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탱고

#239 왈츠

by 조이진

왈츠

18세기까지 헨델과 모차르트, 하이든이 지은 우아한 춤곡 미뉴에트를 추던 궁정 귀족들이 평민들이 들판에서 추었던 춤에 눈을 팔았다. 19세기 초 빈에서 왈츠가 처음 등장했다. 이름처럼 이 춤을 출 때 사람들은 발을 구르고 몸을 돌렸다. 혼자 돌지 않고 이성을 꼭 껴안고 돌았다. 왈츠는 3/4박자. 미뉴에트처럼 아장아장 걷지 않았다. 미뉴에트에 비해 빠르고 경쾌했다. 유럽인들이 이제야 빠른 리듬의 세계에 접어들었다. 콜럼버스가 카리브를 침공한 지 300년 만이었다. 돌 때는 상대 이성과 뺨과 뺨이 스칠 만큼 몸이 가까워졌다. 남자는 여자의 허리춤을 어깨로 깊게 휘감은 채 크게 돌았다. 여자는 박자를 따르고 남자의 리드에 몸을 맡겼다. 사람들이 이 춤에 빠졌다. 그 무렵을 기록한 작가는 신이 없는 세상의 춤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영국의 왈츠를 슬로 왈츠라 한다. 빈에 비해 느려서다. 그런데도 옥스퍼드 사전은 왈츠가 “시끄럽고 엉큼한 춤”이라고 기록했다. 빈의 무도회는 밤을 지새우고도 끝나지 않았다. 왈츠는 무도회가 끝나갈 마지막 무렵에 피날레로 편성되었다. 이제는 신데렐라들이 집에 가야 할 시간. 왈츠가 연주되면 여자들은 안타까운 비명을 질렀다. 아장아장 우아하되 느린 미뉴에트를 추던 유럽에서 3/4박자 왈츠는 놀랍고 자극적이었다. 유럽에서 3/4박자는 속도의 혁신이었다. 또 남녀가 몸을 밀착하는 춤이었으니 추기경은 가톨릭 사제들에게 이 춤을 금했다. 빈의 아가씨들은 일하지 않고 춤으로 밤샐 수 있는 생활이 카리브 노예들의 피 때문이라는 것을 그들은 생각하지 못했다. 유럽에서는 빠른 춤이었을지라도 아바나에서는 3박자 왈츠는 매우 느린 춤일 뿐이었다. 그러니 왈츠는 아바나 음악에 영향을 줄 만한 힘은 없었다.

waltz-2.jpg '신이 없는 춤 왈츠'에 빠진 유럽인들. 왈츠는 유럽인들에게는 빠른 춤이었지만 아바나에서 유럽 왈츠는 무척 느린 춤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11. 탱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