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꿈꿀 수 있을까?

by 팔로 쓰는 앎Arm

담보된 다른 미래가 있을 거라는 용감한 생각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내일은 좀 더 다를 거라는 희망을 언제까지 품을 수 있을까? 알 수 없다. 최근까지도 그 희망이 없어진 것 같아 씁쓸했거든. 늘 뒤돌아보지 않겠다고 살았는데 근래는 참 왔던 길을 돌아본 일이 많았다. 선택을 달리 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후회도 솔직히 했다. 후회하지 않고 살겠다는 어떤 모토에 반하는 일을 잠깐 해봤다.


나는 마음이 약하다. 단순하다. 그래서 하고픈 건 꼭 해야 한다. 근데 하고픈 걸 위해 다른 걸 희생하는 건 내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다르다. 모르겠다.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든 건지 아니면 좀 편해지고 싶은 건지.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는 말이다. 누가 제대로 알 수 있을까. 자꾸 끄적이는 것도 좀 알고 싶어서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 상태에 있는지 나도 명확히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람이 단정된다는 건 참 무서운 일이다. 어떤 말을 내뱉더라도 또 동시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아닌 부분도 있고 그런 면도 있고 그럴 테지만 어떤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말이다. 어렵다.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곡해되는 주변 시선에 나도 나를 그렇게 볼까 너무나 두렵다. 아니 두렵지 않다. 이렇게 나를 좀 정면으로 바라보고 싶어서 자꾸 나는 멍 때리나 보다.


길을 걸을 땐 걸음이 꽤 빠른 편이다. 마구 걷는다. 오늘 아침은 오래간만에 선선한 날씨가 기분 좋았다. 이렇게 간질거리는 날씨엔 절로 걸음이 느려진다. 행복하기 때문이다. 이 순간을 좀 편하게 누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찬다. 뭉개 뭉개 피어오르는 마음속의 간질 거림, 설렘을 어떻게 억눌러야 할지 잘 모를 때도 있다. 그 순간이 곧 다가올 거다.


늘 생각하는 게 일상의 소중함이란 참 아름답다는 거다. 생활연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생활연기가 참 어렵다는 말도 있고 뭐.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내가 뭐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아무튼 그런 말이 좋다. 종이가 부스럭거리는 것, 키보드의 진중한 소리, 잔잔히 흐르는 라디오 음악, 그리고 그 음악이 내 취향이 때의 기쁨. 그런 것들. 소중한 시간. 멈췄으면 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데도 내 마음이 요동치는 걸 멈출 길이 없는 게 너무나 신기하고 한 편으로는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과거에도 그랬다. 그 순간 행복했으면서 너무나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던 거다. 그땐 그랬던 거다. 그래서 그런 선택을 했던 거였다. 그러니까.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건 가끔 꺼내보는 정도로 끝내자. 어쩔 수 없었고 돌아가 수 없으며 돌아가도 같다. 그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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