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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 쓰는 앎Arm
Oct 12. 2024
대개 먹는 게 잘 없기 때문에 종일 굶는 게 익숙한데, 그렇게 돌아다니면 온갖 신경이 예민해진다. 그렇다고 뭘 챙겨먹으면 몸이 또 안 좋기 때문에 그냥 뭐든 적당한 게 최고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좋은 일은 없나 싶지. 늘 가라앉는 것만 당연한 이 삶에서 좋은 일이 뭐가 있을까. 우습게도 난 이 일을 사랑한다. 그게 나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그래서 그냥 이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렇게 엉망으로 구르다 보면 좋은 일도 한 번은 있겠지. 대개 이렇게 생각하고 산다. 삶 자체가 편안하게 (물론 누구에게나 편하기만 삶은 없겠지만 그런 환경이 있다는 건 우리 다 알지 않나.) 세팅된 게 아니라는 걸 인정한지 오래다. 그래서 선택을 매일 고민한다. 살지 말지.
산다는 건 고통이다. 사는 게 꼭 행복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피상적이고 유행을 노린 쓸데없는 말을 되새긴다. 행복하려고 사는 게 아니라는 말을 곱씹으면 꽤 괜찮아지곤 한다. 그런 철지난 유행 같은 문장을 떠올리면 괜찮아진다.
삶 자체가 고통이다 보니 살 수 있는 뭐라고 하나 생기면 거기에 전력으로 매달리는 게 구리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뭐 그런 생각을 가끔 하긴 했는데, 삶을 대충 사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걸 (기준이 다른 것일뿐) 알고나니 그렇다. 현타라는 말 말고 다른 건 없나. 허탈하다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이 세계가 맞나?다른 가치관을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닐까?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시간을 사랑한다.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하는 이런 시간이란, 퇴근 후 값싸지만 내게 맞는 식당(?)에서 저녁 연료를 해결하며 키보드 도닥일 수 있는 이 시간을 축복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게 나와 누구들이 다른 지점이다. 나는 이런 시간이 있음 된다. 쓰고 읽고 충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활자형 인간이라 그렇다. 그리고 대개 이런 시간이 내게 훗날 보탬으로 돌아왔음을 알기 때문에 이 충전을 사랑한다.
그림을 그려볼까 하는 생각만 한지 몇 년이 흐르고 있다.
이제 정말 그림을 그려 일기를 남겨볼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