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로 출근을 하는 데, 라디오에서 프로그램 DJ의 아침인사가 흘러나온다.
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니, 외출할 때 F94 마스크를 잊지 말라고.
무척이나 다정하고 친절하게 이야기 한다.
나도 모르게 DJ는 듣지도 않을 대답을 '네' 라고 한다.
그러다 문득, 우리는 언제쯤 마스크로부터 완벽하게 해방 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마스크를 생활화 한지도 벌써 3년이 넘어간다.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었으면 이토록 마스크를 생활 밀착화 하여 사용했을까, 싶다.
그사이 마스크는 그저 감기철 예방용으로 몇몇 사람들만 사용하거나,
방한용으로 쓰이는 범위를 넘어서 기업화 되어버린지 오래다.
지금도 라디오에서 마스크 광고가 나오는데,
예민한 피부에 적합한 재질, 국가규격 취득의 유무, 가격 등등
소비자가 마스크가 아닌 여느 다른 생활용품을 챙겨 쓸 때의 조건들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그 모양 또한 예전처럼 단순화 되어있지 않고,
이른바 '디자인'이라는 개념 마저 장착했다.
다양한 색상과 얼굴이 작게 보이는지, 썼을 때 착용감이 편한지에 대한 것들.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가 열렬히 마스크를 사용했던 이유,
단순히 유행질환의 종식이나, 미세먼지의 농도 따위로
마스크를 벗을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씁쓸한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