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세계를 이해하는 21세기 경제사 수업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21세기 경제는 과거의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동맹국 혹은 혈맹이라는 개념이 희석되는 한편 신자유주의라는 말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20세기에 가지고 있던 지식으로는 21세기를 대응하기 어려울뿐더러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어떤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Ⅰ. 미국 백인 중년의 절망사
비히스패닉계 백인 중년의 사망률 증가는 2000년을 고비로 시작되었는데,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 자살과 약물 중독, 폐암과 알코올에 따른 간 손상 순서였습니다.
앤 케이스와 앵거스 디턴이 백인 중년의 급격한 사망률 상승을 설명하면서 절망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게 이 때문이죠.
직접적인 사망 원인, 마약 펜타닐
유독 비히스패닉계 백인 중년 집단의 사망률이 높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명확합니다.
45~54세 미국 백인들은 강한 중독성과 사망률을 보이는 약물, 펜타닐의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2020년 기준 세계 인구 중 약 2억 8천만 명이 마약 중독 상태인데, 이는 15~64세 인구의 약 5.6%에
이르는 숫자입니다.
대마초가 가장 많고 그다음은 아편으로 약 6천만 명이 남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펜타닐은 합성 아편에 속하는데, 1959년 처음 합성에 성공한 이후 강력한 진통제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의존성이 너무 높다는 게 문제가 되어 1964년 UN의 마약에 관한 단일 협약에 의해 통제물질로 지정된 바 있죠.
그럼에도 최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펜타닐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입니다.
2015년 한 해에만 5천 명이 사망한 데 이어 2017년에는 2만 8천 명, 그리고 2022년에는 8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Ⅱ. 소외된 백인 중년층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
그럼 왜 미국 비히스패틱계 백인들은 2016년 이후 트럼프에 강력한 지지 세력이 되었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트럼프가 그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인 것이 제일 결정적입니다.
즉 당신들이 무능해서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라 중국산 제품과 이민자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또 실천한 것이 그들의 마음을 울린 것입니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3% 대이던 대중 관세를 22%까지 인상함으로써, 미국 시장에서 중국 상품의 위치를 크게 꺾어 놓은 바 있습니다.
2023년 미국 수입 시장 1위는 4,800억 달러의 멕시코이며, 2위 중국은 4,480억 달러, 3위 캐나다는 4,296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멕시코 방벽 건설 등 다양한 조치를 통해 이민자의 유입을 억제함으로써 블루칼라 백인들에게 이 정부가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반세계화 정책이 효과를 거둔 징후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노력에고 불구하고 제조업 고용은 트럼프의 집권 기간 내내 늘어나지 않았으며, 지니계수가 트럼프 정부 후반기에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는 등 불평등이 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Ⅲ. 농촌 베이비붐 세데, 가난한 채로 늙어가다
도시는 부유해지고 농촌은 가난한 채로 머무르다 보니, 중국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준비도 큰 격차를 보입니다.
65세~69세 연령대의 도시 거주자 연간 소비는 2011년 7,300위안에서 2020년 1만 4,400위안으로 늘어나, 도시 지역의 사정은 그래도 나은 편입니다.
반면 동일 연령대 농촌 거주자의 소비는 2011년 3,200위안에서 7,100위안이 되었으니, 달러로 환산하면 438달러에서 972달러로 늘어났습니다.
10년 만에 거의 2배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1,000달러 정도로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일은 중국의 농촌과 도시 간 소득 격차가 과거에 비해 많이 좁혀졌다는 것입니다.
농촌 대비 도시의 소득 배율이 한때 3배를 넘어섰지만, 2012년 무렵부터 그 격차가 크게 좁혀져 최근에는 2.3배 전후까지 내려왔습니다.
소득 격차의 축소가 나타난 이유는 농촌의 소득이 크게 증가한 탓도 있겠지만, 도시 지역이 긴 불황을 겪은 것에서 찾을 수 있죠.
2012년 이후, 시진핑 정부는 경제성장보다는 분배 위주의 경제정책을 펼쳤고 특히 도시 지역의 첨단기술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21년부터 시작된 중국 도시 지역의 부동산 침체도 소득 격차의 축소를 가져온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도시와 농촌 간 소득 격차가 좁혀져도 소비 격차가 좁혀지지 않았다는 것은 오랜 기간 힘든 시기를 보낸 농촌의 노인들이 늘 아끼고 저축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음을 뜻합니다.
