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통화량 증가를 가지고 올 가능성이 높다.

by Grandmer


전쟁은 국가의 생존이 걸린 비상사태이기 때문에, 정부는 평소보다 수십 배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


이때 세금만으로는 부족해 중앙은행에서 돈을 찍어 전쟁 비용을 충당하게 된다.


이것이 통화량 폭증과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 역사적 사례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전쟁이 어떻게 돈의 가치를 파괴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의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1923년)


전쟁 중과 직후에 통화량이 얼마나 무섭게 늘어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유명한 사례이다.


독일은 전쟁 비용을 대기 위해 금본위제를 포기하고 마구잡이로 돈을 찍었다.


전쟁에 지고 난 후에는 막대한 전쟁 배상금까지 갚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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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한 해 동안 통화량이 수십억 배로 늘어났다.


물가는 며칠 만에 두 배가 되었고, 아이들이 돈뭉치를 벽돌처럼 쌓아 장난감을 만들거나 땔감 대신 지폐를 태워 요리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 베트남 전쟁과 미국의 막대한 인플레이션 (1960~1970년대)

image.png 미국이 베트남 전쟁 기간인 1964년에서 1973년까지 증가시킨 달러 통화

미국 같은 강대국도 전쟁 비용을 위해 돈을 풀면 시스템이 흔들린다.


미국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 비용과 복지 정책 (위대한 사회) 예산을 모두 감당하기 위해 세금을 올리는 대신 통화량을 늘리는 길을 택했다.


1964년 1.2%였던 인플레이션이 1969년 5.9%까지 올랐고, 결국 달러 가치에 대한 의심이 커지며 금본위제(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하는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이 시기에 늘어난 통화량은 1970년대의 극심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씨앗이 되었다.


3.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2022년 ~ 2026년)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달러 조달이 막히자 전쟁 비용을 대기 위해 루블화 통화량을 크게 늘렸다.


2024년~2025년 러시아의 국방비 지출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며, 이는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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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국가 경제가 마비된 상황에서 공무원 월급과 군비를 충당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직접 국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통화량을 늘려 위기를 견뎌내고 있다.


전쟁 시 정부가 돈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세금을 걷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들의 반발이 심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가 예산은 이미 최적화되어 돌아가기 때문에 다른 곳에 쓸 여력이 없는 나라들이 돈이 있을 리 만무하다.


돈 빌리기가 있다. 누군가가 빌려줘야 한다.


돈 찍어내기가 있다.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지만 나중에 물가 폭탄으로 돌아오게 된다.


전쟁터에서 쏘아 올린 포탄 하나하나가 사실은 시장에 풀린 지폐 뭉치와 같다.


전쟁이 끝나고 나면 그 포탄 값은 살아남은 국민들이 물가 상승이라는 이름의 세금으로 갚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국가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통화량을 흡수하거나 긴축을 하게 된다.


전쟁으로 인해 물가 상승이 발생되면 금리 인상을 통해서 추가적인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정부의 막대한 지출이 발생되기 때문에 시중의 자금은 회수하고 정부 지출에만 집중해서 유동성을 공급하게 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국의 화폐 가치를 높게 유지시키면서 수입 물가를 낮추는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전 세계에 퍼진 달러가 다시 미국 국채 시장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달러 환류 시스템이 강화될 수 있다.


이는 시중에 과잉 유동성이 다시 미국 금융 시스템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image.png 미국 통화 공급량은 2020년에 급격히 증가했고 2022년을 기점으로 줄어들었지만 2025년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음

요약해 보면 전쟁으로 인해서 한쪽에서는 돈을 찍어내서 재정 지출을 해야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 돈을 거둬들이는 상황이 연출되게 될 것이다.


혹은 새로운 다른 화폐 시스템을 만들어내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도를 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전쟁으로 인해서 비용은 발생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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