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처절하고 모진 생명력에 관하여
‘서사의 불도저’란 평을 봤는데,
‘불도저 같은 연기’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윤주상·양희경 두 대배우의 연기는 러닝타임 내내 나를 압도했다.
희망을 잃은 지 오래인 작은 어촌.
그곳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
그리고 희망을 찾아 어떻게든 그곳을 떠나려는 누군가.
결국,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감에도 끝내 융화될 수 없는 이들의 처절함이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 안에서 꾹꾹 눌러 담은 분노와 서러움을 안은 인물들의 위태로움이 간간이 폭발할 때 드러나는 에너지가 이 영화의 생명력을 불러일으킨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영화의 서사는 연기와 촬영에 비해 조금 아쉬웠다.
대학원 수업의 영향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곁가지가 많다는 느낌을 받아 몇 번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오는 27일이 정식 개봉인데 23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한 스페셜상영회에서 영화를 보고 오리지널 스토리보드를 얻었다.
나는 특별한 굿즈도 있는 만큼 매진되면 어쩌나 싶어 공지가 뜬 후 바로 예매했는데, 나를 포함해 3명이 전부여서 살짝 당황했다.
영화 상영 후 퇴출구에서 스토리보드를 준다고 했었는데 사람이 적어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굿즈를 받으려 좀 애를 먹기도 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올해의 한국영화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포함해 왜 3개 부문을 수상했는지 영화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난 이런 영화들이 한국영화의 힘이라고 믿는다. 나 또한 그런 힘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려고 지금 졸업 장편영화 제작을 위해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거고.
그런 의미에서 영감을 많이 준 소중한 영화였다.
꼭, 많은 사람이 보길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