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말 : 노인 용어 편
노인 용어 편: 1. 밥 먹었니?
사랑하는 우리 강아지야!
할머니와 엄마가 강아지에게 늘 하는 말이 있지?
딩.동.댕! 맞았어. 바로 ‘밥 먹었니?’란 말이지.
우리 강아지는 ‘밥 먹었니’가 무슨 말인지 알고 있어? 좀 웃긴 질문이지?
어른들은 왜 이리 밥 먹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지? 엄마를 포함해서 말이야. 가뜩이나 밥을 많이 먹어서 볼이 터질 것 같은데, 왜 자꾸 밥을 더 먹이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될 거야.
우리 강아지에게는, 어른들은 전쟁을 겪고 어렵게 살아온 세대라서, 한마디로 배곯던 시대를 통과한 사람들이라서 유난히 먹는 것에 민감하다고 느껴질지도 몰라. 어른들의 이상적인 디폴트 체형이 ‘통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거야. 진짜 어른들은 왜 이리 밥에 민감할까?
특히, 할머니들과 만나면 상대를 잘 알던 그렇지 못하든 간에 ‘밥 먹었냐’는 단골 멘트를 던지시잖아. 밥이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인 것처럼 말이야.
이제 엄마가 그런 말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는 나이가 되었어. 엄마가 그런 말을 아주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있다 보니, 이제 이 말에 심긴 참 뜻을 어렴풋이 알 것 같더라.
어른들이 말하는 ‘밥 먹었니’는 다름 아닌 “사랑해” 의 다른 표현 같아.
사랑하는 사람이 그간 잘 지냈는지,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보냈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친구들과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졌는지, 혹은 식사를 거른 것은 아닌지, 바쁜 일상에도 밥은 잘 챙겨 먹는지 등이 궁금한 거야. 그리고 만약 식사를 못 했다면 기꺼이 한 끼를 챙겨주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고 싶은 것이지. 엄마도 우리 강아지가 두 볼 가득히 밥을 물고선 싱글벙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차오르고 행복하거든.
사람이 배가 텅 빈 상태가 된다는 건 무슨 의미인 것 같아?
엄마 생각으로는, 누군가의 배가 텅 비었다는 건 그이의 ‘마음까지 텅 비고 추운 상태’인 것 같아.
세상 살아가기도 힘들고 고단한 일들이 사방에 널려있는데, 배까지 텅텅 비어 있다면 얼마나 지치고 힘이 없을까? 이때 자신을 아껴주는 누군가가 “밥 먹었니?”하고 따스한 말을 건네준다면, 사랑의 온기가 차가운 마음을 스르르 녹여줄 것 같아. 그리고 그 사람이 나눠 준 밥 한 숟가락에도 사랑의 기운이 흘러갈 거야.
이때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면서 배고픔의 자리엔 포만감이 가득하니, 더 이상 사랑이나 음식을 ‘구걸’하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되겠지.
주변에서 식욕이 너무나 커서 자신의 건강을 해칠 정도로 줄기차게 많이 먹는 사람들을 보면(미식가처럼 먹는 게 아니라, 심지어 맛을 잘 느끼지 못해 자극적인 음식만 먹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식탐이 남다르다거나 위가 거대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혹시 마음의 허기가 너무나 크기에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물론 어떤 경우에는 자제력을 상실할 정도로 욕심이 너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
마음의 허기가 너무 크면 (식탐이 과도한 경우, 자신에게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을 가리지 않고 배를 채우는데 급급한 것처럼),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잘 대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면 실제로 그 사람이 좋은지 나쁜지를 변별하지 못한 채 깊이 빠지고 의존하며 집착할 수 있는 것 같아. 마치 사랑을 구걸하는 ‘사랑 거지’처럼 말이야. 나쁜 악당들에게 이용당하기 쉬운 타깃으로 자신을 만들거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집착하고 괴롭히면서 숨 막히게 할 수도 있어. 참으로 슬픈 일이지?
그러니 우리 강아지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항상 잘 돌보길 바라. 언제나 자신을 너그럽게 대하고, 따스하게 바라봐 주며, 자신에게 좋은 것을 줄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가족을 포함해서 너무 타인에게만 관대하지 말고! 알겠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밥 잘 챙겨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