빈곤선, 적절한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 수준을 일컫습니다.
영국의 사회학자 벤저민 라운트리가 제시한 개념으로 빈곤을 결정하는 기준 소득이라 볼 수 있습니다.
Ⅳ. 인도는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인도는 중국 못지않게 낮은 교육 수준을 가지고 있으며, 정치에 매우 많은 문제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이 나라에 두 가지의 운이 따르고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 운은 중국의 쇠퇴가 되겠죠. 히말라야의 국경 지대에서 두 나라가 여러 차례 피비린내 나는 충돌을 벌인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인도는 중국에 대해 강력한 라이벌 의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만약 모디 정부가 무너지는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새로운 정부가 기존의 정책 방향, 즉 개방정책 시행을 중단하고 이전처럼 폐쇄경제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이제 막 중국을 제치고 영광의 시기를 맞이하려는 상황에서 굳이 다른 성장 경로를 택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두 번째 운은 인공지능 혁명으로 인도가 지닌 약점인 낮은 교육 수준 문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까지의 인공지능 발전은 파괴적 혁신이라는 말에 적합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에 기반한 파괴적 혁신이라는 말에 적합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들은 출시될 때마다 정확성이 높아지고, 누구나 손쉽게 새로운 지식
을 배울 수 있으며 지식을 활용할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변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도가 인공지능 혁명의 주도국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들이 지니고 있던 약점을 메운 여지가 높은 신기술의 출현을 무시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혁 개방 정책 이후 인도는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수출 경쟁력이 개선되며 인포시스와 타타 같은 세계적 기업이 출현했습니다.
중국의 임금 상승과 미중 갈등도 인도로의 직접 투자를 증가시켰고요. 힌디 민족주의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긴 하지만 인도는 앞으로도 주목해야 할 뜨거운 투자처임이 틀림없습니다.
[ 글을 마치며 ]
21세기 들어 세계는 새로운 경제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크게 변화되는 것은 이전에는 모든 정책이 무관세, 경제 자유주의, 세계가 공동으로 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는 모양새를 띄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관세 장벽은 높아져가고 있고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국가들끼리의 연대나 협력이 더 강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이 발생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중국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2008년 미국에서 발생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의 역할이 더욱 강력해지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양적완화를 진행했고 중국은 미국에서 발생된 채권을 사줌으로써 금융 시장 안정화에 기여를 했습니다.
나아가 중국이 값싼 노동력으로 생산된 제품들은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오는 것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고 전 세계에 공급되는 많은 물건을 생산하는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지속해서 성장하게 된다면 언젠가 미국 GDP를 넘어서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게 되면서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시작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중국 견제는 관세 장벽을 높이는 형태로 진행되었지만 이미 중국 제품의 경쟁력은 높아진 상태였고 중국 제품 없이는 미국 시장도 유지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 중국 견제는 생각처럼 쉽게 되지는 못하였습니다.
이쯤 되자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서 연대 정책을 펼치게 되고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국가협력 체제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최근에 있었던 칩 4라는 공동체가 대표적이라고 보입니다.
중국도 이에 맞서서 신흥국들을 대상으로 포섭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고 세계는 친미, 친중 혹은 중도로 나뉘게 되면서 예전에 보여주던 세계화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형태의 외교적인 발전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이는 경제적인 발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두 번째는 4차 산업혁명의 태동으로 인한 새로운 경제 현상의 발생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대표되는데 이는 기존과 다른 형태의 경제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나들지 않아도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는 형태로 대표적인 예시로 스트리밍 서비스와 클라우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공중파보다도 더욱 많이 시청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더 많은 경제적인 효과가 유튜브 같은 공간에서 발생되고 있고 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나아가 챗 GPT로 시작된 인공지능 열풍이 실제로 우리의 삶에 인공지능을 활용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보이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을 발전시키기 위한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나 최첨단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TSMC 같은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고 실제로 실적도 개선되면서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이 생겨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앞다투어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기술적인 변화 역시도 새로운 시대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입니다.
위의 두 가지 외에도 영향을 주는 것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참고 도서 : 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 토픽 ( 홍춘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