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김장하

우리 사회는 평범한 이들이 지탱하고 있다

by 고귀한 먼지

아마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이들이 영화 속 김장하 선생님의 이 말에 감명을 받지 않을까 싶다.


이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다.


김장하 선생님의 장학금을 받은 한 남성이 선생을 뵈러 와 장학금을 받고도 특별한 사람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때 선생이 한 말씀이다.


나 또한 이 말에 큰 위안을 얻었다.

지금까지 묵묵히 내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왔던 삶 전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말을 듣는 것 같았다.

특히 최근 겪었던 탄핵 정국 속에서 모진 시련을 극복해 내는 힘 또한 나 같은 평범한 이들의 한 목소리였다는 걸 떠올리며 많은 생각을 했다.

이 울림 깊은 한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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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2023년 개봉했을 당시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알고리즘으로 내게 추천한 문형배 헌법재판관의 인사청문회 영상을 보고 이 영화에 관심이 생겨 시간을 내 챙겨보게 됐다.


영화는 초반에 김장하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추적해 나가는 형식을 취한다. 직접적인 인터뷰를 시도하지만, 그게 쉽지 않아 주변을 인터뷰하는 과정을 통해 김장하라는 인물의 실체를 점점 뚜렷하게 보여주는 과정이 영화의 전개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형식적인 측면은 영화 중반에 이르면 어느새 허물어져 버린다. 이 영화는 형식을 통한 긴장과 재미가 핵심인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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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후반부에 선생은 이런 말씀도 하신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나름 노력했는데 결국, 변한 건 없는 것 같다고.

그만큼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 그럼에도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물질적인 욕심을 내려놓은 채 가난한 자, 불평등한 세상, 잊힌 정의와 의로움을 끝까지 붙잡으려 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며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세상은 만만하지 않기에 지금까지 이어졌던 실패와 좌절이 두려워 조금씩 초심을 내려놓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나. 그런 내게 영화는 내 생각이 맞았다고, 혼자일지라도 그걸 포기하면 안 된다고 다시 용기를 북돋운다. 그렇게 나 또한 다시 애써 외면했던, 내가 소중히 간직했던 그 가치를 다시 떠올려본다.


비록, 선생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선생이 하신 “이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는 것이라”란 말씀을 되새기며 또 하루를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 영화는 형식이 어떻고, 구성이 어떻고 그런 걸 따질 영화가 아니다.

영화 전체에 배어있는 고귀한 정신을 온전히 느껴야 하는 영화다.


오랜만에 참 좋은 영화를 만났다.

여운이 아주 오래갈 영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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