히 높으므로 개인이 가볍게 투자할 수 있는 회사는 아니지만, 우량 기업이다. 


해외에서 도쿄일렉트론에 가까운 회사를 찾으면 네덜란드의 ASML이 있다. ASML은 반도체 제조 장치 업체로, 반도체 노광 장치를 만드는 세계 최대의 기업이다. 


세계 16개국에 60개 이상의 거점을 두고 있으며, 일본에도 자회사가 있다. 반도체 노광 장치로는 이 회사가 거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여담이지만, 이 반도체 노광 장치에는 액침이라는 기술이 사용된다. 원래 이 액침 노광 기술에 관한 기본 특허는 일본의 니콘이 보유하고 있어 노광 장치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니콘이 50%, 캐논이 25%인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이 이 분야에서 약진하는 데에 위기감을 가진 미국과 ASML이 협력하여 지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구축했다. 


반도체의 세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도쿄일렉트론과 ASML의 실적, 주가 등을 보면 대략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Ⅵ. 불투명한 투자 환경,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선진국에서는 초저금리, 혹은 제로 금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금리의 개념은 수천 년 전부터 있었고, 그 역사 속에서 알 수 있는 범위의 평균적 금리 수준은 대체로 20%이다. 


다시 말해 연 20%의 금리는 상당히 양심적이다. 그런데 제로금리이니 그야말로 지금 선진국에서 형성된 금리는 이상하다. 


이것은 시장의 상식인데, 이상한 값은 어딘가에서 반드시 수정된다. 


다시 말해 현재의 초저금리도 어딘가의 국면에서 반드시 수정될 것이다. 즉 금리는 상승한다. 


아니, 그전에 인플레이션이 더욱 가속할지도 모른다. 과거 역사에서 평균적 금리 수준이 연 20%라고 한다면 물가 수준도 그에 가까운 정도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그것이 곧 일어날지, 아니면 조금 후의 일일지는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


[ 글을 마치며 ]


경제 지표를 읽는 것은 미래에 대한 예측력이 높인다는 말과 동일하다. 


현재의 상태는 인플레이션 율이 낮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금리가 상승해서 돈이 팽창하는 속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과 금리 부담에 따른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 감소에 따른 판매 감소, 재고 증가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로 연결되면서 경기는 침체로 전환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 금리는 결국 다시 완화되는 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다. 


양적완화의 시대가 다시 올 수도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양적완화가 필요해지는 이유는 돈을 찍어내는 것은 미래에 발생될 일을 앞으로 앞당기기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흐름은 선진국 그중에서도 미국이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기술적인 격차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양적완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현재는 그런 상황이 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다른 나라들과 격차를 보이고 있고 이미 후발주자들이 새롭게 탄생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지 않다. 


이 상황에서 변화하게 될 여지는 결국 기업들의 실적 감소에 따른 경기 악화, 부의 양극화 심화에 따른 정치적인 이슈가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의 변화와 맞닿아 있는 일본의 변화, 중국의 대응, 한국이 외교적인 부분도 고려해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처음에는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할지 몰랐지만 계속 꾸준하게 경제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게 되면 크게 어려운 일들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고 오히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쉽게 이해가 된다. 


앞으로도 꾸준히 고민해 볼 수 있도록 하자. 


참고 도서 : 세계 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지표 ( 에민 율마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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