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나와는 너무 다른 캐릭터지만, 그가 하는 말이 와닿은 건 이 구절이다. "볼썽사나워도 어쩔 수 없다"는 항변. "관찰자인 체하며 다른 이와 자신은 다르다고 위안한다"고 비판하는 말도 그렇다.
정작 본인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남의 행동에 쉽게 잣대를 가져다 대는 '말공장'들을 많이 거쳐서 그런지 나는 더욱 저 말에 공감한다.
별 거 아닌 청춘의 구직생활 따위를 담은 것처럼 보이는 이 책이 가치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타인의 언행불일치를 지켜보는 예민한 시선도, 그 예민한 시선을 관찰자인 체한다고 비판하는 주장도, 모두다 옳다.
그래서 우리는 남의 사연을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 저마다 이유가 있고, 모든 삶은 뒤에 다른 얘기가 존재한다. 나 역시도 나의 상처와 과거 일 같은 건 쉽게 누구에게도 꺼내지 않는데, 다른 이라고 뭐 다 까발리겠는가.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너무나 아프고 힘든 일만 삶에 가득해서 실은 그저 죽고만 싶었다. 그래서 일에 몰두했는데, 그게 또 바깥 나쁜 이들에게 여지를 주어 나쁜 일을 또 당하게 하는 일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다 이겨낼 것이다.
이렇게 아프지만 결국은 나를 키운 거름이었다고, 내가 더 강해지고 더 커질 수 있는 계기들이었다고, 그런 말을 할 것이다.
몸에 가해지는 폭력들. 언어적인 건 너무나 익숙해서 무슨 말을 들어도 익숙해져버렸다. 사람을 교묘하게 몰아가 폭력을 정당화해내는 그 반복되는 과정에. 발생 후 정당한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또 폭력을 가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에.
이건 더 이상 참으면 안 돼, 나야. 나는 어디까지가 남이 내게 가할 수 있는 적정선인지, 어디까지가 남이 내게 해선 안 되는 행동인지, 그것조차 혼란스러워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나야, 이제 방치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