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는 어떻게 막대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까?

by Grandmer


TSMC가 매년 수십조 원(매년 약 $300억~$400억)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을 수 있는 비결은 단순히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벌어들인 돈을 미래에 다시 박아 넣는 정교한 선순환 구조와 든든한 운명공동체 덕분이다.


첫 번째로 TSMC는 압도적인 현금 창출력이 있다. (영업이익률 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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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전 세계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제조업체 중 하나이다.


전 세계 첨단 반도체 (7 나노 이하)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보니, 가격 결정권이 TSMC에 있다.


칩 가격을 올려도 애플, 엔비디아가 줄을 서서 기다린다. 어차피 만들어줄 사람이 TSMC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건을 팔아 남긴 이익(영업이익)이 워낙 막대해서 외부에서 빌리지 않고 자기 돈 (내부 유보금)만으로도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


두 번째가 더욱 강력한 무기인데 고객사가 미리 내는 계약금 Pre-paymen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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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공장을 짓기도 전에 고객들에게 돈을 받는다.


빅테크 기업들은 전용 라인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하면서 선입금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TSMC는 설비 투자비를 분담하게 한다.


TSMC 입장에서는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고객사 입장에서는 확실한 물량을 확보하는 일종이 공동 투자 형태가 이루어지게 된다.


세 번째는 대만 정부의 무한 서포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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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실리콘 방패라고 물리며 미중 갈등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도 대만의 위상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법인세 감면은 기본이고, 공장을 지을 때 필요한 부지 확보, 전력 공급, 용수 인프라를 정부가 앞장서서 해결해 주고 있다.


대만 국책은행을 통해 저금리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금융 환경도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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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세 가지는 모두 TSMC의 중요한 경쟁적인 요소가 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경쟁력은 고객사들의 Pre-payment 구조를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선입금 모델 (Pre-payment model)은 파운드리 업계에서 TSMC의 위상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다.


보통을 물건을 받고 돈을 주지만, TSMC의 고객들은 제발 내 물건을 먼저 만들어 달라며 수조 원의 돈을 미리 싸들고 줄을 서는 형국이다.


왜 고객들은 돈을 미리 주는 것일까?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의 패권 전쟁 레이스로 인해서 최첨단 공정 (2 나노, 3 나노)의 수요는 공급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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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나 애플 같은 기업들은 제때 칩을 못 받으면 시가 총액이 수백 조원씩 날아가게 된다.


TSMC에 거액의 선입금을 줌으로써 공장 라인의 일정 지분을 내가 확보했다는 보증 수표를 받고자 한다.


TSMC 입장에서는 선입금은 엄청난 재무적 무기가 된다.


선입금은 이자가 발생되지 않는 자금이다. TSMC는 이 돈을 가져다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최첨단 노광장비를 사는데 즉시 투입한다.


리스크 분산효과도 존재하는데 공장을 다 지었는데 고객이 마음이 바뀌었어, 주문 취소할게라고 할 리스크를 차단한다.


이미 거액을 낸 고객은 TMSC의 공정에서 나갈 수 없는 Lock-in 효과에 걸리게 된다.


과거부터 TSMC는 주요 변곡점마다 이 전략을 사용해 왔다.


애플은 수조 원 단위의 자금을 선지급하며 최첨단 공정의 초기 물량 독점권을 가져갔다.


엔비디아는 최근 AI 서버용 GPU 수요가 폭발하자, TSMC의 패키징 공정 (CoWoS) 라인을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계약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해에 고객들로부터 받는 선입금 총액만 수조 원에서 십수 조원에 달하며, 이는 TSMC 연간 설비 투자액(CAPEX)의 상당 부분을 뒷받침한다.


선입금의 구조는 LTA(Long Term Agreement)와 결합되게 된다.


고객은 돈을 미리 주는 대신, 향후 몇 년간 안정적인 가격으로 칩을 공급받기로 약속한다.


TSMC는 고객별로 A사는 2 나노 라인의 30%, B사는 20% 하는 식으로 미래의 생산 능력을 미리 쪼개서 팔아버리게 된다.


요약해 보면 TSMC는 공장을 짓기 전부터 이미 고객의 돈으로 공장 부지를 사고 기계를 들여놓는다.


결국 내 돈을 적게 들이면서 남의 돈으로 공장을 늘려가는 무서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구조는 경쟁자들이 아무리 자본력을 동원해도 이미 TSMC와 자본 투자와 계약으로 끈끈하게 묶인 우량 고객들을 빼앗아 오기가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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